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을 타고 덤블링을 하면서 상대를 노린다. 하지만 상대도 상상하기 힘든 액션을 선보이면서 이를 피하고 다시 역습을 노리는 장면. 홍콩의 느와르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는 게임의 한 장면이다. 아크로바틱 액션으로 주목받았던 <건즈 더 듀얼>의 후속작 <건즈 2>(//gunz2.netmarble.net)가 공개형 테스트로 돌아왔다. 지난 3일부터 오는 6일까지 진행되는 2차 테스트에는 15세 이상의 넷마블 회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전작보다 더 쉽고 화려하게, 그리고 리얼하게 만들어지는 8년 만의 후속작. 과연 어떤 모습으로 유저들을 맞이할까? 지난 12월의 마지막 날, 디스이즈게임은 마이에트 엔터테인먼트를 찾아 김영호 PD와 윤효석 기획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마이에트 엔터테인먼트 김영호 PD(왼쪽)와 윤효석 기획팀장.
<건즈 더 듀얼>이 출시된 것이 2004년 2월 14일로 기억된다. 후속작을 거의 8년 만에 선보이는데 이유가 있나?
김영호: 원래는 더 일찍 내놓고 싶었다. 프로토 타입을 만들고 나서 본격적으로 개발을 진행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그동안 <레이더즈> 같은 MMORPG를 만들다 보니…. 프로토타입을 개발한 것은 5년 전이었고, 본격적으로 <건즈 2>에 집중한 것은 3년 정도 됐다.
아무래도 후속작이라면 전작에서 이어지는 콘텐츠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윤효석: <건즈 더 듀얼>의 특징은 벽을 이용한 자유로운 액션과 빠른 템포의 액션이다. <건즈 2>도 이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다만 전작은 유저가 능숙하게 조작하고 자유로운 액션을 마음대로 구사하기까지 수많은 노력과 연습이 필요했다. 어렵게 느껴졌다는 이유다.
때문에 <건즈 2>에서는 전작의 액션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하되, 조작의 어려움은 적게 하는 이른바 진입 장벽을 낮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
김영호: 주요 콘텐츠의 경우 대표적으로 맵이 있다. 아무래도 많은 유저들이 즐겨서 플레이하는 인기 맵이 있는데, 전작의 인기 맵은 <건즈 2>에도 등장한다. 물론 그래픽의 경우는 전작과 비교해 보면 한눈에 달라진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전작에서 가져갈 것은 가져오고, 확장할 것은 확장
그러고 보니 엔진이 업그레이드되면서 게임도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전작이 8년전 게임이다 보니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윤효석: 전작은 리얼스페이스 2.0 엔진이었는데 이를 3.0 엔진으로 업그레이드했다. 플레이 요소에서는 전작의 느낌을 가져오되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예를 들어 벽을 타는 액션이 주요 콘텐츠 중 하나인데, 전작에서는 수평 혹은 수직으로 제한된 액션만이 가능했다.
물론 스텝을 이용한 응용 동작으로 이를 자유로운 액션으로 활용하긴 했지만 초보자에게는 어렵게 다가간 부분이다. 그래서 <건즈 2>에서는 간단한 조작으로 다양한 액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캠페인 플레이가 확대 보강된 느낌이 강한데 특별한 목적이 있나?
윤효석: <건즈 더 듀얼>에서도 제한적인 캠페인은 존재했다. 다만 원래 캠페인 게임을 염두에 두지 않고 론칭한 이후 점차적으로 업데이트해서 부각되지 못했고 스토리도 제한적이었다.
그래서 <건즈 2>는 처음부터 PvE를 활용하기 위해서 시나리오를 먼저 작성하고, 이에 맞춰서 캐릭터와 맵을 제작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또 기존에는 클래스 구분 없이 성별과 무기 정도에서만 차이를 보였는데, 이제는 클래스 시스템을 도입했다.
PVE 모드를 통해 스토리를 체험하고 협동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러고 보니, <건즈 2>에는 클래스 개념을 도입했다. 이유가 있나? OBT에 등장할 클래스는 모두 몇 종을 생각하고 있나?
윤효석: 기본적으로는 클래스에 따라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시스템에서 지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현재 6개 클래스를 준비하고 있고, 향후에 추가 클래스를 어떻게 지원할지 고민하고 있다.
