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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C 2024] 닌텐도가 직접 말하는 '젤다의 전설' 제작기

'야숨'과 '왕눈'은 어떻게 탄생했나?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재석(우티) 2024-03-21 09:52:38
닌텐도는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그리고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이하 '야숨', '왕눈'으로 통일)로 전 세계 게임 생태계에 울림을 줬다. 비유하자면, 닌텐도는 <야숨>과 <왕눈>으로 연타석 장외 홈런을 날렸다.

닌텐도가 21일(현지 시각) GDC에서 <야숨>과 <왕눈>의 개발기를 강연했다. GDC에서 가장 큰 강연장은 문자 그대로 발 디딜 틈 없이 가득찼다. 기자 또한 20분을 줄 선 끝에 가까스로 강연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시니어 디렉터 '도타 타쿠히로', 리드 물리 프로그래머 '타카야마 타카히로', 사운드 프로그래머 '오사다 준야'는 꽉 찬 객석을 바라보며 링크의 새로운 능력, 하이랄의 확장된 사운드 디자인, 음악 구성을 통한 새로운 플레이 경험에 관해 소개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왼쪽부터 닌텐도의 오사다 준야, 타카야마 타카히로, 도타 타쿠히로



# 방대한 심리스 하이랄과 증식하는 게임플레이가 <젤다>의 핵심


시니어 디렉터 도타 타쿠히로

강연은 세 사람의 개발자가 돌아가면서 두 게임을 만든 것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도타 디렉터는 "인생에서 때로는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야숨>과 <왕눈>의 기술적 개발이 쉬운 일이 아니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2003년에 닌텐도에 입사해 줄곧 한 회사에서 일하고 있고 있다. 그는 게임 프로그래밍, 게임 엔진 개발, 게임 프로토타입 작업 등을 해왔고, <야숨>과 <왕눈>의 시니어 디렉터를 맡았다.



예전부터 닌텐도 '젤다의 전설' 개발팀이 의도했던 바는 ⓐ "방대한 심리스 하이랄", 그리고 ⓑ "증식하는(multiplicative​) 게임플레이"였다. 넓은 세계, 끝없는 상호작용 그리고 유저의 창의력을 결합한 재미를 선보이려 했다.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닌텐도 제작진에게 주어진 과제는 이 ⓐ와 ⓑ를 강화하는 것이었다. 그 의도가 지금의 게임에는 잘 녹아들었지만, 기술적으로는 '강화된' ⓐ와 ⓑ​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는 대단히 물리학적이며 화학적인 접근이다. 그는 지난 2017년 GDC에서도 <야숨>에서 젤다와 맵과의 상호작용에 대해서 강의한 바 있다.

신작 <왕눈>에서 링크가 오브젝트와 오브젝트를 합쳐 기능성을 발휘하는 기술은 '울트라 핸드'와 '스크래빌드'다. 이들 능력을 제대로 신작에 붙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개발 초기 오브젝트를 조합해 바퀴 달린 차를 만들고, 나무를 이어붙여 다리를 건너는 일은 분명 유쾌한 프로토타입이었다. 그러나 이것을 제대로 게임에 담아내기 위해서는 물리학적으로, 음악적으로 해답이 요구됐다.




게이머와 링크가 '울트라핸드'를 손에 쥐기까지


리드 물리 프로그래머 타카야마 타카히로


뒤를 이은 것은 리드 물리 프로그래머 타카야마 타카히로.


초기 개발 단계 당시에는 곳곳에서 물리엔진 결함이 발생했다. 이 울트라 핸드가 계획대로 여러 오브젝트를 붙이기 위해서는 많은 난관이 있었다. 프로토타입 단계에서부터 오브젝트가 하늘 멀리 날아가는 오류가 계속됐다. 그는 "(프로토타입에서는) 가논돌프도 업싱 세계가 세계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게임의 물리 구현에서 치명적인 결함을 확인한 닌텐도는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려 했을까? 

닌텐도의 제작진은 <왕눈>을 위해 게임의 모든 물리 기반을 새로 세우기로 했다. (ⓐ와 ⓑ에 대한 닌텐도의 철학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왕눈>은 하복엔진 기반으로 개발되었는데 전작 개발 이력으로 쌓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사 라이브러리를 구현했고, 신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 매스와 관성 모멘트, 속도 등을 새로 구성했다. <왕눈>은 전작들과 달리 거의 완전한 물리학적 기반을 담았다.



