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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찡한 감동이 담긴, 따뜻한 TPS를 만들고 싶다”

한빛소프트 게임개발1본부 이장호 PD 인터뷰

남혁우(석모도) 2011-01-18 01:50:09

지스타 2010에서 처음으로 플레이해 볼 수 있었던 <스쿼드플로우>는 몽환적인 분위기와 독특한 게임성을 앞세운 감성 3인칭 슈팅(TPS)으로 주목을 받았다그동안 메카닉과 감성이라는 소재를 제대로 살린 게임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스쿼드플로우>에 대한 호평은 눈길을 끈다.

 

과연 <스쿼드플로우>는 감성과 메카닉을 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한빛소프트 게임개발1본부 <스쿼드플로우> 팀 이장호 PD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 “마음이 따뜻해지는 협력 슈팅을 만든다”


 

TIG> 먼저 감성 TPS를 선보인 기획의도가 궁금하다.

 

이장호 PD(오른쪽 사진): 유저들에게 감성적인 느낌을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다기보다는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개발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유저들이 게임에서 스토리를 즐겼을 때 슈팅 게임이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느낌을 충족시키는 단어로는 감성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다.

 

게임의 스토리는 로봇인 유저가 레아라는 한 소녀를 구출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구하는 과정 속에 애절함, 안타까움, 즐거움 등 다양한 감정을 녹이려고 노력 중이다.

 

단순히 쏘고 즐기는 것만이 아니라, 유저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과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TIG> 게임의 플레이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기본적인 플레이는 기존의 FPS TPS와 비슷하다. 키보드로 캐릭터를 움직이며 마우스로 적을 조준해 공격하면 된다.

 

주력 콘텐츠인 스토리는 다른 슈팅 게임의 폭파 미션이나 인질구출 미션 같은 형식으로 진행된다. PvP 방식이 아닌 PvE 스타일의 협력 미션이 많을 것이다.

 

플레이 측면에서는 여러 명이 함께 호흡하는 협력을 강조했다. ‘어떻게 하면 동료를 도와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게 만들기 위해 함께할 때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협력할 경우 무기에 추가 효과가 들어간다. 예를 들어 유저가 부착형 무기를 적에게 붙였을 때 동료가 그 무기를 공격해 터트리면 추가로 대미지가 들어가는 식이다.

 

게임 진행은 협력(팀플레이)를 강조하고 있다.

 

 

TIG> PvP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우리는 유저들이 싸우고 싶어서 <스쿼드플로우>에 접속하기보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들어오기를 바란다. 그래서 유저 전투도 싸워야 하는 이유를 미리 제시해 스토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TIG> 슈팅 중에서도 TPS를 선택한 이유는?

 

기술적으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유저의 시선 가장 가까운 곳에 유저의 캐릭터가 있고, 항상 캐릭터의 뒤를 바라보기 때문에 다른 장르에 비해 더 좋은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TIG> 시나리오 위주의 게임이니 콘텐츠 소비가 심할 것 같다.

 

우리가 콘텐츠를 만드는 속도는 유저가 소비하는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신 짧게 즐기더라도 재미있고 새로운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지금은 최대한 게임의 퀄리티를 살리는 것이 목표다. 퀄리티가 높아지면 이후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더해질 것이다.

 

 

 


■ “희생의 가치와 인간애를 전하고 싶다”


 

TIG> 혹시 영감을 받은 게임이나 영화가 있다면?

 

처음에 생각한 콘셉은 애니메이션 <천공의성 라퓨타>에서 소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로봇이다. 맹목적으로 자신을 희생하지만, 그 희생을 통해 세상이 바뀌고 사람의 생각이 바뀌는 모습이 나온다.

 

<스쿼드플로우>에서도 희생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찡한 감동이 전달되기를 원했다. 유저는 게임에서 로봇이기 때문에 맹목적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희생한다. 그런 행동을 통해 역설적으로 헌신의 가치와 인간애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PS2로 나온 <이코>를 들 수 있다. 연약한 소녀를 구출한다는 시놉시스를 그렇게 잘 묘사한 게임은 없는 것 같다. 게임으로서 그런 내용을 잘 살렸다는 걸 높게 평가하고 많은 영감을 받았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측면으로 감성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이코>는 여자 주인공의 손을 잡는 등 디테일하고 누적된 플레이를 통해 감성을 끌어냈다. <스쿼드플로우>는 전체적인 이야기나 연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볼 수 있다.

 

 

TIG> 레아가 초기에는 청순한 이미지였는데, 강한 이미지로 바뀐 이유는 무엇인가?