지금은 몇 개의 클래스가 더 등장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렵고, 꾸준히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자 한다. RPG에서 클래스와 개념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종족에 따라서 사용하는 스킬이 달라진다고 하는 개념이 아니다.
<건즈 2>는 기본적으로 슈팅이기 때문에 타격 밸런스 이슈가 큰 편이다. 만약 종족에 따라서 구분하면 거인이나 소인의 경우 밸런스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인간형을 유지하되, 사용하는 무기와 스킬의 성격을 다양하게 배열하고 있다.
쏘고, 베고, 벽을 타는 액션은 모두 동등하게 사용하지만, 세부적으로 사용하는 스킬에 따라서 플레이 방식과 전투의 특성을 달리하는 것이다.
탱커, 딜러, 힐러로 구분하기보다는 어떻게 플레이하게 만드느냐를 고민하는 것인가?
윤효석: 맞다. 극단적인 역할 구분은 아니다. 대전게임이다 보니 상대방을 제압하되, 어떻게 제압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일단 어떤 무기를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차이를 두고 있다. 여기서도 특정 클래스에 유저가 몰리는 것보다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모두 공격을 하지만 각자의 개성적인 공격이 가능하도록 보완하고 있다.
지금은 클래스마다 3종류의 스킬을 사용하는데, 고유 스킬을 계속 추가할 것이다. 이렇게 추가되는 스킬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 게임을 하게 될지는 유저의 선택에 따르는데, 이는 같은 클래스 안에서도 스킬에 따라서 전략적인 차이를 가져가기 위함이다.
건슬링어의 해머풀 스킬은 범위 공격을 가능하게 만든다.
■ 물리엔진을 연출이 아닌 플레이에 적용
<건즈 2>는 풀 피직스 엔진을 적용했다고 들었다. 게임 전체에 물리환경을 만들었다는 것인데 어떤 의미가 있나?
윤효석: 쉽게 생각하면 오브젝트가 사실적으로 무너지거나 움직이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이미 구현하고 있지만 온라인게임에서는 여러 명의 유저들을 모두 동기화하는 부분에서 힘들고, 또 플레이에 적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즉 물리효과가 플레이에 무관하게 동기화되는 데 <건즈 2>에서는 이를 구현하고 있다.
이를 기본으로 PvE의 보스전에서 볼 수 있다. 즉 거대 보스를 상대로 플레이하면서 유저와 보스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해진다. 움직이는 보스의 다리에 매달려 올라가고 이런 액션을 통해 보스의 약점을 공략할 수 있다. 이런 액션이 모든 유저와 동기화가 이루어진다.
여러 유저가 이런 상호작용에 따른 플레이를 하면서 색다른 전투 패턴을 만들어 내는데 물리환경을 활용하고 있다. 물론 지금은 다이내믹한 부분이 많지는 않다. 계속 시도하고 있고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한 플레이 요소를 고민하고 있다.
거대 보스가 그 자체로 맵처럼 사용되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PvE 말고 PvP에서 물리환경의 적용 요소는 없나?
윤호석: PvP에서 뭔가 무너지거나 움직이는 오브젝트가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PvP에서 가장 우선시 하는 가치는 순수한 대전의 목표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건즈 2>는 캐릭터를 통한 유저와 유저의 진검 승부가 목표다.
다시 말해서 1:1의 전투에 방해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풀어 가고자 한다. 따라서 PvP에서는 물리요소를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한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김영호: 기본적으로는 전통적인 모드로 PvP를 준비하고 있다. 맵에 샹들리에가 있는데 물리효과에 따라서 충격을 받으면 좌우로 흔들린다. 보통 이 위가 저격수의 포인트가 되는데 캐릭터가 올라가면 무게 때문에 흔들리게 된다. 이런 흔들림에 따라서 저격 타이밍과 표적의 조준 위치가 달라진다.
반대로 아래에 있는 유저는 샹들리에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그 위에 저격수가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다. 그리고 지금 물리효과를 더 제공하는 모드를 제공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유저의 선택에 따라서 플레이를 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건즈 더 듀얼>도 아크로바틱 액션을 특징으로 가져갔다. <건즈 2>에서는 물리엔진과 결합해 아크로바틱 액션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가져간다고 생각하고 있나?
