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올해 국산 게임 기대작으로 <디스테라>를 뽑기로 했다.
최근 리얼리티매직이 만들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디스테라>의 알파 테스트에 참가했다. 굉장히 재밌는 게임이었다. 짧은 체험 기간이었지만, 생존 게임에 내밀한 내러티브를 담으려 했다는 점과 SF 세계관을 구현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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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 게이머들이 가슴 속에 새긴 격언이 있으니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기자의 본분으로 돌아와 이 게임을 누가 만들었는지부터 알아보기로 했다. 만드는 사람의 '근본력'을 본다면 기대의 근거가 붙을 것 같았다.
리얼리티매직은 FPS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 모인 기업이었다. 아직 널리 알려진 타이틀은 없지만, <헉슬리 온라인>, <블랙스쿼드>, <포인트블랭크> 출신의 개발자 서른 명이 모여 <디스테라>를 만들고 있다. 그간 VR 아케이드 게임으로 기를 모았던 이들은 <디스테라>의 글로벌 성공을 목표로 게임을 개발 중이다.
회사를 이끄는 김성균 대표는 차분한 목소리로 <디스테라>가 결코 설렁설렁 만드는 게임이 아니라는 듯, 게임의 이모저모를 설명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 "세계 멸망에 대한 영화를 수십 편씩 보고 있다"는 김 대표와 인터뷰를 나눴다.
디스이즈게임: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리얼리티매직 김성균 대표: 리얼리티매직의 김성균 대표라고 한다. VR 관련 인터뷰를 한 적 있지만, 게임으로 인터뷰를 하는 건 처음이다. 2016년에 회사를 세웠다.
VR?
리얼리티매직은 주로 아케이드 사업장용 VR 게임을 만들어왔다. 멀티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고민하다가 <디스테라>를 만들기로 했다. 개발팀 구성원들이 원래 오랫동안 FPS를 만들어왔기 때문에 이 쪽으로 확장성을 가질 수 있는 장르가 무엇인지 고민했다.
배틀로얄 장르도 검토했는데, 재작년 말 우연히 생존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렇게 2020년 초부터 <디스테라>를 만들기 시작했다. 기존의 <러스트>보다 슈팅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면서도 진입 장벽을 낮춰서 많은 게이머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FPS 개발자 출신이 많다고 그랬다. 어떤 게임들을 만들었나?
어쩌다 보니 리얼리티매직엔 FPS 개발자들이 모였다. 나는 과거에 <헉슬리 온라인>을 만들었고, 지금 우리 회사 몇 명이 <블랙스쿼드> 개발진이다. <포인트블랭크> 출신도 있고, <아바>나 <크로스파이어> 개발자들도 우리 회사를 거쳐갔다. SF나 밀리터리 슈터 멤버들이 이렇게 모였다. 회사는 현재 30명 규모다.
최근 진행한 첫 알파테스트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다.
궁금했던 점이 많아서 테스트를 시작했다. 거점 점령처럼 기존의 생존게임 장르에는 없던 시스템들이 꽤 많다 보니, 첫 테스트는 유저들이 이런 요소를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봤다. 밸런스는 괜찮은지도 중요했고.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하셨던 분들이나 채팅을 남겼던 분들을 보면서 밸런스 잡는 데 큰 도움을 얻었다.
기존 생존게임을 얼마나 참고했는지 궁금하다.
시스템이나 룰에 대해 많이 참고할 수밖에 없었다. 유저들이 일반적으로 생존게임 장르에서 "고착화됐다"고 받아들이는 룰이 있는 게 사실이다. 모두 맨몸으로 시작해서 플레이하다가 죽으면 장비를 잃는 것과 같은 암묵적인 룰이 고착화되지 않았나? 그런 기반 속에서 게임을 설계했다.
그러면서도 초기에는 실험적인 생존게임을 만들자는 방향으로 접근했던 것 같다. 기존의 생존게임 같은 경우엔 배경 설명이 없다 보니 세계에 빠져들기 쉽지 않았던 듯하다. <디스테라>는 SF 테마의 내러티브를 제공하면서도 설계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생존게임으로 포지셔닝했다.
그러면 콘텐츠 순환 구조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디스테라>에는 PvP와 PvE가 같이 돌아간다. 생존게임에 익숙하지 않거나 실력이 없는 상태에서는 다른 플레이어들과 교전을 회피하면서 평화롭게 자원을 채취하면서 본인 장비나 게임 스킬을 올리게 된다. 이것이 어느 정도 축적된 다음에는 게임 속 거점들에 들어가 RPG의 퀘스트와 같은 개념의 미션을 수행한다. PvE 모드를 공락하면 게임 세션 안에서 다음 단계로 더 쉽게 올라간다.
