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스의 CEO이자 천재 프로그래머로 알려진 팀 스위니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KGC 2012의 기조강연을 통해 향후 게임개발의 미래에 대한 견해를 밝히며 에픽게임스가 개발하는 게임의 방향성도 말했다.
기조강연을 통해서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의 의도를 100% 파악하기는 힘들었다. 과연 그가 생각하는 미래 게임개발 환경의 변화와 준비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KGC 2012 현장에서 팀 스위니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언리얼 엔진 4를 개발하면서 모바일 환경과 더불어 10년 이후의 개발 환경을 말했다. 어떤 의미였나?
팀 스위니: 큰 변화를 위해 여러 가지를 생각해 봤다. 개발 툴 자체를 쓰기 쉽게 만들고 빠르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투자했다. 이는 다양한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으면서 질적으로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기조강연에서) 말한 것처럼 다양한 성능의 스마트 기기가 나오는데 어떤 기능을 어떻게 구현할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증강현실, 디스플레이, 휴대성, 조작 등에서 변화를 예상하지만 어떻게 될지를 모른다. 그래서 이런 예상치 못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언리얼 엔진 4를 개발하고 있다.
모바일 환경의 변화에 중심을 두고 본인이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인피니티 블레이드>를 개발할 당시 우리는 아이폰 3G라는 기기에 중점을 두었다. 당시에는 가장 고성능의 스마트폰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는 기기의 성능이 올라갈수록 지원의 수준도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하이엔드급 기기라면 모두 지원하는 것이 에픽게임스의 목표다. 물론 증강현실과 같은 환경은 미래의 가능성이기 때문에, 지금은 현존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기기에 중점을 두고 개발하고 있는 상태다.
기조강연에서 클라우드 게이밍을 언급했다. 에픽게임스에서도 이와 관련해 준비하는 것이있는지 궁금하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이라고 하면 뭔가 큰 변화를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개발자와 유저의 입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경험을 해야 하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말해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완벽하다면 유저는 클라이언트에서 게임을 구동하든, 서버에서 구동하든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개발자도 마찬가지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는 업체의 경제적인 결정에 따르는 것이지, 개발자와 게이머의 경험과 환경에는 변화가 없다.
과거 언리얼 엔진을 개발하던 환경과 지금은 많은 차이가 있다. 앞으로 언리얼 엔진의 방향성을 예측한다면?
잘 알다시피 초기 언리얼 엔진과 지금의 언리얼 엔진은 큰 변화가 있다. PC의 성능이 증가하면서 상호작용과 관련된 묘사가 점차 현실적이 되었다. 앞으로도 PC의 성능이 점점 증가함에 따라서 발전의 여지는 충분히 남아 있다. 보다 실제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아직까지 현실과 게임의 구분은 확실하다. 하지만 미래에는 구분이 없어질 수도….
지금까지 여러 세대의 플랫폼을 경험한 개발자의 입장에서 미래의 플랫폼을 말한다면?
아쉽게도 차세대 콘솔 등의 성능을 말할 수 없는 입장이다. 다만 시장 측면에서 본다면 콘솔과 PC는 지금까지는 다른 개념이었다. 하지만 이제 이런 구분이 없어지면서 PC와 콘솔은 같은 환경에 놓일 것이다. 네트워크가 발전하면서 콘텐츠는 온라인으로 배급되고, 과금도 가능해졌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게 된다면 유저 입장에서는 PC와 콘솔의 구분이 없어진다. 다만 책상 위에서 즐길지, 거실에서 즐길지의 문제일 뿐이다. 기기에 상관없이 소비자가 원하는 곳에서 같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는 정도로 예측하고 싶다.
최근 에픽게임스 외에도 수많은 엔진 개발사들은 모바일 시장에 적극적이다.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모바일 엔진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진지하게 지켜보고 있고, 비즈니스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다.
여러 경쟁자가 생기면서 해당 시장을 더 건강하게 발전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유니티는 소규모 게임 개발에 적합하고, 언리얼 엔진은 대작 중심의 게임에 적합하다는 인식이 있다. 결국 유니티는 대작에 어울리도록, 언리얼은 소규모 개발팀에도 어울리도록 만들어 가고자 할 것이다.
이렇게 서로 경쟁하면서 더 좋은 결과를 시장에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에픽게임스는 모바일에서도 언리얼 엔진의 위력을 보여주고자 준비하고 있다.
농담 같은 질문이지만 미래의 언리얼 엔진 5는 어떤 엔진이 될까?
음… 기본적으로 미래에 적용될 것이라 생각되는 아이디어는 모두 언리얼 엔진 4에 적용하고 있다. 그래서 다음 엔진에 대한 예상을 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적용된 아이폰의 ‘시리’가 재미있다. 만약 엔진에 음성명령을 통해 “슈팅게임”이라고 말하면 이를 알아서 만들어 주는 엔진을 만들면 재미있을 듯하다(웃음).
나중에 UDK도 언리얼 엔진 4로 업그레이드되는 것인가? 또 소규모, 가난한 개발팀를 위한 지원도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말한대로 우리도 기술적으로 작은 게임에 적합하도록 만들고 있다. 때문에 비즈니스 측면에서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지금 당장 발표할 내용은 없지만 여러 가지 스케일의 게임개발에 매력적인 툴이 될 수 있도록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에픽게임스의 개발 정책은 시간에 따라 변화했다. 과거에는 대작 중심의 AAA 전략이 맞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이 변했다. <인피니티 블레이드>처럼 소규모로 빠르게 만드는 시도도 하고 있다. 언리얼 엔진 4로 개발 중인 <포트나이트>도 30여 명의 개발팀으로 만드는 소규모 프로젝트다.
이제 게임 개발사로는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성공할 수 있는 시기가 왔다. 우리도 이와 같은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에픽게임스에서 언리얼 엔진 4로 개발 중인 <포트나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