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5년 전에 나온 게임이 현재 PC방 점유율 4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민속놀이 <스타크래프트>가 아직도 건재한 PC방 시장이지만, 이 게임의 역주행은 놀랍습니다. 사람들이 "이런 옛날 게임 누가 하냐"던 게임은 지금 PC방에서 <오버워치>보다 많이 즐기는 게임입니다.
바로 <서든어택> 이야기입니다. 3월 1일 게임트릭스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서든어택>의 PC방 점유율은 7.19%로 4위를 기록 중입니다. 5위인 <오버워치>(4.97%)를 수 퍼센트 차이로 앞서고 있고, 3위인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를 턱밑까지 쫓고 있습니다.
PC방에서 <서든어택>이 <오버워치>를 누른 건 3년 반 만의 일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오버워치>는 항상 <서든어택>보다 PC방 점유율을 앞선 게임이었죠. 그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서든>이 잘 한 게 아니라 <옵치>가 못 한 거 아니냐"라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그러나 넥슨은 계획이 다 있었습니다. 2월 27일, <서든어택>의 재도약을 위해 와신상담해온 두 남자를 만났습니다. 겨울 업데이트 '쏴봐이벌'의 피날레 이벤트와 아나운서 김민아 캐릭터 추가를 위해 출근한 넥슨지티 김성하 사업팀장과 김태현 기획팀장입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인터뷰는 손 소독 후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진행됐습니다.
왼쪽이 넥슨지티 김성하 사업팀장 오른쪽이 김태현 기획팀장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김성하 사업팀장: <서든어택>의 사업팀을 맡은 김성하라고 한다. 게임에 들어가는 이벤트나 상점, 외부 마케팅을 전담하고 있다.
김태현 기획팀장: 기획팀의 김태현이다. 개발 PM 조직과 테스터 QA까지 총괄하고 있다.
최근 인상적인 PC방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며칠째 <오버워치>보다 위에 있는데 소감이 어떤지?
김성하 사업팀장: 얼떨떨하다. <서든어택>이 2년, 3년 동안 상황이 되게 안 좋았다. 그동안 시장에 좋은 신작도 많이 나와서 <서든어택>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렇지만 우리 팀은 한 주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좋은 게임을 만들지 개발 쪽에서 많이 노력해줬다.
외부적인 상황도 맞물리기는 했지만, 우리도 (<서든어택>을 떠났던 유저들이) 게임에 잘 돌아오실 수 있게 나름의 준비를 했다. 무엇보다 최근 예전에 게임을 즐겨주셨던 분들이 돌아오는 상황이라 감사한 마음이 크다.
김태현 기획팀장: 마찬가지로 유저분들께 감사하다. <오버워치>가 처음 나오고 나서 우리 PC방 점유율이나 각종 지표가 많이 떨어졌다. 그 상황 이후 계속 <서든어택>과 함께 해오고 있는데, 3년이라는 시간을 거쳐서 이런 상황이 되니 개인적으로 감동스럽다.
3월 1일 자 게임트릭스 순위표
내부적으로 <오버워치>보다 PC방 점유율이 높게 나오는 걸 목표로 삼고 있었나?
김태현 기획팀장: 그렇다. 옛날에는 <서든어택>이 전체 PC방 게임 점유율 1등이었던 적도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등장 이후에도 FPS 장르에서는 압도적인 유저 풀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 지위를 잃게 된 계기가 <오버워치>였다. <배틀그라운드>의 영향도 있었다.
유저 댓글을 하나 읽어주겠다. "서든 후속작 나오고, 블리자드 안 좋고, '이 시국'이라 PC방 한산해서 빈집에 깃발 꽂고 '내가 1위 함' 하는 거잖아" 어떻게 생각하나?
김성하 사업팀장: 기본적으로 언급했지만 <서든어택> 상황이 오랫동안 좋지 않았다. 그래서 개발실에서 어떻게 하면 만족스러운 게임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서든어택>의 역주행은 그냥 이뤄진 게 아니다.
이 조직(넥슨지티 <서든어택> 팀)에 있으면서 느끼는 자부심 중 하나는, <서든어택>처럼 뭔가를 계속 라이브를 하는 게임이 없다는 것이다. <서든어택>은 한 달 내내 패치를 진행할 정도로 업데이트가 많다. 역동적으로 살아있는 게임이라고 평가한다. 게임의 지표가 안 좋았을 때부터 그런 기조를 가지고 있었고 고민을 해왔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왔다.
