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가 26일 자사가 개발 중인 모바일 MMORPG <디아블로 이모탈>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간담회는 와이엇 챙 게임 디렉터와 케일럽 아르세노 프로덕션 디렉터가 참가, 향후 진행될 베타 테스트와 신규 콘텐츠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2018 블리즈컨을 통해 처음 공개된 <디아블로 이모탈>은 당시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다. 많은 이가 기다린 <디아블로 4> 대신 모바일 게임이 출시된 데다, 현장에서 "너희 스마트폰 없어?"(D... do you guys not have phones?)라는 웃지 못할 멘트까지 등장한 탓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디아블로 이모탈>은 조금씩 앞으로 전진하고 있다. 몇 번의 테스트를 통해 게임의 매력을 제대로 선보이며 유저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돌리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과연 <디아블로 이모탈> 개발진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개발에 임하고 있을까. 테스트에 포함될 신규 콘텐츠부터 개발 과정 등 다양한 내용이 오갔던 기자 간담회를 정리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간담회를 통해 소개된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신규 직업 '강령술사'(네크로맨서)다.
<디아블로 2>에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강령술사는 PC판 <디아블로>와 마찬가지로 시체를 일으켜 망자 군대를 만들거나 적들에게 저주와 역병을 퍼붓는 구조로 등장한다. 단, <디아블로 이모탈>의 강령술사는 기본 공격을 사용하면 궁극기가 충전되고 적을 쫓아가는 해골 등 새로운 기술도 탑재된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컨트롤러 지원도 체험할 수 있다. 유저들은 Xbox 시리즈 X, S 컨트롤러와 듀얼쇼크 4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디아블로 이모탈>을 플레이할 수 있다. 단, 컨트롤러 기능은 이동과 전투에만 지원된다. 케일럽 아르세노 디렉터는 "컨트롤러 지원은 알파 테스트 당시 많은 요청을 받은 부분이며, 굉장히 중요한 걸음이다"라며 "향후 지원되는 컨트롤러 범위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PVE와 PVP에 발생한 변화에도 눈길이 간다.
먼저, 서버 최상위 암흑 파벌의 지도자가 누구였냐에 따라 크게 갈렸던 불멸자 시스템의 구조가 변경됐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불멸단 진영의 지도자가 거대한 공격대 우두머리로 변신하며, 정예 그림자단 상위 30명과 대결하는 새로운 이벤트가 추가된다. 특히 이 전투에는 별도의 부활이 없는 만큼, 보상을 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PVP에는 래더 시스템이 도입된다. 래더에는 보상과 진척도 시스템이 존재하며, 이를 통해 '호라드릭의 유산'에 진입할 수 있는 열쇠를 획득할 수 있다. 서부원정지 아래 동굴에 위치한 호라드림의 유산은 진행도에 따라 유물을 얻을 수 있는 신규 콘텐츠다. 획득한 유물을 호라드림의 유산에 위치한 신단의 슬롯에 끼우면 추가 대미지나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이 외에도 이번 테스트에는 다양한 신규 요소가 추가될 예정이다.
먼저, <디아블로> 시리즈를 상징하는 세트 아이템이 손, 발, 목, 허리, 반지 등 보조 장비 칸에도 들어간다. 따라서 유저들은 동일한 세트 아이템을 착용해 보너스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두 개의 세트를 원하는 대로 조합해 플레이를 이어갈 수도 있다.
레벨링이나 지옥에서 얻을 수 있는 보상에 대한 조정 작업도 진행됐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서버 정복자 레벨'이라는 개념이 도입된다. 이는 자신의 레벨이 정복자 레벨보다 낮을 경우 추가 경험치나 아이템을 지급해 성장을 촉진시키는 시스템이다. 또한, 지옥 2, 3, 4는 난이도가 높은 만큼, 최고의 전리품을 얻을 수 있도록 조정됐다.
다음은 와이엇 챙, 케일럽 아르세노 디렉터와 기자들이 나눈 질의응답 내용.
Q. 지난 비공개 알파 테스트 대비 가장 크게 변경된 사항을 꼽자면?
A. 케일럽 아르세노: 지난 테스트에서는 새로운 PVP 콘텐츠와 레벨 제한, 신규 지역과 던전 등을 소개했었다. 이번에는 불멸자의 도전을 포함, 다양한 요소가 추가되며 알파 테스트 당시 받은 이슈나 피드백도 반영했다. 컨트롤러 지원도 그중 하나다.
