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이즈게임은 ‘게임예술관’을 통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업계 금손 아티스트들을 소개합니다. 작품과 함께 작품의 목적과 작업 과정을 소개함으로써 유저들에게는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지망생들에게는 참고가 될 자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롤>은 국민 게임의 반열에 오른 게임이죠. 12월 26일 <리그 오브 레전드>의 PC방 점유율은 43.15%죠. 10년 째 롱런 중입니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가 10년 동안 게임을 아꼈던 분들을 위한 특별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인베이드 아트'는 국내 유명 컨템포러리 아티스트 10팀과 협력해 개최하는 현대 미술 전시회입니다. 게임과 아트의 만남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라이엇의 '인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5년에도 인사동 갤러리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와 한국화의 만남을 담았던 '소환 展'을 진행한 적 있죠 6명의 작가가 한국 미술과 게임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문화적 시도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그때 전시됐던 그림 몇 점 보고 갈까요?
임태규 작가의 '맹동'
신영훈 작가의 '일아일체_페이커, 제드 狀'
신미경 작가의 '티모와 호랑이'
이동연 작가의 '매혹 미인도'
'인베이드 아트'는 약 4년 만에 열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전시회입니다. 개막일이었던 12월 20일 오후 5시부터 많은 팬들이 현장을 찾았죠. 입장료도 없고, 근처에 라이엇 PC방도 있으니 많은 게이머분들이 관심을 보였던 것 같습니다. 방문객 전원에게 기념 엽서와 스티커, <리그 오브 레전드> 인 게임에서 쓸 수 있는 ‘웰시 코르키’ 스킨도 매력적으로 작용했을 겁니다?
이번 전시에는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LoL 챔피언들의 조트로프(Zoetrope)가 마련되어 있는데요. 조트로프뿐 아니라 입체 전시물, 애니메이션, 설치물, 대형 벽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요 리스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08AM(에잇에이엠) 작가의 요들족 챔피언의 모습을 담은 평면화 작품
그라플렉스 작가의 LoL 게임 화면과 챔피언, 플레이어를 형상화한 설치 작품
미스터 미상 작가의 초대형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김정윤 작가의 LoL페스티벌을 소재로 한 대형 페인팅 작품
부원 & 하종훈 작가의 레전드 오브 룬테라 3D 챔피언 카드 작품
샘바이펜 작가의 LoL 챔피언의 개성을 살린 캐릭터 작품
서인지 작가의 LoL을 소재로 한 뮤직비디오 영상
알타임 죠 작가의 로고 및 챔피언 그래피티
최미경 작가의 K/DA 챔피언 회화
핸즈 인 팩토리의 ‘전략적 팀 전투(TFT)’ 전설이 캐릭터 아트토이 및 타 작가들과의 콜라보 아트워크 작품
백문이불여일견! 컨템포러리 아티스트들이 재해석한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과 유니버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맛보기로 몇 점만 만나보시죠.
모노크리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조트로프 작품의 영상입니다. 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LoL 챔피언들의 조트로프(Zoetrope)를 보고 있으면 실제로 '소환사의 협곡'에 들어선 듯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미스터미상의 '나서스의 비밀정원'입니다. 슈라마의 재건을 꿈꾸는 나서스와 그의 내면을 상징하는 비밀정원을 만들었죠. 이 가상의 슈리마에 제라스의 망령이 깃드는 모습을 압축적이고도 화려하게 표현해냈습니다.
그라플렉스의 '서머너즈 라이트'. 챔피언 선택 화면을 추상적인 기법으로 나타냈습니다. 평면의 선택화면과 입체적인 플레이어의 손, 협곡의 모습이 대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챔피언을 고르고 싶나요?
08AM 작가의 팝아트들입니다. 회화적인 느낌과 알록달록 색감이 잘 부각된 가운데 스킬을 사용하는 챔피언들의 모습이 눈을 사로잡는데요. 보고 있으면 유쾌한 기분이 드는 작품들이죠.
핸즈인팩토리 팀에서 <전략적 팀 전투>의 전설이들을 아트 토이를 만들었습니다. 스킨으로 출시되면 사고 싶을 것 같습니다. 팔색조처럼 화려하고도 다양한 펭구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인터뷰가 빠지면 게임예술관이 아니겠죠. K/DA 네명을 파스텔톤으로 재해석한 '현실과 환상 사이'의 최미경 작가, 그리고 풍부함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뮤직비디오 '오늘도 너와'에 담아낸 서인지 작가를 만났습니다.
# 최미경 작가, 파스텔톤으로 재해석한 K/DA "현실과 환상 사이 나를 생각해봤으면"
K/DA를 소재로 한 '현실과 환상 사이'는 어떤 작품인가요?
챔피언의 설정이나 스토리를 읽을 때면 각각 저마다 아픔이나 스토리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K/DA가상 인터뷰에는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누구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와요. K/DA의 그런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보시는 분들도 "이게 아칼리네", "이게 아리네" 하시는 것도 좋지만, 본인의 모습을 투영해서 나의 현실과 환상을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K/DA는 작년에 나온 기획인데, 레퍼런스가 모자르지는 않았나요?
공개된 자료를 전부 참고했어요. 레퍼런스가 모자라지는 않았습니다. 뮤직비디오만 본 게 아니라 각각의 챔피언들이 가지고 있는 설정이 다 공개가 되어있더라고요. 단편소설 같은 것들도 있었기 때문에 레퍼런스가 방대했습니다. 처음에는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는 어떻게 합칠까 힘들었어요. 물론 작업할 때는 뮤직비디오를 제일 많이 참조했어요. 정말 훌륭한 뮤직비디오에요.
