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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컴 2024] 펄어비스 '붉은사막'의 액션은 진짜였다

붉은사막 1시간 시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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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4-08-22 19:02:38

펄어비스는 독일 쾰른에서 개최 중인 게임스컴에서 <붉은사막> 시연을 하고 있다. 


2018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게임은, 2019년 지스타에서 처음으로 공개됐고, 몇 차례 출시 연기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오랜 기다림의 시간은 게임에 대한 기대와 의심을 낳았고, 국내 주식 시장에 상장된 '상장사' 펄어비스의 주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쳐왔다. 


<붉은사막>의 어깨에는 '새로운 한국 게임'이라는 무거운 짐이 있음을 부정하기 어려울 듯하다. 6년의 개발 기간 중 최초로 진행된 시연은, 이 타이틀이 베이퍼웨어가 아니라는 확신을 갖기에 충분했다. 게임은 이제 거의 다 익은 열매였다. 폴리싱이란 이름의 숙성의 시간을 가지면, 조만간 게이머 앞에 근사한 차림으로 등장할 듯하다.


1시간 동안 <붉은사막>을 플레이한 후기를 정리했다. /독일 쾰른=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알림] 

- 이번에 시연된 <붉은사막>은 게임쇼 빌드로, 게임 내용은 추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 락온 없는 액션게임의 긴장감


시연이 진행된 펄어비스 B2C 부스

이번에 시연된 <붉은사막>은 게임의 액션성을 압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4개의 보스전을 선택하는 형식의 특별 빌드였다. 4개의 보스전에 돌입하기 전에는 용병단장이자 게임의 주인공인 클리프를 조작해 공격, 방어, 구르기, 회피, 콤보 기술 등을 간략하게 익힐 수 있도록 하는 세션을 컷씬과 함께 만날 수 있었다.


게임의 일부분을 따로 떼어내 보여준 것으로 이야기의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으나, 클리프의 용병단이 곰 가죽 모자를 쓴 일파에게 습격을 당해 근거지가 불타는 상황에서 적들과 대적하는 시퀀스로 보였다. 게임쇼 빌드 한정,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게임의 기본을 학습하는 구조였다.


<붉은사막>의 기본 조작. 이 버튼을 조합해 콤보를 만들어야 한다.


이들 무리와 겨루는 것으로 시연 빌드가 시작된다.

<붉은사막>은 락온을 지원하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 적 몹들이 떼로 몰려드는 상황에서는 열심히 구르기와 패링을 하면서 뒤를 노려야 했다. 게임에는 다양한 콤보 기능이 있고 활을 쏘거나 시간을 느리게 하는 불렛 타임을 사용할 수 있었다. 이러한 콤보는 일종의 기믹이 되어 특정 페이즈에는 점프를 하고, 까마귀로 변신을 하고, 거미줄을 쳐서 웹 스윙을 하고, 이윽고 상대의 뒤를 노리는 플레이로 발전한다.


기자는 잡몹들을 잡는 데에서부터 적잖은 애를 먹었다. 미끄러지는 듯한 액션과 키 매핑은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다. '적응시'가 조절되어 게임이 조금씩 눈에 들어올 때, 이윽고 상대의 패턴을 미리 알아 피하고 적합한 콤보를 먹여서 적을 쓸어버리는 재미를 터득했다. 방어는 방어로 끝나는 게 아니었다. 기다렸다가 시간을 재서 막고, 상대방이 '팅' 하며 튕겨 나갔을 때 붙어서 딜을 먹이는 방식이다. 


보스 몹에 한해서 일정 부분 카메라 이동을 통한 락온 보정이 있는 것으로 보였지만, 일단은 '락온이 없다'라고 보는 게 합당한 게임 디자인이었고, 이 논타겟 액션이 특별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기자는 게임스컴에 출전하기 전까지 <검은 신화: 오공>에 빠져있었고, 그 게임은 락온이 상대적으로 쉬운 게임이었기 때문에 <오공>에서 <붉은사막>으로 넘어오는 데 시간이 다소 소요됐으나, 재주가 좋은 게이머라면 <붉은사막>의 재미를 재빨리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공격 액션은 대단히 시원하다. 미끄러지는 듯한 조작감 속에서 드롭킥, DDT, 발 걸어 넘어뜨려서 몸에 칼 꽂기 같은 액션 한 방이 꽂히면서 묵직한 한 방을 느끼게 해주었다. <붉은사막>을 '오픈월드 액션 RPG'라고 한다면 이번 시연은 '액션'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고, 그 액션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 손에 땀을 쥐게 하는 4개의 보스전


4개의 보스전은 게임스컴 개막과 함께 공개된 4개의 보스를 잡는 것이었다.


