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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파, 상향평준화로 밸런스 맞추겠습니다”

네오플 던전앤파이터 콘텐츠팀 민기홍 팀장

남혁우(석모도) 2012-12-26 17:15:16

<던전앤파이터>의 여자 귀검사는 2008년 던파아트북 1권에서 최초로 공개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당시 유저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자 귀검사는 5년 만인 지난 12월 20일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여자 귀검사의 업데이트가 이렇게 오래 걸린 이유는 무엇이고,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을까? <던전앤파이터> 콘텐츠팀 민기홍 팀장과 이야기를 나눠 봤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네오플 <던전앤파이터> 콘텐츠팀 민기홍 팀장

 

 

■ 여자 귀검사의 탄생

 

민기홍 팀장은 여자 귀검사 업데이트가 늦어진 이유는 그보다 앞서 진행해야 할 업데이트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개발팀은 <던전앤파이터>의 해상도 확장을 위해 이미지 리소스를 모두 다시 그렸고 새로운 재미를 위해 외전 캐릭터를 추가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꾸준히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실시해야 했기 때문에 여자 귀검사를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었지만 실제 업데이트는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던전앤파이터>는 일일이 점을 찍으며 그려야 하는 도트 방식의 그래픽인 만큼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 새로운 캐릭터의 도트 작업에 7개월 이상 걸릴 정도다. 게다가 남자 귀검사는 160프레임인 반면에 여자 귀검사는 250여 프레임으로 제작됐다. 반 이상 새로운 동작이 추가된 만큼 개발 기간은 더욱 늘어났다.

 

 

여자 귀검사는 콘셉트가 완전히 정해진 후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시범적으로 제작됐던 던파 아트북 1권의 이미지가 유저에게 호평받으면서 그것을 크게 바꾸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죠. 이후 게임에서 구현하기 어렵거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부분을 제외하면 초기 이미지가 거의 그대로 업데이트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변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도트 제작상의 난점을 해결하기 위해 코트의 뒷 부분을 짧게 바꾸고, 칼에서 특정 국가의 느낌이 나지 않도록 디자인을 바꿨다.

 

특히 귀검사의 특징인 왼팔의 귀수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한쪽의 풍성한 소매와 다르게 한 팔만 맨살이 드러날 경우 부피감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의견과 캐릭터의 정체성을 알려주는 요소를 뺄 수는 없다는 의견이 맞섰다.

 

논의 끝에 귀수를 대체하는 새롭고 강력한 형태의 힘인 마수을 부여하자는 방향으로 정한 후 긴 소매와 장갑 그리고 여러 장식으로 가리고 있는 모습으로 바꿨습니다. 덕분에 구속구가 손을 가리고 있는 남자 귀검사와 달리 아바타를 입혔을 때 외형상 변화를 크게 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죠.

 

초기의 여자 귀검사 이미지(위)와 바뀐 여자 귀검사(아래).

 

 

■ 데몬슬레이어와 소드마스터의 탄생

 

여자 귀검사의 틀은 이전부터 만들어졌지만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한 것은 7개월 전인 올해 6월부터였다.

 

“이성 캐릭터가 나올 때 항상 기존 캐릭터와의 비교를 피할 수 없습니다. 특히 남귀검사의 비중이 높은 만큼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했습니다.

 

별화를 위해 여자 귀검사는 안 보이는 검을 들고 검기를 사용해 공격하거나 엘리멘탈 마스터처럼 검이 아닌 마법을 쓰는 콘셉트 등 다양한 라인업이 논의.

 

 

최종적으로 결정된 여자 귀검사는 도도한 카리스마와 함께 위험하면서도 반항적인 느낌을 동시에 살리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 이를 위해 귀족 출신이지만 제국의 실험으로 왼팔이 마수로 변한 후 탈출해 레지스탕스에서 활동한다는 스토리를 도입했다. 또한 일정한 확률로 적을 죽이거나 묶는 ‘마성’이라는 패시브 스킬을 부여했다.

 

1차 각성인 소드마스터와 데몬슬레이어는 ‘무기 변화’라는 공통된 콘셉트를 다르게 표현했다.

 

남자 귀검사의 웨폰마스터와 비교되는 소드마스터는 무기의 속성을 변화시키는 캐릭터다. 이를 통해 강화하지 않더라도 속성이 있는 몬스터를 쉽게 공격할 수 있다. 또한 검을 뽑아 드는 발검술 패시브로 스킬을 캔슬할 수 있어 순간적을 4~5개의 스킬을 사용해 화력을 집중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소드 마스터는 속성이 바뀔 때마다 무기의 형태를 바꾸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접근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유저들은 자신이 가진 무기를 보여주는 것을 더 원하더군요. 일리가 있는 의견이라고 생각해서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 중입니다.”

 

소드마스터 설정 원화.

 

데몬 슬레이어는 버서커와 대응하지만 실제로 비슷한 점은 거의 없다. 무기를 채찍 형태로 바꾼 사복검을 사용해 귀검사 계열에서는 최초로 중·원거리 광역 공격이 가능해 안정적인 사냥을 할 수 있다.

 

도트 게임에서 채찍 형태의 검은 주로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번 데몬슬레이어 업데이트를 통해 던파 나름의 느낌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원거리에서 안정적으로 싸울 수 있는 초보자를 위한 캐릭터로 만들어 보고 싶었죠.”

 

데몬슬레이어 설정 원화.

