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실험 게임 페스티벌 아웃 오브 인덱스(Out Of Index, OOI)가 올해로 7번째 문을 연다. OOI는 전 세계의 실험 게임 작품들이 한발 앞서 소개되는 현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찍이 <레플리카>, <피코파크> 등의 게임이 게이머와 스트리머의 선택을 받기 전부터 OOI 무대에 섰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 방식으로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총 여섯 작품이 선정됐다. OOI 주최 측은 한국의 게임 문화 연구자들과 선정작 개발자 간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디스이즈게임에서도 여섯 건의 인터뷰를 함께 만날 수 있다.
선정된 게임은 지난 11일 OOI 홈페이지에서 체험을 진행했다. 데모 파일을 받거나, 원격으로 접속해 게임에 접속하는 방식이다.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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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디 앤 탑디>(Toodee and Topdee)에는 플랫폼 게임과 탑다운 시점의 게임이 절묘하게 섞여있습니다. 각기 다른 시점을 가진 두 캐릭터를 적절한 상황에 맞게 바꾸어가며 조종하여 퍼즐을 풀어나가야 하는 레벨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Q. 아웃 오브 인덱스: 스토리가 상당히 강조되는 게임이라고 느껴졌습니다. 프로그래밍에 관한 이야기가 주요 소재인데, 이 게임에서 스토리는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기획되었습니까? 그리고 스토리 작성에서 참고한 레퍼런스는 무엇일까요? (본인의 경험일까요?)
A. dietzribi: 개발을 시작했을 때 게임 스토리에 대한 대강의 아이디어는 있었는데, 이는 2018년에 3일에 걸쳐 만들었던 소규모 웹 버전 게임에 기반한 스토리였습니다. 게임을 개발하면서 초점을 플레이에 두었고, 여전히 그러한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스토리 작업이 너무 재미있었어서 이제는 게임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되었습니다. 특히 엔딩이요!
저는 프로그래머로서 스토리 상에 가능한 많은 프로그래밍 및 게임 개발 내용을 넣고자 했고, 그러면서도 여전히 비-프로그래머들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꽤 괜찮은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Q. 게임의 난이도를 구성하는 여러 기능이 공통적으로 주어지기보다는 설정메뉴에서 선택하게 되어 있고, 이 선택을 특정 순간마다 알려주는 방식은 이러한 설정이 단순히 난이도의 문제를 넘어 일종의 접근성으로 기능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난이도 선택의 방식을 이처럼 표현하신 부분에도 적지 않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어떤 결정을 통해 나온 결론인지 궁금합니다.
A. <셀레스트>의 어시스트 옵션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제게는 어린 조카가 다섯명 있는데, 그 친구들 중에 이 게임을 어려워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셀레스트>에서는 난이도를 조정할 수 있어서 그러한 친구들도 게임을 즐길 수 있었지요. 게임 개발 분야에는 현재 좀 더 접근성을 넓히자는 움직임이 있으며, 저희도 그러한 움직임을 환영합니다.
그래서 일부 접근성 전문가들과 대화를 하고 의견을 묻기도 했지요. 저희는 난이도 옵션이 장애인이나 어린 아이들 뿐만 아니라 게임의 특정한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접근성을 넓히는데 유용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Q. 게임을 하면서 영화 <인터스텔라>의 알레고리와 닿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스텔라>가 3-4차원 사이의 존재들이 만드는 연결을 다뤘다면, <투디 앤 탑디>는 2-3차원의 두 존재가 만드는 협업으로 읽힙니다. 차원을 넘어서는 소통과 상호협력으로 이 게임의 주제를 정의한다면 너무 거창한 걸까요? 제작자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A. 멋지네요! 이전까지는 <인터스텔라>와 연결성을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저도 완전히 동의합니다. 게임의 스토리와 메커닉은 다른 차원에 살고 있고 능력도 서로 다른 투디와 탑디가 어떻게 엄청난 성취를 이루면서 우주를 구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Q. 게임은 혼자서 할 수도 있고, 코옵으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제작자의 의도는 싱글플레이와 코옵 중 어느 쪽의 비중이 더 높았습니까?
A. 게임은 원래 싱글 플레이에 맞춰 디자인되었습니다. 어느 시점에 이르러 사람들에게 게임 영상을 보여줬더니, 많은 사람들이 캐릭터가 둘인데 코옵 플레이도 지원하면 어떠할지 묻더라구요. 그런데 고전적인 방식의 코옵 게임으로 바꾸려면 게임 전체를 다시 만들어야 했습니다. 많은 경우 한 캐릭터가 멈춰있는 동안 다른 캐릭터가 활동하는 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에 저희는 '비동기식 코옵 게임을 만들며 어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콘솔 앞에서 두 친구가 교대로 콘트롤러를 잡고 각기 다른 캐릭터를 플레이 하듯이요. 이러한 방식은 게임을 크게 수정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시도해보았습니다. 놀랍게도 예상보다 더 좋았습니다! 우리는 게임을 하면서 무척 즐거웠고 테스터들 또한 무척 즐기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코옵 플레이를 지원하게 되면서 게임 후반부 디자인을 일부 바꿔야 했는데, 결과가 매우 잘 나왔습니다.
[인터뷰어: 이경혁, 박이선, 김지윤, 박수진 / 번역: 나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