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L은 ‘Global Starcraft2 League’의 줄임말이다. 사실 이 대회는 이제껏 없었던 형태의 대회다. 얼핏보면 스타리그, MSL과 비슷해보일지 모르겠지만 ‘Global’이라는 이 단어의 존재를 잊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글로벌이라는 개념은 대회를 만드는 곰TV 뿐만 아니라 <스타크래프트> 위주의 e스포츠를 즐기던 팬들에게도 생소하다.
물론, 쉽게 생각할 수도 있다. ‘세계적인 리그’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고, ‘외국 선수, 팬들의 참여가 활발한 리그’라고 생각해도 된다. 하지만 글로벌 e스포츠 리그는 어떠해야 한다는 기준이 없다. 비교 대상도 없고, 모범답안처럼 여겨지는 모델도 없다. 글로벌을 표방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곰TV는 ‘Gomtv Starcraft2 League’를 과감히 거부했다. <스타크래프트 2>를 가지고 전세계 팬들을 아우르는 대회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e스포츠에서의 ‘글로벌’은 무엇일까? 정답은 없다. 이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이다.
글로벌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다. 그러나 사실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글로벌을 향한 길은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만 즐기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면 된다. 전세계의 많은 팬들이 GSL을 보고 열광하고 환호하면 된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세계인의 리그’가 되려면 여러가지 필요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얼마 전 해외 측에서 ‘곰TV가 외국 선수들을 위해 더 배려해야 한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이에 곰TV는 발 빠르게 대응했다. 곰TV
대단한 소식이다. 대한민국의 10년 e스포츠 역사상 해외 측과 이렇게 긴밀하게 협력했던 대회는 없었다. 발표 직후 채 팀장은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MLG 2011 콜럼버스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돌아오겠다고 했다.
이 소식을 들었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본 기자 역시 블리즈컨 2010에 참가하면서 <스타크래프트 2>의 글로벌 e스포츠에 대한 가능성을 확신하고 돌아왔다.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기자는 채 팀장에게 “MLG에 대한 심도 깊은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요청했고, 채 팀장은 흔쾌히 허락했다.
미국에서 돌아오자 마자 바쁘시죠? 그래도 슈퍼토너먼트가 결승만을 남겨두고 있어서 조금 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슈퍼토너먼트 4강은 끝났고 앞으로 4일 동안 휴식을 할 수 있죠. 하지만 중계만 없을 뿐 휴식은 아닙니다. 차기 시즌을 준비해야 합니다. 슈퍼토너먼트 끝나고 진행되는 예선을 준비해야 합니다. 당장 오늘(14일)만 해도 차기 시즌 GSTL에 대한 공지를 했죠. 요즘에는 꾸준히 해외 팀들과 많은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음 시즌 MLG에 누구를 보내야 하는지도 논의 중입니다. 결코 한가한 게 아닙니다.
오늘은 MLG 2011 콜럼버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직접 느낀 미국 현지 e스포츠의 열기는 어땠습니까?
MLG에 처음 가서 가장 신기했던 것은 공항에 엄청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선수들의 아이디와 얼굴을 모두 알고 있더라고요. 이건 GSL을 많이 봤다는 뜻이죠. 30달러 정도의 당일 입장권을 사려고 엄청 길게 줄 서있는 것을 보고 놀랐죠. 대회 기간 내에는 선수들의 엄청난 인기에 또 놀랐습니다. 한국 선수들을 얼마나 원하고 있었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치 우리가 소녀시대를 보는 것 같은 느낌? 얼마나 인기가 많았는지 나중에는 경호원을 붙이고 다녔을 정도입니다.
사실, 저는 블리즈컨 2008, 2009에 참가하면서 미국 팬들의 열정에 놀랐거든요. MLG 콜럼버스도 장난이 아니었다고 하더라고요. 누가 가장 인기가 많았습니까?
중계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현장 팬들의 반응이 정말 격렬했죠.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에 엄청나게 열광을 하더라고요. 탐사정 하나 잡힌 것 만으로도 떠나갈 듯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너무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확실히 <스타크래프트 2>의 인기가 대단하던가요? 사실 이게 직접 느껴보지 않으면 잘 모르거든요?