예를 들어서 <디스테라>에는 방어구마다 티어가 있는데, 그 거점을 통과하면 다음 티어(Tier)로 쉽게 올라갈 수 있도록 캐릭터가 성장해 나간다. 티어가 올라가면 거점을 점령할 기회가 많아지고, 월드에 영향을 주는 '거점 스킬'을 획득하게 된다.
PvP는 배틀로얄에서처럼 우연한 싸움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다른 클랜이나 팀을 공격하거나 요새를 뺏어오는 방식으로 유도할까 생각 중이다. 서버의 생존 기간에 대한 이야기가 될 텐데, 최소 1주일에서 길게는 1달 정도 서버에서 버틴 분들을 위한 보상이 주어진다.
그 보상이 아웃게임으로 연결되는 방향으로 설계 중이다. 하나의 게임 세션이 끝나도, 그 뒤의 세션에서 조금 더 유리하게 쓸 수 있는 아이템을 주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PvE는 레이드 방식으로 짜인 건가?
이번 알파 테스트에서도 산 정상에서 보스가 하나 나온다. 그 보스를 더 많이 집어넣을 계획인데 패턴도 넣고, 지역마다 차별점도 부여할 예정이다. 일반 필드에서도 그런 보스급 몬스터를 추가할 것이다. 강한 클랜들이 가서 그 보스를 죽이고 궁극의 스킬을 얻는 방향으로 난이도를 조정할 생각이다.
레이드 이야기는 그렇고, 초기의 PvE는 성장을 위한 기본을 쌓는 과정이다. 시작부터 PvP를 강제하면 사람들이 나가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현재 <디스테라> 맵에선 스타팅포인트가 두 곳이다. 시작부터 PvP에 대한 피로를 느낄 분들은 한산한 곳에서 시작하고, 어려운 플레이를 원하는 분들은 밀도가 높은 곳에서 시작할 수 있다.
이번 버전에서는 전체 지도의 절반만 공개됐는데, 맵 위로 올라갈 수록 게임이 더 어려워진다. 아래에서 발전을 충분히 하고 올라가지 않으면 녹아내릴 것이다.
알파테스트에서도 특정 플레이어(들)이 보스 공략에 성공했을 때, 월드에 지진이 나더라. 그런 느낌의 스킬을 얻는 것인가?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있고, 팀이나 클랜은 물론 서버 전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월드 스킬이 있다. 테스트 시점에서는 3개의 거점만 공개됐는데, 정식 서비스 때까지 5개에서 7개 정도의 거점과 보스를 놓을 생각이다.
거점마다 테마가 있는데 지진연구소에서는 땅에 대한 스킬 2개를 준다. 땅이 흔들리는 지진이 있고, 반대로 요새의 내구도 감소를 줄여주는 지반 안정화가 있다. 산꼭대기 있던 것은 화학 가스 시설인데 마찬가지로 버프/디버프 스킬이 마련됐다. 안개를 뿌리면서 광역 대미지를 입히거나, 시야가 청명해지면서 HP를 회복하는 식이다.
팀플레이를 강조하고 있다. 다른 슈팅게임처럼 포지션 같은 게 부여되나?
전투에 들어가면 누구는 방어 위주, 누구는 돌격 위주로 하기 위해서 스킬, 방어구, 무기 3개를 조합한다. 이 역할은 유저의 플레이 타입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다음 전투에 방어 위주로 붙을 거면, 집에서 그 목적에 맞게 3개를 세팅하고 필드에 가는 흐름을 유도할 생각이다.
생존게임의 주요 특징이라고 볼 수 있는 서버 리셋은 언제 어떻게 진행되나?
세계관 상 테라파이어가 분출되면 월드가 망한다. 그것을 서버 리셋과 연결지었다. 게임 안에 디데이(D-Day)가 있고, 카운트다운이 들어간다.플레이어들은 월드 안에서 거점 점령과 스킬 사용을 통해 테라파이어를 앞당길수도, 늦출 수도 있다.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할 때 밸런스 상 시간은 최소 1주일이 걸릴 것이고, 이상적으로는 2주일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알파 테스트에는 도입되지 않았던 팀이나 클랜이 들어가면, 공동체가 만들어지고 플레이 시간도 길어지면서 월드의 수명이 연장되는 방향을 보일 것이다. 개중에 개인의 이득을 더 많이 원하는 플레이어는 파괴적인 스킬을 써서 월드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잘 살고 싶은 유저들과 파괴하고 싶은 유저들 사이의 대립이 발생하는 것이다.
