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추석이 돌아왔습니다. 특히 올해 추석은 주말에 착 붙어 선물 같은 연휴를 선사해 그 의미가 더욱 깊은데요.
이 같은 절묘한 타이밍에 출시된 신작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인디 게임 <쇼군 쇼다운>인데요. 유려한 도트 그래픽과 일본 배경의 독특한 분위기가 특징인 이 게임은 2023년 6월 얼리엑세스를 시작해 지난 5일 정식 출시됐습니다.
지난 1년간 꾸준한 업데이트로 환골탈태한 <쇼군 쇼다운>은 스팀 이용자들에게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는데요. 긴 연휴를 함께 보내기에 충분한 게임인지 직접 플레이해보고 그 소감을 여러분께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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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명: 쇼군 쇼다운 (Shogun Showdown)
장르: 로그라이크 덱빌딩, 턴제 전략
플랫폼: PC / PS / Xbox / Nintendo Switch
개발사 / 배급사: Roboatino / Goblinz Publishing
한국어 지원 여부: 정식 한국어화
그나마 <쇼군 쇼다운>이라는 타이틀에서 이 게임이 ‘쇼군(将軍)’과의 최후의 결전을 다룬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게임 내 정보 모드를 활용하면 스테이지별 보스의 짧은 사연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들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쇼군을 따르고 있지만 그 이유가 범상치는 않습니다. 확실한 것은 쇼군이 선역은 아니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의 정권을 끝내야 하는” 만악의 근원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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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심장한 말을 전하는 보스 '쌍둥이'.
역병에 걸린 형제를 구하기 위해 쇼군에게 충성을 맹세했으나, 그 역병이 쇼군으로부터 비롯됐다는 소문이 돈다.
역병에 걸린 형제를 구하기 위해 쇼군에게 충성을 맹세했으나, 그 역병이 쇼군으로부터 비롯됐다는 소문이 돈다.
스토리를 포기하는 대신 게임은 코어 콘텐츠인 전투에 집중했습니다. 게임을 직접 해보니, ‘집중할 만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짜임새 있는 전투가 펼쳐집니다.
<쇼군 쇼다운>의 전투를 한 마디로 “한층 간결해진 체스 같은 전투”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일렬로 나열된 5칸에서 9칸으로 이뤄진 전장 위에서 적들은 매 턴 자신이 취할 행동을 보여줍니다. 적들의 배치와 행동을 고려하며 펼치는 치열한 수 싸움이 이 게임의 전투가 가진 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전투 방식에 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적들을 공격하기 위해선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타일을 사용해야 합니다. 타일은 일종의 무기 또는 주문으로, 그 성능과 쿨타임이 제각각입니다. 일례로 검은 쿨타임이 없는 대신 전방 1칸을 공격한다면, 창은 전방 2칸을 공격하는 대신 쿨타임이 제법 깁니다.
타일은 게임 진행 도중 얻을 수 있으며, 원치 않는 타일이 나왔다면 코인을 지불해 ‘리롤’이 가능합니다. 또한, 제단에서 타일을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는데 업그레이드 효과 역시 코인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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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도중 새로운 타일을 얻을 수 있다. 어떤 타일을 얻느냐에 따라 게임의 진행이 크게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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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는 타일마다 최대 횟수가 정해져있으므로 신중하게 진행하는 것이 좋다.
체스에서는 말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체크메이트’가 발생하죠. <쇼군 쇼다운>에서도 플레이어가 적들 사이에 끼이는 ‘양각’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전방 또는 후방으로 빠르게 이동하거나 적과 위치를 바꾸는 타일도 있지만, 이럴 때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 캐릭터의 특수 능력입니다.
이 게임에는 총 5명의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방랑자’에서 시작해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로닌’, ‘그림자’ 등을 해금할 수 있습니다. 특수 능력은 각 캐릭터가 가진 고유의 기술로, 캐릭터와 적의 배치를 바꾸는 효과가 있습니다. 타일과 마찬가지로 고유 쿨타임을 가지고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하면 더욱 효과적인 전투가 가능해집니다.