원래 북미는 콘솔 시장이 강세죠. 특히 FPS요. 이번 MLG 2011 콜럼버스는 <헤일로> <콜오브듀티> <스타크래프트 2>가 종목이었습니다. 특히 헤일로가 주종목이죠. 미국 내에서는 헤일로가 스타2보다 많이 팔렸다고 들었는데, 보는 게임으로는 <스타크래프트 2>의 아성이 대단해요. 3일 내내 <스타크래프트 2> 쪽에 사람이 가장 많았거든요. 다른 종목과 동시에 결승을 진행했는데도 말이죠.
사실 블리즈컨은 블리자드 게임의 광팬들이 몰리기 때문에 뜨거운 열기를 예상할 수가 있었어요. 하지만 MLG는 다른 게임들도 정식 종목이었는데 유독 스타2의 열기가 대단해서 놀랐습니다.
사실 <스타크래프트>는 너무 우리나라에서 고립 되어서 발전해버렸죠. 이건 누구의 탓은 아닙니다. 다만 해외에서는 이런 보는 류의 문화를 즐길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제는 <스타크래프트 2>를 통해 보는 문화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약 10년 전에 시작된 관람 문화가 지금 미국에서 터진 거죠.
콜럼버스에 대해서는 좀 알고 가셨나요? LA와 같은 대도시는 아니지 않나요?
트레버 휴스턴 선수가 말을 해주더라고요. 거긴 사실 한국으로 치면 지방과 비슷한 느낌이래요. 대구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대구 비하는 아닙니다(웃음). 대구는 트레버가 처음으로 간 지방 도시였거든요. 그런데도 엄청났어요. 대단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팬들 중에 해외 대회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팬들이 드물어요. 간단하게 소개를 해주시죠. MLG는 어떤 대회입니까? 어떤 구조로 이뤄져 있나요?
메이저리그 게이밍의 약자죠. e스포츠 대회라기 보다는 게임 페스티벌 느낌이 강해요. 대회라기 보다는 축제죠. 축제의 일환이 토너먼트인거죠. 대회도 하고 구경도 하고, 블리즈컨 같은 느낌이랄까요? 주말에 3일 동안 열리고요.
굉장히 역사가 오래된 대회죠. 처음에는 퀘이크로 시작됐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RTS는 <스타크래프트 2>가 처음일겁니다. 동시 생중계도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전체적으로 대회만 놓고 본다면 투어 대회에요. 대여섯 번의 지방 투어가 있고 한 번의 그랜드파이널이 있죠. 4월에 시작해서 10월에 끝나고, 11월에 그랜드파이널이 열립니다. 미국 내에서만 도는 거죠. 다음 대회는 애너하임으로 정해져 있고요.
사실 지방 투어는 상금이 적습니다. 그랜드파이널 1등이 5천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방 투어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랜드파이널에는 누구나 출전할 수 있어요. 하지만 좋은 시드를 얻으려면 꾸준히 포인트를 쌓아야 합니다. 미리 프로 서킷에 참가하면 나중에 좋은 자리를 얻을 수 있죠. 좋은 성적을 거두면 일정 금액의 지원비가 주어지기도 합니다. 즉, MLG 콜럼버스에서 우승한
우리나라 e스포츠 대회 모델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나라 e스포츠 모델이 미국에서 적용될 수 있을까요?
왜 그런가 생각을 해봤어요.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좁기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선수를 모으는 게 쉽죠. 그래서인지 흥행도 흥행이지만 공정성이 더 중요해요. 하지만 해외 대회는 선수들을 모으기가 너무 힘듭니다. 오프라인 대회는 약 3일 정도 밖에 할 수 없고, 모은 김에 모든 것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거의 풀리그, 더블엘리미네이션 방식을 채택하죠. 진 선수들에게도 최대한 다시 기회를 주려고 하는 겁니다.
또한 인기 있는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서 시드를 많이 주고, 지원을 해주죠. 나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한 환경에는 최고로 좋은 시스템이죠. 그러다 보니 팬들의 반응도 너그러워요. 보고 싶은 선수들의 경기 자체를 보는 것을 좋아하죠. 이번 MLG에서도
사실 외국에서는 앞으로도 GSL 같은 시스템이 자리 잡기가 어려울 겁니다. GSL은 축제라기 보다는 경쟁에 초점을 맞춘 시스템이니까요. 반면 MLG는 축제 같은 분위기입니다. 한국형 e스포츠는 정말 한국이니까 가능한 거죠. 그래서 독특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못하는 거에요. 아, 최근에 대만은 따라 하고 있죠. 땅이 좁으니까요. 만약 미국 등지에서 GSL과 같은 모델을 정착시키려면 규모가 엄청나게 커야 할겁니다.
