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쉬 MMORPG <카발 2>가 지난 14일 오픈 베타테스트에 들어갔다. 전작 <카발 온라인>은 호쾌한 타격감과 멋들어진 콤보액션으로 사랑받은 MMORPG였다.
전작의 후광이 클수록 후속작의 개발은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팬들의 향수와 신규 유저의 기대 모두를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카발 2>의 개발진은 어떤 목표와 생각을 갖고 있을까? 공개 서비스로 바쁜 이스트소프트를 찾았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 “콤보 액션에 파티플레이를 더했다”
TIG> 개발자 3명으로 시작했던 <카발 온라인>이 이제는 200억 원 규모의 후속작을 손자로 내놓았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민영환: 이제 할아버지가 된 셈인가?(웃음) <카발 온라인>을 개발한 사람으로서, 전작이 잘돼서 후속작이 나온 것이니 가슴이 벅차다.
다만 전작을 개발할 때는 성공에 대한 경험도 없어 부담이 없었는데, <카발 2>는 전작의 팬과 새로운 유저 모두를 만족시켜야 하니 부담이 컸다. 그래도 개발자 모두 의욕적으로 업무에 몰두하고 있어 기분이 좋다. 오히려 넘치는 열정을 제어하는 것이 힘들 지경이다.
TIG> 전작의 화려한 액션에 비하면 <카발 2>의 액션은 절제되고 차분한 느낌이다. 혹시 액션의 방향성이 달라졌는가?
<카발 온라인>과 <카발 2>는 파티플레이 디자인이 다르기 때문에 액션에 변경이 있다. <카발 온라인>은 MMORPG를 잘 모르는 분들도 입문할 수 있는 게임으로 기획됐다. 그래서 파티플레이도 동료와의 ‘합’보다는 개개인이 멋지게 싸워 몬스터를 쓸어버릴 수 있는 데 초점을 두었다. 광역공격도 다양했고 호쾌한 타격감도 강조했다. 일종의 <진·삼국무쌍> 시리즈와 같은 느낌이랄까?
<카발 2>에서는 <카발 온라인>으로 MMORPG에 입문한 유저들이 장르의 매력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파티플레이도 탱커·딜러·힐러 조합의 정통 MMORPG의 형식을 따랐고, 캐릭터 액션도 원활한 파티플레이를 위해 조금 느슨하게 조율했다. 아무래도 너무 액션에만 집중하면 동료와의 합을 맞추는 재미를 느끼기 힘들지 않겠는가?
물론 액션은 <카발> 시리즈의 특징이기 때문에 방향성의 차이는 없다. 파티플레이의 액션까지 고려한다면 <카발 2>의 액션 또한 전작의 화려함과 큰 차이가 없다. 또한 아직은 공개 테스트 기간이기 때문에 준비한 모든 액션을 선보이기 이르다는 것도 고려해주길 바란다.
TIG> 시리즈의 액션을 대표하는 요소인 콤보 시스템에 변화가 있었다. <카발 2>에서도 콤보 시스템은 여전하지만 콤보 게이지는 없어졌는데, 의도가 궁금하다.
콤보 게이지는 매력적인 시스템이지만 게임의 전부라고까진 생각하지 않는다. <카발 2>도 2차 CBT 직전까지는 콤보 게이지가 들어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콤보 게이지가 있는 버전에서서 30레벨까지 즐겨봤는데 시간가는 줄 모르고 플레이했다. 하지만 너무 콤보 게이지에 시선이 집중되다 보니 필드의 변화나 파티원들의 상황 같은 것을 느끼긴 힘들었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도 게임의 균형을 해치면 조정이 필요하다. 특히 <카발 2>는 동료와 힘을 합쳐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정통 MMORPG이기에 더욱 그렇다. 대미지 딜러가 콤보 시스템에 정신이 팔려 무작정 공격만 한다면, 또는 탱커나 힐러가 콤보 시스템 때문에 적절하지 않은 상황에서 도발이나 치료를 한다면 원활한 파티플레이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게임의 특징을 살리기 위한 변화로 생각해줬으면 한다.
TIG> 파티플레이와 같은 다수 대 다수의 난전에서도 <카발> 시리즈 특유의 액션성을 살리기 위해 많이 고민했을 것 같다.
스킬의 모션이나 이펙트 등에 신경을 많이 썼다. 특히 이펙트 같은 경우 일부러 파티플레이를 고려해 2개의 버전을 준비했다. 똑같은 기술이라도 자신이 시전한 기술이 다른 유저가 시전한 기술보다 화려하다. 원활한 파티플레이를 위해선 이펙트의 수준을 절제해야 하지만, <카발> 시리즈의 액션성 또한 잃어선 안 되기 때문에 궁리한 결과다.