Q. 이번 테스트의 목적이 궁금하다. 모든 직업의 밸런스에 초점을 맞췄나? 아니면 출시를 앞두고 전체적인 게임플레이에 집중했나?
A. 와이엇 챙: 두 요소 모두 챙기려 한다. 그중에서도 직업 밸런스는 항상 주시하는 부분이다. 밸런스는 완결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행해야 하는 과정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세트 아이템이나 PVP 등 새로운 요소들 역시 테스트가 끝나면 조정 과정을 거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이번 테스트에서 중점적으로 피드백 받고자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또는 개발자 입장에서 테스터들이 어떤 부분에 가장 집중하길 바라는가?
A. 케일럽 아르세노: 투쟁의 굴레가 아닐까 싶다. 투쟁의 굴레는 지난 비공개 알파 테스트에서도 중요한 콘텐츠였지만, 이번에는 하나의 완성된 시스템을 보여드리고자 한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진영별 상호작용이나 불멸단의 도전에 대한 부분들, 조정된 세부 요소와 편의 기능에 대한 피드백을 확인할 생각이다.
A. 와이엇 챙: 강령술사에 대한 피드백도 기대하고 있다. 강령술사는 단순히 직업에 대한 의견을 넘어, 플레이하는 방식이나 그룹 플레이에서의 역할 등을 지켜보고자 한다.
Q. 투쟁의 굴레 PVP는 꽤 흥미롭게 다가왔다. 다만, 유저별로 콘텐츠의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불안의 요소를 남긴다. 개선 방향이 있다면 설명을 부탁드린다.
A. 와이엇 챙: PVE를 원하면 모험가를, 불멸단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그림자단에 들어가면 된다. 반대로 게임 내 최고의 집단에 속하길 원한다면 불멸단이 되면 된다. 매일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의도된 부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모든 유저가 서로 다른 경험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이야말로 투쟁의 굴레가 선사할 수 있는 경험이라고 본다.
Q. 현상금 사냥이나 던전 등 매일 해야 하는 콘텐츠가 지나치게 시간을 오래 잡아먹는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한데.
A. 와이엇 챙: 주요 업데이트 중 하나가 현상금 콘텐츠에 관한 부분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현상금 콘텐츠를 하루 만에 모두 끝내지 않아도 된다. 원한다면 다음날에도 이어갈 수 있다. 유저분들 입장에서는 조금 편해지지 않을까. 발생 지역 역시 전 버전과 달리 모두 동일한 지역으로 조정됐다. 전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을 것이다.
던전은 기존에도 만족스러웠지만... 전체적인 길이에 변화를 가했다. 길었던 던전은 짧게, 짧았던 던전은 길게 변경한 상황이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의 평균치를 맞췄다고 보시면 될 듯하다.
Q. 이미 지나친 길이나 캐릭터를 반복적으로 마주하는 퀘스트 동선이 지루함을 줄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한 개선책이 있나?
A. 와이엇 챙: 우리는 최대한 월드를 여행하는 느낌을 받게끔 게임을 설계했다. <디아블로 이모탈>에 존재하는 여러 요소를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바람이기도 했고. 따라서 현상금 콘텐츠나 던전 조정 등에 가한 변화들이 이러한 이슈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자동 이동 기능 역시 한층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전보다는 훨씬 쉽게 끄거나 재개할 수 있는 UI도 담겼고. 한층 편리하게 다가올 것이다.
Q. 같은 장르의 다른 모바일 게임과 비교했을 때, <디아블로 이모탈>의 최대 차별점은?
A. 케일럽 아르세노: <디아블로 이모탈>은 <디아블로> 시리즈가 선보였던 AAA급 액션 RPG의 경험을 뛰어난 품질로 모바일에서 선보이고 있다. 모바일임에도 AAA급 경험이 손실되지 않도록 잘 전달하고 있다고 본다. 그게 가장 큰 부분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여러 상호작용 역시 <디아블로 이모탈>을 다른 게임으로부터 차별화시킬 수 있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Q. 공식적으로 '유저 피드백 반영과 완성도'를 언급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개발 일정이 생각보다 늦어지는 느낌이다. 조금 더 구체적인 이유가 있을까.