클랜은 어떻게 준비하는지?
<디스테라>에는 단기적인 팀뿐 아니라 장기적인 클랜 시스템까지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다음 업데이트의 최선 과제는 협동 플레이 시스템이다. 팀과 클랜을 어떻게 엮을지 생각이 많다.
게임의 장르는 생존인데 테스트에서는 생존보다는 슈팅이 강조된 느낌이었다.
난이도 밸런스와 상관있다. 이번 테스트 기간은 4일이고 우리는 유저들이 생존하면서 총도 어떻게 쏘는 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생존 난이도를 하향한 것이다. 배고픔, 추위 이런 상태 이상이 잘 안 오도록 잡았는데 실제로는 난이도가 올라갈 것이다. 채집도 굉장히 쉽게 지원했는데, 그 난이도도 올라갈 것으로 본다.
생존이 쉽게 느껴졌던 이유가 망치 같은 도구가 단순히 도구로 사용했기 때문인 것 같다.
타 게임처럼 채집이나 파밍을 위해서 도구가 많이 필요한 방향은 아니다. 렌치 같은 둔기에서 총으로 넘어가는 시간이 짧은 데, 실제 게임으로 들어가면 그 과정이 어려워질 것이다. 방어구도 마찬가지다. 당장 예정된 게 집에서 장비를 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테스트에서는 제작 시스템이 다소 단순화됐는데, 그 부분도 고도화될 것이다.
집 안에서 키우는 것들도 생겨나고, 현재는 맵에 무작위로 뿌려졌던 차량도 집과 연결시킬 것이다. 그렇게 플레이어들은 집을 기지화시킬 수 있다. 테스트에서 아무 역할 안 했던 침대는 사실 리스폰 포인트다.
<러스트>는 남의 집에 들어가서 약탈하는 경우가 많은데, <디스테라>는 이것을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포탈이나 집 문 비밀번호가 있더라. 향후에도 유저 대결 구도에서 집을 지키는 요소가 추가될까?
<디스테라>에 클랜 개념까지 들어가면 공성에 가까운 전투가 벌어질 것이다. 함정이나 집 부수기 같은 방법도 계획 중이며 진짜 공성을 위한 무기도 들어갈 것이다. 남의 것을 단순히 부수는 것 말고 잘 빼앗을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약탈이 많아지면 유저 밸런스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게임의 모든 밸런스를 고정해서 서비스할 생각은 없다. 서버 인스턴스가 다르다. PvE 전용 서버가 있고, 오피셜 서버가 있고, 유저들이 직접 만드는 커스텀 서버가 들어갈 것이다.
커스텀 서버의 모딩(Modding)도 중요한 과제다. 서버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최대한 단순한 조작만으로 밸런스 조작해서 서버 띄우도록 준비할 거다. 유저가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 즐기는 부분도 고려 중이다. 일종의 샌드박스 요소가 도입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중점은 자유도가 될 텐데, 지금은 게임의 필요한 기본 틀만 마련하고 메타는 유저들이 직접 찾아가는 플레이를 지향하고 있다. 자유도를 하나씩 열어주는 게 현재 마일스톤이다.
총기 옵션만 있는 게 아니라 탄약에도 옵션이 있더라.
그렇다. 저레벨에서는 화약이 들어간 탄을 쏘고, 레벨이 올라가면 지속대미지나 디버프가 들어가는 에너지 타입의 탄을 쏜다. 거기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테라사이트다.
테라사이트는 게임의 핵심 자원이다. 테스트 과정에서 테라사이트의 인상은 '땔감' 정도였다. 실제 게임에서 그 활용은 어떻게 되나?
나중에 고레벨 방어구나 무기를 제대로 쓰려면 테라사이트가 있어야 한다.
테스트 과정에서 근접전이 너무 사기라는 반응이 있었는데, 일부러 그런 것이다. 근접전은 누가 더 우세한지 순수하게 컨트롤로 구분하려 했다. 그렇게 하면 저레벨도 고레벨을 잡을 수 있다. 그렇게 고레벨을 잡으면 고레벨이 쓰는 방어구를 써볼 수 있을 텐데 그걸 제대로 써먹으려면, 저레벨 유저는 감당도 안 될 만큼 많은 테라사이트를 소비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장비가 있어도 피지컬 좋은 사람이랑 붙었을 때는 질지도 모르는 거다. 좋은 장비를 가졌다고 낮은 레벨 유저들을 마구 녹이고 다니는 걸 원치는 않는다. 이동할 때는 누구나 긴장감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반대로 고레벨 하나 잡았다고 자기 레벨이 확 점프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 고레벨 유저 장비를 신기하다고 써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가져가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단계를 밟아야 한다.