이외에도 2차 CBT에 추가된 피니시 블로 시스템도 파티플레이의 액션성을 강화시키기 위한 도구다. 피니시 블로는 보스의 체력이 일정비율 이하로 떨어졌을 때 파티원 중 하나가 화려한 액션으로 보스를 일격에 쓰러트리는 시스템이다. 힘든 보스전을 마무리하는 좋은 보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TIG> 전작과 비교해 많은 점에서 변화가 있었는데 팬들의 반발은 없는가?
모두 <카발 2>에 만족하고 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카발 온라인>의 이미지를 생각하고 오신 분들은 쓴소리도 많이 하곤 한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카발 2>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시는 분도 많다.
■ “전장과 투기장이 최종 콘텐츠”
TIG> 일반적으로 MMORPG의 최종 콘텐츠는 레이드와 PvP로 나뉜다. <카발 2>는 둘 중 어느 부분에 무게를 두었는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위해 레이드는 당분간 미뤄둘 생각이다. 게임을 기획하며 가장 신경 썼던 것이 플레이 타임이다. 어지간한 하드코어 유저가 아니라면 2시간 이상 게임을 즐길 경우 부담이 커진다. 특히 직장인이라면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레이드 콘텐츠는 일반적으로 파티모집이나 사전 준비에만 2시간 이상 소요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당분간은 PvP에 집중할 계획이다. 레이드 콘텐츠는 PvP 콘텐츠가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고, 유저들도 레이드의 어려움을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됐을 때 추가될 예정이다.
TIG> 공개 테스트에서 추가된 ‘전장’ 콘텐츠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AOS 장르와 같은 구성을 보인다. 앞으로 공개될 다른 전장도 이런 형식으로 구성될 계획인가?
전장 콘텐츠는 전략과 팀워크를 겨루기 위한 콘텐츠다. 그런데 신규 전장이 모두 같은 룰을 가지고 있다면 전략이 식상해지지 않겠는가? 앞으로 추가될 전장 콘텐츠는 새로운 맵과 규칙으로 디자인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다음에 업데이트될 전장은 영화 <큐브>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 양쪽 팀은 임의로 주어진 길을 계속 선택하며 방마다 배치된 보스를 무찔러야 한다.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보스의 강력함이 달라지고 목표까지의 거리, 적과의 조우 유무도 달라진다. 첫 전장인 ‘잊혀진 사막 사원’이 각 팀의 전략이 중시된다면, 다음 전장은 그때 그때의 선택이 승부의 변수가 될 것이다.
공개 테스트에 추가된 전장 ‘잊혀진 사막 사원’의 모습.
TIG> 전장 이외의 다른 PvP 콘텐츠는 구상하고 있는 것이 없는가?
순수하게 유저와 유저의 전투력을 겨룰 수 있는 ‘투기장’ 콘텐츠도 기획하고 있다. 전장이 전략이나 팀워크를 중시하는 콘텐츠라면, 투기장은 개개인의 전투력이나 센스가 승리의 열쇠가 될 것이다. 1:1은 물론 다:다 투기장도 기획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
TIG> 반복 필드 퀘스트인 ‘아비스모 퀘스트’는 레벨업의 지루함을 더는 동시에, 일부 유저들에겐 자리싸움과 같은 분쟁의 요소도 되기도 했다. 혹시 향후 길드전이나 필드 PK 등을 염두에 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일부 분쟁은 개발진의 예상보다 많은 유저들이 한 채널에 몰려서 생긴 사항이다. 아비스모 퀘스트는 본래 일반 퀘스트에서는 맛볼 수 없는 재미와 보상을 선사하기 위해 기획된 콘텐츠다. 지금은 수십 명 단위의 유저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느끼기 힘들지만, 본래는 아비스모마다 그에 걸맞은 공략법이 기획되어 있다.
