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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 대표, “넥슨과 초대형 M&A 준비했었다”

엔씨 지분 매각한 후 김택진 대표 최초 인터뷰

정우철(음마교주) 2012-11-07 21:06:01

7일 열린 2012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은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 소울>에게 돌아갔다. 이날 시상식에는 김택진 대표가 직접 참석해 트로피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이는 자신이 갖고 있던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넥슨에 매각한 후 처음 공식 석상에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1일 열린 넥슨 지스타 2012 프리뷰 행사에서도 영상을 통해 <마비노기 2>를 응원했고, 이와 함께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첫 협업 프로젝트가 <마비노기 2>라는 사실이 발표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외에도 김 대표가 엔씨소프트 지분을 넥슨에 매각하고 받은 8,045억 원의 사용 방향에 대한 궁금증도 풀리지 않은 상황이다. 게임대상 시상식 직후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게임대상 수상과 별개로 엔씨소프트의 지분 매각에 대한 당초 계획을 밝혔다. /글: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사진: 김경현 기자


 

<블레이드 & 소울>로 2012 게임대상을 받은 후 기자들과 만난 김택진 대표.

 

 

넥슨과 대형 M&A 준비했었다

 

김 대표는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인수한 것과 관련해 “처음에는 대형 M&A를 준비했었다”고 고백했다.

 

2012년에 접어들면서 한국 게임업계는 기회와 도전, 위험을 모두 느끼던 시기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김 대표는 <디아블로 3>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고 <리그 오브 레전드> PC방을 점령하는 데 큰 위기감을 느꼈다지금도 PC방 인기순위 10권에 들어 있는 게임은 대부분 외산이다.

 

김 대표는 넥슨의 김정주 대표가 많은 아이디어를 제안했었다.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양사가 합쳐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의 분기점이 될 수 있는 M&A를 추진하려고 했다. 8월을 목표로 추진했었지만, 뜻대로 안 됐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그러다 보니 ‘한다, 안 한다’고 말할 수 없는 상태였다. 아무튼 양사가 힘을 합쳐 M&A를 하려고 했던 시도는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서였고, 더 할 일이 많다고 생각했다. 외산 게임이 휩쓰는 상황에서 서로 힘을 합쳐 돌파하자고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김 대표는 넥슨에 엔씨소프트의 지분 14.7%넘겨주면서 8,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그 자금은 개인적으로 쓰려는 게 아니라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엔씨소프트의 방향성과 관계가 깊은 이야기다. 젊은 시절 게임산업에 뛰어들어 지금까지 그 길을 걸어왔다. 앞으로도 이 길을 계속 갈 것이다고 전했다.

 

 

세계시장과 모바일 영역으로 도전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2013년은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산업으로 뛰어드는 원년이며, <블레이드 & 소울>을 통해 본격적으로 세계시장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앞으로의 목표를 ‘해외진출 성공’으로 잡았다. <블레이드 & 소울>의 중국 서비스를 시작으로 북미와 유럽 진출을 위해 2013년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그 출발점인 중국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중국에서의 성공에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블레이드 & 소울>은 나와 엔씨소프트 모두에게 의미 있는 게임이다. 서양의 판타지를 벗어나 동양적인, 엔씨소프트 스타일의 게임을 만들었다. 이제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온라인게임의 명가라는 명맥도 계속 이어 가야 한다. 계속 대작을 만들어 가야 한다. 5번째, 6번째 작품도 노력하고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엔씨소프트는 본격적으로 모바일 산업에 진출한다. 다만 과거처럼 모바일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엔씨소프트의 IP(지적재산권)을 스마트폰에 담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온라인 세계가 모바일로 확장되고 있다. 과거에는 우리의 게임을 모바일에 담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우리도 모바일과 융합하고 진화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2013년을 모바일 도전의 원년으로 지정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다음은 김 대표와 기자들 사이에 오간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내년 게임 시장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나? 셧다운제와 중국 게임의 역습, 전체적인 게임이 상향 평준화돼 암울하게 보는 시각도 있다.

 

김택진: 일반적인 시선과 비슷하다. 하지만 모바일 시장을 보면서 더 역동적인 시장이 돼,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본다. PC 시장도 전체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PC를 쓰는 사람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직 PC온라인은 큰 시장이며 성장할 것이다. 다만 여기서 주연을 맡을 회사는 거의 없을 것이다. 진출하려는 업체도 별로 없을 것이다. PC온라인이라는 큰 시장을 이끄는 큰 작품을 만드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디아블로 3>도 그렇지만 글로벌하게 큰 파장을 몰고 오는 게임들이 계속 몰려들 것이다. 많은 작품보다 큰 파장을 몰고 오는 타이틀이 계속 생길 것으로 본다.

