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쿤룬은 중국 북경에 위치한 본사에서 2012년 기업 비전 발표회를 실시했다.
올해 쿤룬은 한국지사(쿤룬코리아)를 통해 웹과 클라이언트를 포함한 MMORPG 6종과 1종의 슈팅 게임, 2종의 전략시뮬레이션 등 총 10종의 신작을 한국에 서비스할 계획이다. 양과 질을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작년 6월 설립된 쿤룬코리아는 1개월 만에 첫 타이틀 <K3온라인>의 서비스를 시작했고, 8월 <강호 온라인>, 10월 <천군>, 11월 <파이널미션>, 2012년 1월 <케인랜드>, 3월 <묵혼>까지 8개월 동안 6종의 게임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어떻게 그렇게 빨리 신작을 내놓을 수 있었는지, 또 메이저 퍼블리셔를 꿈꾸는 쿤룬코리아가 투자와 소싱의 비중은 어떻게 두고 있는지 궁금했다. 중국 현지 비전 발표회가 끝난 후 쿤룬코리아 임성봉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베이징(중국)=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쿤룬코리아 임성봉 대표이사.
TIG> 올해 초 발표에서는 클라이언트 게임 5종이 나올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번 발표에서는 4종으로 줄었다.
임성봉 대표: 올해 서비스하는 게임의 라인업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일정상으로 불가능할 것 같아서 연기하게 됐다. 아무래도 아직 쿤룬코리아의 직원도 많지 않은데 억지로 일정에 넣어 봐야 득이 될 것은 없다고 판단했다. 그렇다고 아예 라인업에서 빠진 것은 아니다. 내년으로 연기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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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 어떻게 쿤룬과 인연을 맺게 됐는가?
솔직히 말하면 쿤룬코리아에서 일하기 전까지 쿤룬이라는 회사를 거의 모르고 있었다. 우연히 그쪽에서 연락이 와서 호기심에 주아휘 대표를 만나게 됐고, 그의 사업에 대한 의지를 알게 됐다.
이후 쿤룬 본사에 직접 가서 임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쿤룬에는 무엇인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같이 일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입사를 결정했다.
TIG> 한국 내 게임 서비스와 개발 투자의 비중은 어떻게 되나?
정확하게 비중을 나눠서 말하는 것은 어렵다. 당연히 둘 다 중요하다. 게임업체와의 가교 역할을 하며 게임 소싱에 주력하기보다는 한국이라는 지역 자체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게임을 서비스하는 동시에 게임 투자를 위한 펀드를 조성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쿤룬의 글로벌 경영 차원으로 일하는 만큼 글로벌 소싱 센터라고 할 수 있다.
올해 한국에 서비스할 <황이군협전 2>의 스크린샷.
TIG> 중국 본사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어려운 점은 없나?
쿤룬 본사에는 주아휘 대표 아래 글로벌 비서진이 있고, 로컬라이징 스태프 중에도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있다. 쿤룬코리아에도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있기 때문에 일을 처리하는 데 별다른 문제는 없다.
쿤룬의 장점 중 하나는 내용을 전달하는 단계를 줄이고 과감하게 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나와 주아휘 대표는 빠르게 의사소통하고 방법을 도출할 수 있도록 연결망이 이어져 있다. 덕분에 빠르게는 한 시간 안에도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다만, 아직 개인적으로는 중국어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대화하는 것은 조금 어렵긴 하다.
TIG> 작년까지는 지사에 본부장만 두고 있었다. 올해 대표가 생긴 이유는?
의미에 대한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법적으로는 한국법인도 대표이사는 주아휘 본사 대표다. 업무적으로만 내가 대표의 일을 하는 것이다.
또 주아휘 대표가 워낙 글로벌 서비스 관심이 많아서 중국에 있는 시간보다 해외를 돌아다니며 직접 검토하고 고민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모든 지사를 관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TIG> 업무적으로는 쿤룬코리아의 대표지만, 법적으로는 주아휘 본사 대표가 수장이다. 그로 인한 업무의 제약은 없나?
의사결정에 있어서 안 된다, 어렵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항상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확인을 받기 때문에 내 권한이 어느 정도인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TIG> 쿤룬이 한국에서 소싱한 게임을 언제쯤 볼 수 있나?