MLG 측에서는 GSL을 어떻게 평가를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직접 다녀오셨으니 많은 이야기를 하셨을 것 같은데요.
전세계 최고 레벨의 선수들이 GSL에 있다고 말합니다. GSL의 높은 수준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선수들을 초청할 때 주최 측에서 어느 정도 비용을 부담하는 겁니다. 다른 외국 선수들은 그렇게 지원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MLG는 이번 콜럼버스 대회를 반전의 계기로 삼고 싶어했습니다. 지난 MLG 달라스 때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중계 방송도 원활하지 못했고 배틀넷의 렉도 심했습니다. 하지만 콜럼버스 때 GSL 리거들의 맹활약으로 인해 흥행 대박이 났죠. 물론 MLG도 노력을 많이 했지만 한국 선수들의 출전이 촉매제가 된 거죠. MLG 측에서 우리 GSL에 굉장히 고마워했습니다. 지금도 매일 고맙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MLG 총괄 담장자가 매일 스카이프로 고맙다고 말합니다. 아 그리고 우리는 매일 한두 시간씩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MLG 실시간 온라인 스트리밍을 보고, ‘화려한 맛은 없지만 간결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GSL의 중계와 비교를 한 번 해봐주시죠.
중계 자체가 굉장히 유동적이에요. 많이 오픈 되어 있죠. 우리나라보다 해설자에 굉장한 비중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해외 중계에서 해설자의 비중은 절대적이에요. 인기 있는 해설자의 중계 여부가 시청률로 직결이 됩니다. GSL의 글로벌 중계진 닉과 댄이 초대 받은 이유도 그것 때문입니다. 그들은 GSL을 통해 세계 최고의 해설위원이 됐죠.
게임 연출 측면에서는 <스타크래프트 2>만 하는 전문 인력이 아직 없어요. 선수들을 불러다 인트로 영상을 만드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고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의 중계 시스템을 따라 하려는 느낌이 듭니다. 인상적인 것은 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최선을 다하려는 점이죠. 또 다른 것은 현장 팬들을 위한 배려입니다. 현장 특화형 중계죠. 이번 MLG 콜럼버스 결승전은 방송과 현장 중계진이 달랐습니다. 현장 팬들을 위한 특별 대우였던 거죠.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대회였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하지만 다 좋지만은 않았을 겁니다. MLG가 더 큰 대회가 되기 위해서는 보완을 해야 할 점이 있다고 봅니다.
경기 중의 렉은 사실 배틀넷 문제니까요. 위성 스트리밍이 잠깐 끊긴 적이 있는데, 그건 갑자기 태풍이 와서 그랬습니다. 그래도 비교적 빠르게 복구를 했죠. 아, 렉 문제는 말이죠. 팬들의 엄청난 귓속말 때문이었습니다. 대회 계정이 따로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배틀넷 이용자들이 선수들이 사용하는 계정을 알아내서 귓말 도배를 하는 거에요. 다른용무중으로 설정하면 선수들에게 보이지는 않지만 계속 대화가 누적되어서 렉이 발생했죠. 랜모드가 시급합니다(웃음). 대회용 서버를 열어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죠.
전체적으로는 낭만이 느껴지는 대회였다는 생각도 듭니다. 선수들 사이의 채팅도 재미있었고요. GSL에서도 채팅을 허용하면 어떻겠느냐고 의견을 제시하는 팬들도 있더라고요.
순수함이 느껴졌어요. 이번 MLG 콜럼버스를 본 팬들 사이에서 ‘GSL에서도 채팅을 허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팬들도 계시죠(웃음). 확실히 GSL보다 더 편안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해외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을 못이기는 것 같아요. 한국 선수들은 대회가 끝나면 컨디션 조절을 위해 숙소에 돌아갑니다. 하지만 해외 선수들은 놀아요. 오랜만에 만나는 선수들끼리 너무 반가우니까 술도 먹고, 이야기도 해요. 문화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외국 선수들과 성향이 맞지 않아 어울리기가 힘든 점도 있죠. 젊은 친구들이 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한 점은 안타깝습니다만 결국은 성향 차이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대회에서 이기기 위해, 우승하기 위해 미국에 갔으니까요.