 

 

<블레이드 & 소울> 올해 최고의 게임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기존 엔씨의 게임들과 비교하면 조금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김 대표는 만족하는가?

 

<블레이드 & 소울>은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애정도 많다. <블레이드 & 소울>은 현재진행중인 게임이다. 완성을 향해 계속 진화하고 있다. 더 지켜봐 주었으면 한다. 시대적인 상황도 이해해야 한다

 

<아이온>이 거두었던 수치적인 성적에 비교하면 <블레이드 & 소울>은 미약하다. 하지만 PC온라인 시장이 줄어 든 것을 감안하면 <아이온>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절대적인 시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내년에 <블레이드 & 소울>의 본격적인 세계진출을 위해서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 <리니지> <리니지 2> <아이온>은 각자 전체적인 라이프 곡선이 다르다. <블레이드 & 소울>은 다시 치고 올라가는 새로운 그래프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얼마 전 <마비노기 2> 발표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넥슨이 엔씨에, 엔씨가 넥슨에 참여하는 게임이 있나?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큰 그림은 양사가 힘을 합쳐 콘텐츠의 가능성을 넓히는 방법을 찾는 것이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중이다.

 

 

M&A에 대해서 말했는데 아직 진행 중인가? 모바일 진출의 경우, 기존 조직을 정리했는데 새로 준비하는 것인가?

 

M&A에 대해서는 제가 말한 것보다 더 이야기할 게 없다. 시장을 혼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은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원년으로 삼을 생각인데, 일반적인 모바일게임을 만드는 것과는 개념이 다르다. 우리의 자산을 모바일 안에 담고자 한다. 내년 지스타에서는 본격적으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와 이야기 중인 김 대표.

 

 

지금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말해 달라.

 

거창한 질문에 답하기 부끄럽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우습겠지만, 와이프와 안 떨어져서 살고 싶은 것이 꿈이다. 올해도 <길드워 2>를 개발하면서 떨어져 살고 있다. 이게 가장 힘들다. 어떻게 하면 같이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큰 그림은 엔씨소프트의 대표로서 변해가는 환경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남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지금은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 콘솔에서 온라인으로, 지금은 모바일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여기에 적응하는 것이 고민이고, 숙제이고, 노력하는 부분이다.

 

 

<블레이드 & 소울>이 엔씨의 입장에서는 과도기의 게임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향후 고민이 담겨있는 듯하다. 넥슨에 최대주주를 넘겨준 이유가 여기에 있나?

 

전혀 상관없다. 첫 번째로 <블레이드 & 소울>은 우리에게 좋은 스타트 지점이다. 우리가 접해 보지 않았던 젊은 사용자와 더불어 트렌드도 엔씨의 기존 스타일과 전혀 다르다. 여기에 적응하고자 한다. 젊은 유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았다는 점에서 좋은 경험이다. 이를 기반으로 또 하나의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왜 넥슨에 최대주주를 넘겨주었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양사가 좋은 도전을 하려 했었다고 말하는 것이 전부다. 최대주주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말할 수 없는 내용과 수치 등을 꺼내야 해서 여기에서 밝히기는 어렵다. 다만 경영권과는 관계 없이 전략적으로 판단해서 진행한 부분이다.

 

2012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서 김 대표는 넥슨 서민 대표와 한자리에 앉았다.

 

 

<길드워 2>에 대해서 평가를 내리자면? 또 한국 출시 일정을 앞당길 계획은 있는가?

 

정말 <길드워 2>를 잘 만들려고 고생을 많이 했다. 마침내 출시돼 좋아하고 있다. 미주와 유럽에서 혁신을 일으킨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열혈 팬들을 확보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새로운 게임의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인상 깊은 말이 하나 있다, <WoW 판다리아의 안개>를 플레이한 유저가 쓴 글인데, <길드워 2>를 해보고 <WoW>를 해보니 우리는 과거의 게임을 하고 있었구나 하고 느꼈다는 것이다. 이런 반응을 보면서 우리가 만든 혁신을 유저들이 받아들여 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아직도 인스턴스 던전 등에서 혁신이 부족했다. 또 가장 중요한, 대중화하는데 있어서는 조금 하드하다는 것도 과제다. 아시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이 중요하다. 한국과 중국 등의 아시아 진출도 급하게 나가기보다 잘 수정해서 성공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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