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라를 만든 게임탭(gametab) 팀의 전유택 팀장. 양복 입은 모습이 영 어색하다. 3년 동안 비밀리에 ‘제라’의 제작을 이끌었다기엔 너무 선한 ‘모범생’ 타입이다. 짧게 깎은 헤어스타일도 그런 느낌을 더했을지 모르겠다. 생애 처음으로 미디어에 노출되는 자리. 시연회가 끝난 뒤 식사도 못하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비슷비슷한 질문에 일일이 반복해 대답하는 모습도 안쓰러웠다. 긴장한 탓이었을까. 시연회를 앞두고 감기에 걸려 생고생중이었다니... 그렇다고 디스이즈게임만 인터뷰를 거를 수는 없는 노릇. 대신 좀 다른 질문으로 지루함은 덜어줘야지. ^^ /운영자 주
TIG> 정말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있었다. 3년 동안 어떻게 보안을 유지할 수 있었나.
사실 “보안 잘 지켜주세요” 이렇게 이야기한 것밖에 없다. 넥슨 사우(社友)들이 잘해준 것같다. 서민 본부장 등이 “어느 정도 제대로 되기 전까지는 조심하자”라는 이야기를 했고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 퇴사한 사람들까지도 의리를 지켜줬다. 고맙다.
TIG> 그래도 위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
캘린더에 이미지가 유출됐던 적이 있었다. 올해 초 사내 쇼케이스를 하면서 사우들에게 캘린더를 나눠준 적이 있는데 그때 이미지가 나갔던 모양이다. 내막은 잘 모르겠고 “경쟁사에 걸려있더라” 하는 이야기가 들려 좀 소란스러웠다. 쇼케이스 보러온 사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에 밥값 모아서 200개 정도 만들었는데….
TIG> 그건 그렇고 정말 언제, 왜 시작했나?
정말 단순하게 시작했다. 일단 ‘멋진 것 하나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으니까. ‘멋진 것 중에 뭐?’ 이런 것 생각하면서 콘솔도 고려하긴 했지만 해본 적도 없고…. 좀 건방지게 들릴 지도 모르지만 넥슨이 서버 기술은 국내 최고라 생각했고, 멋지게 잘 만들 수 있는 것은 역시 온라인이겠다 싶었다. 그러면서 쭉 보이까 당시 넥슨 게임 중에 3D MMORPG가 없었고, RPG 쪽은 개발팀도 적어져 아귀가 딱 맞았다. ‘빡센 거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덤벼들었다. 사내에서는 2002년 말에 기획안이 통과됐다.
TIG> 몇 명이서 사고(?)를 쳤나?
처음엔 서민 본부장과 이태양 팀장(클라이언트 담당),
초기엔 15~20명 수준으로 시작해 30~40명 수준 유지되다가 작년에 확 늘어났다. 아무래도 후반부 그래픽 부문에 일이 많아지면서 거의 100명이 됐다.
TIG> 기존 MMORPG랑 뭐가 다른가.
기본적으로 초보 유저도 쉽게 플레이 가능하고, 저레벨 유저들도 고레벨의 경험을 할 수 있는 게임이다. 또 총체적인 경험이 가능한 MMORPG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성장이 굉장히 버라이어티할 것이다. 또 PVE가 굉장히 전략적일 것이다. 그래서 전투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저것 말하고 싶은데 아직 구현되지 않은 것은 이야기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공수표를 남발하는 것 같으니까.
TIG> 그런데 시연회를 보는 동안 몇몇 분들은 리니지2랑 길드워를 섞어놓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정말인가. 길드워 나왔을 때 좀 놀라긴 했다. 우리가 기획했던 부분이 들어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 게임은 PVP에 중점을 맞춘 게임이고, 우리는 그렇지 않다. PVP나 PVE는 ‘온고잉(on going)’ 중이서 확실히 정리된 후 말하겠다. 실제로 많은 부분이 구현되는 시점은 오픈베타 때일 것이다.
민용재 마케팅 본부장은 “2005년 안에 오픈베타를 목표로 일반적인 클로즈베타 일정 따르겠다. 6월 10일 1차 클로즈베타 테스터를 모집하고, 일반적인 케이스에 따라 2, 3차 진행한 뒤 겨울 방학에 오픈베타를 하겠다”고 밝혔다.
TIG> 그런데 ‘제라’가 도대체 무슨 뜻인가.
룬문자에서 차용했다. 원래 풍요나 농작물을 뜻하는데 그 의미가 영원한 생명, 새로운 징조, 새로운 탄생으로 확장됐다. 게임 내 월드가 위태위태할 때 ‘새로운 계기’나 ‘새로운 탄생’ 같은 의미로 쓰게 됐다. 아무래도 타이틀은 쉽고 광범위한 뜻을 가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
TIG> 제대로 즐기려면 사양은 어느 정도 되어야 하나?
하드웨어 중 하드드라이브나 램은 중급 수준에서도 안정적으로 돌아간다 그래픽카드에 좀 신경을 써야 하는데 ‘지포스3Ti’ 급이면 좋겠고, ‘지포스4MX420’ 정도 되면 플레이는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