시장 상황도 확실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가 정말 압도적으로 대단해서 이 순위를 기록한 게 아니라, PC 대작들이 출시된 지 시간이 오래 지났고 다른 게임에 눈을 돌릴 타이밍이 아닐까 한다. 생존 업데이트나 서든패스 같은 요소를 추가했고 로비 구조를 개편하는 등 다양한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우리가 차근차근 준비해온 것들의 시너지가 잘 나왔다.
# <서든어택>의 <오버워치> 추월, 넥슨은 계획이 다 있었다
<서든어택>에 애정을 가진 이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잘 모르는 이야기다. 어떤 개편을 해왔는지 말해달라.
김태현 기획팀장: 다른 FPS에 추월당하고 2등이 됐을 때 많은 고민을 했다. 2018년 여름 '클린어택'을 기준으로 기존의 <서든어택>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방향을 잡았다. 순전히 '쏴봐이벌' 만으로 는 이 정도 성과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기존에는 플레이어 개인이 호스트를 잡는 서버로 게임이 구성되어있었는데 '클린어택'을 기준으로 회사 서버에 플레이어들이 들어와서 게임을 하는 방식으로 튜닝했다. (데디케이티드 서버, 데디서버) 이러한 업데이트의 개선에만 1년이 소요됐다. 원래 <서든어택>이 가지고 있는 재미를 더 쾌적하게 즐기게 하는 조치였다. 별도 서버가 호스트를 맡아서 게임 플레이 환경이 많이 개선됐다.
김성하 사업팀장: 데디서버 작업을 안 했으면 최근 생존모드도 업데이트하지 못했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인스턴트하게 들락날락하는 건데 2018년부터 호스트를 회사가 안정적으로 가지고 있으니 유저의 유입과 이탈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그래도 플레이 로직은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게 아닌지?
김태현 기획팀장: 과거보다 다변화됐다고 말할 수 있다. '각폭'의 예를 들자면, 과거는 수류탄을 하늘로 던져서 먼 궤적을 날아가 상대방이 서있을 만한 곳에 터뜨린다는 '위폭'이 대세였다. 하지만 지금은 폭탄 종류가 많아졌기 때문에 다양한 폭탄 사용이 확인된다. 굴리는 수류탄이나 던지는 나이프가 추가됐다. 작년 업데이트 땐 벽에 붙이는 수류탄도 추가됐다.
이렇게 새로운 무기가 나오면서 플레이 양상도 고도화됐고, 다변화됐다. 과거 플레이어의 실력을 검증하는 두 가지 총이 있다면 AK-47이랑 TRG-21였다. 2017년 하반기부터는 전투 자체에 다양성을 만들기 위해 총기도 다변화시켰다. 대표적으로 MAK-11을 예로 들 수 있다. 빠른 이동속도를 기반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새로운 포지션이었다. 이런 식으로 게임 플레이 자체로서 다양성을 확보했고, 서든어택이 가진 재미를 끌어 올렸다고 생각한다.
<서든어택>이 FPS로써 어떤 재미를 가지고 있나?
김태현 기획팀장: <서든어택>은 '반응'이라는 포인트에 집중되어있다.
<서든어택>엔 러브샷(상대와 내가 같이 죽는 경우)이 없다. 내가 너를 죽였으면 상대방은 즉각적으로 아웃되는 게임이다. 요새 나온 FPS에는 탄도학이 존재해서 총알의 출발과 도착 시간이 있는데, 우리는 즉각적인 반응성에 최적화됐다.
사실 이런 반응성에서 오는 쾌감이 분명 있다. 내가 상대를 이겼을 때 실력으로 제압한 느낌이 극대화된다. 아직도 <서든어택>이 선택받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서든어택> '쏴바이벌'에 어떤 업데이트를 진행했나 되돌아보자.
김성하 사업팀장: 12월 초부터 겨울 업데이트를 시작했다. 전야제 느낌의 이벤트를 진행하고 12월 12일에 '아포칼립스'라고 부르는 재난 생존 모드를 1차로 업데이트했다. 이어서 1월 초에 '2020 시즌'이라고 하는 시즌 한정 계급과 배틀패스인 '서든패스'를 동시에 시작했다.
1월 말에는 '제3보급구역'이라고 하는 서든어택의 대표맵 '제3보급창고'를 배경으로 한 생존모드를 업데이트했다. 2월 중순에는 각종 신비한 힘을 이용해 대결하는 라운드 폭파미션 '갓모드'라는 모드를 론칭했고 오늘(2월 27일) 프로모션 이벤트로 막을 내렸다. 접속하고 플레이하면 다양한 보상을 주는 이벤트였다. 김민아 아나운서의 캐릭터도 추가됐다.