예를 들어 사막 지역 첫 아비스모는 동족인식 몬스터와 그렇지 않은 몬스터가 같이 생성돼 전자를 먼저 잡아야 원활한 클리어가 가능하다. 다른 아비스모는 점점 강한 몬스터가 생성돼 속도전을 벌여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아비스모 퀘스트가 기획의도에서 조금 벗어나기 했지만, 유저 간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어 개발진에선 아직 여러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다음 업데이트에 최고레벨이 확장되고 파티형 퀘스트가 추가되면 유저들도 아비스모 퀘스트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카발>만의 색깔을 살렸다”
TIG> 후속작에 있어 그래픽은 게임성 못지않은 난제다. 전작의 느낌을 살리면서 신작의 새로움을 어필하려면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카발> 시리즈의 컬러는 강렬한 원색이라고 생각한다. <카발 온라인>은 원색과 형광색의 조합으로 미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고, <카발 2> 또한 원색 위주의 디자인으로 시리즈의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TIG> <카발 2>는 고퀄리티, 고사양으로 유명한 크라이 엔진 3로 개발됐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시리즈의 컬러를 구현하는 일이었다. 크라이 엔진 3는 실사풍 그래픽에 강점을 보이는 반면, <카발>은 원색이 시리즈의 컬러 코드이기에 이를 조율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아마 엔진 특유의 사진과 같은 그래픽을 기대했던 분이라면 다소 실망을 했을지도 모르겠다.(웃음)
<카발 2>의 그래픽은 이른바 손맵을 위주로 그려진다. 실사풍 그래픽이라면 뼈대 위에 실사 이미지를 덧씌우는 경우가 많지만, 손맵은 디자이너가 일일이 모든 오브젝트를 그리는 방식으로 탄생된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위해 광원 기술에 신경을 많이 썼다. 어려운 일을 해낸 디자이너들에게 감사하고 있다.
TIG> 크라이 엔진 3라면 최적화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크라이 엔진 3로 오면서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크라이 엔진 자체가 워낙 고사양을 요구하기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다.
특히 텍스처보다는 광원이 고민이었다. 일반적으로 장면의 분위기를 그릴 때는 그에 걸맞은 광원효과를 통해 연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다양한 하드웨어 환경 속에서 이러한 분위기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어찌어찌 개발자들이 직접 조율하다 보니 답은 나오더라. 그 결과물은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웃음)
TIG> 인 게임 영상이나 인스턴스 존 등 퀘스트 연출에 공을 많이 들였다. 개발하는 입장에선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듯하다.
<카발 온라인>의 스토리에 공을 많이 들였었다. 하지만 보여주는 방법이 문제였는지 많은 유저들이 스토리를 스쳐 지나간 경우가 많았다. <카발 2>에선 그런 일을 줄이고 싶어 스토리 연출에 더 힘을 쏟았다.
물론 개발하는 입장에서 이런 식의 콘텐츠는 많은 시간과 자원을 소모하기 때문에 꺼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MMORPG라는 하나의 세계에서 유저를 몰입하게 하는 이야기는 그만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공을 들인 만큼 게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액션 MMORPG”
TIG> <카발 온라인>으로부터 7년의 시간이 흘렀다. 전작을 즐기던 학생들도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을 시간인데 주요 타깃은 어떻게 되는가?
MMORPG의 메인 타깃이라면 역시 게임 경험이 있는 20대 후반의 유저층이 아닐까? 그렇다고 하드코어 유저를 노린다기보다는 라이트 유저와 하드코어 유저의 중간층을 노리고 있다.
<카발 2>는 전작처럼 여성이나 나이 많은 분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진입장벽이 낮은 게임이다. MMORPG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게임 내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만으로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물론 최종 콘텐츠까지 즐기려고 한다면 다소 심화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 곳까지 다다른 유저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다.
TIG> 모두가 즐길 수 있는 MMORPG라는 것은 정말 힘든 과제다. 많은 MMORPG가 도전하고 있지만 이를 온전히 달성한 게임이 많지 않다. <카발 2>는 어떤 방식으로 이를 해결하려고 하는가?
액션이나 보상시스템 등 여러 방면에서 고민했다. 먼저 액션 부분에선 전작에 없던 ‘연계기’ 시스템을 도입해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콤보와 스킬연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조율했다. 전작에 비해 콤보 타이밍이 느슨해진 것도 이러한 고려 사항 중 하나다.
또한 보상 시스템을 다양화해서 어떤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든 그에 합당한 재미와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기획했다. 예를 들어, <카발 2>에는 일반적인 게임머니 말고도 전쟁 포인트. 던전 포인트, 아비스모 포인트 등 여러 화폐가 있다. 이를 통해 유저들은 아이템 드롭률과 PvP 승률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에 걸맞는 보상을 얻을 수 있다.
TIG> <카발 2>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고 싶다.
늦어도 내년 1월까지 2번의 업데이트가 있을 예정이다. 최고 레벨이 확장되고 신규 지역이 공개되며, 무엇보다 <카발>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인 ‘배틀모드’가 추가될 예정이다. 최고 레벨이 확장되면서 오프닝 영상의 비밀도 공개될 예정이니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
TIG> 마지막으로 게이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카발 2>는 처음 하는 사람도 MMORPG의 재미를 쉽게 느낄 수 있도록 개발된 게임이다. 게임을 만들면서 항상 보다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즐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개발했다. 지난 5년 동안 개발진 모두 열과 성을 다해 만들었으니 즐겁게 플레이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