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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보다 IQ가 높다면 즐길 수 있다”

엔피날 이수호 대표 인터뷰

남혁우(석모도) 2012-02-28 11:50:51

가위바위보는 점심메뉴나 게임에서 편가르기 등 뭔가 애매한 것을 깔끔하게 결정할 때 단판 또는 삼세판으로 끝낼 수 있는 흔하디 흔한 놀이다. 신생회사인 엔피날은 흔한 가위바위보를 활용한 스마트폰 게임 <치킨헤드>를 선보였다.

 

<치킨헤드>의 플레이 방식은 위에서 떨어지는 가위바위보 노트에 맞춰 이기거나 지거나 비겨야 한다. 일종의 리듬액션게임과 비슷하다. 대신 <치킨헤드>는 단순히 박자에 맞춰 노트를 터치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한번 더 고민해야 한다. 순발력과 함께 집중력과 판단력이 필요하다. 기존의 흔한 게임과 소재를 사용했지만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 낸 것이다.

 

쉽고 간단하지만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재미를 만들고 싶다는 엔피날의 이수호 대표와 이원준 개발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엔피날 이수호 대표

 

TIG> 가위바위보를 소재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수호 대표> 스마트폰 게임은 라이트 유저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룰에 대한 숙지가 없이 플레이할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하게 됐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전세계적으로 룰이 알려진 가위바위보가 가장 적당하다고 판단했다.

 

 

TIG> 다른 가위바위보게임과의 차별점은?

 

이원준 개발 팀장> 전세계적으로 가위바위보를 소재로 한 게임을 조사를 해봤다. 안드로이드, iOS 합쳐서 대략 66가지 정도 있었는데. 모두 잘 해도 그만 못해도 그만인 복불복에 그쳤다. 자신이 잘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좀더 재미있는 가위바위보를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나온 것이 바로 집중력과 순발력이다.

 

이원준 개발 팀장

 

TIG>  <치킨헤드>의 재미포인트는?

 

이수호 대표> 집중력을 얼마나 오랫동안 깨뜨리지 않고 이어가느냐가 관건이다.

 

<치킨헤드>에서 이기기, 비기기, 져주기 자체가 어려운 건 아니다. 하지만 집중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가위를 뭐가 이기지?”, “바위에 지려면 뭘 내야 하지?” 고민하다가 패닉 상태에 빠지고 한 순간에 무너지기 십상이다. 집중력을 통해 이런 것을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

 

 

TIG> 이 게임의 장르는 무엇인가?

 

이수호 대표> 우리도 <치킨헤드>의 장르를 생각해보지 않았다. 퍼즐 아케이드라고 생각하지만 조금 미묘하다. 일반적인 가위바위보도 아니고 <테트리스>도 아니고 <리듬액션>도 아니다. 집중력게임?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TIG>  <치킨헤드>는 어떤 게임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원준 개발 팀장> 고정 관념을 깨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가위바위보는 이기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치킨헤드>는 이기는 것뿐만 아니라 지거나 비기는 것까지 생각해야 하다 보니 단순 가위바위보 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머리는 따라가는데 손이 반응하지 못해 손을 부르르 떠는 경우도 있었다(읏음)

 

 

 

TIG> <치킨헤드>의 장점이 있다면 ?

 

이수호 대표> 머리가 좋아지는 지는 모르겠지만 퍼즐게임이기 때문인지 생각이 유연해지고 집중력이 생기는 것 같다.

 

실제로 한 아이의 엄마는 덕분에 아이가 공부에 더 집중을 잘하게 된 것 같다고 감사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런데 그게 실제로 게임이 집중력을 강하게 한 건지 아니면 게임을 하고 싶어서 공부를 열심히 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웃음)  

 

 

TIG> 대상 연령층은?

 

이수호 대표> 7 ~ 35세 정도로 폭 넓게 생각하고 있다. 즐기는 것은 아니더라도 가볍게 잠깐씩 플레이하는 유저가 많았으면 좋겠다.

 

 

TIG> 닭과의 대결을 콘셉트로 하고 있다. IQ가 얼마나 되야 게임을 즐길 수 있을까?

 

이수호 대표> 닭보다 IQ가 높으면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머리 쓰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더라, 간단하게 즐겨야 하는데 집중해서 해야 하니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이원준 개발 팀장> 나도 IQ가 별로 높지 않지만 잘 즐기고 있다. 4살짜리 조카도 시켜보니 즐겁게 플레이 하는 것을 보니 IQ는 큰 문제는 안될 것 같다.

 

 

TIG> 닭을 콘셉트로 잡은 이유는? <앵그리버드>를 견제하는 것이었나?

 

이수호 대표> 전혀 다른 이유다. 앱스토어에 게임을 론칭할 때 정렬을 하면 ABC순서가 된다. <앵그리버드>도 그래서 알파벳 첫 글자인 A를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A B로 고민을 했었는데 마땅한 게 없었다. 이후에 찾은 게 C의 닭(chicken)이었다.

