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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 61개? 스마일게이트의 모바일 MMORPG '로드나인'

BM 대신 '게임'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은 게임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안규현(춘삼) 2024-07-15 18:48:59
지난 7월 12일, 독특한 모바일 MMORPG가 문을 열었다. 바로 엔엑스쓰리게임즈가 개발하고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가 서비스하는 <로드나인>이다.

7월 15일을 기준으로 <로드나인>은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1~3위를 유지하면서 나름 흥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시 이후 첫 주말을 맞이하는 짧은 기간동안 잦은 서버 점검이 이뤄졌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특히 사용자 연령대가 비교적 낮고 MMORPG가 약세인 애플 앱스토어에서 더 높은 순위를 냈다는 점이 흥미롭다.

<로드나인>은 '자동사냥'을 지원하는 모바일 MMORPG다. 그러나 동시에 캐릭터 레벨이 없고 무려 61개의 직업(그중 네 개는 무려 '히든 클래스'다)이 존재하는 특이한 게임이기도 하다. 해당 장르에서 으레 따라오기 마련인 비즈니스 모델(BM) 논란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내세우며 화제성을 가져가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MMORPG <로드나인>은 어떤 게임인지, 직접 살펴봤다.





# RPG인데 캐릭터에 레벨이 없다? 

맨손까지 총 아홉 개의 무기군이 있다.

<로드나인>에는 캐릭터 레벨이 없다. 또, 고정된 직업(클래스)도 없다. 

통상 MMORPG에서 강함의 지표인 '캐릭터 레벨'은 '(무기) 마스터리 레벨'이 대체한다. 특정 장비의 쓰임새에 맞는 행동을 하면 마스터리 경험치를 획득한다. 가령 활로 적을 공격하면 활 마스터리가 오르고, 가죽 장비를 장착하고 피격되면 가죽 방어구 마스터리가 오른다. 마스터리가 오르면 해당 장비에 유효한 스탯이 주어진다. 

무기와 방어구는 두 개의 조합을 설정해 두고 바꿔 가며 이용할 수 있다. 무기는 아홉 종류, 방어구는 세 종류 존재한다. 

특성 시스템. 참고로 스킬북 구매, 특성 투자 및 초기화는 모두 유료 재화가 아닌 골드를 사용하며 저렴하다.

무기 마스터리 레벨이 오르면 특성 포인트가 주어진다. 특성 포인트는 개별 스킬의 강화에 사용한다. 같은 스킬이라도 특성 투자에 따라 쓰임새가 크게 달라진다. 공격력 계수 등 수치적인 차이는 물론, 자신에게 버프를 부여하거나 적에게 디버프를 부여하는 등의 부가 효과가 갈리기 때문이다. 

방어구 마스터리 레벨이 오르면 추가 능력치가 주어진다. 천, 가죽, 판금 종류의 마스터리 레벨과 장착 부위 수에 따라 수치가 정해지는데, 총 다섯 부위 착용이 가능하므로 플레이어의 판단이 필요하다. 한 부위만 장착했을 때 가장 효율이 좋은 경우가 있으나 캐릭터 육성 방향이 각자 다른 만큼 능력치의 중요도도 상이하기에 전략적 선택을 요한다. 

빠른 성장이 중요한 장르의 특성상 초반에는 주력 무기와 방어구 마스터리의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일정 수준 캐릭터 육성이 이뤄지면 원거리에서는 활, 근거리에서는 단검을 이용하는 등 <로드나인>의 성장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일한 방어구를 1번과 2번 슬롯에 중복 착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만약 여건이 된다면 완전히 다른 캐릭터 두 개를 운용하듯이 쓸 수 있을지도...


# 정해진 직업이 없는 MMORPG, <로드나인>의 자유로운 육성 시스템

직업이 정해져 있지 않고, 유저가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직업 도감 UI. 각 직업은 고유 효과를 갖고 있어 '덱 빌딩' 대신 '직업 빌딩'이 필요하다.

<로드나인>의 직업은 어빌리티의 조합으로 완성된다. 런칭 시점 기준 직업은 총 61개가 존재하며, 이 중 4개는 숨겨진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얻을 수 있는 '히든 클래스'다. 