혹시 ‘닥터 채’를 알아보는 팬들도 많이 있었나요? GSL의 인기가 대단했다고 하니,
제가 곰TV 로고가 박힌 일명 ‘곰자켓’을 입고 갔었거든요. 현지 팬들에게 ‘그거 어디서 파냐’는 질문을 100번은 넘게 받았습니다. 어떤 팬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곰TV에서 일하냐고 묻더라고요. MLG에서 저를 정식으로 소개를 해준 덕분에도 많은 이들이 저를 알아봤습니다. 코드A 해설을 하고 싶다고 해서 즉석 오디션을 한 팬도 있었고요(웃음). 다음 GSL은 언제 하냐, 한국에 꼭 가고 싶다. 목동 곰TV 스튜디오 입장료가 얼마냐고 묻는 팬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곰자켓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은 대단했습니다(웃음).
이번 콜럼버스에서는 그렉필즈와
맞습니다.
해외 팬들은 한국 선수들의 실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요? 잘하기는 하지만 <스타크래프트>와는 다른 느낌일 것 같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때는 ‘넘사벽’이었다면 <스타크래프트 2>는 ‘우리도 이길 수 있다’라는 느낌?
게임이 달라서 그래요. 전략과 상성이 극명하죠. 전략이 엇갈리면 실력 차이가 있어도 그냥 질 수가 있죠. 절대 강자가 나오기 힘든 특징을 가진 게임이 <스타크래프트 2>입니다. 게다가 지금은 외국 선수들이 따라갈 수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가위 바위 보를 잘하면 이길 수 있죠. 올인 전략도 강하고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우리나라가 최강이에요. 최근 해외 대회를 한국 선수들이 모두 휩쓸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도 최근 해외 선수들의 팀하우스가 생기고 있는데, 한국 시스템으로 노력하면 <스타크래프트>처럼 압도적인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선수들에 따르면 미국 현지 팬들이 GSL을 많이 알고 있고, 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어땠습니까? MLG에 다녀온 선수들은 GSL에서 뛴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을 것 같습니다.
대단했어요. 선수들의 아이디를 다 알고 있어요. 거짓말 안하고 정말 모든 사람이 알고 있어요. 첫 날부터, 게임을 하기 전부터 다 아는 거에요. 이것은 GSL을 봤다는 뜻입니다. 한국 게이머들의 아이디를 호명하며 응원을 하는데 이게 진짜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팬사인회를 하루에 한 번씩 했는데 줄이 엄청나게 늘어서 있기도 했죠. 저도 ‘곰자켓’ 덕분에 GSL의 인기를 실감했습니다. MLG 콜럼버스의 흥행 요인 중 하나는 GSL이라고 봅니다. 업체들의 관심도 적극적이고 많았습니다. 제휴에 대한 논의도 상당히 많이 하고 왔죠. 갔다 오길 정말 잘했습니다. 스타2로 뭔가 하려면 GSL과 연계를 해야 한다고 다들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문성원이 MLG 2011 콜럼버스에서 우승한 뒤 슈퍼토너먼트 결승까지 진출했습니다. 해외 대회가 선수에게 엄청난 계기가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 기세라는게 중요한데, 그 기세를 완벽하게 타고 왔어요. 슈퍼토너먼트 준비 시간도 별로 없었는데도 잘하잖아요. 그 경험은 아무나 못하는 거죠. 수 억 원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을 하고 온 겁니다.
GSL은 얼마 전 MLG와의 연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어떤 과정으로 논의가 되고 결정이 됐는지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거든요.
처음에는 MLG와 일정이 겹치는 것 때문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외국 선수가 코드A 시드를 받고 한국에 와야 하는데 MLG와 겹친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어차피 우리도 글로벌 리그를 표방하고 있으니까 MLG 일정에 우리가 맞춰주자는 이야기가 나왔죠. 그게 시작이었죠. 선수 교류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쪽에서 먼저 꺼냈습니다. 그랬더니 MLG에서는 GSL 선수를 초청하는 것에 좋은 반응을 보였고, 비용까지 부담하겠다고 했어요.
한국 선수들이 그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을 한 거죠. 비용까지 부담하겠다고 하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한국 선수들을 받아들이면 우리도 너희의 선수들을 데려오겠다고 응답을 했죠. MLG는 GSL로, GSL은 MLG로 통하는 길을 만들어주자는 것이었죠.
