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9일 스팀에 얼리 억세스로 출시한 사우스포게임즈의 <스컬>은 출시 전부터 '될성부른 떡잎'으로 잘 알려졌다. 네오위즈를 만나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소개되기 시작한 <스컬>은 출시 직후 ‘전 세계 최고 판매 게임’ Top10에 진입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우스포게임즈 박상우 대표는 스컬을 교체하며 벌이는 독특한 플레이 스타일, 선악구도의 반전 등 <스컬>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또, 얼리 억세스 단계인 만큼 완성도를 높이면서 보다 다양한 콘텐츠도 계속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스컬>이 전세계 게이머로부터 좋은 이야깃거리가 되는 게임이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회사는 당분간 스컬 개발에 매진하며, PC 정식 버전 이후 콘솔 버전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모바일버전 역시 검토 중이다. 디스이즈게임은 출시 이후, 어렵게 사우스포게임즈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디스이즈게임: 작년 여러 경로를 통해 주목 받은 이후, 지난 19일 얼리억세스로 출시됐다. 개발 과정부터 출시 준비까지, 그간 과정을 돌아본다면.
박상우 대표: 얼리 억세스까지 수많은 돌발상황이 있었다. 그 중에는 프로토타입 당시에는 탑뷰였는데, 여러모로 부족하다고 생각해 폐기하기도 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밖에도 크고 작은 수많은 돌발상황이 있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이를 통해 우리 팀이 빠르게 성숙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19일 출시 후 ‘전 세계 최고 판매 게임’ 탑 10에 진입했다. 소감이 어떤가? 더불어, 어떤 부분에서 팬들이 열광했다고 생각하나?
얼리 억세스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성적을 거둔 것은 전세계 유저가 <스컬>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은 정식 서비스 단계가 아니기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얼리 억세스를 통해 유저와 게임의 완성도를 높일 것이다. 정식 출시 이후 탑 1도 해보고 싶다.
익숙하지만 독특한 컨셉이 팬들을 열광시켰다고 생각한다.
<스컬>이 갖는 익숙한 조작방식과 시점, 픽셀아트 그래픽, JRPG 클리셰를 기반으로 하는 스토리는 유저에게 굉장히 익숙한 요소다.
여기에 선악구도의 반전, 다양하고 매력적인 해골 캐릭터가 가미됨으로써 <스컬>은 경쟁력을 갖게 됐다. 호응을 보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PC, 콘솔로 플랫폼을 택했는데, 이정도 많은 인기를 얻은 것을 보면... 모바일로 내도 괜찮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도 든다. 어떻게 생각하나?
물론이다. 언젠가 꼭 모바일에서도 <스컬>을 선보이고 싶다. 그러나 단순 포팅만 해서 모바일에 출시하고 싶지는 않다. <엑시트 더 건전>처럼 모바일 환경에 맞춰 원작을 살린, 완전히 새로운 게임으로 출시하면 좋을것 같다.
출시 전 단점을 보완했다고 들었다. 어떤 점들이 보완됐나? 더불어 현재 근황에 대해 알려준다면.
밸런스부터 스컬, 아이템 정수 등 콘텐츠 추가, 편의성 개선이 대부분이다. 아직 정식 버전은 아니기에, 기본적으로 유저 의견을 적극 참고하고 있다. 특별한 근황은 없다.
작년 네오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어떻게 함께 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스컬> 데모버전을 공개하고 얼마 뒤 연락을 받았다. 연락 받기 전까지는 자체 퍼블리싱을 검토하고 있었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퍼블리셔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출시와 운영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디게임을 잘 아는 퍼블리셔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던 가운데 네오위즈가 <스컬>에 대한 관심을 표했고, 열정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돼 함께 하게됐다.
로그라이트와 플랫포머는 반복을 통한 성장, 이후 조금씩 완화되는 난이도가 특징인 것 같다. 이제와서 꺼내기에는 이상할 수 있겠지만(?), 왜 이런 장르를 시도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간단하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시도했다(웃음). 팀원 모두 로그라이트, 플랫포머 장르를 좋아하고 또 이를 분석하기를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다.
