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가 아시아 시장에서 칼을 뽑아 들었다. 지속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유저를 확보하고, 기대작들의 연이은 현지화로 유저들의 만족도를 높인다. 한국을 포함해 아직 콘솔시장이 작은 국가가 많은 만큼 오히려 이를 성장 가능성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접근하겠다는 뜻이다.
이미 9개의 한글화 라인업을 발표했고, 지난 1월부터 6주 동안 PS Vita용 모바일 타이틀을 매주 하나씩 무료로 배포하는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SCE 아시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한글화 타이틀과 더 많은 프로모션을 시도할 계획이다.
“시장을 키우는 데는 역시 좋은 타이틀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기대작들의 지속적인 현지화를 통해 한국 콘솔시장도 늘려 나갈 계획입니다.” 2일 타이베이 게임쇼에서 SCE 아시아의 오다 히로유키 대표를 만났다. /타이베이(대만)=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SCE 아시아 오다 히로유키 대표
■ “한국 콘솔시장 확대, 대작 타이틀 현지화가 답”
지난 1일 있었던 전략발표회에서 한글화 타이틀도 많이 발표됐다.
오다 히로유키: 사실은 올해 소니의 기대작들이 많고, 한글화를 준비 중인 게임도 많아서 한국에서 따로 자리를 만들어서 한글화 라인업을 발표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타이베이 게임쇼에서 중문화 라인업만 발표하면 정작 한글화 라인업은 발표가 늦어지는 셈이 되지 않나? 그래서 한국 유저들에게도 최대한 빠르게 한글화 정보를 공개하자는 뜻에서 전날(31일) 급히 결정을 내렸다.
오다 히로유키 대표가 보는 한국 콘솔게임 시장은 어떤가?
한국은 세계에서도 우수한 PC온라인게임 시장이다. SCE 아시아 대표로서 한국시장, 그리고 넓게는 아시아 콘솔시장을 넓혀 나가는 것이 역할이자 의무다. 마침 PS 플랫폼이 아니면 즐기기 어려운 대작들이 발표됐고, 가치가 있는 게임도 많이 나오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 이외에도 시장을 넓히기 위한 좋은 방법이나 정보가 있다면 언제든 알려 달라.
현재 PS Vita에서 매주 1개씩 무료로 모바일게임을 배포하고 있다.
PS 플랫폼에서 게임을 즐기는 방법으로는 패키지 이외에도 다운로드처럼 다양한 방식이 있다. 그런 다양한 방식을 유저들이 더 잘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기획했다. 이번에는 6주 동안의 프로모션이지만 이후 PS 플랫폼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새로운 제안을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최근의 닌텐도 실적발표를 보면 알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콘솔시장의 성장이 정체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인 이야기보다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 대해 말하자면, 한국은 게임시장으로서 굉장히 큰 시장을 이룩했다고 본다. 하지만 콘솔게임으로는 아직 많은 성장 가능성이 남아 있다.
다른 아시아 지역도 지금은 규모가 작지만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있는 만큼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은 크다. 만약 유럽과 미국, 아시아를 비교한다면 규모는 작아도 성장 가능성에서는 가장 클 것이다.
어제 전략발표회에서도 말한 것처럼 대작 타이틀을 지속적으로 현지화해서 발매하고, PS Vita의 6주 프로모션처럼 다양한 계획을 진행해 나간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최근 <킹덤언더파이어 2>의 PS3 버전 개발영상이 공개됐다. 이외에도 한국 개발사와 협력 중인 게임이 있나?
<킹덤언더파이어 2>는 2년 정도 전에 PC게임을 PS3에 이식한다는 프로젝트에 합의해서 진행이 되고 있다. 밝힐 수는 없지만 비슷한 형식의 프로젝트도 이야기되고 있다.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분명 다른 한국 개발사와의 협력도 진행 중이니 기대해 달라.
■ “모바일과 콘솔은 경쟁자가 아니다”
아시아에서도 모바일게임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 있나?
