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는 자사의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를 통해 매년 <서머너즈 워> 월드 챔피언십(이하 SWC)를 개최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서머너즈 워> 선수를 가리기 위해 시작된 SWC는 수년째 꾸준히 명맥을 이어오며 대형 글로벌 모바일 게임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지난해 펼쳐진 SWC 2020에는 약 30만 명의 시청자가 몰리기도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SWC가 개최됐다. 숨 막히는 경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눈에 띄는 한국인 선수 두 명이 있다. 부자(父子) 관계 '포베이비' 소경용과 '세컨드베이비' 소진혁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걸 넘어, 함께 공식 대회에 출전하는 건 그리 쉽게 볼 수 있는 그림은 아니다. 이색적인 풍경에 대한 <서머너즈 워> 팬들의 관심도 뜨거울 수밖에 없다.
그렇게 포베이비, 세컨드베이비 부자를 만났다. 부자는 인터뷰 내내 조심스럽지만,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서머너즈 워>에 대한 생각은 물론, 가족과 함께 같은 게임을 즐기는 것에 대한 장점을 거침없이 풀어냈다. 가장 가까운 사람과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는 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인터뷰를 통해 독특한 부자의 이야기를 직접 확인해보자.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포베이비' 소경용: 안녕하세요, <서머너즈 워>를 사랑하는 '세컨드베이비' 소진혁 아빠, 포베이비입니다.
A. '세컨드베이비' 소진혁: 안녕하세요, 저는 17살의 평범한 학생이자 SWC 2021 아시아퍼시픽 예선 A조에서 첫 번째로 진출하게 된 '세컨드베이비' 소진혁입니다.
Q.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서머너즈 워>를 플레이해왔습니다.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아울러 SWC에 대한 생각도 궁금합니다.
A. '포베이비' 소경용: 세계 각 지역 유저들이 게임을 통해 만난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듯합니다. <서머너즈 워>라는 공통분모로 세계 대회를 통해 다른 나라 선수들과 실력을 겨루고 월드 챔피언을 가린다는 점이 유저들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되는 듯해요.
Q. 세대가 다를 경우엔 즐기는 게임도 갈리는 편인데, 부자가 함께 <서머너즈 워>를 플레이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포베이비' 소경용: 제가 먼저 <서머너즈 워>를 시작했었습니다. 아들과 함께 공유하는 취미를 만들고자 자연스럽게 시작한 건데, 어느덧 4년 넘는 시간 동안 함께 플레이하고 있네요.
A. '세컨드베이비' 소진혁: 아빠가 <서머너즈 워>를 하시는 걸 보니까 어울리고 싶기도 하고... 게임을 하고 싶은 마음도 들어서 함께 시작하게 됐어요. 하다 보니 점점 재미가 붙고, 그만큼 목표가 생겨서 세계 대회 우승까지 도전하게 됐습니다.
Q. 부자가 생각하는 <서머너즈 워>는 어떤 게임인가요? 오랫동안 즐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 '세컨드베이비' 소진혁: 게임 자체가 가진 '재미'가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몬스터를 활용한 덱 구성과 전략 싸움이 <서머너즈 워>의 핵심인데, 이를 원동력으로 아빠와 오랫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서머너즈 워>에서 선호하는 몬스터와 이유는 무엇인가요? 덱 구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꼽는다면?
A. '포베이비' 소경용: 둘 다 물 웅묘무사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어서 활용도가 높고 좋다고 생각해요.
A. '세컨드베이비' 소진혁: 몬스터 조합과 각 몬스터에 어떤 룬을 적용하느냐가 덱 구성의 핵심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SWC에 꾸준히 참가하는 이유와 목표를 들려주세요.