테라사이트 대량 수급은 하우징 시스템을 통해 가능한 건가?
그럴 것이다. '코어' 관련 설비가 들어가는데, 고레벨이 되면 직접 필드에서 빔을 쏘면서 자원을 캐는 게 아니라, 집에서 알아서 해결할 수 있도록 굴러갈 것이다.
그렇게 집을 잘 만들었는데 게임을 종료한 사이에 다 털리면 그걸로 끝인가?
기존 생존게임의 질서상 다 털리면 빈털터리로 시작하는 게 맞다. 그런데 <디스테라>에는 몇 가지 보조 시스템을 생각 중이다. 아이템을 숨기는 기능이나, 보관함을 넣는다거나, 개인 금고를 설치하는 등의 부수적인 요소다. 다 털린다고 해도 완전히 처음부터 시작하는 상황은 없었으면 좋겠다.
마찬가지로 서버가 테라파이어에 의해 리셋된다고 하더라도 완전히 0으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다음 플레이에서 남는 게 있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다. 이전 서버에서 세계가 멸망하는 순간에 무엇을 했는지에 따라서 다음 서버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밸런스 붕괴에 이어지는 수준이 되면 안 되겠지만, 유저들이 어떻게든 이전 세대에서 살아남았다는 장점을 이용해서 유의미한 플레이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런 게임일수록 핵 문제에 민감하다. 대책은 준비 중인가?
핵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우리 개발진도 FPS를 서비스하면서 핵을 마주한 분들 많고, 그 어려움도 잘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핵을 완전히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당장은 서버를 설계할 때 클라이언트 차원에서 해킹이 들어오는 것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게임을 짰다. 그래서 지난 테스트 때 서버 부하가 많아진 점도 있다. 해킹 방지와 서버 최적화 사이의 밸런스를 찾는 게 큰 목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테스트 계획이 있는지?
한 번이냐 두 번이냐가 관건이다. 인원과 기간을 더 늘여서 테스트를 진행할 거다. 이번에 시스템에서 작동하는 부분과 안 하는 부분을 검증하기 위해서 테스트를 했다면, 다음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지 검증하는 것이 목표다.
<디스테라>는 다른 게임과 달리 내러티브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 아까 이야기한 낮은 진입장벽을 위한 장치인가?
그렇다고 볼 수 있다.
브레인스토밍 과정에서 SF, 거점 장악과 같은 클리셰를 꺼냈다. 그런 과정이 자연스럽게 시나리오에서 어떤 강조점을 줄 것인가로 연결됐다. 그래서 게임 시작 전에 컷씬이 배치된 것이다. 자원 경쟁을 통해서 유지되는 세계와 파멸하는 세계 둘 사이의 대립을 유도했다.
테스터에게 디스코드에서 설명하긴 했지만, 현재 시나리오가 다는 아니다. 실제론 숨겨진 다른 내용들이 마련됐다. 새 시즌이 추가되면 시나리오가 추가되고, '떡밥'이 던져지고 회수되는 그런 구조가 있을 것이다. 지금 회사에 앞으로 꺼낼 설정과 사건이 쌓여있다. 월드를 돌아다니면 게임 정보 채널인 라디오그램에서 스토리에 대한 단서들을 제공할 예정이다.
그게 한두 번이나 재밌지, 반복되면 귀찮은 점으로 작용하지는 않을까?
고민하는 과정이다. 나중에 유저에게도 정보가 생길 거기 때문에, 설명을 끄는 옵션도 생각하고 있다. 유저들이 먼저 알아서 그 지역을 스킵할 수도 있을 것이다. 뭔가를 강제하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어디를 가야 한다거나 깨야 한다는 의무가 없다. 시나리오를 보기 위해서 어디를 갈지 말지는 유저의 선택이다.
월드 멸망인 테라파이어의 연출이 생각보다 밋밋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렇다. 해외 테스트에서는 마지막 연출을 좀 더 극적으로 하려고 보강 중이다. 개발에서 어려운 과제긴 하다. 터지기 위한 전조 효과도 좀 주고 화끈한 파괴의 미학도 보여줘야 한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느낌을 제대로 주고 싶어서 세계 멸망에 대한 영화를 수십 편씩 보고 있다. (웃음)
밤에 너무 어둡다는 이야기도 있다.
모니터 값을 조정해서 밤에 어뷰징할 우려가 있어서 아예 내려버렸다. <러스트>에도 비슷한 이슈가 있는 것으로 안다. 라이트 드론 프로토콜(스킬)을 쓰도록 유도는 하고 있다. 이 프로토콜이 발전하면 더 밝게 게임을 할 수 있다.
