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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썬의 목표는 리니지와 WOW”

러프 2005-12-20 00:36:20

 

 

곧 시작될 대규모 베타테스트에서 <>검증해 달라"

 

사실 뚜껑은 모두 열린 셈이다. 2005년 하반기 삼파전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꼽혀온 <그라나도에스파다> <제라> 그리고 <>. 이 세 게임은 클로즈베타테스트(이하 CBT)라는 제한적인 수준의 공개에도 불구하고 공개시점부터 이미 여론의 향방을 점 짓는 모양새다.

 

항상 비교대상으로 떠오르는 두 작품이라지만 <>은 이들 게임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비교될 이유가 없는 셈이기도 하고 스케일 자체도 상당히 틀리다고 생각한다. 아마 뚜껑이 열리면 알게 되지 않을까? <>의 목표는 현재 국내 MMORPG의 양대산맥을 구축하고 있는 <리니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조금은 도발적인 이야기로 말문을 연 인균 PD는 현재 80명에 육박하는 <> 개발팀을 이끌고 막바지 개발작업에 한창이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여유로운 모습의 그의 표정은 무엇을 확신하고 있는 걸까? 2005년을 마감하는 12, 게이머들의 궁금증이 풍선처럼 부풀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홍인균 PD를 만나 <>의 새로운 모습을 살펴봤다.

 

 


 

대규모 테스트 곧 시작된다

 

TIG> 계획했던 시기보다 오픈베타테스트가 늦어지고 있는게 아닌가. 연내 오픈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자꾸 욕심이 생긴다. 1차와 2차의 유저대상 테스트와 3차의 PC방 테스트까지, CBT를 통해 게임의 기본적인 시스템에 대한 검증은 끝났다고 본다.

 

현재시점에서 오픈베타를 실시해도 큰 무리는 없지만 대규모 길드전과 PvP <>의 성격에 맞을 만한 재미요소를 붙이기 위해 향후 업데이트 일정을 앞당긴 상태다. 오픈베타테스트의 스펙이 좀 더 커진 셈이랄까. 유저들이 좋아할만한 내용이 PvP이기도 하고 말이다.

 

물론 오픈베타테스트의 시기도 중요하긴 하나 전체적으로 퀄리티를 더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캐릭터별 밸런스 작업을 시작으로 몬스터 인공지능 그리고 밋밋한 전투방식을 흥미롭게 만드는 것에 중점을 기울이고 있다.

 

 

TIG> 향후 테스트가 오픈베타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인가?

 

조금은 대답하기 민감한 내용이다(웃음). 향후 어떤 형태의 테스트가 이뤄질 것인가에 대해선 현재 확답을 드릴 순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오픈베타에 육박하는 대규모 테스트가 곧 이뤄질 것이라는 점이다.

 

오픈베타테스트를 실시하는 것 자체엔 부담이 없지만 가장 걱정스러운 일은 초기화다. 사실 경제시스템이라든가 캐릭터 밸런스에 대한 검증이 완벽하게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오픈베타를 실시했다가 초기화를 단행해 곤경에 처한 경우가 많지 않았는가.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2차 클로즈베타 당시의 모습 (용계) 출처: 썬 공식 홈페이지 - 유시칸님

 

 

대규모 PvP 그리고 길드의 마을 운영권

 

TIG> 앞서 이야기한 PvP에 대한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 공성전도 오픈베타테스트 시기에 적용될 계획인가?

 

현재 시점에서 공성전은 구현에 무리가 따를 듯 하나 일명 떼싸움이라고 불리우는 길드전’, 또 개인대 개인이 싸우는 일대일 PvP까지 플레이어들 간의 대결을 오픈베타에 적용시키기 위해 상당한 개발력이 투입되고 있다.

 

이중 길드전은 일주일이나 한달에 한번씩 토너먼트 형태의 전쟁이 이루어진다는 식인데, 재미있는 것은 각 마을의 운영권을 길드가 독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을 전체를 독식한다는 것이 아니라 전쟁에서 이긴 길드가 한달 혹은 몇 주 동안 마을의 운영권 중 일부를 가져간다는 식이다. 가령 마을의 상인조합 운영권을 특정 길드가 차지했다면 상인이 벌어들이는 수익의 몇 퍼센트를 벌어들인다든가 물건을 싸게 산다는 식으로 권한이 세분화된다.

 

개인전은 배틀존이 따로 존재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지만 아예 상호 동의 없이 무차별 PK가 가능한 형태로 될 가능성도 높다. 말 그대로 난전이 벌어지는 것이다. 심의가 걸리지만 서버를 성인용으로 분리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물론 더욱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공성전도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썬>에 추가될 에텔레인 마을

 

 

TIG> 지난 2차 테스트 이후 적용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현재 계획 중인 새로운 컨텐츠나 시스템에 대한 간략한 설명 부탁한다.

 

사실 지스타에 들고 나온 <> 2 CBT 버전보다는 더욱 많은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버전이다. 1차와 2 CBT 때 단점으로 지적된 인터페이스가 크게 개선됐으며 몬스터의 인공지능이라든가 여러가지가 업데이트됐다.

 

새로운 마을인 에텔레인이 삽입된다는 것 또한 적지 않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이 밖에 앞서 설명했듯 캐릭터 밸런스 조정 및 스킬, 아이템의 추가가 이뤄졌다. 메이킹포럼을 통해 의견을 남겨주시는 유저들의 의견이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

 

 

패키지게임다운 미션선보일 것

 

TIG> 게임제작초기부터 <> <디아블로>와 같은 느낌을 주는 게임으로 제작한다고 밝혀왔는데 현재 시점에서 홍PD가 생각하는 <>은 어떤 게임인가? 만족할만한 게임으로 완성됐다고 판단하는가?