현재 스케줄 조정, 선수 교류를 넘어 여러 연계 안을 생각 중입니다. 몇 가지가 있는데 조만간 또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 있을 것 같습니다(웃음). 사업적인 것도 있고요. MLG와 우리가 프로젝트 성으로 단기 토너먼트를 할 수도 있습니다. 서로 너무 적극적이라서 일하기가 너무 편하고 좋습니다. 앞으로 많은 것들을 함께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GSL과 MLG은 리그 방식 자체가 다릅니다.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을 것 같거든요. 외국 선수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는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GSL 선수가 MLG에 가서 GSL 해외 팬들을 확보하는 거에요. 어차피 우리나라 선수들의 활동 무대는 GSL이니까요. GSL이 최고인 것은 다 알아요. 하지만 우리는 이를 더 알리고 싶은 거죠. 반대로 해외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겁니다. 한 쪽만 이득을 보는 연계가 절대 아닙니다. 전세계 <스타크래프트 2> e스포츠의 판을 키울 수가 있죠. 우리는 고립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사례가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 않겠습니다.
탐나는 외국 선수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선수는 GSL에서 오랫동안 활약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선수가 있습니까?
나니와 선수가 이번에 오죠. 토르제인도 오고요. 그 두 선수가 탐이 나고요. 재능이 있어요. 현재는 체계적인 연습을 못할 뿐입니다. 한국 선수들과 두 세달 머물면 다시 코드S 급으로 클 수 있겠죠. 마음가짐이 되어 있어요. 그런데 사실 가장 탐나는 선수는 아이드라, 그렉필즈죠.
사실 얼마전 해외 커뮤니티에서 ‘GSL이 해외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내용의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직접 팀리퀴드에 글도 남기셨죠?
어디까지 배려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사실 그 사람(프나틱의 대표) 말도 맞아요. 한국 생활이 어렵고, 한국에는 아는 사람도 없죠. 음식도 장애요인이죠. 하지만 온라인 대회로 코드A를 한다거나 하는 식의 대안은 GSL과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글을 남겼고, 이후 여러 가지 정보를 공개하면서 해외 측의 반응이 많이 달라진 것이 느껴집니다. 지금도 해외 선수들에 대한 배려는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연습도 도와주고 있고, 숙소도 제공하죠. 하지만 더 고민할겁니다. 해외 대회와의 연계를 강화하면서 배려를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선수와 팬들 기준의 공정성은 지킬 겁니다.
MLG말고 다른 해외 대회와의 연계도 꾸준히 추진하실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진척 상황은 어느 정도입니까?
IEM과 이야기를 하고 있고, 드림핵과도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선수 교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방송 시스템 등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을 아우르고 싶습니다. 중국도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해외 팀 중에 FXO 말고도 GSTL에 참가하고 싶어하는 팀도 있을 거고요. 다음 시즌에는 그렇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FXO가 한국에 머무르고 있죠? 이들은 GSTL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이들의 한국 생활이 어떤지도 궁금하고요.
FXO 선수들이 지난 주말(11일)에 들어왔어요. 그리고 어제(13일) 곰TV 스튜디오에 왔죠. 그 친구들은 GSTL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한국 팀, 선수들과 겨룰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실력이 향상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FXO의 게임단주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실 한 달 동안 8명의 선수가 한국에 머무는 것은 엄청난 결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희도 받아들였습니다.
그들은 한국에서 GSTL을 겪고 돌아가면 훨씬 업그레이드가 될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전지 훈련의 느낌이랄까요? 각오가 굉장히 다부지고, 연습도 엄청 많이 하고 잇습니다. 현재 우리가 숙소를 제공하고 있는데 잠을 안자고 게임만 해요. 전기세가 엄청 나올 겁니다(웃음). 우리는 언제나 열려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들이 GSL과 GSTL을 겪고 돌아간다면 다른 외국 선수, 팀보다 한국 무대에 대한 정보를 많이 축적할 수 있죠. 그렇다면 다음에 언제든지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거고요. 이들이 실력을 향상시켜서 해외에 다시 나가면 전체적인 수준도 높아집니다. 이는 우리도 FXO도 함께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GSTL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볼까요? 오늘(14일) GSTL 시즌4 세부 내용이 발표됐습니다. F.United의 소식이 가장 화제죠.
