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나라: 연>이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화제입니다. 많은 분들이 추억을 찾아 게임을 한 결과, 게임의 초기 매출은 두 모바일 리니지 바로 아래인 3위까지 올라갔습니다.
진정한 <바람> 고인물은 <바람의나라: 연>을 어떻게 볼까요? 연 서버 한 글자 아이디로 유명세를 떨쳤으며, 게임의 최고 전성기인 2005년 가이드를 집필한 <바람> 네임드 흑(강주영)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희귀한 아이디와 각종 레어 아이템을 가지고 있어서 당시에는 "넥슨 직원 아니냐?"라는 의혹에 시달리기도 했던 인물이죠.
기다림 끝에 자신이 예전에 즐기던 연 서버에서 아이디를 만드는 데 성공한 흑은 17일 레벨 60까지 캐릭터를 성장시켰습니다. 그는 구버전 <바람의나라>의 감성을 잘 살렸다며, 모바일 <바람>에 대한 애정 어린 바람도 말해주었습니다. 아울러 흑은 <바람의나라: 연>이 옛날 <바람>처럼 구세대와 신세대를 잇는 창구가 되길 바란다는 희망도 말해주었습니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흑: <바람의나라>에서 흑이라는 아이디로 활동한 강주영이다. 1998년부터 2009년까지 <바람의나라>를 즐겼다. 지금은 게임 업계에 종사 중인 사회인이다.
어떤 가이드북을 집필했나?
흑: 내 앞에 표범이라는 분이 가이드북을 먼저 만드셨다. 게임하면서 같이 알고 지내던 형님인데, 표범 형님이 가이드북을 만들 때 도움을 드려오다가 2005년에 내 이름으로 가이드북을 썼다. 그때 <바람의나라>가 전면 무료화를 선언했는데, 내가 쓴 가이드북이 무료화 기념 가이드북이다. 그때가 <바람의나라>의 최고 전성기였다.
어떤 콘텐츠를 주로 즐겼는지?
흑: 문파나 공성 같은 상위 콘텐츠 위주로 게임을 즐겼다. 예전에는 성의 중앙(심장)을 먹는 싸움이었는데, 이후 6 페이즈의 미션 형식으로 변경됐다. 성문을 깨고, 봉인석을 파괴하고, 신물을 신상에 바치고, 몬스터를 잡아서 드랍된 아이템을 먹고, 마지막에 PK존 일존장에서 최후의 1인을 다투고...
그런 방식으로 점수를 나눠서 상위 문파가 성을 먹는 개념으로 바뀌었다. 때문에 새로워진 공성에 대해서 공략을 할 필요가 있었다. <바람의나라>가 타일 게임이다 보니 제한된 공간에서 오는 전략이 정말 많았다.
충돌이라는 제약이 <바람의나라>에 주는 재미가 각별했다. 다른 플레이어나 몬스터를 넘고 다니는 도적의 비영승보라던지, 길막 같은 것들.
흑: 나는 도적 플레이어였는데 도적이 진짜 재밌는 직업이었다.
옛날 도스 시절에는 강탈이라는 스킬이 있었는데 앞에 있는 사람의 옷을 벗겨서 필드에 드랍시키는 기술이다. 옛날에는 투명 상태에서 상대방의 아이템을 훔쳐보는 바다의빛을 쓰고 강탈을 써서 옷을 벗긴 다음에 노획으로 템을 훔치는 그런 게 가능했다. 옛날에는 도적의 투명 상태를 보려면 도사가 있어야 했다.
지금은 문제가 많아서 강탈 같은 것들은 사라졌지만, 그야말로 도적이었다. 초기 도적은 땅에 떨어진 모든 걸 가질 수 있다는 콘셉트였다. <바람의나라>의 '굴'(사냥터)에는 다른 직업들이 갈 수 없는 지형이 있는데, 그런 곳에 떨어진 아이템을 도적이 비영승보를 타고 넘어가서 먹을 수도 있었다.
기자는 '다꾸' 같은 커뮤니티를 많이 봤는데, 60시간 쿠폰 때문에 가이드북을 사면 꼭 아이템 조합 방법을 살펴봤다.