 

당연히 만족할 수 없지! (웃음) 높은 수준의 그래픽 그리고 최고의 타격감과 액션성을 이끌어내자는 초기의 목표는 이룩한 셈이지만 몬스터의 인공지능이라든가 랜덤성이 부족한 플레이방식까지 기타 여러가지 문제점이 <>을 다소 밋밋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유저로 하여금 항상 반복적인 플레이를 종용하는 폐해로 작용한다. 항상 그 위치로 가면 그 몬스터를 잡고, 똑같은 보상을 받는 이런 천편일률적인 시스템은 현재MMORPG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이기도 하다.

 

 

 

<>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로 내세운 배틀존의 미션이 많이 부족한 느낌이다. ‘미션자체를 싱글플레이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주자는 목적으로 만들었지만 단조로운 스타일을 역동적인 형태로 만들어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사실 우리가 <>를 필두로 MMORPG 게임만 만들던 개발사인데다 인력 자체도 패키지게임에 대한 플레이경력이라든가 노하우가 많이 부족한 편이라는 사실이 이 같은 결과를 가져온 듯 하다.

 

지금도 기획이나 프로그래밍인력은 항상 부족하지만 무엇보다 과거 높은 중독성을 보여준 패키지게임 특유의 게임성을 온라인으로 풀어내는 능력의 인재가 부족한 점이 아쉽다. 이 능력이 부족한 것은 나도 마찬가지고.

 

물론 온라인게임을 잘 아는 개발자들은 꽤 늘어난 편이다. 하지만 패키지게임의 어떤 점이 유저들에게 인기가 있는지, 그런 재미요소를 어떻게 MMORPG에 접목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진지하게 시도할 필요가 있다. <WOW> <길드워>가 그런 고민을 잘 해결한 게임이 아닌가 판단한다.

 

 

TIG> 미션이 어떤 식으로 구현돼야 그런 느낌을 살릴 수 있다고 판단하나?

 

어떤 마을에 입장했더니 사람들이 학살되고 집이 불타고 있는 모습이나 특정 장소의 트랩을 밟았더니 몬스터가 쏟아져나온다는 식의 개연성을 유저에게 제공해주는 일이 중요하다.

 

물론 반복적인 플레이 속에 이러한 연출이 무의미해 질 수 있겠지만 적어도 처음 게임을 플레이 할 때 이 게임이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를 전달해주는 것은 MMORPG에서도 중요한 일이다. 앞으로는 미션별로 이러한 연출적 요소를 최대한 부각시킬 계획이다.

 

<썬> 개발팀의 그래픽파트 전경

 

 

TIG> 몬스터 인공지능은 어떤 식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인가?

 

앞서 이야기했듯 랜덤성이 부족한 것이 단조로운 플레이만 반복되게 만드는 <>의 단점이다. 몬스터의 패턴을 더욱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사실 몬스터의 인공지능이라는 것은 무의미한 단어다. 스스로 사고하는 똑똑한 몬스터라는건 오히려 MMORPG를 즐기는 유저들에게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시점에서, 어떤 형태의 스크립트(정해진 행동양식)로 움직이는 몬스터를 제대로 배치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다.

 

TIG> <>의 비밀클래스인 섀도우캐릭터는 어느 시점에서 공개될 것인지 궁금하다.

 

상용화시점부터다. 캐릭터의 성격을 굳이 설명하자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흑마법사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즉 파티원을 서포트하는 버프형 캐릭터다. 대규모 PvP라든가 강력한 보스몬스터와 싸울 때 필수적인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TIG> 배틀존시스템이 <>의 강점이기도 하지만 이로 인해 커뮤니티가 단절되는 경향(파티원들과의 연대감이 낮아지는 등)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초기에 기획할 때부터 배틀존이 커뮤니티를 단절시킨다는 의견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내 생각에 <>의 커뮤니티는 마을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자였다. 지금껏 진행된 테스트에선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부족해 유저들이 그런 느낌을 받을 수도 있었을 테지만 이는 충분히 내부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문제였다.

 

향후 개인상점 시스템이라든가 여러가지 시스템이 모두 구현되면 마을에서의 커뮤니티가 훨씬 증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전투 이외의 모든 것을 마을에서 구현할 계획이다.

 

2차 클로즈베타 당시의 모습 엘리멘탈리스트와 드래곤나이트

출처: 썬 공식 홈페이지 - 유시칸님 

 

 

TIG> <>에 이어 <>까지 꽤 오랜기간 MMORPG 개발에 참여해 왔는데 개인적으로 만들고 싶은 게임이 있는지 궁금하다.

 

글쎄… <>이 성공한 이후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헉슬리>와 같은 비디오게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다.

 

 

패키지게임다운 미션선보일 것

 

TIG> 늘 경쟁작으로 언급되는 <GE> <제라>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어느 작품이 기대되는가?

 

우리의 경쟁상대는 <제라> <그라나도에스파다>와 같은 타이틀이 아니라 소위 국내 1, 2위로 불리는 <리니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굳이 기대작을 뽑자면 <그라나도에스파다> 정도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온라인게임 시장은, 특히 MMORPG 시장은 이제 규모의 전쟁에 접어든 시점이다. 얼마나 많은 비용과 인력 그리고 시간을 투자하느냐가 성공의 척도가 된다는 사실이 조금은 서글프긴 하지만 이러한 투자가 헛되지 않았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게임이 <>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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