지난 MLG 2011 콜럼버스를 통해 외국 선수 3명이 오기로 되어 있었죠. 우리는 그들이 GSTL도 함께 경험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에 앞서 GSTL의 용병 시스템을 허용한다는 발표도 했으니까요. 폭스는 장재호, 박준이 잘하지만 GSTL에 참가하기에는 선수가 부족했죠. 그래서 성립이 됐습니다. 폭스에서 용병 3명을 고용해 GSTL에 나오는 그림이죠. 토르제인은 워3를 했기 때문에 장재호, 박준과도 친하고요. 잘할 것 같아요. 장재호, 박준 선수도 잘하거든요. 게다가 해외 선수들은 폭스 팀을 너무 좋아해요. 해외에 가장 잘 알려진 팀도 폭스고요.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려고 항상 생각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할 일이죠.
GSTL 역시 글로벌을 표방하시죠? 다음 시즌 GSTL이 어떻게 될지 벌써 궁금한데요. GSTL에는 글로벌 기업들이 스폰서로 참여하면 그림이 참 좋을 것 같아요.
글로벌 스폰서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해외에서 워낙 많이 보고 있거든요. 다국적 기업이 사실 가장 좋죠. 우리가 글로벌을 위해 하는 시도들이 분명히 좋은 결과로 돌아올 겁니다.
개인적으로 GSL의 월드챔피언십을 MLG 같은 모델로 발전시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각국에서 GSL 월드챔피언십 대회를 하고, 마지막에 한국에서 파이널을 하는거죠. 사실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 않습니까?
아, 그런 그림도 참 좋습니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해외에서 결승전을 한 번 하는 게 목표입니다(웃음). 그리고 올해 하반기 10월까지의 일정을 발표한 바 있는데요. 11월~12월에 국제 대회가 하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국제 대회에 대한 구상을 하고 있죠. 아,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블리자드컵이에요. 그걸 바꾸려고 합니다. 전세계 <스타크래프트 2> 팬들의 축제와도 같은 대회를 만들려고 합니다. 가능성은 정말 많네요. 깜짝 놀라실 겁니다. 사실 올해는 원년이니까 힘들어요(웃음). 아무도 안 했던 대회들을 만들고 있으니까요.
최근 GSL이 진정한 글로벌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채 팀장님이 생각하시기에 글로벌 리그로 더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약간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외국 선수가 많다고 해서 글로벌인 것은 아닙니다. 저는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즐기면 글로벌이라고 불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세계가 함께 열광하고 즐기는 글로벌 리그가 우리의 목표입니다. 챔피언스리그, 프리미어리그도 마찬가지죠. 장소와 선수 구성도 중요하겠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얼마나 다양한 나라의 팬들이 즐기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이를 위해 노력할겁니다. 해외에서도 GSL을 직접 보고 싶어하는 팬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그렇게 되면 해외 결승전이라는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거고요. 한 번이 어렵지 그 다음은 보다 쉬워질 겁니다.
얼마 전 발표된 프로리그 상해 결승전과 우리 GSL의 경우는 완벽하게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팬들은 곰TV에 굉장히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땡큐 곰’이라는 말,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팬들이 글로벌이라는 단어에 보다 너그러워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완벽하게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있습니다. 당장 올해는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나중에는 점점 나아질 겁니다. 큰 그림, 전략을 갖고 있으니 믿어주세요.
MLG나 드림핵 등의 대회를 곰TV로 보고 싶어하는 팬들도 있는데요. 가능할까요? 사실 우리나라 팬들이 해외 대회의 스트리밍을 보는 일이 쉽지는 않아요.
우리도 사실 논의 중입니다.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죠. 개인적으로는 MLG 정도는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한국 선수들이 계속 나가고, 우승자가 코드S 시드를 받게 되니까요.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어떨지 모르죠. 실무적인 문제가 남아있죠.
오늘 굉장히 뜻 깊은 인터뷰였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주시길 바랍니다.
곰TV는 <스타크래프트 2> 리그를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저는 거의 24시간을 일하고 있습니다(웃음). 물론 이러한 작업들이 생소한 것은 사실입니다. 해외는 우리나라와 상황이 또 다르거든요. 다른 스포츠와의 절대적인 비교, 질타, 비난은 솔직히 조금 섭섭합니다.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비록 올해는 처음이니까 힘들고, 부족한 면이 있지만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겁니다. 기존에 없었던 잣대와 기준으로 바라봐주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한국 선수 및 GSL과 많은 연계를 결정한 MLG의 협조에 감사 드립니다. MLG와는 지속적으로 더 좋은 관계를 맺고 싶습니다.
* MLG 2011 콜럼버스 관련 사진들은 채정원 운영팀장이 제공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