현재 SCE에서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PS모바일’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게임도 늘려 나가는 중인데 아쉽게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권에서는 아직 서비스하지 않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아시아에서도 PS모바일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모바일게임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SCE는 이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SCE 아시아 대표가 아닌 개인적인 생각으로 말하자면 게임은 크게 두 방향으로 나갈 거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태블릿·스마트폰 등을 이용하는 캐주얼게임이다. 반면 그래픽이나 퀄리티를 중시하는 유저들이 분명 있는 만큼 높은 몰입감을 선사하는 퀄리티 높은 게임도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SCE 같은 경우는 당연히 후자에 강하다.
모바일게임과 콘솔게임은 절대 경쟁자가 아니다. 오히려 양쪽이 서로를 이끄는 견인자 역할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콘솔게임 플랫폼의 오너로서 콘솔이 유저에게 주는 가치에 대해서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중국의 콘솔게임 규제 폐지 관련 소식이 나왔다. 어떻게 전망하나?
역시 중국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에서 정식으로 콘솔게임 시장을 열겠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그래서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만약 실제로 열린다면 당연히 적극적으로 중국시장에 대한 활동을 진행해 나갈 것이다. 일단 지금은 소비자의 요구 등 전반적인 시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SCE에서 유저간 중고거래에 대해 추가금액을 받는 특허를 신청했다는 보도가 있다. 중고게임 거래에 대해 어떻게 보나?
기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받은 게 없어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중고게임 거래에 대해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다. 중고게임 거래가 크게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SCE는 게임산업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것들을 집중적으로 키워 나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중고거래에 대한 문제보다는 역시 좋은 타이틀을 더 만드는 것이 시장을 키우는 데 제일일 거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현지화도 더 늘려 나갈 생각이다.
게임업계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업계다. 그런 만큼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는 큰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고거래도 SCE보다는 그런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에게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느냐가 중요하다.
일단 우리도 유저들이 게임을 구매하기 쉽도록 빅히트 판을 내거나 프로모션을 하는 방식으로 가격에 대한 허들을 낮추는 만큼 많이 주목해 주기를 바란다.
■ “게임이 진짜 유해하다면 이렇게 성장할 수 없었을 것”
미국에서 게임의 폭력성에 대해서 ‘연관이 있다, 없다’를 문제 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총기사건이 게임 때문이라는 발상에 동의하기 어렵다. 오히려 총의 규제가 문제 아닌가? 이를 놔두고 가장 큰 원인이 게임이라는 발상은 동의하기 힘들다. SCE 아시아 대표 입장에서는 15세나 12세 타이틀을 규제에 맞게 내고 있는데 거기에 맞춰 게임을 플레이한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게임이 정말 불건전하고 부정적인 영향이 많다면 시장이 이렇게 커지고 발전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자극적인 것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 외에도 건전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타이틀이 많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이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지금 PS3 PSN 서비스가 닫혀 있는 상황이다.
PSN을 충분히 쓸 수 있는 상황이 안 돼서 유저들에게는 죄송할 따름이다. 개선을 위해 개발팀을 비롯한 관련 팀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금은 한국에서 규제의 방침이 바뀔 수도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보면서 규제에 맞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정확한 날짜는 아직 말씀 드릴 수 없어 죄송하지만 서비스 재개를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건 알아주셨으면 한다.
게임 관련 규제가 한국에서 심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접하는 시각에서 어떻게 보나?
한국 정부의 방침에 대해 일개 민간기업이 코멘트를 하는 건 정말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웃음)
최근 유튜브 통해 2월 20일에 대한 예고가 공개됐다.
오는 2월 20일 뉴욕에서 플레이스테이션의 미래에 대한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그 이상으로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아직 없다. 기대해 달라.(웃음)
끝으로 한국 유저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일단 제일 먼저 PS 스토어 규제에 대해 가장 크게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복구할 것이다. 그리고 세계에서 1, 2위를 다투는 온라인게임 시장을 가진 한국에서 우리 PS 플랫폼의 매력을 많이 느껴주면 고마울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도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가능한 많은 현지화와 좋은 타이틀을 선보일 테니 따뜻하게 지켜봐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