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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에서 개발 효율화까지…AI가 '문화'로 자리잡은 베이글코드

베이글코드 김주현 디렉터 인터뷰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4-07-26 15:14:19

생성형 AI의 등장 이후에야 인공지능이 대중적 화두가 된 것처럼 여기는 경향이 종종 눈에 띈다. 하지만 빅데이터의 대두, 알파고의 등장 등 AI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사건은 여러 차례 있었다. 개념적 정립과 연구의 시작을 따지면 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게임 업계에서도 AI는 익숙한 이름이다. 개발과정 일부를 AI로 자동화하거나 전략 수립에 AI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는 등의 사례들은 흔하다. 당연히 그 중요성에 먼저 눈 뜬 기업의 수효도 많다. 


소셜카지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온 베이글코드 역시 하나의 예시다.​ 데이터와 딥러닝의 중요성을 일찍 포착해 전담 팀을 구성했고 누적되어 온 인사이트 역시 남다르다. 마케팅 전략 고도화, 모니터링, 유저 분석 등 전통적(?) 분야에선 물론 사내 협업, 업무효율 증대 등의 최신 도메인에서도 AI를 본격 활용 중이다.


베이글코드의 AI 역량을 이끌고 있는 것은 ‘데이터&AI' 팀 김주현 VP다. 강남의 베이글코드 사무실에서 김 디렉터를 만나 AI 활용 현황, 장기적 AI 전략, 업계에서의 AI 보편화 전망 등을 청해 들었다.



# 먼저 알아본 데이터의 중요성

Q. 디스이즈게임: 간단한 본인 소개부터 부탁드린다.

A.  김주현 디렉터: 베이글코드 데이터&AI 팀의 VP로 재직 중이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실리콘밸리로 넘어가 4년 정도 일을 했다. 첫 회사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시작을 했고, 데이터 엔지니어링 롤을 배워 두 분야를 겸직했다. 이후 베이글코드 대표님이 몇 차례에 걸쳐 만남을 요청하면서 이직을 제안해 입사하게 됐다.


Q. 삼고초려를 하여 모셨다는 얘기인데, 영입 과정을 더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나?

A. 윤일환 대표님과는 학교 선후배 관계, 병역특례 복무로 20여 년 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기는 했다. 제가 2015년 정도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GDC(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 참석했는데, 이쯤부터 대표님이 저를 채용하고자 GDC로 찾아오셨었다.

가지고 있는 프로덕트를 소개하고 데이터 체계화에 관한 내부적 고민을 공유하면서 입사 제안을 해 오셨다. 그러던 중 2017년 3월에 가진 미팅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때는 윤일환 대표님, 김준영 대표님과 공동창업자이신 차동훈 님까지 모두 GDC를 방문하셨다. 협력 관계인 ‘빅피쉬게임즈’를 통해 퍼블리싱하던 게임을 연착륙시키고 자체 퍼블리싱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당시에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 고민하던 내용을 내게 털어놓았고, 그래서 원론적 조언을 건넸다. 그러면서 마음이 조금 움직였던 것 같다. 다른 게임사 대표님들과 달리 원천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베이글코드의 <클럽 베가스>


Q. 경영진의 시각이 남달랐다고?

A. DAU, 매출 등 이른바 ‘탑라인 지표’를 모니터링하고 바라보는 것은 대부분 기업이 하는 일이다.

하지만 데이터를 마케팅적으로 바라본다면, 유저 그룹이 각자의 생애 주기상 어떻게 성장하는지, 이것이 다시 어떻게 회사 전반 매출에 기여하는지 등이 중요하다. 대표님들은 (데이터의 중요성이 덜 논의되던) 당시부터 이를 상당히 중요하게 바라보셨던 것 같다.

당시 스타트업들이 우후죽순 설립되던 시기인데, 밸류에이션은 높은 반면 수익화가 가능한 회사가 적었다. 반면 베이글코드는 자체 퍼블리싱을 마음먹은 시점부터 ROAS(광고 비용 대비 매출)를 바라보고, 유저 리텐션과 수익의 상관관계를 생각하는 등 데이터 활용을 중시하고 있었다.