# '생존'의 절실함과 배틀패스의 영리함으로 이뤄낸 <서든어택> 역주행
'클린어택' 때도 그랬고, 최근 <서든어택>은 개월 단위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공개하고 거기에 일정을 맞추고 있다. '클린어택'의 모토가 '클린'이었다면, 이번 '쏴바이벌'의 키워드는 무엇인가?
김태현 기획팀장: '생존'이다. 게임에 생존모드가 추가된 것도 있지만, <서든어택>이 겨울에 잘 생존하자 이런 의미도 있다. 넥슨 셔틀버스 래핑할 때 그 '생존'을 카피로 쓰기도 했다. 이렇게 저렇게 우리의 염원이 담겨있는 캐치프레이즈다.
판교에 다니던 넥슨 셔틀버스 (넥슨지티 제공)
전에도 <서든어택>에 생존모드가 있지 않았나? 이번 생존모드 '제3보급구역'이 유달리 관심을 많이 받은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김성하 사업팀장: 최초의 생존모드가 2015년에 추가됐고 이후 몇 차례 업데이트가 진행됐다. 그렇지만 옛날에 생존모드는 하는 사람만 하는 모드였다. 클랜전이나 보급창고 공방 돌리는 분들은 그것만 하고 생존모드 하는 분들은 생존모드만 했다.
이번에 '생존'을 키워드로 잡으면서 생존모드를 더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 <서든어택>을 대표할 수 있는 포인트를 가져왔다. 바로 '제3보급창고'다. '제3보급구역'에는 보급창고를 포함해서 <서든어택>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은 맵들을 재조직했다. 이 덕분이 유저분들이 익숙한 맵에서 생존모드를 즐길 수 있게 됐고, 빠른 적응으로 나타났다.
<배틀그라운드> 등 배틀로얄 장르가 히트한 이후 '생존'게임의 룰이 익숙한 것이 됐다. 생존이라는 새로운 목적이 부여되면서 파밍의 재미도 생겨났고 템포도 빨라졌다. 그러면서 앞서 말한 <서든어택>만의 재미가 있기 때문에 인기를 끈 게 아닌가 한다.
말한대로 <배틀그라운드>가 이미 시장을 꽉 잡고 있지 않은가? <서든어택> 생존모드만의 차별화되는 재미요소는 무엇인가?
김태현 기획팀장: 어떻게 하면 더 명시적으로 <서든어택>만의 재미를 알릴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 기존에 서비스되고 있는 배틀로얄 게임보다 훨씬 더 <서든어택>스럽게 튜닝된 생존 모드를 제공하고 있어 인기를 끌고 있지 않은가 한다.
가령 제3보급구역에서 HP가 500이다. 다른 게임이 100인 것보다 5배가 많다. <배틀그라운드>에는 탄속이 존재해 기본적으로 상대를 맞추기가 어렵다. 상대를 맞추기 어렵다는 걸 이미 감안하고 플레이하는 셈이다. 그렇지만 <서든어택>은 그렇지 않다. 더 많은 체력에서 쏴서 맞추거나 이를 피하고 그 과정에서 파밍을 할 때 <배틀그라운드>에는 없는 직관적인 재미를 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 게임은 옛날 엔진으로 구현되어있어서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떨어지는 걸 구현하기 쉽지 않다. (웃음) 우리도 대기 시간에 9개의 구역을 나눠서 어디서 게임을 시작할지 스타팅 포인트를 직접 고를 수 있다. 비행기에서 떨어지는 것보다 경쟁자들의 선택을 직관적으로 보고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의 자기장에 해당하는 요소가 제3보급구역에서는 모래 폭풍이다. 기존의 배틀로얄 게임들은 자기장이 줄어드는 범위가 한정되어있는데 우리의 모래 폭풍은 그 범위 자체가 광범위하다. 이 원에 계속 들어가면 안전할수 있다는 게 아니라, 원의 정중앙에 있덜하도 모래 폭풍이 다른 곳으로 가버리면 따라서 이동해야 한다. 이에 따라서 빠른 템포의 전투가 더 자주 일어날 수밖에 없다.
배틀패스 '서든패스'를 기획한 배경은 무엇인가?