흑: 맞다. 넥슨이 아이템 조합의 족보 같은 것을 남기지 않아서 가이드북 만드는 사람이 이거저거 실험을 해야만 했다. 별의별 시도를 다 해서 하나 조합에 성공하면 그걸 고용상인에 비싸게 올려놓는다. 그러면 "이 아이템 어디서 났냐?"라고 연락을 무지 많이 받았다. 방법을 안 알려주면 욕도 많이 먹었다. 나를 넥슨 관계자로 아는 사람도 있었다.
옷이나 무기를 만드는 생산도 많이 했다. 생산 승급을 하려면 공성전 재물을 바쳐야 했기 때문에 공성전을 많이 뛰었다. 공성전은 일주일에 한 번만 열리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재료 아이템이 비싸게 팔렸다. 당시 연 서버에서 그런 재료를 원활하게 수급할 수 있었던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
'이 조합 내가 알아냈다'라고 자랑할 만한 게 있는지?
흑: 너무 많아서 기억이 잘 안 날 정도다 (웃음). 생산에 필요한 실이나 단추 같은 것들 조합을 내가 많이 알아냈다. <바람의나라: 연>에서는 어디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지 다 나오지만, 옛날에는 그런 거 없으니까 그냥 구석구석 엄청 돌아다니면서 아이템 줍고 조합 실험해보고 그랬다.
그런 가이드북 덕분에 기자 같은 사람들이 이가닌자의검 노가다도 하고, 10만전 퀘스트도 깨고 그랬다. 또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니까 공략과는 상관없는, 감옥에서 따묵하고 장터에서 자음퀴즈하던 기억도 많이 난다.
흑: <바람> 유저들은 <바람>만의 감성이 있는 걸 알 거다. 그때는 온라인에 친구들이 진짜 많았다. 실제 친구들하고 노는 것보다 <바람> 친구들이랑 노는 게 더 재밌었다. 그냥 뭐 안 하고 캐릭터 어디 세워놓고 채팅만 해도 재밌었던 게임이다. 또 감옥, 장터처럼 플레이어마다 애착이 가는 장소가 있는 게임이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진짜 많이 도와줬다. 지존이 1차 승급 깰 때 아무런 조건 없이 팔괘 모아주던 고렙 유저들도 있었다.
흑: 그랬다. (웃음)
올드 유저로서 <바람의나라: 연>을 플레이한 소감은?
흑: 지금 60이다. 오픈 첫날에 캐릭터를 만들지 못했다. 연 서버 아니면 가기 싫어서 접속을 못 했다. 8시 되자마자 켰는데 실패했다. 조금씩 아이디 생성이 풀렸는데, 기다렸다가 아이디를 만들었다.
맞다. 기자도 연 서버가 '간지'라고 생각해서 기다렸다가 실패했다.
흑: 모바일 MMORPG 나오면 1서버에 신규 생성 풀었다 잠갔다 하는 거 알지 않나. <바람의나라>처럼 오픈 초기에 1글자 닉네임을 설정할 수 있게 만든 것도 구현됐었는데 원하는 이름을 갖진 못했다. 옛날엔 '뭐뭐 짱', '삐삐머리 뭐뭐' 이런 식으로 닉네임을 많이 만들어서 한 글자가 주는 임팩트가 강했다.
60까지 키웠는데 어떻던가?
흑: 60까지는 게임을 한다는 느낌은 많지 않았다. 모바일이 다 자동을 지원하고 터치로 컨트롤하는 것도 쉽지 않더라. 키보드로 하는 손맛이랑 터치로 하는 손맛이 확실히 다르다. 감성은 확실히 구버전이었다. 모바일로 구버전 <바람>을 보니까 옛날 감성은 확실히 나더라. 무기 같은 것들도 신버전의 매끄러움보다는 도트의 감성이 잘 살아났다.
구버전/신버전 당시 어떤 입장이었나? 신버전에서만 추가된 오브젝트들은 구버전에서 물음표(?) 박스로 나오지 않았나.
