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천랑>으로 모바일 MORPG에 도전한다. 흔히 사용하는 가상패드를 없애고 터치를 통해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구현했다. 여기에 접속하지 않은 친구의 캐릭터를 불러내 동료로 쓰거나 인공지능으로 조작하는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모바일에 최적화된 MORPG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목표는 초등학생부터 최근 카카오톡 게임들을 통해 한창 게임을 배우고 있는 40~50대의 유저들까지. 친구들끼리 모이면 휴대폰을 꺼내 <천랑>을 즐기는 상황을 만들고 싶다는 위메이드의 박정수 실장을 지스타 현장에서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천랑>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천랑>은 동양 전설에 흔히 등장하는 12지신이나 도깨비, 요괴 등을 만나볼 수 있는 동양판타지 MORPG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요괴들은 사람들이 사는 땅을 빼앗았고 농사꾼이나 일꾼, 나무꾼 같은 평범한 사람이 이 땅을 되찾기 위해 나선다.
플레이어는 고수들을 만나 무공을 배우고, 던전 깊은 곳에는 봉인된 소환수를 찾아내 전투에 활용할 수 있다. 소환수는 한 번 습득하고 나면 일종의 스킬처럼 불러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소환수를 어떻게 길들이느냐가 게임의 재미가 된다.
모티브가 된 게임이라도 있나?
<젤다의 전설> 같은 게임들을 참고하되 동양적인 느낌을 풀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MORPG의 재미에도 많은 공을 들였는데 일단 무기의 종류가 굉장히 많다. 그리고 어떤 무기를 집느냐에 따라 사용하는 스킬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칼과 방패를 들면 방어력이 높아지고 쌍칼을 들면 이동속도가 빨라진다. 한 캐릭터가 모든 무기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스킬을 골라가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디자인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을 모두 담겠다는 발언을 했었다.
사실 <천랑>이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운 게 디자인이다. 전통적으로 한국은 도깨비가, 일본은 요괴가 많이 등장한다. 그런 한중일에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나 이야기를 많이 참고했다. 예를 들어 인간에게 무공을 전수해주는 4마리의 동물신 중에는 머리카락을 뽑아 분신을 만들고 여의봉을 다루는 손오공도 있다.
동양 사람들은 친근하게 느낄 것이고 동양적인 색채가 짙게 배면 그게 오히려 해외시장에서도 잘 먹힐 것이라 생각한다.
게임에서 특별히 초점을 맞춘 부분은 어디인가?
소환수와 캐릭터의 전투를 연계하는 방식이다. <천랑>은 캐릭터가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적은 대신 다수의 소환수를 스킬처럼 이용할 수 있다. 소환수는 <스타크래프트>의 포톤캐논처럼 제자리에 고정된 채 적을 공격하는 것부터 적을 현혹해 아군으로 만들거나, 달려가서 적을 들이받는 등 다양한 공격방식을 보여준다.
단순한 공격일색 혹은 클릭 일색의 전투가 아니라 소환수와 캐릭터의 스킬을 어떻게 섞느냐에 따라 다양한 전투패턴이 나오도록 유도했다. 던전에서도 영화 인디아나 존스처럼 퍼즐을 풀거나 함정을 피하며 보스 혹은 소환수가 봉인된 방에 다가가야 한다.
■ “모바일 MORPG의 틀을 만들겠다”
요즘 유행하는 가상패드 대신 터치 입력을 고집했다. 이유라도 있나?
게임 플레이를 폰에 적합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가상패드에 비해 제스쳐나 터치를 이용한 조작은 화면이 작은 폰에 더 잘 어울린다. 가상패드의 경우 시야관리나 그런 부분이 너무 어렵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조작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오죽하면 개발도 폰으로 하고 있을 정도다.
조작 이외에도 모바일 MORPG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기존의 MORPG는 PC버전에서 발달했다. 그래서 그 틀도 PC버전에 맞춰져 있는데 모바일에서는 플랫폼의 특성에 맞춰 장르의 틀을 새롭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멀티플레이를 할 때 친구가 꼭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내가 친구 캐릭터를 소환수로 사용하며 키워줄 수 있고, 멀티플레이에서 접속이 끊겨도 자연스럽게 인공지능모드로 전환되는 식이다. 그렇게 흐름이 끊기지 않고 이어질 필요가 있다.
최근 모바일게임의 연령대가 폭넓어졌다. <천랑>의 타겟 연령층은 어떤가?
욕심이 좀 나는데, 최근 팡류 게임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덕분에 나이든 유저들도 게임에 많이 영입됐다고 본다. 그 분들이 내년에 우리 게임을 출시할 때가 되면 RPG까지도 익숙해지시지 않을까 생각한다(웃음) 그래서 40~50대도 일단 목표로는 생각 중이다. 친근한 캐릭터들도 많고.
아래로는 초등학생에게도 게임을 시켜봤는데 쉽게 잘 즐기더라. 좀 더 대중화할 수 있도록 욕심을 부리고 있다. 터치만 하면 곧바로 게임을 즐길 수 있고, 동작만 봐도 어떤 행동인지 알기 쉽다. 지역상황을 짧은 컷신으로 보여주는 등 대중화를 위해 텍스트보다는 이미지를 이용해 정보를 주려고 한다.
■ “친구끼리 언제 어디서나 꺼내는 게임이 목표”
게이머들에게 어떤 게임으로 기억되길 바라나?
옛날에 주변 친구들이 PSP가 있을 때는 이를 이용해 게임을 많이 즐기더니 요즘은 다들 휴대폰을 꺼내서 팡류를 즐긴다. 우리의 목표는 친구들끼리 모이면 언제든 휴대폰을 꺼내서 <천랑>을 즐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또 모바일에서 MORPG의 기준을 잡을 수 있는 그런 게임이 됐으면 한다.
지스타 반응은 어떤 것 같나?
좋다.(웃음) 지스타 버전이 꽤 긴데도 다들 끝까지 깨고 가시더라. 테스트를 충분히 많이 거쳤기 때문에 다른 모바일 게임보다 조작이나 전투 등이 수월하다고 생각한다.
<천랑> 지스타 2012 체험버전 플레이 영상
※ 사운드가 찢어지는 현장은 게임의 문제가 아니라 촬영 장비 때문입니다.
양해를 구하며, 볼륨을 조금 낮추고 보시기 바랍니다.
위메이드 내부에서 개발 중인 게임도 많은데 다른 팀과의 교류도 있나?
정기적으로 교류가 있다. 비슷한 게임이 없다 보니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다. 경쟁보다는 협력 분위기로 알려진 것보다도 개발 중인 게임도 많다. 다음에 만들 것도 미리미리 공유하고, 서로 충돌이 날 일이 없다.
굳이 유니티 엔진 쓴 이유는?
게임을 보면 알겠지만 모바일에서 퍼포먼스와 색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볍고 색이 좋은 유니티엔진을 사용했다. 단점도 많다고들 하는데 이미 알고 개발했고, 인터넷을 조금만 살펴봐도 시행착오가 줄줄 나오다 보니 아직 큰 어려움을 겪은 적은 없다.
유료화 모델은 어떻게 되나?
소환수의 개수, 소환수의 능력에 따른 아이템 등을 유료화할 생각이다. 무기 등의 종류도 다양한데 소환수가 게임의 핵심이다 보니 소환수 관련으로 모델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카카오톡 진입을 묻는 사람도 많은데 위메이드 게임인 이상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