A. 케일럽 아르세노: 우리는 개발 과정에서 여러 가지 중요한 분기점을 지났다. 그 과정에서 테스트를 거치는 것이야말로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최고의 MMO 액션 RPG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만 게임 출시도 결정할 수 있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출시 이후에도 수년간 운영될 게임이므로, 테스트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런칭 시기를 정함에 있어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여러 테스트를 통해 피드백을 받고, 콘텐츠를 다듬는 건 많은 시간과 리소스가 드는 작업이다.
Q. 현재까지의 개발 진척도를 수치로 표현한다면?
A. 케일럽 아르세노: 구체적인 숫자를 말하긴 어렵지 않을까. 단, 게임이 출시됐다고 해서 100% 완성되는 건 아니다.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업데이트해야 하니까. <디아블로 이모탈>의 경우엔 직업이나 던전, 보석 등이 지속적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Q. <디아블로2: 레저렉션>이 한국을 포함, 전 세계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새롭게 유입된 유저들도 적지 않은데, <디아블로 이모탈> 개발자 입장에서 <디아블로2: 레저렉션>의 성공을 어떻게 보는가? 이러한 인기 요인이 향후 <디아블로 이모탈> 개발이나 서비스 계획에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A. 케일럽 아르세노: 지금이야말로 <디아블로>의 팬이 될 최적의 시간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 (웃음) <디아블로2: 레저렉션>, <디아블로 4>, <디아블로 이모탈>에 이르기까지 프랜차이즈 전반에 걸쳐서 다양한 즐길 거리가 준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공은 개발자로서도 힘이 된다. 자신감도 얻을 수 있고.
런칭에 관한 인사이트도 공유받고 있어서 <디아블로 이모탈> 역시 서버에 관한 여러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자신감을 갖고 있긴 하지만, 큰 규모의 테스트를 통해 준비한 콘텐츠가 안정적으로 진행되는지 여부를 검증할 기회를 갖고자 한다.
Q. 현재 공개된 것 외에 추가적인 과금요소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와이엇 챙: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플레이 경험이 과금으로 대체되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플레이가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게임 내 일부 요소는 아무리 과금을 해도 우회할 수 없게끔 설계했다. 경험치도 마찬가지다. 월드 정복자를 도입했는데, 과금으로는 빠르게 돌릴 수 없는 구조다.
우리가 준비한 과금 요소는 배틀패스다. 물론, 과금을 하지 않아도 무료로 즐길 수 있지만... 조금 더 추가적인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유료트랙도 있다. 단, 이것 역시 피드백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다. 지금도 괜찮다고 보지만 유저들의 경험을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 같다.
Q. 앞으로 다른 캐릭터도 선보인다고 했는데, 혹시 기존 시리즈에 없던 <디아블로 이모탈>만의 고유 캐릭터도 기대해볼 수 있을까.
A. 케일럽 아르세노: <디아블로> 세계관에서 사랑받았던 직업 외에 새로운 직업도 준비하고 있다. 자세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내부적으로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부분이다. 유저분들께도 새로운 즐길 거리가 되지 않을까.
Q. 마지막으로 한국 유저분들께 한 마디 부탁한다.
A. 와이엇 챙: 한국에서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의 인기가 뜨거운 걸 잘 알고 있다. 더불어, <디아블로 이모탈> 비공개 알파 테스트 당시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주신 점도 너무나 기쁘게 생각한다. <디아블로>에 대한 한국 유저분들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느낀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문화뿐만 아니라 음식도 좋아한다. 오늘만 해도 한국식 샤브샤브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웃음) 한국 유저분들이 보내주신 사랑이 저희가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애정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A. 케일럽 아르세노: <디아블로>에 대한 한국 팬들의 열정과 몰입도가 놀랍다. 한국 유저분들은 디테일에 굉장히 강하며, 게임에서 이룩한 성과에 대해서도 열정적이다. 덕분에 개발자 입장에서는 큰 영감을 받곤 한다. 이번 베타 테스트 역시 알파 테스트처럼 즐겁게 즐겨주시길 기대하고 있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