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출을 위한 전문 게임 그래픽 교육기관이 설립된다.
9월 14일 서울 광화문에서 미국 게임교육기관인 로스앤젤레스 게임아카데미 (Game Academy of Los Angeles, 이하 GALA)의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GALA는 국내의 경쟁력 있는 인재들의 미국 진출을 목표로 게임 그래픽 전문 학교다. 모든 재학생은 미국 LA에 위치한 GALA에서 2년간 함께 기숙 생활을 하며 강도 높은 수업을 통해 미국에서도 취업 가능한 수준의 게임 제작 기법와 영어를 익히게 된다.
GLAL는 법인 등록, 파트너 학교, 위치, 이사진과 교수진 모집을 마쳤으며, 현재는 학생 모집 중이다.
GALA는 실무에 충실한 교육을 위해 ILM외에도 소니, 드림웍스, 디즈니 등에서 작업을 참여한 경력자가 학생의 교육을 담당하며 블리자드, 락스타 EA 등 게임산업을 주도하는 업체들 현장 방문을 제공한다. 또한 강도 높은 영어 교육으로 국제적인 감각과 미국 내 취업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 배종광 부학장을 주축으로 헐리우드 최대 특수효과 전문 회사 ILM에서 <스타워즈 에피소드3>, <아바타>, <트랜스포머 3>의 캐릭터를 제작한 이승훈 수석 기술 감독 등이 설립에 힘을 쏟고 있다.
학비는 1년에 2만 8,800달러(약 3,189만 원)로 숙소비용과 영어 교육 비용을 추가하면 총 금액은 3만 6,000달러(약 3,987만 원) 다. 한 학기당 100명만 교육할 예정으로 내년 1월 3일부터 개강할 계획이다.
이승훈 감독은 “영어를 모른 채 미국에서 취업하기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100통이 넘는 입사 지원서를 제출하고 30번 이상의 면접을 봤지만 영어가 부족해 매번 실패했다. 아무리 포트폴리오가 좋아도 설명할 수가 없으니 방법이 없었다. 앞으로는 개발자들이 나처럼 이런 불편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설립 취지를 밝혔다.
다음은 GALA 관계자들과의 주요 질의응답을 정리한 것이다.
TIG> GALA를 설립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배종관 부학장> 한국의 게임산업이 뛰어나다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온라인 게임의 이야기다. 게임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갖고 있는 콘솔게임이 가장 큰 시장이 바로 미국이다.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미국진출은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작업 방식도 다르다. 실제로 국내에서만 배워서 미국 게임산업에 취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국내 인재가 보다 수월하게 미국에 진출하는 것을 돕고 싶었다.
로스앤젤레스 게임아카데미 배종관 부학장.
이승훈 감독> 미국에서 내가 직접 취업을 하기 위해 발로 뛰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꼈다. 미국에서 취업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에겐 넘어야 할 장벽이 3개가 있다 언어, 실력 그리고 비자다. 특히 게임이나 영화는 공동 작업인 만큼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정말 중요하다.
그리고 이 세가지가 조합된 또 다른 장벽이 바로 타이밍이다.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정해진 기간에 인원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다. 대신 앞으로 개발해야 할 프로젝트에 따라 필요한 인력을 기간 동안 계약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이번에 추진할 프로젝트에서 해상도시를 만든다면 물에 대한 3D 그래픽 또는 이펙트나 파티클 기술력을 갖고 있는 기술자가 당연히 채용된다. 또한 작업 중 성과가 훌륭하면 회사에 전속 직원으로 고용될 수 도 있다. 반면 열심히 캐릭터 작업만 하던 사람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채용되기 힘들다.
미국 내 사회일원이 아니면 이런 정보는 무척 얻기 힘들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에서 원하는 인재상을 만들고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교두보 역할을 통해 한국 개발자들이 미국에 진출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회사에서 한국말을 하며 일을 하고 싶다.(웃음)
TIG> 미국에서 개발자들의 수효는 어느 정도 인가?
이승훈 감독> 먼저 영화 같은 경우 미국 내 현지인만으로는 모든 작업을 진행할 수 없다. 외국인 비율이 30% 이상이다. 영화는 100년 이상의 역사에 수많은 인력이 있지만 시장 규모는 오히려 게임에 비해 작다. 그런데도 여전히 인력이 부족하다. 게임의 인력 수요는 그보다 훨씬 크다.
TIG> GALA의 교수진은 어떻게 구성되는가?
배종관 부학장> 현재 주임교수인 Graham Traynor와 전임교수들과는 계약이 되어있다.
아직 모든 교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며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특히 미국은 프로젝트가 끝나면 회사에서 나오는 인원이 많기 때문에 실력이 좋은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EA, 디즈니, 드림웍스에서 작업을 하던 사람들도 GALA에 대해 흥미를 가졌다. 아직 계약은 하지 않았지만 확답은 받는 상태다.
또한 미국은 모든 일이 계약으로 진행되므로 이사 등 운영진이 중요하다.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의 변호사이자 파라마운트의 고문 변호사인 조시 웨틀스가 학장이자 이사로 있다. 또한 LA 카운티의 검찰청 국장이 학생처장이다.
TIG> 커리큘럼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배종관 부학장> 수업은 상당히 빡빡하게 이뤄져 있다. 오전 게임 4시간, 오후 영어 3시간을 기본으로 2,200시간을 소화한다. 또한 단순히 수업이 끝난다고 그날의 일정이 마무리되는 건 아니다.
야간에는 낮에 배운 내용을 다시 복습하고 주말에는 워크샵이나 세미나를 연다. 또한 2주에 한번 적어도 한 달에 한번은 블리자드나 EA등 주요 업체를 방문해 인맥을 넓히고 게임산업의 흐름과 현장의 분위기를 익힌다.
게임 그래픽 툴은 해외 업체들의 추천으로 마야를 선택했으며 이와 함께 유니티 엔진과 파이썬 그리고 C# 등을 배운다. 그래픽 전문가라고 해서 무조건 3D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게임 개발에 필요한 전반적인 내용을 모두 습득한다고 보면 된다.
영어는 우리가 직접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설립한지 130년이 넘은 교육기관인 ORT와 연계해 교육한다. 처음부터 영어로만 진행된다면 학생들에게 너무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는 영어를 배우는 위주로 진행하며 가능한 1.5세 또는 2세 한인이 게임을 가르치고 어느 정도 적응이 된 후에는 모두 영어로 교육한다.
TIG> 선정기준은 무엇인가?
배종관 학장> 물론 어느 정도 심사는 있겠지만 크게 제한을 둘 생각은 없다. 현재 GALA에 오길 원하는 사람은 고등학교나 전문대를 졸업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젊은 사고 방식과 가능성이 해외에서 빛나길 바란다.
또한 4년간 배울 내용을 2년 만에 가르치는 만큼 배우는 입장에서도 많이 힘들 것이다. 2년을 견딜 수 있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TIG> 다른 게임 교육 업체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이승훈 감독>가장 실전에 맞는 교육을 한다는 점이다. 바로 얼마 전까지 프로젝트 작업을 하던 강사가 학생들에게 생생한 강의를 한다. 특히 한국은 다문화에 익숙하지 않고 해외와 네트워크가 약한 것이 취약점이다. 이로 인해 점차 해외에서 일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그래서 GALA는 이런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