흑: 신버전 통합을 반대했다. 간담회까지 쫓아가고 그랬다. 나중에는 구버전은 못 들어가는 곳도 생겼다. 적응하고 하니까 할 만해졌지만, 감성적인 면은 확실히 줄었다. 그때 접은 사람도 굉장히 많았다.
그러면 <바람의나라: 연>이 제공한 사냥의 재미는 어떨 것으로 보는가?
흑: 레벨 70부터 그룹사냥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CBT 때 그랬는데, 진짜 그쯤 되면 혼자 사냥하기 힘들 걸로 보인다. 오토로는 안 되는 구간이 분명 발생할 거고 나는 아직 60이라서 파티도 안 하고 채팅도 안 하고 혼자서 쭉 민다. 70부터는 격수들(전사, 도적)이 도사와 친분을 쌓으려고 노력해야 할 거다. 상위 랭킹을 보니 도사가 너무 없더라. 그 말인즉슨 <바람의나라>처럼 도사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뜻이다.
도사는 아마 초반에 키우기 어렵겠지만, 나중에 가면 귀족이 된다. 레벨 30부터 허들이 온다던데, 딜이 안 나와서 사냥이 안 된다더라. 나머지 직업은 60~70까지 혼자서 쭉쭉 밀 수 있는데 말이다. 그 구간에서 아무도 도사를 케어해주지 않는데, 상황은 금방 역전될 것이다.
<바람>은 도사가 없으면 안 돌아가는 게임인데, 그룹 사냥에서 도사가 추가 경험치 이상의 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옛날에 호박을 도사에게 양보했던 것처럼. <바람의나라: 연>은 아이템 드랍식이 아니라 귀속식으로 했는데 왜 그랬는지 궁금하다. 도사한테 미리미리 잘 챙겨주는 게 중요하다. 그 이후가 이제 손 컨트롤 승부다.
<바람의나라>가 상당한 컨트롤 게임 아닌가? 주술사로 보면, 동동주 먹어가면서 마비, 중독, 저주 돌리고 첨마법으로 딜 넣고, 아이템 줍고, 다른 사람들 오면 '사냥 중'이라고 채팅도 해야 하고, 격수 끼고 가는 거면 격수 힐까지 챙겨줘야 한다.
흑: PC <바람의나라> 했던 분이 손이 얼마나 바쁜 게임인지 알 거다. 그 모든 걸 다 해내는 게 실력이라고 믿는다. 나는 <바람의나라>의 사냥이야말로 '동시성의 정수'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정신없이 게임을 해야지 게임을 했다는 느낌이 있다. <바람의나라: 연>은 모바일이지 않나? 그렇게까지는 복잡할 수 없을 것 같기는 한데, 아직 파티사냥을 많이 못 해봤다. 손 컨트롤이 잘 될지 궁금하다.
<바람의나라: 연>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흑: 그간 도적을 계속해왔는데 투비(투명+비영승보)는 구현이 됐지만 캐릭터들끼리 충돌을 지원하지 않으면서 그 성격이 많이 죽었다. 모바일이고, 화면도 작아서 그럴 수 있는데 칸 게임에서 칸의 의미가 없다 보니 도적의 맛이 떨어진다. 다른 의미로 전사들이 몹을 땡겨오는 로직도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하다. 그거 컨 잘하는 분들은 4칸을 딱 맞춰서 몹을 땡겨오는데 모바일에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PVP 등 충돌을 지원하는 전장이 있다고 한다. 스킬 배우는 게 너무 쉽지는 않았나? 기자는 옛날 방식대로 아이템들을 모아서 스킬을 배우게 하는 게 성취감이 들 거 같은데, 스킬 배우는 게 너무 쉬워서 괴리감이 느껴졌다.
흑: 나는 오히려 스킬 배우는 게 쉬워서 좋았다.
도사와의 사냥 밸런스, 컨트롤의 재미가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보려면 장기적으로 유저들의 플레이가 고도화되는 시점을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흑: 게임 서비스 초기인데 계속 지켜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너무 일찍 변신이나 환수 같은 요소가 나와서 아쉽긴 하다. 대신에 다양한 룩을 추가시키는 게 좋지 않았을까?