 

“여성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다른 게임의 여성 캐릭터 모션을 많이 연구했습니다. 예를 들면 남자 귀검사의 스킬 중 귀참은 귀검사는 몸을 앞쪽으로 꺾으면서 휘둘러 베는데 여자 귀검사는 한 손으로 검을 휘두르는 모션을 취하면서 가슴이 살짝 부각되는 식이죠.”

 

  

■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는 플레이 유도

 

현재 <던전앤파이터>는 새로운 업데이트가 나오면 유저들이 초반에 몰렸다가 금방 나가는 경향이 크다. 몇 년 동안 이어진 반복 플레이와 그로 인한 흥미 감소의 영향이다.

 

여성 귀검사는 반복되는 초반 플레이의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15레벨까지 스토리와 맵을 완전히 따로 만들었다. 앞으로도 모든 맵이나 스토리를 따로 제작하는 것은 개발 여건상 무리가 될 수 있으므로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도 중간중간 퀘스트나 대화 내용이 조금씩 바뀌거나 라이벌이 등장하는 등 지속적으로 차별화를 꾀할 예정이다.

 

 

"초반 지역인 그란플로리스가 지겹다는 유저들이 많았는데 여자 귀검사와 함께 추가된 맵에 대해서는 새롭다면서 반응이 좋았습니다. 새로 추가되는 캐릭터도 여자 귀검사처럼 스토리와 맵을 새로 만들지는 아직 미정입니다. 하지만 유저들이 좋아한다면 그런 방식이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그란플로리스 등 오래된 초반 지역은 시간과 인력을 투자해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자 귀검사의 라이벌인 나탈리아 수가 등장한 이유는 지루함을 없애기 위한 것 외에도 캐릭터가 성장하는 느낌을 강하게 주기 위해서다. 자신이 성장하는 만큼 강해지는 라이벌은 일종의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튜토리얼을 완전히 새롭게 구성해 캐릭터의 성장을 빠르게 만들고 동선을 줄이는 등 유저 편의성을 강화한다. 또한 초반에 미리 전직한 후의 스킬을 사용해 볼 수 있는 이벤트를 제공해 성장의 목표를 심어주고 지속적으로 플레이를 이어 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불사조 아이템 이벤트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불사조 아이템은 12강까지 깨지지 않는 아이템으로 모든 유저에게 지급된다. 처음에는 15일만 사용할 수 있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며 모은 병아리로 무기의 소유 기간을 늘릴 수 있고, 120일까지 늘리면 유저는 아이템을 무기한 쓸 수 있게 된다.

 

“병아리 수집은 불사조 아이템으로 재미있게 플레이하면 영구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일종의 퀘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벤트를 수백 가지 이상 진행해 봤는데 단순히 좋은 아이템을 주는 것으로 끝나면 많은 유저들이 아이템을 받고 더 이상 접속하지 않습니다. 플레이의 동기부여가 안 되는 거죠. 앞으로도 유저에게 지속적인 플레이를 위한 동기부여가 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 “2차 각성에서 최고의 완성도를 보여줄 것”

 

네오플은 지난 1118일 열린 ‘제 6회 던전앤파이터 페스티벌’에서 여자 귀검사와 함께 남자 귀검사의 2차 각성을 공개했다.

 

75레벨이 되면 가능한 남자 귀검사의 2차 각성을 하면 액티브 스킬 3개와 패시브 스킬을 올릴 수 있으며 성장형 각성 무기를 얻게 된다. 이 무기는 4~5단계를 거쳐 점차 성장하며 2차 각성 계열 스킬이 따라서 추가될 예정이다.

 

특히 각성 패시브를 찍으면 기존 스킬이 많이 바뀐다. 아수라의 2차 각성인 인다라천은 대부분의 스킬이 명속성으로 바뀌고 소울브링어의 2차 각성인 다크로드는 패시브를 찍으면 장판 계열 스킬을 프리스트처럼 캐릭터에게 붙여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다.

 

남자 귀검사 웨펀마스터의 2차 각성인 ‘검신(劍神)’.

 

작은 실수라도 있으면 유저들이 실망할 것 같아서 남자 귀검사의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는 데도 몇 개월이 걸리고 있습니다. 점차 게임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이에 맞는 방식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2차 각성기는 꽃이라고도 할 수 있는 만큼 각성기 하나에만 한 달을 투자하는 등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

 

이와 함께 앞으로 개발팀은 2차 각성의 밸런스 외에도 자세를 취해야만 쓸 수 있었던 웨폰마스터의 류심을 자세를 잡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도록 바꾸고 로그의 능력치도 수정하는 등 전체적인 캐릭터 밸런스도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남자 귀검사 아수라의 2차 각성 인다라천.(출처: 던전앤파이터 아트디렉터 최정욱 블로그)

 

대부분의 유저는 자신의 캐릭터가 가장 좋았으면 하기 때문에 상향 평준화로 밸런스를 맞출 예정입니다. 밸런스가 좋다고 평가받는 <리그 오브 레전드> 등의 게임과 <던전앤파이터>의 차이가 무엇일까 생각해본 결과 밸런스 패치의 간격이 너무 길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자주 패치를 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해서 적어도 분기별로 일정을 정해 두고 패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겨울 업데이트는 유저의 의견을 많이 들으면서 캐릭터에 신경을 쓴 결과물입니다. 유저들이 많이 기대하시던 여자 귀검사와 남자 귀검사의 2차 각성도 추가되는 만큼 실망하지 않는 업데이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많이 오셔서 플레이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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