그리고 울트라 핸드의 탐색 과정에 독특한 상호작용을 덧댔다. 하이델 대삼림의 '키우요요우의 사당'에는 얼음덩어리를 버튼에 눌러 창살을 여는 퍼즐 기믹이 있다. 여기서 얼음덩어리는 버튼에 들어가기에는 크기 때문에 불을 사용해서 크기를 줄인 뒤에 배치해야 성공한다. 하지만 개발진은 의도치 않은 해결책을 발견했다. 창의력이 퍼즐을 파훼한 경우로, 바로 얼음조각을 바로 문에 끼워버려서 지나가는 것이다.

타카히로 프로그래머는 "왕국의 눈물의 광활한 세계를 무너지지 않고 빛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만들고 싶은 세계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갖고 있는 디자이너, 아티스트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요컨대 물리 법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한 이상,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는 물리 매개변수를 올바르게 설정해야 협업에 문제가 없다. 나무, 금속, 돌 등과 같은 물체에 재료 특성을 지정하면 해당 물체의 질량과 관성 모멘트가 자동으로 계산되는데, 이 값에 대해서 의논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었다.



물리학적인 상호작용을 구현해낸 <왕눈>은 오브젝트와의 상호작용이 극대화된 게임이 되었다. 배를 만들어 타고, 체인을 이용해 다른 대상을 묶는 등의 게임플레이가 가능하게 됐다. 게임디자인, 물리, 그리고 물리학의 3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유니크한 상호작용"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



# <왕눈> 사운드의 디테일


사운드 프로그래머 오사다 준야

오사다 준야 사운드 프로그래머 또한 <위 뮤직>(2008)부터 닌텐도 게임의 사운드를 작업한 베테랑이다. 그는 하이랄의 경험 확장을 완성시키는 분야야말로 사운드라고 자부하며 그 개발 과정을 소개했다. 

방대한 하이랄 대륙에는 다양한 종류의 공간이 있다. 개발팀은 공간마다 다른 에코와 볼륨의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서 구현된 3D 물리 데이터를 공유받았다. 게임의 야외 공간, 복잡한 지형, 밀폐된 공간마다 다른 소리를 낼 수 있도록 복셀 데이터를 활용한다. 복셀이란 특정 정보를 저장하는 3D 그리드의 데이터 표시점을 뜻하는 개념이다.


<야숨>과 <왕눈>은 시리즈 전통의 BGM 디자인을 안정적으로 계승하면서도, ​여러 악기 사운드를 캐릭터의 움직임에 동기화했다. 과거의 시리즈에서도 보스를 때릴 때는 BGM이 바뀐다거나, 공간에서 행동이 변화하면 음악의 박자가 변화하거나, 플레이어가 퍼즐을 푸느라 머리를 쓸 때면 배경음악을 줄여 집중을 유도했다. 이런 지점들은 최근 작품들에도 발견된다.

두 게임은 마찬가지로 닌텐도 스위치 전용 게임이다. 닌텐도를 가장 잘 아는 것은 닌텐도 개발자들이다. 두 게임에는 닌텐도 스위치의 여러 파트에 맞는 사운드 디자인이 담겼다. 

폭탄 폭발음은 130데시벨, 적의 음성은 80데시벨, 옷에서 나는 소리는 30데시벨인데, 이러한 효과음들은 닌텐도 스위치의 기기 곳곳에 맞춰서 재생되게 설정되었으며, 사운드 볼륨값을 조정해서 플레이어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했다.




# 닌텐도가 말하는 4가지 교훈


끝으로 도타 타쿠히로 디렉터가 다시 무대 위로 올라와 '젤다의 전설' 근작이 좋은 평가를 받은 배경에는 물리학적, 음향적 노력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행사장을 가득 채운 참가자들에게 아래 4가지 교훈을 전했다.

- 재밌는 것을 만드는 대신,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라. 

- 물체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대신, 물체를 움직이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라.

- 당신이 듣는 소리가 아닌, 그렇게 들리는 시스템을 만들어라.

- 독특한 상호작용을 만드는 대신, 독특한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시스템을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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