더불어, 게임 개발 과정에서 있었던 여러 개발 에피소드가 있다면 알려달라.
앞서 첫 질문에서 답변하기도 했는데, 프로젝트 초기에 8개월에 걸쳐 제작한 탑뷰 버전의 프로토타입의 폐기를 결정했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 수익도 없던 상태여서 정말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최근 얼리 억세스 단계에서도 하나 있었는데, 릴리즈 1시간 전에 갑자기 스팀 서버가 먹통이 돼서 빌드를 업로드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더라. 업로드는 해야 하는데 서버는 돌아가지 않고. 결과적으로 다행히 조치돼서 잘 올라올 수 있었지만, 팀원 전원이 발을 동동 구르던 일이 생각난다.
게임에서 '비틀었다'고 여겨지는 것이, 대표적으로 영웅에서 최약체 몬스터인 해골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겠으나 그보다는 해골의 스컬를 교체하며 성장해 가는 재미를 조금 다르게 준 점이 더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이에 대한 생각은?
용사와 마왕의 대립에 대한 클리셰를 비틀고 싶었다. 많이 시도되지 않기도 했는데, 이 과정에서 해골을 선택했다. 다양한 몬스터를 고려했으나 액션 요소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을것 같았다.
해골은 여러 매체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연출된다. 멋진 모습의 여러 해골 캐릭터로 게임을 즐기고 싶었기에, 다양한 해골 캐릭터를 성장요소로 채택했다.
스컬 교체로 추구할 수 있는 다양한 액션 스타일과 콤보 조합, 거기에 무작위로 부여되는 스킬 조합 등을 보면 액션 스타일을 하나하나 고민하고 구현하는데 제법 시간을 들였을 것 같다. 더군다나 퀄리티에도 제법 힘을 줬고. 준비된 해골 스컬가 20종이라고 들었다. 여러 스컬가 있겠지만, 가장 힘들었거나 혹은 애정이 가는 등의 스컬가 있다면.
위에서 답변했듯, 다양한 공격 스타일, 방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뭔가 확연하게 달라지는 부분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스컬를 교체하는 방식을 택했다. 각각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지만, 고민한 만큼 매력 있는 스타일들이 나와서 다행으로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애정이 가는 스컬로는 '스켈레톤-검'을 꼽고 싶다. 일반 등급의 스컬이지만, 뛰어난 조작감과 또렷한 개성이 엿보이는 스킬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우리 팀의 개발 철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더 얘기하면, 묵직한 대검 액션과 대쉬 캔슬을 활용해 높은 DPS를 뽑을 수 있는 버서커 스컬도 좋아한다.
추후 패치나 업데이트를 통해 여러 스컬를 추가해도 좋을 것 같더라. 컬래버를 한다던지, 퍼블리셔인 네오위즈와 상의한다던가. 어떻게 생각하나?
물론 계속해서 다양한 스컬을 추가할 예정이다. 여럿 준비되어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더불어, 게임 컨셉 특성상 다른 게임이나 문화 콘텐츠의 캐릭터와 컬래버를 하기도 좋다고 생각한다. 평소 좋아하던 여러 캐릭터들에 대한 우리의 시각과 철학을 반영하여 <스컬>에 재탄생 시킬 수 있다면 굉장히 즐거운 작업이 될 것 같다.
게임을 하면서, 진행에 크게 고민이 들지 않더라. 맵 당 플레이 시간도 짧은 편이고. 어떻게 적들을 효율적으로 사냥하면 될까에만 집중하면 되더라. 지나치게 단순해져도 안될 것 같고. 진행 구성이나, 난이도 조절에 대해 고민한 점을 듣고 싶다.