A. '세컨드베이비' 소진혁: SWC 우승이라는 목표를 세운 만큼, 이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해서 도전할 생각입니다.
Q. 실제로는 두 분 중 누가 더 실력이 뛰어난가요? 선수로써 서로의 실력과 스타일을 평가한다면?
A. '포베이비' 소경용: 아들 실력이 뛰어나죠. 비록 제가 아들을 <서머너즈 워>로 인도했지만, 이후 꾸준히 실력이 늘어서 지금은 아들이 한국 대표로써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겨룰 만한 실력자가 됐습니다.
A. '세컨드베이비' 소진혁: 아빠는 체력 좋은 몬스터로 버티는 스타일이라면, 저는 공격속도 높은 몬스터로 먼저 선턴을 잡는 덱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Q. 가족이 같은 게임을 함께 즐길 때 생기는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A. '포베이비' 소경용: 같은 게임을 함께 즐기다 보니... 대부분의 대화가 게임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긴 해요. 하지만 게임을 통해 재미와 즐거움이라는 긍정적 감정을 함께 느끼면서 이야기하고, 함께하는 시간도 많아진 점은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Q. 예선 승자조 1위로 SWC 2021 아시아퍼시픽컵에 출전하게 됐습니다. 세계 강호들과 겨루게 될 텐데 진출하신 소감과 각오 부탁드립니다.
A. '세컨드베이비' 소진혁: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꼭 우승해서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Q. 지난 한국 지역 예선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예선에서 JACK- 선수와 맞붙은 결승 경기를 꼽고 싶습니다. 2:2 풀세트까지 간 상황이었는데, 5세트에서 제 몬스터 불 속성 오컬트가 간신히 살아남아 캐리하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Q. 아버지 '포베이비' 소경용은 예선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습니다. 아들로서 이번 대회에 임하는 목표가 있을까요? 월드 파이널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지도 알려주세요.
A. 자신 있어요. 만약 우승이 아니더라도 아빠 몫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경기에 임하고 싶습니다. 좋은 성과로 대회를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도 크고요.
Q. 아시아퍼시픽컵에 출전하는 선수 중 경계대상이 있는지,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B조 1위로 올라온 DILIGENT 선수를 꼽고 싶습니다. 빛과 어둠 속성의 몬스터를 잘 사용하면서도 기본기가 아주 탄탄한 선수예요. 빛 어둠 속성 몬스터는 저와 겹치는 게 많아서... 만약 맞붙게 되면 DILIGENT 선수가 몬스터 밴픽에 있어 조금 더 유리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지난해에는 예선 8강에서 탈락했지만, 올해는 승자조 1위로 올라오게 됐습니다. 어떤 점을 보완했기에 좋은 성적이 나왔다고 보시는지요.
A. SWC에 처음 나갔던 작년에는 실수도 많았고, 밴픽에서도 잘 풀리지 않았던 면이 있었어요. 올해는 최대한 신중하게 실수 없이 경기를 풀어가려 노력했습니다. 또한, 상대에 따라 치밀하게 전략을 준비했죠. 특히 올해는 속도 싸움으로 선턴을 가져가고 끝까지 버티는 전략을 썼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Q. 1년 만에 대회 성적이 일취월장했습니다. 빠른 실력 성장의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A. 연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플레이하고, 이를 통해 경험과 실력을 키우고자 노력했기에 그만큼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아시아퍼시픽컵과 향후 월드 파이널 등을 위해 어떤 부분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아시아퍼시픽컵에서 맞붙을 일본의 전통 강호 MATSU 선수에 대한 생각도 들려주세요.
A. 지금은 상대 선수의 전력을 분석하고, 제가 보유한 여러 몬스터를 사용해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조합을 찾는 중입니다. MATSU 선수는 임기응변에 뛰어난 편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약점을 찾고, 이를 집중 공략할 계획입니다.
