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8일, 부산에서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을 포함한 5개국 정상급 프로야구 6개 팀이 참가해 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2012 아시아 시리즈’가 개막합니다. 그런데 이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가 모바일 게임인 <마구 매니저>라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디스이즈게임은 <마구 매니저>의 개발을 총괄한 애니파크 모바일 개발실 김경률 실장을 만나 게임의 현재 상태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애니파크 김경률 실장.
TIG> 아시아 시리즈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게 되어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김경률 실장: 아시아 시리즈는 올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다. 그런 뜻깊은 대회에 우리 게임이 메인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한다는 정말 꿈만 같다. 개발팀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고 즐거워하고 있다. 물론 한 편으로는 회사에서 그만큼 우리 게임을 믿어준다는 뜻이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하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애니파크 입장에서 <마구 매니저>는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게임이다. 또한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이기도 하다. 그래서 회사에서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게임은 출시 이후 지금까지 DAU(일일 사용자)가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웃음). 유저들의 관심이나 흥행도 기대 이상으로 좋게 나오고 있다.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아마 아시아 시리즈에서도 적극 밀어주는 게 아닌가 싶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또 재미있는 게임을 유저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TIG> 첫 번째 스마트폰 게임인데, 매니지먼트 게임을 택한 이유는?
‘모바일’ 이라는 플랫폼을 가장 먼저 고려했다. 모바일 게임은 아무래도 길거리에서 ‘잠깐’ 꺼내서 즐기는 데 특화되어있다. 덕분에 장시간 집중해야 하는 정통 야구 게임보다는 하루에 한 번만 관리해도 괜찮은 매니지먼트 게임이 제격이라고 봤다.
마침 애니파크는 <마구마구>를 7년 넘게 서비스해오면서 쌓은 야구 게임에 대한 노하우가 많다. 또 각종 3D 그래픽 소스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런 노하우를 잘 담으면 좋은 매니지먼트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TIG> 실제 경기 시뮬레이션을 보면 <마구마구>의 그래픽을 거의 그대로 옮겨왔다.
내부에서도 마구돌이(<마구마구>의 3등신 캐릭터)가 스마트폰에서 그대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신기하다는 반응이 많았다(웃음).
<마구 매니저>는 유니티 3D 엔진을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튜닝하고, 모바일 환경에 맞춰 최적화해 개발했다. 덕분에 모바일 환경에서도 온라인과 거의 같은 비주얼을 구현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원작의 리소스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좋은 비주얼이 나오게 된 비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마구 매니저>의 3D 선수 데이터는 원작 <마구마구>와 거의 같다고 봐도 되며, 선수 별 카드 이미지 또한 원작과 거의 같다.
사실 내부에서도 <마구 매니저>와 <마구: 감독이 되자>가 같은 장르의 게임이라는 점에서 걱정이 많았다. 두 게임간의 차별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었다. 하지만 두 게임은 플랫폼뿐만 아니라 지향하는 ‘게임성’도 매우 다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가령 <마구: 감독이 되자>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이 모두 등장하는 매니지먼트 게임으로, 유저 사이의 자유로운 트레이드를 제공한다. 하지만 <마구 매니저>는 오직 한국 프로야구만을 다루며, 유저의 트레이드를 막는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두 게임을 해보면 완벽히 다른 게임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트레이드 시스템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장단점이 명확하다. 트레이드가 있다면 유저들은 자신이 원하는 덱을 손 쉽게 맞출 수 있고, 여러 덱을 운용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반면 트레이드 시스템이 없다면 자신이 원하는 덱을 손쉽게 맞출 수는 없어도 카드 한 장, 한 장을 뽑을 때의 재미와 긴장감이 극대화 된다.
여러 가지로 고민을 해본 결과 <마구 매니저>는 후자를 선택했다. 카드를 뽑았을 때 예상치 못했던 강한 선수가 나왔을 때 느껴지는 쾌감을 극대화하고 싶었다.
TIG> 스마트폰 게임은 처음 만드는 것이었는데, 어려웠던 점은 없었는가?
아무래도 애니파크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스마트폰 게임이었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일정 문제였다. 가령 처음에는 한 2달 정도만 있으면 완성된 게임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어느 정도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개발에 착수해 보니 노력과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이 온라인 게임에 맞먹을 정도로 방대했다. 이 때문에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랜 개발 기간이 필요했다.
또 하나 문제였던 점은 마켓 검수 문제였다. 가령 PC 온라인 게임은 문제가 생겨서 바로 수정해야 할 부분이 생기면, 패치를 바로바로 만들어 적용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게임은 반드시 마켓을 거쳐서 검수를 받고 패치를 적용해야만 해서, 이런 일정을 맞추는 것이 여러 가지로 힘들었다.
TIG> 게임에서 특별하게 신경을 쓴 부분을 하나 꼽자면?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을 안 쓴 것이 없지만, 특히 우리가 심혈을 기울인 것이 바로 ‘경기 시뮬레이션’ 이다.
<마구 매니저>는 단순하게 콘택이 90 이상인 타자는 그냥 3할~3할 2푼의 타율을 유지한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경기를 시뮬레이션하지 않는다. 투수가 공을 던지면 그것이 스트라이크냐 볼이냐부터 판단을 한다. 그리고 어떤 구질로 던졌느냐에 따라 타자는 그것을 선구안으로 판단한다.
배트를 휘두를 것인지 말 것인지를 판단하고, 휘둘렀다면 또 공을 맞췄느냐, 맞추지 못했느냐를 판단하고, 맞혔다면 타구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주자는 움직이는지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굉장히 세밀하게 시뮬레이션해서 경기를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게다가 이런 매시간 펼쳐지는 경기는 마치 <마구마구>의 게임화면을 보는 것 같은 고 퀄리티의 3D 화면으로 꾸며서 실제 야구 게임을 보는 것 같은 긴장감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아직 부족한 점도 많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모바일 게임에서는 단연 최고급 퀄리티라고 생각한다.
TIG> 앞으로 <마구 매니저>의 콘텐츠 업데이트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우선 올해가 가기 전에 2012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선수카드가 대거 업데이트될 것이다.
그리고 현재 경기 시뮬레이션은 그저 유저들이 라인업을 짜고 ‘보는 것’으로 끝인데, 여기에 어느 정도 유저의 작전이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하는 ‘작전실’ 시스템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유저는 이제 경기에 들어가기 전 작전실에서 팀의 작전을 세팅할 수 있을 것이며, 혹은 개인의 작전도 세팅할 수 있을 것이다. 작전실 시스템이 업데이트되면 유저는 자신만의 야구 색깔을 게임 내에 반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대회’ 시스템을 추가할 계획이다. 친구들 간의 소규모 대회부터 시작해 전국의 많은 유저들과 함께 승부를 펼치는 대규모 대회까지 다양한 대회를 많이 넣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물론 이런 콘텐츠 업데이트와 별도로 시뮬레이션의 보완을 꾸준하게 계속할 것이며, 또 선수카드들 또한 지금은 2000년대 선수들만 업데이트돼 있는데 1982년 원년 선수카드까지 그 가짓수를 더해 나갈 것이다.
TIG> 스마트폰 게임인데 업데이트 계획을 상당히 장기적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마구 매니저>를 한 번 발매하면, 그 이후 패치나 몇 번 하고 끝내는 게임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정말 제대로 된 온라인 게임이라 생각하고 개발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을 들일 생각이다.
<마구 매니저>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간편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작품이다.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계속 유지하면서, 좀 더 완성도 높은 게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