세시소프트의 <카오스온라인>은 중국에서 쿤룬이 서비스한다. 소셜게임도 이미 중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보다 규모가 큰 클라이언트 게임은 여름쯤 서비스하게 될 것이다. 다만 국내 서비스는 아직 쿤룬이 한국에서 퍼블리셔로서 인지도가 높지 않은 만큼 시간이 더 걸릴 듯하다.
TIG> 다양한 국가에 서비스하고 있는데 현지화의 기준이나 전략이 있는가?
현지화라면 시스템적인 부분도 있지만, 얼마나 많은 인력이 함께 노력하는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쿤룬코리아의 인원을 30명에서 100명으로 늘리려고 하는데, 현지화를 위한 인력 충원에 대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TIG> 인력을 얻기 위해 인수합병도 생각하고 있는지?
아직까지는 인수합병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 그보다는 경력자를 꾸준히 늘려 나가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 차근차근 인력을 늘려 가다 보면 금방 또 목표인원이 채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TIG> 게임이 몰려 나오다 보니 홍보나 마케팅이 집중이 안 되는 것 같다.
현재 한국에서 웹게임의 수명이 긴 편도 아니고,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깊이도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은 게임 하나 하나에 정성을 쏟는 것보다 웹게임이란 장르 자체의 볼륨을 늘리는 데 더 신경 쓰고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홍보나 마케팅에 미약한 부분이 있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K3온라인>이나 <강호>가 다른 게임에 비해 홍보나 마케팅이 뒤처지진 않은 것 같다.
TIG> 쿤룬코리아가 단기간에 다양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쿤룬 1,500명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쿤룬코리아가 서비스하는 게임은 모두 국내에 처음 공개하는 게임이 아니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 서비스해 왔고, 업데이트하며 각종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과 정보가 축적돼 있다.
즉 쿤룬코리아가 독립적으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게 아니라 6개월 전부터 본사와 지사의 협력관계를 통해 문제와 불안요소를 최소화해서 서비스하기 때문에 빠르게 게임을 론칭할 수 있는 것이다.
TIG> 한국 유저들은 중국 게임을 기피하는 경향도 있다.
어느 정도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 같다. 조작감, 그래픽 등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국내 게임과 차이가 있거나 떨어진다. 하지만 중국 게임을 플레이해 보면 기획적인 아이디어나 창의력은 오히려 한국보다 뛰어난 부분도 있다.
그러므로 한국 유저들이 중국 스타일의 게임에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리면 그 후로는 중국 게임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TIG> 중국 온라인게임의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한국에 글로벌 소싱 센터를 세운 이유는 아직도 많은 게임이 중국에서 나오고 있지만, 기술적으로 한국 게임과 (정확히 숫자로 말하긴 어렵지만) 적게는 2~3년, 많게는 그 이상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기회로 중국 시장에서 발전된 한국 게임을 알리려는 의도이기도 하다.
TIG> 지스타 등 게임쇼에 참가할 의사가 있나?
쿤룬 입장에서 보면 게임쇼에 부스를 차리고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는 것은 아직은 이르지 않은가 생각한다. 최근 <파이널미션>을 GDC에서 선보이기도 하고 게임스컴에도 일정 부분 투자하는 것은 있지만, 시기적으로 우리가 개발하는 게임의 볼륨이나 유저의 양이 보다 커졌을 때 본격적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시기도 조금은 늦춰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해 한국에 서비스할 <천공의섬>(가칭).
TIG> 연매출 목표가 500억 원이다. 언제를 기한으로 잡은 목표인가?
마음 같아서는 최대한 빨리 이루고 싶다. 조심스러운 전망이지만, 올해 말이나 내년에는 이루고 싶다. 쿤룬코리아의 궁극적인 목표는 월매출 100억 원이다. 그 준비 작업으로 잡은 목표가 월매출 5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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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 쿤룬은 게임 외에도 온라인 소프트웨어 마켓, 보이스 채팅 등 사업 분야가 다양하다. 쿤룬코리아도 사업 다각화를 준비하고 있나?
지금으로선 쿤룬코리아는 더 게임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직 쿤룬코리아에 대한 인식이나 영향력이 넓지 않은 만큼 범위를 넓히기보다 게임에 집중하는 게 맞는 것 같다.
TIG> 웹게임에 이어서 클라이언트게임에도 진출한다. 쉽지 않은 시장이다.
당연히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실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일이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대신 처음부터 좋은 게임으로 좋은 기획과 마케팅, 운영으로 유저들에게 다가가고 만족을 제공할 수 있으면 성공적인 시작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