가능한 플레이어의 액션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을 진행했다. 무작위 성장 요소에 따라 유저는 매 플레이마다 새로운 성장곡선을 그리게 될 것이며 때때로 급격한 성장을 이루어 강력한 힘을 뽐낼 수 있는 구간이 생길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또, 유저가 선택적으로 위험을 감수하고 진행할 수 있는 도전적인 콘텐츠를 제공하여 현재 자신의 캐릭터가 가진 힘과 컨트롤 실력을 뽐낼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게임의 주적(?)은 영웅 혹은 선의 세력인가? 게임을 플레이 해보면 곳곳에 등장하는 병사 외, 유그드라실이라던지, 일반 나무형 적이라던지. '선'이라기엔 너무 악랄해보여서 오히려 이들이 악당 같더라.
정확히는, 게임의 주적은 '인간'이다. 엔트나 위그드라실 같은 마족 생명체들은 모두 인간들에 의해서 유저에게 적의를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세계관, 배경설정 등을 유저에게 전달하기 위해 연출요소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맵이 무작위로 구성되는것 같던데, 어떤 원리로 작동되며 경우의 수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미리 만들어져 있는 맵들이 스테이지를 생성하는 조건에 알맞게 배치되는 방식이다. 특정 맵은 스테이지에서 등장하는 타이밍이나 확률 등도 기획단계에서 직접 컨트롤한다.
아울러 유저에게 보다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맵 구성의 랜덤성을 강화하는 시스템 도입을 준비 중이다.
평균적으로 봤을 때, <스컬>의 플레이 타임은 대략 어느 정도인가?
로그라이트 장르 특성상 유저에 따라 플레이 타임에 큰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보통의 실력을 지닌 유저는 1회차 클리어까지 5~8시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후 다회차 플레이 시 게임의 시작부터 최종보스를 클리어하는데까지 평균 1시간 이내의 시간이 요구될 것 같다.
게임에 추가해보고 싶었으나 미처 추가하지 못한, 아쉬운 요소들이 있다면?
글쎄... 추가하고 싶었던 사항들은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다. 여건상 추가하지 못했으나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하고 싶은 요소 중 한 가지를 꼽는다면, 스컬과 아이템, 정수 간의 시너지 시스템을 말씀드리고 싶다.
시너지란 일종의 세트효과로서 보유한 스컬, 아이템, 정수의 종류에 따라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성장 보너스를 일컫는다. 이러한 시너지 시스템은 플레이어에게 계속해서 흥미로운 선택을 요구할 것이며 훨씬 다양한 성장 방향성을 제공할 것이다.
향후 개선되거나, 추가될 콘텐츠가 있나?
당분간은 밸런싱과 스컬, 아이템, 정수 콘텐츠를 늘리는데 집중할 것이다.
이후 위에서 언급한 시너지 시스템을 준비하고자 하며 새로운 챕터와 함께 이야기의 완결, 이를 뒷받침할 스토리 연출 등을 준비해 정식출시 버전으로 게이머 여러분을 찾아 뵙고자 한다.
콘솔 버전 출시 일정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혹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나, 모바일 등 타 플랫폼 출시 계획은?
콘솔 버전은 정식출시 이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모바일은 PC와 콘솔에서 게임이 충분히 다듬어진 후 진출여부를 다시 검토할 것이다.
그 외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플랫폼 등의 출시는 지속적으로 퍼블리셔인 네오위즈와 함께 논의하고 있다.
끝으로, ‘스컬’이 유저들에게 어떤 게임이 되기 바라나? 더불어 사우스포게임즈의 향후 계획도 알려달라.
유저들에게 <스컬>은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는 게임이 되길 바란다. 친구들과 함께, 혹은 랜선 너머 다른 나라의 유저와 함께 게임에 대해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며 수다를 떨 수 있는 좋은 이야깃거리가 되면 좋겠다.
사우스포게임즈는 당분간 <스컬>의 개발에 매진할 것이다. 아직 우리가 생각하는 <스컬>의 완전한 모습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끊임없이 개선하여 시간이 지나도 계속 회자될 수 있는 멋진 작품으로 만들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