김태현 기획팀장: 게임이 15년이나 되다 보니 유저들에게 제공하는 목표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칭호 시스템이 있다. 그런 목표 콘텐츠들이 쌓이게 됐다. 노력을 들여서 특정 기준에 도달했을 때 특정 아이템을 주는 요소들이 너무 많아졌고, 유저들은 이미 보상을 가지고 있거나,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서든어택> 유저들이 게임을 달릴 이유가 퇴색됐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포트나이트>의 배틀패스 대박 사례를 눈여겨봤고, 과거 모바일게임에서 자리잡은 모델들을 살펴봤다. FPS 게임에서 배틀패스가 유저들의 사랑을 받는 시스템이라고 느낀 순간 우리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시즌 1 때는 최대한 기존에 있는 배틀패스를 도입하는 데 방향을 맞췄고, 시즌 2 때는 시즌 1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든어택>스럽게 BM을 맞췄다. 그리고 이번(시즌 3)에 들어 <서든어택>스러우면서도 매력있는 서든패스를 만들지 않았나 한다.
김성하 사업팀장: 2018년부터 <서든어택>의 보상 구조와 관련한 논의를 계속해왔다. 그 과정에서 <서든어택> 유저들을 코어, 라이트, 미들로 나눴고 이들 그룹에 해당하는 유저분들을 초청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때 받은 피드백 중 하나가 "클랜전은 재밌는데 나머지 콘텐츠는 왜 하는지 모르겠어요", "보급이나 듀오 말고 다른 건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요"였다. 게임을 오래 즐기신 분들도, 라이트하게 즐기시는 분들도 같은 피드백을 주셨다.
그래서 <서든어택>의 플레이 목표와 가이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서든패스를 기획하면서 로비를 뜯어고치고 플레이어가 즐길 콘텐츠를 직접 덩어리로 묶어서 전해줬다. 그 위에 배틀패스라는 시스템을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게 됐다.
로비를 뜯어고쳤다?
김태현 기획팀장: 예전부터 <서든어택>을 즐기신 분들이라면 서버에 들어가자마자 뜨는 방 목록들이 기억에 남을 것이다. 고민 끝에 그걸 뒤에 놓고 게임 플레이의 목표를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UI를 전면에 추가했다.
시즌 계급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김태현 기획팀장: 예전에는 육각형 배경에 날개 모양을 드렸는데 이번 시즌엔 움직이는 별로 바꿨다. 이전에는 60%의 유저들이 시즌 계급을 사용했는데 이제는 75%가 넘는 유저들이 시즌 계급을 사용하고 있다. 확실히 계급으로는 별이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웃음) 시즌 계급은 메인 요소까지는 아니지만, 우리가 가진 콘텐츠들이 강점이 있다면 '달려야 하는 목표 중 하나'로 잘 작용하는 것 같다.
실제 유저들이 얼마나 서든패스를 이용했는지 말해줄 수 있나?
김성하 사업팀장: 요즘 <서든어택>을 플레이하는 분이라면 모두 패스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퀘스트 개념으로 공방, 클랜전, 랭전, 생존모드, 도전 이렇게 다섯 덩어리로 목표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 테두리 안에서 한두 판만 게임을 해도 보상을 얻게 된다. 유저분들 사이에서 이런 경험이 쌓이다보니 가면 갈수록 퀘스트 참가율이 늘어나고 있다.
유료로 패스를 구매하면 추가 보상을 더 풍성하게 지급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니, 패스를 구매해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분들이 2배 이상 늘어났다. 우리가 패스의 참여 허들을 조정하고 적지 않은 보상을 주면서 통합적으로 게임 이용의 가이드도 되고, 보상 지급 창구 역할도 했다. 아직 개선이 필요하지만 서든패스는 현재 게임에 잘 녹아들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시즌이 7~8주 정도 지났는데, 그동안 접속한 유저들의 50%가 패스 레벨을 11레벨 이상 올렸다. 이 정도 되면 적당한 만족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 2020년 <서든어택>의 로드맵... "핵도 잘 잡겠다"
서든어택의 강점이라면 클랜으로 이뤄진 끈끈한 커뮤니티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재밌는 일화를 소개해줄 수 있나?
김성하 사업팀장: <서든어택>의 고유한 강점이라고 볼 수 있다. 여러 목적을 가진 클랜이 많다. 게임을 잘하고 싶어서 모인 클랜이 있는가 하면 게임을 못해도 보이스챗으로 소통하면서 재밌게 친목하는 클랜이 있다. 지역 기반, 연령대 기반 클랜도 있다. 이런 클랜들의 성격이 제각각이라서 뭉뚱그려 하나로 보고 있지는 않다. 올해는 클랜이나 커뮤니티의 기반을 다시 정비하고 서포트하려 한다.