윤효석: 음… 전투는 실시간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액션에 별도의 연출을 추가해서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아크로바틱 액션을 보다 멋있게 보여주기 위해서 5초의 액션을 연출하면 그 시간 동안 조작하는 재미는 사라진다.
자신이 조작하는 만큼 움직이는 것이 <건즈 2>다. 어쩌면 익숙하지 못한 유저라면 아크로바틱한 액션을 조작하기 힘들 수도 있다. 다만 전작보다 더 간단한 조작으로 주어진 액션을 더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고, 이를 통해서 하지 못했던 움직임을 하게 된다.
<건즈 더 듀얼>에서는 할 수 없었던 벽과 벽 사이를 움직이는 액션이 <건즈 2>에서는 보다 간편한 조작으로 가능하게 됐다. 물리엔진과의 시너지 효과는 이론적으로는 무너지는 바위 사이를 벽을 타고 뛰어 올라갈 수도 있다. 실제로 보스전은 이런 플레이가 이뤄진다. 유저의 조작이 더욱 능숙해지면 영화 같은 연출을 직접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공간을 이용해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 <건즈 2>의 플레이.
■ 쉬운 조작으로 유저가 만드는 화려한 액션
계속 나오는 이야기지만 전작은 어려운 조작이 진입장벽이었다. 그렇다면 <건즈 2>에서 손쉽게 바뀐 조작이라는 것은 어떻게 구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윤효석: 기본적으로 <건즈 더 듀얼>과 <건즈 2>의 조작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전작은 스텝을 사용하기 위한 연속조작이 어려웠다. <건즈 2>에서는 기본조작을 단순하게 만들거나 원 버튼으로 단축시킨 것이 아닌, 연속조작을 위해서 키를 8번 눌러야 했던 것을 3~4번 눌러도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즉, 전작보다 적은 조작만으로도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면서도 타이밍 부분에서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쉬워진 것으로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김영호: <건즈 2>에서는 벽을 달리면 웬만해서는 떨어지지 않는다. 전작에서는 수직, 수평의 제한이 많아서 조작을 빠르게 반복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마우스 시점조작과 방향키, 스페이스바 연타만으로도 벽과 벽을 자유롭게 타고 다니면서 이동할 수 있다.
그런데 벽을 타고 달린다는 액션이 의미가 있는 것인가?
윤효석: 벽에서 떨어지거나 갈아타는 것도 단순한 조작으로 풀어내서 제한 없이 달리게 된다. 벽을 활용해서 뒤로 돌아가거나 덮치거나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는 공간적인 액션의 변화로 보면 된다. FPS에서는 정면이 중요하지만, <건즈 2>는 위아래 공간이 모두 중요하다. 다양한 공간에서 전투가 가능하다 보니 긴장감 있는 플레이로 진행된다. 물론 처음에는 이런 플레이가 힘들 수도 있지만, 더 과감한 액션을 활용하는 유저가 유리하기 때문에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벽을 타고 달린다! 이것이 <건즈 2>의 대표적 특징이다.
이제 2차 테스트가 진행된다. <건즈 2>를 보다 재미있게 즐기기 위한 방법이 있을까?
김영호: <건즈 더 듀얼>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건즈 2>만 놓고 보면 기존 다른 장르와 달리 벽이라는 오브젝트가 플레이에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닌 또 하나의 공간이다. 또 밀리터리 장르처럼 리얼함을 강조하지 않고, 빠른 템포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이런 플레이를 위해서는 본인이 다양한 동작을 시도해 보고 재미를 찾아가야 한다. FPS처럼 캠핑을 하면 이런 재미를 찾기 힘들 수도 있다. 근거리와 원거리의 공격의 빠른 전환과 다양한 조작에서 몰입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윤효석: 기다려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 <건즈 더 듀얼>에서부터 본다면 우려의 시선이 많은데, 이는 후속작이 가져가야 할 짐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담감을 통해 <건즈 2>를 더 잘 만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아직 완벽하게 만족할 수는 없지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이런 과정의 하나로 CBT를 준비했다. 아직도 단점이 많이 보일 수 있겠지만, 1시간보다 2시간 즐기면 더 달라진 게임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려워 보이지만 어렵지 않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다양한 움직임을 조작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다. 많은 분들이 보다 오래 즐겨준다면 다른 게임과는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