어빌리티는 레벨 달성, 퀘스트 수행, 몬스터 사냥 등 다양한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일종의 덱 빌딩 요소다. 전투, 방어, 보조 등 총 여덟 종류의 태그가 존재하며, 세 개의 태그를 조합해 특정 직업을 만들 수 있다. 

어빌리티의 조합에 따라 주어지는 직업은 고유 추가 효과를 제공한다. 가령 처음으로 만들 수 있는 직업 '모험가'는 기본 공격 시 일정 시간 동안 공격력이 증가한다. 기본적이지만 유용한 고유 효과다. 

어빌리티는 액티브와 패시브 슬롯에서 각각 다른 효과를 낸다. 미보유 어빌리티를 클릭하면 획득 조건을 확인할 수 있다.
(어빌리티 조합을 통해 얻는) 직업 고유 효과도 중요하지만, 해당 어빌리티 자체의 효과가 유효한지도 중요한 요소다.

각 태그는 해당 종류의 어빌리티 두 개를 액티브와 패시브 슬롯에 장착하면 활성화된다. 

모든 어빌리티는 액티브 효과와 패시브 효과를 각각 지니고 있어 자신의 전투 스타일과 지향하는 캐릭터 육성 방향을 고려해 설정해야 한다. 가령 기본 전투 어빌리티인 '무기 연마'는 액티브 슬롯에 장착 시 10초간 공격력이 35 증가하는 버프 스킬을 사용할 수 있으며, 패시브 슬롯에 장착하면 공격력이 10 증가한다. 

직업 레벨은 직업을 구성한 각 어빌리티 레벨의 총합으로 계산된다. 어빌리티에는 레벨 상한선이 있는데, 20레벨 단위로 상위 등급으로 승급해야 한다. 어빌리티 승급에 들어가는 재료는 몬스터 사냥이나 하위 등급 재료를 합성해 얻을 수 있으며, 유료로 판매하지 않는다. 


# "비정상의 정상화" 내걸은 BM은 착했나?

상점의 추천 상품 목록. 주간 아바타 소환 패키지는 3,000 다이아와 11회 뽑기권이 결합된 할인 상품이다.

BM과 관련해서 출시 이전부터 과금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혀왔던 만큼, 확실히 노력을 기울였다는 인상이다.
앞서 소개한 어빌리티와 무기 마스터리 등의 요소는 모두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만' 성장시킬 수 있다. 소환(유료 뽑기)으로 얻을 수 있는 고등급 아바타는 높은 공격 속도를 제공하기에 유리할 수 있겠다. 그러나 아예 무과금으로 진행해도 스토리 진행 중 희귀 등급 아바타를 얻을 수 있기에 큰 어려움이 없다.  

'천장' 시스템이 적용된 확정 뽑기 UI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부분은 게임 내 유일한 유료 뽑기(소환)에 통상 수집형 RPG 장르에서 보이곤 하는 '천장'(확정 획득을 위한 뽑기 횟수 상한) 시스템이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확정 소환을 110회 진행하면 개별 시행에서 0.15% 확률로 얻는 영웅 등급의 아바타 중 하나를 얻을 수 있다. 110회 뽑기에 소요되는 비용은 약 30만 원으로, 묶음 할인 상품인 주간 패키지를 활용하면 천장 가격을 조금 낮출 수 있다. 


아바타 외에 유료 확률형 아이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소위 '컬렉션'이라고 칭하는 수집 콘텐츠의 경우 특정 조합을 모아 추가 능력치를 얻는 것이 아니라 완성한 조합의 갯수에 따라 결정된다. 특히 중요 스탯을 후반부에 몰아서 배치하지 않고 균등하게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이는 장비, 아바타, 탈것 등 모든 수집 콘텐츠에서 동일하다. 


3,000 다이아(약 30,000 원) 가격으로 판매하는 유료 탈것 '소마'는 월드 보스 처치 등을 통해 얻는 전설 등급 탈것과 동일한 성능을 제공한다. 단, 추가 능력치를 제공하는 탈것 장비까지 해금하려면 4,500 다이아(약 45,000 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므로 무,소과금 유저 입장에선 우선도가 높지 않다. 

무기 마스터리 레벨 70을 달성하거나 40레벨 이상의 필드 보스를 처치하면 준수한 성능의 탈것을 얻을 수 있다. 그쪽을 노리자. 
사진은 월드 보스 라탄을 사냥하는 모습.


