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시로얄> e스포츠 캐스터이기도 했던 그 답게 연신 밝은 모습과 신나는 반응으로 주위 모두를 즐겁게 했다. 캐스터에서 밸런스 디자이너가 된 세스 엘리슨 클래시로얄 담당은 다음 시즌 <클래시로얄>의 방향성은 '덱의 다양성'이라 밝혔다.
디스이즈게임: 슈퍼셀이 게임 개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세스 엘리슨 클래시로얄 담당: 슈퍼셀은 작은 조직(셀)으로도 가장 멋진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강하게 믿는다. 각자에게는 개인의 역할이 있다. 그리고 역할에는 책임이 있다. 이 책임은 (회사의 게임이 아닌) 자기의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게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슈퍼셀은 <클래시 오브 클랜>, <클래시로얄> 등과 같이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든다. 이런 게임을 개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세스 엘리슨 클래시로얄 담당: 슈퍼셀의 개발자들은 자신이 만들고 있는 게임을 스스로가 평생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바라며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서 수많은 테스트를 하고, 게임을 새롭게 만들곤 한다. 처음부터 잘 될 수 없다. 이런 과정에서 괜찮은 게임은 글로벌 서비스를 하고, 오래 즐기는 게임이 된다.
슈퍼셀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 이상으로 수많은 게임들이 내부에서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슈퍼셀은 이런 부분을 장려하는 것인가?
세스 엘리슨 클래시로얄 담당: 그렇다. 슈퍼셀은 항상 새로운 게임 개발을 장려한다. 슈퍼셀에서의 근무가 즐거운 이유 중 하나는 세계 어디서도 보지 못한 게임이 매일 나오기 때문이다.
혹시 슈퍼셀은 한국 게임이나 한국 게임사를 관심 있게 보나?
세스 엘리슨 클래시로얄 담당: 당연히 관심 있다.
나를 포함한 슈퍼셀 모두는 항상 전 세계 게임을 보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넷마블이나 넥슨에서 나오는 게임을 항상 다 해보고, 배울 점이 있다면 배우려고 한다.
과거 <클래시로얄> e스포츠 캐스터를 한 것으로 안다. 캐스터가 바라본 게임의 밸런스와 실제 디자이너가 된 뒤에 바라본 게임의 밸런스는 어떻게 다른가?
세스 엘리슨 클래시로얄 담당: 모바일 게임 디자이너도 수년 동안 했고, <클래시로얄> 캐스터는 2년 했다. 덕분에 유저로서, 캐스터로서, 개발자로서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다양한 각도에서 게임 밸런스를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이 중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모두를 위한 밸런스'다. 단 한 명의 개인이나 단 하나의 특징만 신경 쓰며 밸런스 하면 안 된다. 모든 특징과 테마가 재밌어야 하는 게 목표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카드도 마찬가지다. 모든 카드가 e스포츠에서 쓰일 만큼 좋은 성능으로 만들지 않는다. 대신 e스포츠 선수가 아닌 유저를 위해서 단순하게 재밌는 카드도 추가한다.
현재 <클래시로얄>의 밸런스는 가위바위보처럼 밸런스가 균형 있다.
세스 엘리슨 클래시로얄 담당: (크게 웃으며) 말 끊어서 미안하지만, 정말 고맙다.
하지만 최근 <클래시로얄> 유저 사이에서는 새로운 메타를 원하는 목소리도 높다. 내년에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가진 유닛을 추가할 계획이 있는가?
세스 엘리슨 클래시로얄 담당: 당연하다. 최근에도 새로운 메커니즘을 가진 카드가 추가됐다. 곧 2020년에도 새로운 메커니즘이 예정되어 있다.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벌써 기대가 된다.
힌트를 줄 수는 없나?
세스 엘리슨 클래시로얄 담당: 다음 업데이트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다양한 덱 스타일을 플레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정글러 또는 원거리 딜러를 할 때 경험은 완벽하게 다르다. 하지만 현재 <클래시로얄>은 하나의 덱만 플레이하면, 다른 스타일의 덱을 즐길 수 없다.