시즌 도입이라면, 시즌패스 도입도 준비 중인 건가?
현재로서는 그럴 계획 없다. 기간제 과금 모델인데, 아직 출시가도 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정되지 않았다. 시기에 따라 시즌에 준하는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것은 확실하다.
예상 출시가가 어느 정도가 될지?
고민이다. 스팀에서 슈팅 게임이 4만원 대에 형성됐고, 생존게임 <발하임>은 저렴한 가격대에서 시작했다. 이 둘 사이의 접점을 찾는 게 양사(카카오게임즈와 리얼리티매직)의 고민이다. P2W 없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은 확실하다.
카카오게임즈 투자는 어떻게 받았나?
카카오게임즈에서 이 프로젝트를 좋게 봐서 장기적 협력 관계를 위한 투자를 한 것으로 안다. 카카오게임즈가 글로벌 퍼블리싱과 온라인 마케팅을 도맡아주기로 했다. 한국 시간으로 금요일부터 해외 테스트를 시작한다.
갑자기 든 생각인데 한국 게임이니까 소위 '발번역' 걱정은 없겠다.
오히려 영문이 어색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하는 입장이다. (웃음)
과거 카카오게임즈 실적발표에서 게임의 4분기 출시를 공언한 바 있는데, 가능할 것으로 보는가?
현재 개발 속도로는 연내 출시가 무리라고 보지 않는다. 작년 초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는 출시 일정을 더 빠르게 잡았다. 얼리 억세스 개념으로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에 4분기를 넘기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게임 디자인이 실제로 먹혀들어가는지 보기 위해서는 얼리 억세스를 해야 한다. 황금 밸런스를 제공하는 장르가 아니라 라이브 중에 빨리 피드백을 받아서 많은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맞춰 가도록 다듬는 게 중요하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출시를 미루기 보단 적절하게 플레이 가능한 시점에 게임을 내놓을 것이다. 그래서 출시 이후부터가 힘들 것이라고 본다.
현재 서른 명 규모로도 대응이 된다고 판단하는가?
인원은 계속 늘고 있고, 미래에도 늘 가능성이 높다.
최저·권장 사양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당연히 낮을수록 좋다. 지금 세대의 엔진과 여러 조건을 판단했을 때 900번 대 GPU는 지원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금 빌드에서도 랜더링 퍼포먼스가 아주 무거운 건 아니다. 근데 간혹 프레임 멈춤이 있어서 그것만 잘 잡으면 900번 대로 낼 수 있다. 개발 엔진은 언리얼4다.
글로벌 시장이 타겟이라면 콘솔 버전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 같다.
역시 큰 욕심이 난다. 언제 할지 정해진 건 없다.
<디스테라>로 이루고픈 목표가 있다면?
제2의 <배틀그라운드>가 되는 것이 최상이다.
FPS의 역사를 돌아보면 토너먼트 매치로 시작해서 지금도 <카운터스트라이크>가 세계를 호령하고 있고, 장르적 스핀오프로 배틀로얄이 나왔다. 생존게임도 과거에는 비슷한 것들이 나왔지만, 요즘 그 장르가 대중화되고 있다.
과거 <배틀그라운드>가 그랬듯, 우리 게임이 글로벌에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다면 최적이라고 생각한다.
<디스테라>를 VR로 만들고 싶을 것 같다.
그 계획에서 벗어나진 않았다. <스페셜포스 VR>을 맡아서 했는데, 자체적으로 온라인 VR 타이틀을 준비하다가 나온 게 <디스테라>다. <디스테라>로 PC 버전에서 유의미한 유저 베이스를 확보하고, 거기에 VR은 옵션으로 가거나, 스핀오프로 따라올 수 있다.
최근 어려움을 겪는 VR 업체들이 많다는 소문이 들려오는데, 리얼리티매직은 활로를 잘 찾은 느낌이다.
원래부터 PC, 모바일 등 큰 마켓에서 FPS를 만들어오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하던 걸 계속 해나간다는 느낌도 있다. 개발 측면에서는 이런 게임을 만드는 게 자연스러웠다.
끝으로 게임을 기대 중인 게이머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디스테라>의 완성도가 아직 높지 않은데도 재밌게 즐겨주신 분들이 꽤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특히 방송해주시는 분들 보면서 많이 배웠다. 기대를 보내주신 분들이 있는 것으로 알기 때문에, 남은 기간 열심히 개발해서 해외 생존게임을 뛰어넘는 차세대 생존게임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