게임의 초기 반응이 뜨겁다. <바람의나라>를 오랫동안 깊게 즐겼던 입장에서 소회가 남다를 텐데.
흑: 옛날에 <바람의나라>는 대부분의 콘텐츠가 지존부터 시작이었다. 하루 종일 사냥해도 경험치가 쥐꼬리만큼 오르던 시절이 있었다. 또 레벨 90부터 레벨이 엄청나게 안 오른다. 그때부터 경험치를 팔 수 있었는데, 그때 경험치를 바로 파는 사람들이 있었다. 결국 잘못된 선택이었고.
옛날에 지존이 되려면 1달이나 60일 정도 걸린다. 그 끝에 99(지존 레벨)를 찍으면 갈 수 있는 곳도 많아지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진다. 그들 중에 그룹이 생기고 문파가 만들어지고 콘텐츠가 이어지는 그림이다.
그런데 <바람의나라: 연>은 콘텐츠 소모 속도가 너무 확확 나간다. 벌써 100레벨 넘어간 사람들이 있다. <바람의나라>는 사실 느긋한 감성으로 즐기다가 새 콘텐츠 소비하고 그러는 건데. 지금은 너무 우다다다 달리고 "언제 새 거 주나" 할 거 같다. 요새는 모바일이 워낙 많고 콘텐츠 소모 속도가 확확 나가다 보니 유저들이 성격이 급하다.
도삭산을 100층씩 오픈해야 하나? (웃음)
흑: <바람의나라>는 새로운 존이 생길 때마다 엄청 고생하는 게임이었다. 이야기한 도삭산도 1층부터 올라가기 시작해서 100층 단위로 포인트를 찍을 수 있었다. 그게 또 나름 공략하는 재미가 있는 콘텐츠였다. "이거는 어떻게 해야 한다", "이렇게 가면 피해갈 수 있다" 같은 노하우가 쌓이는 과정도 중요하다.
<바람의나라>가 그런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잘 이루어졌던 게임이다.
흑: <바람의나라>가 유대감이 굉장히 센 게임이다. 같이 게임하는 사람끼리 많이 챙겨주던 게임이다. 모바일에서는 내가 폰이 안 좋아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채팅이 불편했다. 솔로잉을 많이 하기도 했고. 세로로 채팅을 할 수 있게 한 건 좋았다.
세로 모드 채팅도 그렇고, 단톡방 기능도 그렇고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갖춰두기는 했는데 실제로 게임 안에서 유저들이 그런 기능들을 사용할지는 다른 문제 같다. 원작 유저로서 원작 재현을 잘한 점과 차이가 있는 점을 꼽는다면?
흑: 일단 신버전 느낌이 아니라 구버전 느낌으로 간 거는 반갑다. 도트를 새로 다 찍었을 텐데 정말 고맙다. 앞으로도 이렇게 갔으면 (도트로 업데이트를 해줬으면) 좋겠다. 사실 요새 그래픽 좋은 게임들 많은데, 배경 같은 요소들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모바일 게임에서 나뭇잎 흔들리는 효과 같은 걸 보면서 엄청나다고 느끼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에겐 <바람의나라>의 세계는 탐험하는 맛도 나고, 애착 가는 장소도 많은 게임이라서 그런 느낌을 그대로 이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한두고개 같은 곳들을 그대로 살려놓은 것 보셨나?
흑: 봤다. 게임이 옛날 향수를 자극하고자 한다면 진짜로 옛날에 있었던 명소들을 잘 구현해줬으면 한다.
게임 초반부 유료 아이템은 어땠나?
흑: 개인적인 의견인데, 게임이 초반에 먼저 뽑아놓고 시작해야 하는 것들이 있더라. 제대로 안 알아보고 '이 정도 있으면 편하게 키우겠다' 생각하고 샀는데, 초반 효율이 안 좋았다. 경험치 추가 옵션이었는데, 딜이 안 나오니까 경험치 버프가 별로 중요한 게 아니더라.