Q. 지역 예선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덱과 몬스터 연구를 많이 했을 것 같은데, 평소 아버님과 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시나요? 준비 과정에서 아버지가 힘이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A. 평소에도 아빠와 <서머너즈 워>의 메타나 몬스터 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에요. 게임에 대해 서로 고민하고 대화한 시간을 통해 선수로도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아버지와 같은 게임을 즐기고, 함께 대회에 출전까지 한다는 걸 친구들은 알고 있나요?
A. 사실, 친구들은 제가 대회에 선수로 나가는 건 몰라요. 아마 놀라지 않을까요?
Q. <서머너즈 워>를 함께 즐기기 전에도 아버지와 친구 같은 관계였나요?
A. <서머너즈 워>를 같이 하기 전에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웃음) 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서로가 재미있는 걸 공유하고 시간도 많이 보내면서 훨씬 친근해졌고, 속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 같은 사이가 된 듯합니다.
Q. 아버지를 따라서 대회 출전을 결심한 거로 아는데,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서머너즈 워>를 플레이하면서 목표를 세우고 성장해보자는 식으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아빠가 처음 출전했던 2019년도 한국 지역 예선 당시 현장에 직접 응원을 가기도 했습니다. 게임을 하면서 SWC 우승을 목표로 하게 됐고, SWC 2020부터는 저도 꾸준히 선수로 출전해 도전하게 됐습니다.
Q. 아들 '세컨드베이비'가 한국 조 1위로 아시아퍼시픽컵에 나서게 됐습니다. 아버지로서 소감이 남다르실 것 같아요.
A. '포베이비' 소경용: 한국 대표로 아들이 아시아퍼시픽컵에 출전하다니...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Q. 부자 동반 출전이 좌절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으신가요? 세컨드베이비가 월드 파이널까지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있는데 어떤 응원을 해주고 계신지, 동기부여를 위해 공약을 건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A. 카운터 파트너가 되어 연습을 도와주기도 하고 여러 조합 등으로 함께 <서머너즈 워>를 플레이하며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응원도 하고 있고요. 아들이 우승할 거라 믿고 있습니다. 공약을 건다면... 우승 시 아들이 원하는 걸 사주겠습니다!
Q. 큰 대회를 앞둔 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A. 화이팅! 긴장하지 말고, 잘하고 와!
Q. 아들과 같은 게임을 즐긴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이색적으로 느껴집니다. 평소 아들과 자주 <서머너즈 워>를 플레이하는지, 가족 교류에도 실제로 도움이 됐는지 궁금합니다.
A. 큰 도움이 됩니다. 함께 게임을 하면서 부자 사이가 더 깊어지고, 공감대도 잘 맞아서... 평소에도 할 이야기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
Q. 부자가 같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걸 넘어 대회까지 출전하는 것인 만큼, 아내분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A. 일반적인 가정이 그렇듯 아내도 처음에는 게임하는 걸 반대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서머너즈 워>를 통해 10대 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오히려 든든히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저의 선수명인 '포베이비'(아기가4명)도 아내가 지어줬거든요. 아들의 경기도 함께 응원해주고 있어요.
Q. 자녀가 총 네 명인데, 혹시 다른 자녀에게도 <서머너즈 워>를 권하셨나요?
A. 네, 셋째 아들은 아직 어린데... 조금 더 자라면 함께 게임을 플레이해볼 생각입니다.
Q. 어릴 때도 게임을 좋아하셨는지요? 게임을 즐기는 기성세대가 된 지금, 게임을 좋아하는 10대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도 궁금합니다.
A. 어린 시절에는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했어요. 지금 10대들을 보면 그 시절 생각이 많이 납니다. 당시 저는 정말 즐겁게 게임을 플레이했고, e스포츠도 챙겨봤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게임은 여전히 전 세대가 어울려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인 듯합니다.
Q. 아버지와 아들의 게임 플레이는 많은 이의 로망과도 같습니다. 포베이비-세컨드베이비와 같은 상황을 꿈꾸는 아버지들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A. 아들과 같은 취미를 갖고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인 듯합니다. 모든 아버지께 전합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