전투를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게임의 턴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쇼군 쇼다운>의 전투에선 거의 모든 행동이 턴을 소모합니다. 앞뒤로 이동하는 것부터 보고 있는 방향을 전환하는 것도, 사용할 타일을 선택하고 사용 순서를 바꾸는 것까지 모두 말입니다. 허투루 턴을 소모했다가는 안 맞아도 될 공격을 맞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니, 이를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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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병 사이에 끼어 이도저도 못 하는 상황. 스테이지가 진행될수록 이 같은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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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수풀이 시간. 이 상황에서 '방랑자'의 특수 능력을 사용해 맨 앞의 적과 자리를 바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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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의 적을 한 번에 처치할 수 있다!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적들의 공격은 사정거리 내에 플레이어가 있을 때부터 진행됩니다. 적들이 촘촘하게 서 있을 경우 뒤에 있는 적들은 공격하지 않기 때문에 맨 앞에 있는 적부터 차근차근 응수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때때로 뒤에 있는 적이 성가신 공격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으니, 후열을 공격하는 ‘번개’ 타일을 준비하는 것도 좋습니다.
또 게임이 진행될수록 원만한 플레이를 위해 높은 피해량을 가진 타일이 필요해집니다. 따라서 주력으로 사용할 타일의 피해량을 충분히 높이고, 무료 플레이(행동 소모 없이 장착 가능한 타일) 중 피해량을 두 배로 늘리는 ‘저주’ 타일을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끝으로 장착한 타일을 뺄 때는 턴을 소모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턴을 넘겨야 할 때 되도록 사용할 타일을 하나 장착하고 있다가 상황에 맞게 이를 빼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전투를 살펴봤으니, 이제는 게임의 진행 방식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쇼군 쇼다운>은 정석적인 로그라이트의 진행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게임은 총 7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스테이지에서는 일정 횟수의 웨이브가 진행되고, 스테이지가 이어질수록 더 강하고 다양하게 공격하는 적들이 등장합니다. 최종 웨이브에서는 보스와의 전투가 펼쳐집니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플레이어는 자신이 들릴 상점을 선택하게 됩니다. 상점에선 코인을 지불해 타일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패시브 효과인 ‘기술’과 사용 시 턴을 소모하지 않는 ‘소모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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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 클리어 이후 자신에게 필요한 상점에 들러 재정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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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쇼핑 시간!
코인은 매 게임이 끝나면 사라지지만 스테이지 보상인 해골은 영구적으로 남습니다. 해골은 캠프 좌측에 있는 상점에서 새로운 타일과 기술을 해금하거나 상점의 판매 물품의 수를 늘리는 데 사용됩니다. 게임을 계속 진행할수록 사용할 수 있는 타일과 기술이 다양해지니 게임의 난이도는 점차 낮아지게 됩니다.
다만 마냥 게임이 쉬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일정 횟수 게임을 클리어하면 등장하는 스테이지가 달라지고, 강화 효과를 가진 엘리트 적이 등장하니 한 번 도전해보시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군데군데에서 보이는 불친절함이 아쉬움을 자아냅니다.
예를 들어 스테이지 내 웨이브는 모든 적을 처치했을 때가 아니라 전장 위 적이 일정량 이하로 감소했을 때 시작되는데 이때가 상당히 당황스럽습니다. 전략적인 플레이를 위해 웨이브를 예고하는 지표가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타일 해금과 관련해서도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힘들게 모은 해골을 사용해 타일과 기술을 해금할 때 그 타일이 어떤 성능을 가졌는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상점 옆 보관소에서도 해금 안 된 타일은 확인할 수 없으니 순전히 이름과 생김새만으로 해금할 타일을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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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지금 창병이 양쪽으로 나온다고? 숨이 턱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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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살모사 기술이 뭐냐고요? 궁금하면 일단 구매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