 

이후에 닭을 형상화한 캐릭터가 만들어지고 스토리가 추가됐다. 뭔가 순서가 바뀐 것 같지만 메시지, 콘셉트 등 아귀는 잘 맞아떨어진 것 간다. 어찌 보면 운이 좋았던 것 같다.

 

  

TIG> 개발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이원준 개발 팀장> 이 게임이 정말 특이했던 게 기획을 맡은 대표님이 게임을 개발해본 적이 없다. 게임을 개발하며 하나하나 대표님을 가르쳐야 했다. 마치 기획자 육성프로그램 같았다. 카툰 풍으로 하자고 했더니 진짜 만화책처럼 흑백으로 만들려고도 했고 스프라이트를 왜 사용하는지도 몰랐다. 개발이 완전히 거꾸로 진행됐다. 

 

하지만 대표님이 아이디어가 좋고 시나리오나 게임 콘셉트를 자연스럽게 엮는 것은 워낙 잘해서 추가적인 문제는 없었다.

 

 

이수호 대표> 개발진이 엄청 고생했다. 기획문서도 총 A4용지 2장에 펜으로 적은 게 다였다. 순수하게 커뮤니티로만 만들어졌다. 2장의 기획 문서도 귀한 자료라고 보관하려고 했었는데 막상 찾아보니 없더라.

 

사실은 23세때 모바일 게임 회사에서 보조 기획자로 잠시 일했었다. 그전에 200~300여 곳에 지원했는데 다 탈락했다. 아이디어는 좋은데 문서작성을 못한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이어진 일종의 오기가 있어서 이번에는 최대한 문서 없이 만들고 싶었다. 다행이 게임은 잘 나온 것 같다. (웃음). 물론 이번 게임이 간단했던 만큼 문서없이 작업할 수 있었다. 더 큰 게임은 아마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TIG> 개발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이수호 대표> 가위바위보가 아닌 다른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가위바위보가 워낙 유명한 만큼 룰을 특별히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에 식상 하다는 식의 내재적인 한계가 있었다. 그런 한계를 벗어날 만한 쉽고 참신한 소재가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기도 했다.

 

 

TIG> 게임을 발매한 이후 고민 중인 것은 무엇인가?

 

이수호 대표> 역시 밸런스가 중요한 것 같다. <치킨헤드>는 이기기만 계속하거나 져주기만 계속하면 재미 없다. 그래서 세가지를 동시에 진행해야 재미있고 스릴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초반은 누구나 클리어할 수 있도록 난이도를 대폭 낮춰놨다. 그랬더니 초반이 너무 쉬워서 재미보다 지루함을 느끼는 유저가 나타나면서 이탈률이 높아졌다. 앞으로 이런 밸런스를 어떻게 계속 조율할 건지가 가장 고민이다.

 

 

TIG> 개발을 하며 영감을 받은 게임이 있다면?

 

이수호 대표> <앵그리버드>, <버즐>, <1부터50까지>처럼 단순하고 쉽지만 많은 사람이 즐기는 게임을 많이 보고 플레이해 봤다. 캐릭터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단순한 게임에 많은 것을 고민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TIG> 어떻게 해야 좀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까?

 

이원준 개발 팀장> 처음에는 지루할 정도로 쉽지만 31레벨 정도 플레이 하면 게임이 점점 어려워진다. 그런 부분에서 무리하게 아이템을 아낄 필요 없이 바로 사용해야 한다. 아이템 종류는 시간을 멈추거나 내려오는 노트를 없애는 폭탄이 있고 여기에 닭을 터치해 잠시 동안 한 라인에서 노트가 안 내려오게 할 수도 있다.

 

왠지 쓰면 자존심이 상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절묘하게 사용해서 해결하는 것도 이 게임의 재미라고 생각한다.

 

 

 

TIG> 게임에 대해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수호 대표> 만족스럽다. 인기있는 게임 카피해서 다작으로 내는 안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했던 게임을 구상하고 시장에 없던 게임을 만들었다는 것이 좋다.

 

이런 생각으로 게임을 만들 수도 있구나 하는 신선한 자극을 제공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신선하고 참신한 게임을 계속 만들고 싶다.

   

 

TIG> 유료화는 어떤 방식을 고려 중인가.

 

이원준 개발 팀장> 부분유료화는 아예 생각하지도 않았다. 수익보다는 유저가 게임을 즐겨주길 바란 것이기 때문에 수익구조 자체를 아예 생각하지도 않았다.

 

지금도 0.99달러에서 무료로 세일 중인데 그래도 인기순위 1등은 꼭 해보고 싶다. 만약 국내에서 일등을 한다면 무료 이벤트를 연장하거나 유료를 철회하는 방향도 고려 중이다.

 

 

TIG> 유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수호 대표> 우리는 게임업계에서 아웃사이더라고 생각한다. <치킨헤드>에 이어 앞으로도 일반적인 장르가 아니라 계속 참신한 시도를 이어갈 것이다.

 

이런 시도가 좋을 수도 있지만 많이 부족할 수 있다. 부족한 부분에 너무 실망하시기 보다는 새로운 도전에 대해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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