그렇게 사람들이 초반부터 달릴 수 있게 설계를 해놓은 게 좀 아쉽다. 이러다가 콘텐츠가 밀리지는 않을지. 유저가 제작하는 아이템과의 밸런스는 잘 맞을지 우려도 있다. 게임을 편하게 하기 위한 차원의 과금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긴 한다.
디바이스의 한계도 분명하고, 게임의 핵심 타겟층이 예전만큼 게임을 달리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흑: 그래서 그런 기능들이 필요는 하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거는, 속도를 좀 느리게 만들어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면서 렙업을 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벌써 100 넘은 사람이 등장하고, '얼마 박고 시작하겠습니다' 같은 것들이 콘텐츠가 되는 상황이다.
그래도 내 생각처럼 옆길로 새는 분들이 없진 않았다. 뢰진도 만들러 다니는 분들도 있긴 하던데, 뢰진도 어디서 나왔냐고 채팅하니까 아무도 대답을 안 해주더라. 그중에 한 사람이 이거 퀘스트 아이템이라고 찾아보라고 이야기해줘서 알았다. 나중에 70레벨이 되면 그런 퀘스트들을 좀 깨볼까 한다. 육성하는 분들은 육성을 하시겠지만, 꾸준히 길게 갈 수 있는 콘텐츠가 천천히 나왔으면 좋겠다.
각인, 변신, 환수에 대해 원작과 비교해서 평가하자면?
흑: 먼저 각인. 각인은 보니까 몇 개 없어서 괜찮은 거 같더라. PC <바람>에서도 있던 부분인데, 초반에는 각인이 그렇게 필요 없다. PC <바람>에 제조가 나오고 제작 스킬, 생산 이런 쪽이 추가되면서 생산 안에서 강화라고 따로 있었다. 강화 스킬을 올리면 부적을 만들 수 있었는데, 생산장인들이 자주 하는 일이었다. 이게 상품화된 거라고 보면 된다.
PC에서 각인은 아무나 못 하는 그런 시스템이었는데, 유저들이 접근하기 좋게 만들었다는 생각이다. 다양한 각인 효과를 적용해보면서 캐릭터 간 스킬 밸런싱 하는 효과도 있고, 자기 캐릭터 육성 방향에 맞는 조합을 시도해볼 수도 있을 거다.
변신은 <바람의나라: 연>에서 해본 적 없지만, 게임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3차승급 때 보스 몬스터를 잡으면 그 몬스터랑 똑같이 변신하는 마법을 줫던 기억이 난다. 변신시약을 써서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그런 기능도 있었다. 룩의 다양성 측면에서 변신 시스템이 있는 건 좋은데 이걸로 캐릭터의 능력치가 바뀌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나랑은 안 맞는다.
환수는 개인적으로 PC <바람> 때도 조작이 힘들어가지고 잘 못 다뤘다. 환수 조작하려면 키 세팅이 엄청 힘들었는데, 나중에는 엄청 세져서 안 할 수가 없었다. 나는 환수가 너무 많지 않으면 들어가도 좋다고 본다. 나중에 나왔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도 있긴 한데, 원래 <바람>의 환수라는 게 딱 하나 골라서 진득하게 고르는 시스템이었다. 거북이 키우기 시작했으면 나중에 현무까지 키우고, 뱀을 청룡까지 올리는 그런 거였다.
환수를 끝까지 성장시키면 각각의 롤이 있었는데 지금은 환수의 종류가 너무 많다. 일반은 다들 안 쓸 거 아닌가? 믹서기에 넣고 갈아버리는 환수가 없었으면 좋겠다. 버려지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환수를 같이 육성할 수 있었으면 어떨까?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한다.
흑: 꼬꼬마 시절에 했던 분들 이제 다 30~40대다. 그분들이 이제 구매력을 가지고 하드하게 게임을 하실 텐데, 솔직히 말하면 남녀노소 누구나 옛날 <바람의나라>처럼 <바람의나라: 연>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꼬꼬마 때도 게임 안에서 어르신들과 채팅을 굉장히 많이 했다. <바람의나라>가 그런 게임이다. 앞으로 <바람: 연>도 구세대와 신세대를 이어주는 그런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