그게 나를 채용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탑라인 지표만 본다면 기존 DB에서 수치만 뽑아서 보면 된다. 하지만 베이글코드는 유저 행동, 유저 잔류의 이유, 과금 경로, 과금 이후의 피처 이용 등을 세세하고 알고 싶어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 베이글코드의 AI '문화'

Q. 팀 이력을 소개 부탁드린다.

A. 조직에서 원래 데이터 분석을 담당하던 분과 함께 2명이 ‘데이터 팀’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급선무는 회사가 프로덕트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보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었다.

내가 이전 회사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플랫폼의 간략한 버전을 만들고, 베이글코드가 빅피쉬게임즈와 협업하며 쌓았던 노하우를 얹는 형태로 개발이 이뤄졌다.이후 플랫폼을 확장하고 데이터 분석도 고도화하면서 팀원이 한두 명씩 늘기 시작해 2~3년 후에는 프로덕트들이 성장 궤도에 올랐다.

데이터 과학 박사 출신으로서 연구 내용의 적용에 갈증이 계속 있던 터라, 플랫폼을 완성한 시기부터는 머신러닝 모델, 즉 AI 기술을 그 위에 얹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머신러닝 모델로 제품에 긍정적 효과를 주는 시도에 나서기로 하고, 팀명을 데이터&AI 팀으로 바꾼 뒤 실제 머신러닝 모델 연구와 적용을 시작했다.


Q. 일찍부터 데이터에 AI를 도입한 베이글코드가 업계 내 타기업과 대비해 차별화된 지점이 있나?

A. 우선 AI 분야를 둘로 나눠 논의할 필요가 있겠다.

우선 요즘 얘기되는 생성형 AI를 제외한 전통적 머신러닝/딥러닝 측면을 먼저 얘기하면, 베이글코드의 차별성은 세세한 유저 레벨의 데이터를 안정적이고 확장성 있게 축적할 플랫폼이 갖춰져 있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AI에 대한 기업 문화적 지원이 있다. 당장 돈이 안 될지라도 장기적으로 데이터 이해와 시스템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한데 베이글코드는 이를 서포트해 주는 점이 큰 차이다.

미드저니 등 생성형 툴의 활용이 자연스러운 문화다. (사진: 미드저니 쇼케이스 페이지 갈무리)

한편 생성형 AI에서도 대표님들이 관련 툴 사용에 상당히 열려 있다. 챗GPT만 하더라도 출시되자마자 팀 플랜을 구매해 전사적으로 사용했었고, 일종의 AI 해커톤을 2회째 자체 개최하고도 있다.

특히 아트 부서의 AI 활용이 활발하다. 아트 부서는 내부적으로 많이 흩어져 있는데, 지속적으로 모여 미드저니 등 생성형 AI 사용 경험을 공유한다. 구체적 콘피그 설정 팁 등을 활발하게 공유하고 계시는데, 가끔 제가 들어도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활용이 자연스럽다.


Q. 베이글코드의 주력 장르인 소셜카지노는 전반적으로 AI 도입과 활용이 타장르에 비해 고도화된 것으로 안다. 이유가 뭘까?

A. 앞서와 같이 AI를 둘로 나눠 머신러닝/딥러닝 측면을 먼저 살펴보자. 이 방면에서 소셜카지노 장르의 차별성은 게임의 메카닉이 간단하다는 사실에서 온다.

사실 소셜 카지노의 메카닉은 버튼 하나를 누르는 것이 주된 액션일 때가 많을 정도로 간결한 편이다. 하지만 데이터를 바라보는 관점에서는 이것이 장점일 수 있다. 기믹이 간단하다는 말은 (유저와 게임의 인터랙션에서) 변수가 적다는 의미고, 따라서 변수 사이의 관계 발견도 수월하다는 의미다.

기믹이 단순한 반면, 각 유저의 플레이타임은 전반적으로 길게 유지되는 등 게임과 유저의 상호작용은 강하게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한 유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의 범위는 크지만 변수는 적기 때문에 예측 모델을 돌리기에 더 적합한 환경이 아닌가 싶다.

생성형 AI 측면에서는 장르 고유의 장점이 별로 더 크지 않다. 대신 베이글코드의 경우 AI 활용 문화가 잘 안착해 있어 아트 생성 AI의 활용도 숨 쉬듯 자연스럽다. 사실 원래는 다른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아티스트 분들이 AI에 저항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AI 툴로 이미지를 생성한 뒤 직접 수정할 때, 혹은 기존 아트에 변형을 가할 때 등에서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되다 보니, 오히려 아트 분들이 더 좋아한다.

