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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on 2024] 신-구의 조화가 만들어낸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

시대를 초월한 게임 제작의 도전과 리메이크 프로젝트

김승주(사랑해요4) 2024-11-16 19:18:53

"원작 개발자와 현 세대의 개발진의 역할 분담이 개발 핵심이었습니다."

지스타 2024 현장에서 <파이널 판타지 7 리버스>의 디렉터 '하마구치 나오키'는 '파이널 판타지 VII: 시대를 초월한 게임 제작의 도전과 리메이크 프로젝트' 강연을 진행하며 위와 같이 말했다. 

강연에는 <파이널 판타지 7> 원작의 핵심 개발진 '키타세 요시노리'가 함께 배석했으며, 스퀘어 에닉스가 JRPG의 정점으로 여겨지는 <파이널 판타지 7>을 리메이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설명했다.


키타세 요시노리 개발자 (좌) 하마구치 나오키 디렉터 (우)


# 엄청나게 커진 개발 규모와 역할의 분담

키타세 요시노리는 원작 개발과 당시와 비교해 개발팀의 구조부터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파이널 판타지 7> 개발 당시, PS로 게임 개발이 결정되면서 2D에서 3D로의 그래픽 변화가 이루어지는 시점이긴 했지만 팀 규모는 지금과 비교해 매우 작았다. <파이널 판타지 7> 이전 개발팀의 구조는 프로그램/기획/사운드/그래픽/아트 등 5개 팀만 존재했다. 키타세 요시노리는 "지금으로 보면 굉장히 컴팩트하다"고 했다.

여기서 3D 그래픽 묘사를 위해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그래픽 팀이 발족하고, CG와 관련해 아웃소싱이 진행됐다. <파이널 판타지 7> 이전에는 사내에서 게임이 모두 완성됐지만, <파이널 판타지 7>부터는 10개 이상의 아웃소싱 업체가 참여했다.

그렇다면 <리버스>는 어떨까? 개발팀의 규모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인력과 파트 양면에서 그렇다. 가령 캐릭터만 하더라도 디자인, 페이셜 캡처 전담 등 필요한 인원이 정말 다양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세대 개발자'와 '신세대 개발자'의 역할 분담이다. <파이널 판타지 7> 개발에 참여했던 개발자들은 '리메이크의 의의'를 살려 어떻게 게임을 재창작할지를 담당했다. 20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파이널 판타지 7>을 리메이크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개발팀이 성취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팬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지 정하는 것은 원작 개발진이었다.

그 이유는 신세대 개발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면 '리메이크'가 아니라 '팬메이드'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 개발진 모두가 <파이널 판타지 7>의 설정을 줄줄히 외울 만큼 열성 팬이지만, 이들만이 주축이 되어 개발하면 '리메이크'라는 의의가 상실된다.

원작자들이 정한 지침은 두 가지다. 첫째는 그래픽이다. <파이널 판타지 7>의 애니메이션 <어드벤트 칠드런>에서 묘사된 CG와 비슷한 정도의 그래픽 속에서 즐기는 게임 체험이다. 둘째는 원작을 베이스로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는 것이다. 리메이크 작품이지만, 현 세대에 맞는 게임 디자인을 반영해 게임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스토리의 개편 또한 원작 개발자가 담당했다. 신세대 개발진들이 담당한 것은 이를 어떻게 게임 디자인으로 풀어내느냐는 것이다. 나오키 디렉터는 "올드와 뉴가 모두 명확한 역할을 나누고 분담하는 것이 잘 된 것 같다"고 했다.



# 리메이크의 세부 디테일

- 콘셉트

먼저, 리메이크에서 보여 주고자 했던 콘셉트는 '재회'다. 20년이 넘는 세월을 넘어 등장 인물들을 새롭게 다시 만나게 되는데, 등장인물들의 재회와 유저와의 재회라는 두 개념에서 게임을 표현하려 노력했다. 나오키 디렉터는 "그리우면서도, 익숙하면서도, 새롭다. 이 말을 많이 강조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원작 설정을 기반으로 당시에는 구현하지 못했던 것들을 디테일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가령 '세피로스'는 원작에 비해 등장 빈도가 크게 높아졌다. 리메이크 첫 작품의 최종 보스는 본래 플롯이 달랐지만, 나오키 디렉터가 '임팩트'를 위해 키타세 요시노리를 설득해 만들어졌다.

키타세 요시노리는 "3부작이다 보니, 원작과 다른 마무리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결과적으로는 잘 된 것 같기도 하다"라며 웃었다.

<리버스>에서는 동료들의 인연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했다. 연계되는 어빌리티나 파티가 성장하는 모습 등, 각 캐릭터 간의 관계를 게임 전체의 시스템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단순히 컷신이나 시네마틱에서 캐릭터들이 관계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게임 전체에서 등장인물의 유대를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 디테일

<파이널 판타지 7>의 배경은 미드가르드라는 곳이다. 키타세 요시노리는 "노무라님이 콘셉트를 고안하셨는데, 3D로 멋지게 보여드리고 싶어서 오프닝에서부터 등장하도록 했따. <블레이드 러너>나 <아키라>와 같은 영화를 참고했다. 도시를 조감 형식으로 보여주는 연출을 넣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리메이크 첫 작품에서는 연출을 더욱 강화해 심리스 방식으로 첫 미션까지 자연스럽게 카메라가 이어지도록 공을 들였다.

중요 설정인 '마황로'의 표현도 개발진이 신경을 쓴 부분이다. 여기에는 재미있는 비화가 하나 있는데, 프로토타입이 만들어질 당시 키타세 요시노리는 "디테일를 조금 과감하게 바꾸자"는 의견을 냈다. 이에 나오키 디렉터가 "너무 과감하게 바꾸면 팬들이 좀 안 좋게 보지 않을까요?"라는 의견을 내면서 1시간 이상의 토론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나오키 디렉터는 "이걸 다른 미디어에서 이야기하니 키타세님이 '내가 언제?'라고 이야기하시더라"라며 웃었다. 결국 마황로는 콘셉트를 크게 바꾸기보단 원작의 느낌에서 디테일을 살리는 방식으로 그래픽 작업이 이루어졌다. 

키타세 요시노리가 제안했던 마황로 묘사의 상상도

미드가르드의 풍경은 나오키 디렉터 스스로 "정말 잘한 것 같다"라는 말이 나올 만큼 묘사에 집중했다. 가령 원작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방식이기에, 슬럼가에서 미드가르드를 올려다볼 수 없다. 하지만 리메이크작은 3D 백뷰 방식의 카메라를 사용하기에 슬럼가에서 장대한 미드가르드의 풍경을 올려다볼 수 있다.

배경 묘사에 공을 들인 부분은 하나 더 존재한다. 7번가 지반 붕괴 흔적을 지나가는 곳도 원작에서는 빠르게 넘어가지만, 리메이크에서는 높은 폐허를 올라간다는 느낌을 살리도록 작업됐다.


그 외에도 두 개발자는 <파이널 판타지 7>의 리메이크에 대한 여러 비화를 강연에서 이야기했다. 현재 개발팀은 마지막 파트 3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원작자 '노지마 카즈시게'가 제작한 플롯의 세부 디테일을 정하고 있는 단계다.

나오키 디렉터는 "콘셉트에 대한 힌트를 조금 드리고 싶었는데 뜯어 말리시는 분이 계셔서 이야기할 수는 없게 됐다"라며 "그래도 게임이 완성되면 '나오키 디렉터가 이걸 만들고 싶었구나'라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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