펄어비스는 기자 같은 무실력자를 위해 HP 회복을 위한 음식과 폭발하는 불화살 아이템을 많이 넣어두었고, 그 자리에서 즉시 부활하는 기능까지 넣었기 때문에 어찌 저찌 대부분의 보스를 꺾을 수 있었지만, 실제 게임 상황에서 보스를 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모든 보스는 1페이즈 만에 끝나지 않았고 컷신과 함께 2~3 페이즈를 가지고 있었다.


기자가 클리어한 순으로 말하자면, 리드 데빌은 순간이동과 분신으로 플레이어의 혼선을 유발하는 보스였다. 길게 리치를 두고 상대의 공격 패턴이 끝났을 때 시간을 느리게 만들면서 딜을 집어넣거나, 상대의 모션을 시작할 때 칼등에 빛을 비추어 스턴을 먹이는 방식으로 클리어할 수 있었다. 다섯 개의 허수아비 기둥을 세우고 리드 데빌이 계속 클리프를 방해하는 페이즈가 있었는데, 이 기둥을 공격해 처치하기 전까지는 리드 데빌을 아무리 때려도 공격이 들어가지 않았다. 

관련기사: [게임스컴 2024] '붉은사막' 보스전 4종 한 곳에 모아봤다!


갈대숲에서 펼쳐지는 리드 데빌과의 일전


가장 쉬웠던 사슴왕은 클리프처럼 칼과 방패를 든 보스였다. 플레이어를 향한 잡기 기술이 많았기 때문에 '구르기 후 뒤잡' 방식의 액션이 제일 유효했다. 엇박자 패턴이 종종 등장했기 때문에 빨리 깨겠다고 리치를 좁혔다가는 덜미를 잡혀 내던져질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가지고 상대의 패턴을 읽어야 했다. 이 보스는 검과 방패를 떨어뜨렸고, 그것을 주워서 다음 보스전에 쓸 수 있었다. 


사슴왕은 들고 있던 무기와 장비를 떨군다

이어서 클리어한 하얀뿔은 덩치가 큰 괴물형 보스였다. 하얀뿔이 등장하기 전에 도적 잡몹을 잡으면, 하얀뿔이 나타나는 방식이었는데, 크기와 다르게 모션이 재빨라서 애를 먹었다. 몸을 크게 움직이며 땅을 치는 공격이 주요 패턴이었는데, 패링 타이밍을 잡을 수는 없었고 구르기로 클리어했다. 역시 리치를 두고 뒤를 잡는 플레이가 정석이라고 느꼈는데 화면 뒤 눈보라로 사라졌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패턴은 종잡을 수 없이 어려웠다. 방패로 밀고 나가서 상대의 돌진을 무력화한 뒤폭발하는 화살을 쏘며 대응했다.


생각보다 둔하지 않았던 하얀뿔


실력 부족으로 끝을 보지 못한 여왕 돌멘게는 HP를 깎는 형태가 아니라 급소를 여러 번 찔러 클리어하는 보스전이었다. 입체기동으로 상대의 등 뒤에 올라 급소를 몇 번 이상 찔러야 하는 것이었는데, 돌멘게가 몸을 흔들고 등에서 물을 쏘는 바람에 쉽게 잡을 수 없었다. 최종 페이즈를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변신과 웹을 활용한 입체기동을 해야 했는데 기자의 실력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실력 부족으로 고배를 마셨던 여왕 돌멘게


# 이제 오픈월드를 보고 싶다!


<붉은사막>의 액션은 공들여 준비되고 있었다. 다양한 액션을 조합해 공방을 주고 받는 재미는 각별했다. 키 매핑과 아이템 빠른 소비를 위한 단축 버튼이 개선된다면 보다 멋진 전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액션이라는 구성 요소가 오픈월드라는 또 다른 퍼즐과 만나면 어떤 시너지가 날지 기대가 되는 시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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