특히 외주를 많이 쓰는 팀에도 변화가 있었다. 게임 제작에는 워낙 아트가 많이 쓰이다 보니 보니 아트 작업이 (전체 파이프라인에서) 병목을 일으킬 때가 많다. 하지만 생성형 AI 활용 이후 아트 작업의 병목이 많이 사라져 외주를 더 줄일 수 있게 됐다.

외주 축소는 비용 절감 측면에서만 이점이 아니다. 아무래도 아트 작업은 내부에서 해결하는 게 더 빠른 개발에 도움이 된다. 이런 측면에서 생성형 AI로 전반적 생산성이 다 같이 올라간 느낌이다.



Q. 소셜카지노는 게임과 유저 간 인터랙션이 비교적 단순해서 딥러닝에 유리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과연 소셜카지노 게임으로 축적된 딥러닝 노하우가 타장르 게임 제작에도 잘 활용될 수 있을까? 여러 신작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안다.

A. 유저와 게임 상호작용에 관한 양질의 데이터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는 (타장르) 게임 제작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오픈AI를 포함한 유명 LLM 개발사들이 최근 모델에 학습시킬 데이터가 남아있지 않다 털어놓은 바 있다. 그래서 양질의 텍스트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뉴욕타임스와 계약을 맺기도 했다. 향후의 AI 역시 결국 양질의 데이터 보유 및 활용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생각하며, 그런 면에서 베이글코드는 유리한 측면이 있다.


Q. 운영 측면에서는 AI 인사이트를 통해 어떤 효과를 보고 있나?

A. 마케팅 예산은 보통 대규모로 집행하다 보니, 보수적으로 접근하게 되기 마련이다. 보통 7일, 14일 혹은 한 달 등으로 기간을 나눠 예산을 집행한 뒤, 효과를 살피는 방식을 취한다.

우리는 이런 방식 대신 예측 모델을 이용해 시장의 패턴과 기간별 특수성을 바탕으로 예산 집행의 퍼포먼스를 빠르게 분석, 퍼포먼스 마케터 분들의 의사결정을 돕고 있다. 광고 집행의 효과가 긍정적으로 전망된다면 예산을 늘리고, 그 반대라면 줄여서 낭비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예산 집행 효율을 늘리고 있다.

유저 경험 측면을 보자면 다른 기업과 활용법이 겹쳐 특별한 것은 없다. CRM(고객 관계) 팀에서 데이터를 이용해 이탈할 것 같은 유저들을 케어하는 등의 전략은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전개된다.

한편 개발 측면에서는 개발적 지표들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관련 지표들도 시계열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지표의 특정값 초월/미달에 대한 사전 알림도 받아볼 수 있지만, 패턴을 벗어나는 이상 상황이 탐지될 경우에도 개발자에게 알림을 줘 대응이 늦어지는 상황을 막는다.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한 계기가 있다. 한 번은 서버 일부에서만 장애가 발생했었다. 전체 서버가 다운됐으면 모두 알았을 텐데 부분적이어서 잘 몰랐다. 나중에 모니터링 시스템을 살펴보니 특정 지표가 굉장히 떨어져 있는 것이 발견되어 고장을 알았다. 이미 약 24시간이 지난 시점이었다.

이 경험을 토대로 다면적인 시계열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게 됐고, 이후로는 이상현상을 조기 발견, 대응하면서 게임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베이글코드의 데이터 플랫폼 '네뷸라'


Q. 베이글코드 자체 데이터 플랫폼 ‘네뷸라’의 역할은?

A. 유저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해서 대시보드 분석이나 머신러닝 모델을 서빙하는 전체 서비스를 일컫는 이름이다. 유저가 게임과 상호작용하는 디테일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수집하는 것이 기본 목적으로, 이에 기반하여 내부 데이터 과학자들이 KPI를 디자인한다. 또한 유저 모니터링, 분석, 머신 러닝, 비즈니스 의사결정에까지 활용된다.