 

레아가 초기에는 청순한 이미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독립심이 강하고 어떤 역경도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캐릭터로 변하면서 이미지도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연약한 캐릭터를 지켜준다는 내용은 이미 많이 등장했기 때문에 우리만의 색을 갖고 함께 역경을 헤쳐 나가는 내용을 담고 싶었다. 적극적인 성격이라고 해도 로봇인 유저와 소녀의 능력 차이가 크므로 지켜줘야 하는 부분은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이고 시원시원한 성격이 매력적으로 유저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저가 지켜야 하는 대상인 소녀 레아.

 

 

TIG> 유저가 조종하는 SP5 유닛의 이미지가 독특하다. 캐릭터의 모티브는 무엇인가?

 

모티브가 따로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신 우리만의 색을 만들고 싶었다. 세상에 없었고, 실루엣만 보더라도 <스쿼드플로우>의 캐릭터라는 것을 알 수 있기를 바랐다생긴 것만으로도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를 원해서 정말 많은 캐릭터 스케치를 진행했다.

 

그렇게 나온 유닛 디자인을 유저들이 좋아할지 정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다행히 공개했을 때 유저들이 좋아해 줘서 더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TIG>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지원되거나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되나?

 

유저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캐릭터 페인팅 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다. 로봇을 보면 앞면은 전체가 하얀색 철판이고, 뒤쪽에 약간의 기계 부분이 보이는데 철판 부분은 모두 유저가 꾸밀 수 있다.

 

대신 SP5의 후속 버전인 SP6 SP7 등 다른 캐릭터가 나올 예정은 아직 없다. 확장팩이나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될 여지는 만들어 놓고 있지만 최대한 SP5의 실루엣이 유지되기를 바란다.

 

 

TIG> 독특한 인터페이스(UI)로 주목받았는데 어떤 콘셉으로 만들었나?

 

최대한 직관적이고 게임 속 세계와 잘 어울리는 UI를 만들고 싶었다. <데드 스페이스 2> 같이 훌륭한 UI를 선보이는 게임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게임에 맞도록 바꾸거나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을지가 딜레마였다.

 

지스타 버전에서는 캐릭터 주위에 체력과 잔탄을 표시했는데, 게임에 몰입할 수 있고 새롭다는 호평도 있었지만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았다. 모션 그래픽이나 오브젝트 등을 활용해 유저가 인지하기 쉽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캐릭터에 모든 정보가 모여 있는 <스쿼드플로우>의 UI.

 

 


분야에 상관없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개발자를 원한다


 

TIG> 최근 <스쿼드플로어>를 함께 개발할 인재를 모집하는 보도광고를 배포했다. 업체가 아닌 게임명을 드러내고 구인광고를 낸 이유는 무엇인가?

 

<스쿼드플로우>라는 게임 자체가 방향성이 한쪽으로 치우친 마니악한 장르기 때문에 대중적인 게임들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그래서 우리가 가진 색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다고 생각해 단독 구인광고를 내게 됐다.

 

 

TIG> 그렇다면 원하는 인재상은?

 

한 분야에만 스페셜리스트이기보다 게임에 균형 있는 시각을 가진 제너럴리스트를 원한다최근 게임은 개발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보니 분업화와 전문화가 이루어져 자신의 전문분야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게임의 전체적인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영역만이 아닌, 게임의 다양한 분야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프로그래머라도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고, 그래픽 아티스트도 기획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럴 의지와 시야가 있는 사람을 원한다.

 

어찌 보면 분업화가 돼 있지 않아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팀원을 하나로 모아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실패와 개선을 통해 좋은 게임을 만들겠다”


 

TIG> 체험버전을 최초로 공개한 지스타 2010에서 반응은 어땠나?

 

반응은 전반적으로 좋았다. 특히 몰입감이나 분위기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지스타에서 공개한 버전은 아직 완성된 게임이 아니었던 만큼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지 못하거나 시야가 불편하다는 등의 세세한 부분에서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지금은 플레이했을 때 어색하거나 불편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깔끔하게 수정하고 있다.

 

[관련기사] (영상) 지스타 체험판 4인 파티플레이 풀버전 [원문보기]

 

 

TIG> 현재 개발은 어느 정도 진행돼 있나?

 

기술적으로 게임을 구성하는 구조는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지금은 주로 유저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클로즈 베타테스트는 올해 상반기에 진행할 예정이며, 이후 일정은 유저들의 반응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TIG> 수익모델은 어떻게 되나?

 

게임의 퀄리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유료화 부분은 크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 우선은 게임이 재미있어야 하기 때문에 재미가 있으면 유료화도 해결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본다.

 

 

TIG>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대한 새롭고 인상적인 게임을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다 보니 그만큼 많은 시도가 실패하기도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은 자료를 찾고 시도를 통해 실패하고 개선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이 더 좋은 게임을 개발하는 바탕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이런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개발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 같다.

 

유저들이 즐겁게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우리에겐 가장 기쁜 일이다. 앞으로 베타테스트를 진행할 텐데 많은 관심과 의견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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