우리가 대회를 많이 여는데 예전에 회사 입사했던 분 중에 <서든어택>에서 큰 클랜의 운영진이었던 분 이있다. 그 분 닉네임이 널리 알려진 네임드였는데 유저들이 직원 아이디인 걸 알고 게임하고 있으면 "일 안 하고 게임한다"고 신고하는 사례가 있었다. (웃음)
서든어택의 2020년 로드맵을 소개해달라.
김성하 사업팀장: 지난여름부터 하나씩 투입하던 기능들에 대한 반응이 나쁘지 않다. 기본적으로 아직 시즌 시스템 도입이 반년밖에 안 됐기 때문에, 이 시스템의 개선과 안착을 하는 게 우선 과제다.
콘텐츠 측면에서도 제3보급구역이 생존모드와 유명 맵의 결합을 이뤄냈듯이, <서든어택>만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새로운 것들을 고민하고 있다. 새로우면서도 익숙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것들 말이다.
앞서 말했듯 클랜에 대한 지원을 많이 하려 한다. 클랜이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장치로 작동하기를 희망한다. 클랜원들이 다시 뭉칠 수 있도록 하겠다. 각종 대회가 나름 주목을 많이 받았던 콘텐츠인데, 지금은 많이 가라앉았다. 대회의 재도약도 생각하고 있다.
왜 사람들이 PC방에서 <서든어택>을 할까?
김태현 기획팀장: <서든어택>은 과거보다 파티라는 개념이 상당히 강화됐다. 생존모드도 3명이 하나의 게임을 하므로 혼자서 하는 것보다는 친구들이랑 같이 하는 게 더 재밌다. 또 <서든어택>의 클랜전이 최고 강점이기 때문에 PC방 이용과 자연스럽게 연계된다.
<서든어택> 하면 연예인 모델 캐릭터가 생각난다.
김성하 사업팀장: 예전에는 연예인 모델 캐릭터가 <서든어택> 매출의 핵심적인 요소였다면 최근에는 그것보다 개념이 확장됐다. <서든어택>에서 한 달에 한 번꼴로 연예인 캐릭터를 출시하면서 이제는 꼭 사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의 한 축이 됐다. 굳이 캐릭터를 구매하지 않는 분들이라고 하더라도 전장에서 연예인 캐릭터를 같이 보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든어택>에 추가된 김민아 캐릭터
월간 잡지의 표지 모델이 생각난다. 그렇지만 한편에서는 "꼭 연예인 캐릭터 도입에 집중해야만 하느냐"라는 이야기도 한다.
김성하 사업팀장: 그런 시각이 없진 않을 거다. 유저 입장에서 연예인 모델은 필수 요소가 아니니까. 그런데 또 다른 사람이 쓰고 있으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고,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도 않기도 하다. 연예인 캐릭터에 관심이 없거나 구매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단순히 연예인에만 포커싱을 맞추는 게 아니라 BJ나 만화 캐릭터, 웹툰 캐릭터로도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시너지가 잘 날 것 같은 방향으로 콜라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서든어택>의 연예인 캐릭터가 일종의 시그니쳐로 받아들여지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당장 계획에서 제외할 계획은 없다.
끝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김성하 사업팀장: 15년이 된 게임인데 지금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즐겨주시고 있어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런 부분이 감사를 넘어서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래픽도 좋고 더 깔끔한 게임들이 많음에도 오랫동안 <서든어택>을 즐겨주셔서 진심으로 고맙다.
겨울 업데이트를 준비하면서 '뉴트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지금 <서든어택>이 보여주고 있는 지표도 어쩌면 뉴트로 열풍의 일종으로 볼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유저들이 좋아하던 전장에 새로운 모드를 넣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새것과 익숙한 것의 조화를 통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게임이 되겠다.
김태현 기획팀장: 나는 <서든어택>을 오픈베타 때부터 했던 유저다. 초창기 기획자는 아니지만 게임의 골수 팬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느꼈던 재미, 지금도 느끼고 있는 그것을 절대 변하지 않도록 하겠다. 완전히 새로운 요소보다는, 여러분들이 <서든> 스러운 재미를 즐기시도록 노력하겠다. 나만 재밌는 건 쉬운데 다른 사람들도 같이 재밌는 건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인터뷰를 할 때마다 "핵이나 잡으라"라는 따끔한 충고를 주시는데, 지금도 정말 최선을 다 해 대응을 하고 있다. 열심히 잡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