2018년부터 초, 중학교에서 코딩을 가르치게 됩니다. "코딩? 복잡한 영어를 써서 'Hello, World!'가 나오게 만드는 그거요? 그렇게 어려운 걸 가르친다고요?" 맞아요. 코딩은 수준 높고 복합적인 사고가 필요한 일이에요. 괜히 전문가가 있는 것이 아니죠. 그래서 코딩을 가르친다고 하면 컴퓨터의 역사, 작동 방식, 명령어 등 복잡한 이론부터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세상에서는 이런 교육 과정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발달 과정에도 맞지 않음은 물론 "그렇게 어려운 건 못 해."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고 한계를 긋게 만듭니다. 하지만 컴퓨터에 더욱 친숙해지고, 여러 좋은 능력을 기를 수 있는 훈련임은 틀림없죠. 걱정 마세요. 한글과 숫자를 가르치는 것처럼 어린이에게 맞는 교재가 있습니다.
구글과 MIT가 힘을 합쳐 만든 프로그래밍 교재 '스크래치 블록'. 2005년에 MIT가 개발한 '스크래치'에 모바일 호환, 자바 등 다른 언어로 변환하는 기능 등을 추가한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입니다. 복잡한 명령어와 수식을 귀여운 블록으로 바꾸고, 이 블록을 조립해서 코드를 짜는 것이 원리입니다.
스크래치의 과거 버전은 오픈 소스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코딩 교재가 스크래치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요. 공식 홈페이지에 가면 여러 나라 학생들이 스크래치로 만든 작품을 보거나 간단한 원리를 배울 수 있고, Code.org를 방문하면 인기 캐릭터를 활용해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어로 된 친절한 설명도 장점. 주어진 블록을 활용해서 미션을 클리어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등 퍼즐 게임 같은 구성을 보여줍니다.
공교육에서도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값비싼 사교육이 등장해 다시 도마에 오른 코딩 교육. 사교육을 찾는 부모나 학생을 비난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닙니다.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를 만나거나 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불안을 부추기는 광고와 뜬소문 때문에, 아이와 교육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시작하는 것보다는 무료 프로그램과 사이트를 통해 체험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직접 가르쳐주고 함께 고민해보세요.
'스크래치 블록'을 발표했던 '2016 I/O 캠프'에서 파브니 디완지 구글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이렇게 조언했습니다. "3C를 기억하세요. 궁금해하세요(Be curious). 이유를 꼭 물어보세요. 창의적인 사람이 되세요(Be creative). 무엇이든 자기만의 것을 만들어보세요. 함께하세요(Be collaborative). 팀을 만들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세요." 우리의 교육은 그렇게 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