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앤 파이터>를 만든 네오플의 신작이어서 많은 관심을 끌었던 <사이퍼즈>가 오픈 베타 테스트(OBT) 이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AOS 스타일의 ‘전략’과 TPS 방식의 ‘액션’의 적절한 결합으로 독특한 게임성을 선보였다고 평가받는 이 게임은 OBT 후 2주일 만에 최고 동시 접속자수 2만 2천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사이퍼즈>는 과거 <던전 앤 파이터>에서 원화를 맡았던 강주성 AD(Art Director)가 게임의 그래픽을 총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습니다. 강주성 AD는 <던전 앤 파이터>에서 선보였던 강렬한 그림체를 <사이퍼즈>에서도 다시 한 번 선보이고 있는데요. 디스이즈게임은 강주성 AD를 만나서 <사이퍼즈>의 그래픽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네오플 강주성 AD
그래픽만 보면 전반적으로 스팀펑크풍의 분위기가 난다. <사이퍼즈>는 게임을 처음 기획할 때부터 ‘너무 가볍지 않은 분위기로 가자’라는 목표가 뚜렷했다. 보통 ‘초능력자들의 대결’ 이라는 소재의 게임이나 만화는 가벼운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우리 게임은 그들과는 차별화를 꾀하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근대 느낌의 SF’. 즉 ‘스팀펑크 느낌의 SF’ 였다.
게임의 분위기가 너무 가벼우면 유저들이 세계관에 몰입하는 데 방해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래서 <사이퍼즈>는 전반적으로 비슷한 소재를 가진 다른 게임들에 비해 좀 더 현실적인 느낌이 나도록 노력했다.
<던전 앤 파이터> 때와 비교했을 때 차별화를 둔 점은? 사실 <던전 앤 파이터>는 ‘판타지’이긴 하지만 소재 선택이 굉장했다. 게임 일각에서는 중세 판타지 느낌이 나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SF 같은 느낌이 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게임을 하는 유저들 입장에서는 약간은 ‘제멋대로’ 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반면 <사이퍼즈>는 ‘19세기 근 미래 느낌’, ‘스팀펑크’ 라는 분위기의 통일성을 두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아무래도 ‘초능력자들의 대결’ 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어, 캐릭터 개개인을 보면 저마다 그 배경이 제각각이다. 일부 캐릭터는 어쩔 수 없이 ‘사이보그’ 같이 먼 미래의 느낌이 날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하면 분위기를 통일시키려고 노력했다.
<던전 앤 파이터> 때는 2D 작업이었지만, <사이퍼즈>는 3D 그래픽이다. 확실히 전작은 2D였기 때문에, 캐릭터 움직임이 다소 말이 안되더라도 그려 넣는 것에 큰 제약이 없었다.
이에 비해 <사이퍼즈>는 반드시 모든 움직임이 합리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작업하는데 다소 힘들었다. 처음 작업하는 3D이었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고 결과물도 어느정도 만족스럽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사이퍼즈>는 캐릭터의 등뒤에서 화면을 바라보는 3인칭 시점의 게임이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뒤태’ 디자인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캐릭터 등모습만 봐도 “이 캐릭터는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것을 단 번에 알 수 있도록 캐릭터의 특징을 표현하려 했다고 할까? 또 모든 액션은 캐릭터 등 뒤에서 보는 것을 기준으로 모션을 짰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사이퍼즈> 그래픽 작업에서 가장 신경 쓴 점은? 이런 대답하면 유저들은 정말 싫어할 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무엇보다 ‘최적화’에 많은 신경을 썼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한정된 리소스 안에서 게임의 분위기를 최대한 표현하는 것’에 신경을 썼다.
<사이퍼즈>는 PC사양과 관계없이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이 때문에 PC사양을 높이는 모든 것들을 최대한 배제하고 그 한계 내에서 게임의 특징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 정말 노력했다. 그 결과 지금의 게임 비주얼은 다른 최신 게임들에 비해 ‘삐까뻔쩍함’은 덜하겠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완성도’만큼은 최대한 높였다고 자부한다.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 가장 신경을 쓴 점은? 캐릭터 디자인만 봐도 “이 캐릭터는 이런 특징을 가졌구나, 이런 설정이구나” 라는 것을 단 번에 알 수 있도록 개성 표현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 또 캐릭터의 성격을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것에도 많이 고심했다.
또 한편으로는 캐릭터간 특징이 서로 겹치지 않게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이퍼즈>는 다양한 능력을 가진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게임이고, 실제로 현 시점에서 무려 16명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그런 만큼 각각의 개성을 살리는 것에 많이 힘을 쏟았다. 앞으로도 다양한 캐릭터들이 계속해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각각의 캐릭터들이 모두 차별화된 느낌을 주도록 노력할 것이다.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데 참고한 자료 같은 것이 있다면? 먼저 ‘스팀보이’ 같은 스팀펑크를 소재로 한 각종 애니메이션과 콘텐츠를 많이 참고했다. 또 각종 패션쇼와 화보, 패션잡지, 실제 의상 등을 참고해서 캐릭터에 반영했다. 스팀펑크 느낌의 SF지만 기본적인 캐릭터 디자인의 ‘소재’만큼은 현대적인 복장부터 SF, 중세 판타지에 이르기까지 제약을 두지 않고 다양하게 참고했다.
물론 일단 소재를 선택하면 앞에서 말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분위기를 통일하는 작업이 선행됐다. 가령 ‘사이보그’ 같은 경우에는 몸 밖으로 드러나는 기계적인 면을 과거 근대에 사용됐던 기계로 대체했다는 식이다.
게이머들한테 <사이퍼즈>가 어떤 그래픽의 게임이길 희망하는가? <사이퍼즈>는 요즘 나오고 있는 소위 ‘대작’ 게임들에 비하면 그래픽이 눈에 띄는 게임은 아니다. 그들과 비교하면 분명 떨어지는 점도 있을 것이다. 우리 역시 3D 작업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은 것이 많다.
하지만 그래픽의 완성도. 특히 ‘<사이퍼즈>’라는 게임의 세계관에 게이머들이 몰입하는데 충분한 퀄리티의 비주얼을 선보이고 있다고 자부한다. 유저들이 우리 게임의 그래픽을 보고 ‘개성 있는 그래픽’, ‘게임에 몰입하는 데 도움되는 그래픽’으로 기억해준다면 행복할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상황을 봐서 게임의 그래픽을 향상시키는 것에도 신경쓸 생각이다. 추가되는 캐릭터나 배경, 맵 디자인 등도 지금보다 훨씬 좋은 퀄리티를 선보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조만간 추가될 <사이퍼즈>의 신캐릭터 일러스트
얼음을 사용하는 캐릭터인 '루이스'의 초기 이미지(위)와 완성 이미지(중간), 최종 3D 모델(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