플레이어가 다른 스타일의 덱을 플레이하는 이유를 만들어주고자 한다. 플레이어를 위해서라도 다양한 덱을 즐길 수 있게 할 것이다. 이것은 <클래시로얄>을 더 오래 즐기는 이유가 될 것이다.
비슷한 장르 게임이 늘어나고 있다. 타 게임과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다면?
세스 엘리슨 클래시로얄 담당: 비슷한 장르의 다른 게임이 나오는 것은 항상 즐거운 일이다. 모든 게임이 특별하다. 재밌게 플레이하기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배우기도 한다. <클래시로얄>만큼 재밌는 게임이 계속해서 나오길 원한다. (새로운 재밌는 게임에서 배워서) 우리의 게임을 더 즐겁게 만들 수 있다.
프로 레벨과 초보 레벨 사이의 '적절한 밸런스'는 다르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접근하나?
세스 엘리슨 클래시로얄 담당: e스포츠 등 프로 레벨에서는 공격력 등의 수치를 아주 조금만 수정해도 치명적일 수 있다. 하지만 평범한 플레이어에게는 카드의 존재 여부 자체가 중요하다.
좋은 예시로 '지진 마법' 있다. 평범한 플레이어들은 '지진 마법'의 정확한 데미지나 범위 등을 모를 수도 있다. 관심이 없을 때도 있다. 하지만 건물을 파괴하는 덱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진 마법'이 좋은 선택이라는 사실은 안다. (효과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지진 마법' 대신 건물을 파괴하는 다른 마법을 선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데미지를 3% 올리는 등의 미세한 밸런스 패치는 e스포츠 등 프로 레벨을 위한 밸런스이다.
e스포츠로 성공하기 위해 밸런스를 과도하게 수정하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생각하나?
세스 엘리슨 클래시로얄 담당: 2019년의 밸런스에서 많이 배웠다. 몇몇 카드는 리워크(재작업)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의도한 방향으로 잘 작동하지 않았다. 카드를 위해서도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내년 1월, 대형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다. 이번에는 충분한 데이터가 있기 전에는 밸런스를 과도하게 수정하지 않으려 한다.
커뮤니티의 의견은 고려하는가?
세스 엘리슨 클래시로얄 담당: 중요하다. 하지만 밸런스에서는 데이터가 더 중요하다. 업데이트 이후, 1~2주는 그대로 나두고 플레이어가 새로운 업데이트에 대해 어떻게 적응한지 본다. 그리고 데이터가 쌓이면, 쌓인 데이터를 해석하여 다음 업데이트에 반영한다.
데이터는 어떻게 해석하는가? 예를 들어, 승률은 준수하지만, 지루한 메타는 게임에 큰 문제가 되곤 한다. 이런 '지루함'은 어떻게 판단하나? 커뮤니티의 의견인가?
세스 엘리슨 클래시로얄 담당: 커뮤니티 의견은 앞서 말했듯이 중요하고, 늘 귀담아듣는다. 하지만 최종 방향은 결국 개발자가 정한다. 데이터를 해석하는 것도, 어떤 메타가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 여부도 결국 여전히 사람이 판단하는 영역이고, 개발자가 늘 고민해야 하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내년 <클래시로얄>의 목표를 말해달라
세스 엘리슨 클래시로얄 담당: 가장 큰 목표는 원래 자신의 덱만이 아닌, 다른 덱도 즐길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밸런스와 게임 특징 모두 여기에 초점을 둘 생각이다. 최근 지스타 2019가 개최된 부산에 갔다. e스포츠의 성지답게 특별한 경험이었다. 내년은 물론 앞으로도 <클래시로얄> 등 더 많은 슈퍼셀의 게임과 관련 있는 이벤트가 한국에서 개최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