뮤직비디오를 참고할 때 어떤 느낌이 들었어요?
왜 옛날 노래를 들으면, 싸이월드할 때 배경 음악이 생각나고, 자연스럽게 그 시절 생각이 나잖아요? <POP/STARS>를 처음으로 관심있게 본 게 1년 전인데 시간이 지나서 '현실과 환상 사이'를 작업하니 1년 전 생각이 많이 났어요.
개인적으로 <POP/STARS>에서 가장 압권이었던 장면은 락카 스프레이를 들고 춤을 추는 아칼리였어요. 그런데 작품에는 '쎈 언니' 아칼리의 느낌이 살짝 덜 했어요. 뮤직비디오랑은 살짝 다른 느낌을 주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4명의 챔피언마다 다른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아리는 아이오니아의 숲에서 발견되는 설정이 있잖아요? 그래서 숲을 느껴지게 만들고 싶었어요. 이블린은 밤의 어두움, 카이사는 공허를 나타내려고 했죠. 카이사의 경우에는 공허를 사막 느낌으로 작업했어요. 마지막으로 아칼리는 다른 챔피언에 비해서 참고할 만한 설정이 조금 모자르긴 했어요. 캐릭터 내면과 외면이 연막의 부름으로 연결되는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4명의 캐릭터마다 꽃을 넣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개인 작업에도 꽃을 오브제로 사용하는 편이에요. 제가 그림을 그릴 때 대상에 직접적인 감정 표현을 잘 넣지 않아요. 표정으로 감정을 표현하기보다는 꽃같은 오브제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파스텔 톤으로 처리된 모습도 그렇고 꽃도 그렇고 굉장히 도전적인 재해석이었는데 힘들지는 않았나요?
처음에는 K/DA 뮤직비디오를 보고 그나마 잘 안다고 생각했어요. K/DA를 내 스타일대로 만든다니 재밌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막상 작업을 들어가고 나니 밸런스를 맞추는 게 어렵더라고요. 캐릭터는 센 느낌이 강한데, 제가 해왔던 작품들은 차분하고 서정적이니까요. 원래 K/DA의 색깔을 하나씩 뺐어요. 제 작품을 보시면 기존의 의상보다 악세사리나 디테일이 빠져있는 걸 보실 수 있을 거에요. 그렇게 작품이 나오게 됐어요.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한 마디 부탁합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입니다. 제 작품보다 훌륭한 전시를 내신 분들이 정말 많이 참가했어요. 되게 멋있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 서인지 작가, 5인큐의 협곡 플레이를 그린 뮤직비디오 '오늘도 너와'
평소에 <롤>을 좀 하시나요? 5인큐 플레이 경험이 톡톡 튀는 감성으로 녹아나서 깜짝 놀랐어요.
게임은 정말 어릴 때 <메이플 스토리>나 <바람의 나라>를 한 정도에요. 작품을 준비하면서 <롤>을 시작했어요. 타워 효과 이런 것들이 무지 예쁘더라고요. 이런 것들을 뮤직비디오에 많이 담아내고 싶었어요. 게임을 자주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게임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협곡 플레이 상황이 잘 담겨서 나온 이유는 뭘까요?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남동생이 <롤>을 되게 좋아해서 고증을 받았어요. 얘가 평소에 말이 없는데 <롤> 이야기만 하면 되게 전문적으로 "이건 틀렸어", "저렇게 들어가야 해"라고 막 조언을 해주더라고요.
또 게임방송을 많이 봤어요. 구글링도 많이 해보고. 아, 피씨방가서 계속 게임을 배웠어요. 피씨방 문화가 너무 좋더라고요. 요즘은 자리에서 시켜먹는 것도 되고... 한 시간만 있다 와야지 했는데 세네 시간씩 있고 그랬어요.
뮤직비디오 '오늘도 너와'로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나요?
10년이라는 시간을 게임과 함께해온 사람들은 어떤 감정을 느낄까 고민했어요. 이 사람들이 게임에 느낄 우정이나 연대감, 위로를 말하고 싶었어요. <롤>에서 게임 캐릭터 스킨이 계속 바뀌잖아요? 처음 시작할 때 중학생이던 5명의 친구들이 고등학교를 지나 대학생으로 성장하는 그런 내용을 담았어요. 관객들이 "이 게임 나도 정말 오래 해왔지" 같은 아련함을 느꼈으면 좋을 것 같아요.
5명의 챔피언을 풍만한 모습으로 재해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원래 강렬한 색감이나 이미지에 많이 끌리는 편이거든요. 이전 작품들에도 곡선 쓰는 게 좋아서 둥글둥글한 일러스트를 그렸어요. 사실 <리그 오브 레전드> 캐릭터들은 3D로 앞, 뒤, 양옆이 정확하게 모델링 되어있잖아요. 그러다보니 캐릭터들의 부감을 건드려도 될가라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2차 창작물이니 "이렇게 보이면 재밌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그렸어요.
음악은 누가 작업했나요?
서울문이라는 밴드에요. 이전에 뮤직비디오를 같이 작업한 인연이 있어요. 그분들 중에서도 <롤>을 하는 분이 계셔서 노래도 잘 나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