Q. 기존 게임 운영뿐만 아니라 신작 개발 착수에 있어서도 데이터에 기초해 의사결정을 하는지 궁금하다.

A. 양방향으로 시도가 이뤄지는 것 같다. 첫째로는 유망한 장르, 혹은 과소평가의 장르에 입증된 성공 공식을 넣어 게임을 만드는 팀들이 있다.

하지만 모든 개발 프로젝트가 이처럼 시스템적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게임이라는 게 결국은 재미를 찾아야 하는 것인데, 이용자뿐만 아니라 만드는 이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하지 않나.

그래서 개발자가 원하는 게임을 시도하는 전통적인 형태도 따른다. 다만 이 경우에도  데이터&AI 팀에서 장르에 따른 데이터적 접근법을 조언해 준다. 그리고 런칭 이후에도 국가(시장) 타게팅에 관한 조언을 건네기도 하는 등, (AI 활용이) 다양하게 이뤄지는 것 같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각 스튜디오를 구성하는 디렉터들의 재량을 가장 존중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개발 중이다.


Q. AI를 이용한 내부 프로젝트 중 소개해주실 만한 게 있다면?

A. 현재 6개 스튜디오에서 동시에 소셜 카지노 장르를 벗어나 다양한 캐주얼, 미드코어 장르를 시도하고 있다. 그중 PKC 스튜디오에서 제작 중인 <블러드 인베이전>이라는 신작이 있다.

<블러드 인베이전>을 꼽아서 말씀드리는 이유는, 디렉터님께서 저와 마찬가지로 예전부터 AI 활용에 적극적이시고 관심이 많으시기 때문이다. 아트는 물론 캐릭터 스토리, 다국어 지원, 음성 생성 등에서 AI툴사용에 거리낌이 없다. 

AI툴을 적극 활용해 만든 신작 <블러드 인베이전>

결과적으로 4명의 소수 팀인데도 불구하고 생산성이 굉장히 높다.​ 굉장히 짧은 기간에 좋은 지표를 내는 중이다. 반복적인 작업, 인력이 많이 투입되어야 하는 작업을 AI가 어느 정도 커버해준 덕분에, 개발팀은 게임의 본질인 재미에 집중할 시간이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여러 신작 중 가장 기대받는 작품이기도 하다.


Q. 대표들이 기업 내 AI툴 사용에 열려있다 말했다. 실제로 아트 직군의 활발한 AI 활용 문화에 관해서도 설명해 줬다. 그 외에 개발 과정에서 AI 툴을 도입함에 따라 생산성이 강화한 측면이 있나?

A. 사내에서 슬랙(Slack) 메신저를 쓰고 있는데, 아까 이야기한 시계열 데이터의 모니터링 시스템의 경보가 슬랙으로도 오게끔 설정해 뒀다. 그 외에도 각종 머신러닝 모델들의 모니터링 기능을 슬랙에 연동해 확인하고 있다.

또한 챗GPT를 래핑해 만든 사내 AI봇이 있다. 슬랙 대화가 길어지다 보면 보통 그 안에서 개별 업무를 파악해 내기가 힘들어지곤 한다. 이 경우 대화 내용을 요약해 공용문서 보관 공간에 저장해뒀다가, 이를 바탕으로 한 관련 질문에 봇이 자동 답변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는데 굉장히 요긴히 활용되는 것 같다.

숨 쉬듯 활용하는 시스템이 하나 더 있는데, 베이글코드는 글로벌 오피스들이 서로 소통한다. 이때 각 사무실 직원이 각자 모국어로 이야기해도 되게끔 번역 기능을 세팅해 뒀다. 예전 구글 번역 등은 퀄리티가 모자라서 한국 직원들과의 소통이 이상해지는 사례가 많았는데, AI 번역툴의 성능이 워낙 좋아져 요즘엔 사람이 번역한 것보다 더 매끄러운 케이스들도 있더라.

<블러드 인베이전>



# 앞으로의 숙제

Q. AI 활용에 대한 사회적 수용, 혹은 AI의 발전이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예측하는 바가 있다면?

A. 이전보다 소규모 개발팀, 혹은 1인 개발자가 더 많아질 것 같다.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콘텐츠를 활발하게 만들 수 있는 점이 긍정적 측면일 것이다.