길드 활동 및 주간 퀘스트 보상으로 얻는 결속의 증표로 영웅 등급 무기를 구매할 수 있고, 업적과 일일 퀘스트 보상으로 얻는 모험의 증표로는 영웅/희귀 등급 아바타만 등장하는 소환권을 얻을 수 있다. 

장비 강화에 들어가는 재료인 강화석 또한 게임 플레이를 통해 얻는 인게임 재화 골드로 저렴한 가격에 매일 수급할 수 있다. 대신 장비를 최대 20강까지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엔드 스펙을 노린다면 아이템과 강화석이 상당량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기는 7강, 방어구는 5강까지 실패 시 장비가 파괴되지 않는 '안전 강화' 구간이며, 장신구는 파괴되지 않는 대신 전 구간에서 강화 등급 1강 하락의 위험이 있다. 무기 10강 시도 기준 성공 확률은 40%로, 적당 수준의 강화를 노린다면 그리 낮지는 않은 편이다. 

또한 사냥으로 장비를 획득했을 때 감정을 통해 추가 옵션을 판별하는 시스템이 있어 파밍에 재미를 더한다. 주요 옵션이 뜨면 기분 좋다(...).

이외에 추가 능력치를 주는 성물과 탈것 장비 등 전반적인 강화 과정에서 재료로 쓰이는 '시간의 조각'은 이용 시간 제한이 있는 일일 던전에서 주로 파밍한다. 출시 이전 패키지 목록 유출 당시 던전 충전권으로 오해가 있었지만, 스마일게이트의 해명 과정에서 아예 패키지 판매 자체를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던 아이템이다. 

다이아를 사용하면 부수적으로 주어지는 재화 '마일리지'로 시간의 조각을 구매할 수 있기는 하지만 직접 파밍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덤'에 가까운 효율이다. 


# 확실하게 챙긴 '육성의 재미' 하지만 잦은 점검과 오류는...

세부 장르의 구분을 떠나, MMORPG에는 캐릭터를 육성하는 초반 구간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재미가 있다. 그리고 <로드나인>은​ 그 재미에 있어 '리니지 라이크'로 불리는 정형화된 장르 속에서 분명한 차별화를 꾀했다. 

아쉬운 점은 게임의 '극'초반, 즉 게임에 대한 인상을 갖게 되는 튜토리얼 및 이후 퀘스트 단계에서는 <로드나인>만의 차별성보다는 '자동사냥을 지원하는 모바일 MMORPG'라는 속성이 더 크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모바일 MMORPG 유저보다는, 스마일게이트라는 브랜드로 인해 게임에 관심을 가졌을 일부 유저들에게 더욱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스마일게이트'라는 브랜드로 인해 게임에 유입된 유저라면 첫 튜토리얼에서 실망감을 느꼈을 지도 모르겠다.

지나치게 친절한 듯한(?) 튜토리얼과 초반부 퀘스트를 지나 본격적인 캐릭터 육성 단계에 접어들면 (기존에 모바일 MMORPG를 즐기지 않았던 유저라 하더라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캐릭터는 캐릭터대로, 플레이어는 플레이어대로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UI 완성도 또한 준수하다. 불필요한 조작 없이 빠르게 수집 도감에 아이템을 등록할 수 있다. 제작도 마찬가지다. 업적 전체 완료 버튼을 누르면 모든 범주의 업적이 한 번에 완료 처리된다. 사소하지만 자주 조작해야 하는 만큼 완성도의 차이가 크게 체감되는 영역이다. 

다만 출시 초기 서버 과부하로 인해 잦은 점검이 이뤄진 점은 다소 아쉽다. 12일 정오부터 론칭했지만 당일 저녁까지 점검이 이어졌고, 주말에도 (주로 낮 시간대에) 몇 차례 추가 점검이 진행됐다. 장르의 특성 상 초반 분위기가 중요함을 감안하면 치명적인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 순위만 본다면 현 시점에선 나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다만 MMORPG의 특성인 지속적인 운영과 장기적인 서비스를 감안한다면 초반의 불안한 출발에 대한 불만을 어떻게 해소할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발생하지 않았으면 가장 좋았을 문제이긴 하지만, 공지사항을 통해 문제의 원인과 점검 진행 상황에 대해 유저들과 소통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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