반대로 AI가 현재는 인간의 결정을 보조하는 역할로 쓰이고 있기는 하나, 앞으로는 그러한 일을 수행해 오던 사람들의 숫자가 (산업 내에서) 줄어드는 현상을 피하기 힘들 것 같다. 콘텐츠의 절대량이 늘어나면 그러한 업무의 필요량도 늘어날 수 있겠으나 단기적으로는 특정 직군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Q. 베이글코드의 경우 자체적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딥러닝 역량에서 유리한 점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AI는 결국 데이터 싸움’이라고들 하더라. AI가 보편화된 미래의 게임 산업에서 데이터 보유량에 의한 기업 간 간극이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작용하지는 않을까?

A. 조심스럽기는 하나, 실제로 데이터의 무기화, 자본화 현상이 눈에 띄고 있다. 아까 말씀드렸듯 뉴욕타임스가 오픈AI와 (데이터 공급) 계약을 맺었고, 레딧 같은 기업은 돈을 받고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현상 자체는 현실로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자체 데이터를 못 가진 기업 혹은 개인들이라 해서 (고도화된 AI 기술에) 접근할 방법이 아예 없지는 않아 보인다. 가령 오픈AI의 챗GPT는 LLM 중 가장 센세이셔널하고 넘을 수 없는 경지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가장 앞서있다고 보지만, 지금은 타기업 모델들과의 격차가 현저히 줄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센스노바’와 같은 모델은 GPT-4o를 뛰어넘었다고 이야기되는 사례다. 그다음 메타의 Llama3(라마3)는 오픈소스인데도 거의 GPT4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될 뿐만 아니라, 더 최신 모델도 공개될 예정이다.


이렇듯 오픈소스 모델, 혹은 경쟁기업들의 역량이 올라가는 측면에서 볼 때, 결국 AI 기술은 공공재의 성격을 띨 것 같다.

당장 최근에도 GPT-4o의 저렴한 버전 ‘GPT 미니’가 출시되어서 바로 팀원들과 사용해 봤다. 이렇듯 돈을 지불하더라도 굉장히 낮은 가격에 쓸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혹은 아예 (라마와 같은) 오픈소스 모델을 사용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AI 모델 간 격차가 존재는 하겠으나 말씀하신 것 같은 빈익빈 부익부, 넘을 수 없는 장벽의 탄생으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


Q. AI 기술을 딥러닝과 생성형의 두 분야로 나눠서 논해주셨다. 양쪽 모두에서 베이글코드의 향후 계획을 말씀해 주신다면?

A. 먼저 딥러닝 측면을 얘기하면, 아직 도전하지 못한 도메인이 많다. 또한 기존에 마케팅적으로 대외 공개한 도전 분야들에서도 아직 어려움이 많다.

가령 모바일 게임 씬의 마케팅 환경이 예전과 같지 않다. 플랫폼의 프라이버시 정책 변화로 이용자들의 정보가 다 가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효율적으로 지출하려면 예측 모델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예측 모델의 고도화에는 해결할 일이 많아서 투자를 굉장히 많이 해나갈 생각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유저 이탈 방지 모델, 특정 유저 그룹의 라이프타임 밸류 예측과 관리의 고도화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바라볼 것이 생성형 AI다. 생성형 AI를 도입했을 때 단적인 생산성 향상이 포착되기 때문이다. (베이글코드에서는) 아트 분야에선 완전히 생성형 AI가 자리 잡았고, 그다음엔 개발 과정에 도입될 차례라고 본다.

현재도 개발 과정에서 많이들 사용 중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개발 효율 증대가 20~30% 정도에 그치는 듯한데, 아트 파트에서는 AI에 의한 생산형 향상이 거의 2~3배는 되어 보인다. 개발에서도 AI 도입에 의한 효율 증대가 지금보다 더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보며, 따라서 이 측면의 연구가 이뤄질 수 있겠다.

또한 내가 베이글코드에 입사해 새롭게 게임 개발에 대해 배우면서 살펴보니, 게임 제작 과정은 상당히 여러 단계로 이뤄져 있다. 디렉터님들과 이야기해 보면 그 복잡도가 너무 높기 때문에 단계별로 AI를 통해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을 부분이 많다. 이런 지점들을 적극적으로 서포트하면서, 개발자분들이 더 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나머지 과제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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