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콤에서 <귀무자> <록맨> <데드라이징>을 만든 이나후네 케이지는 2010년 11월, 돌연 회사를 나왔다. 그리고 게임회사 콤셉트(comcept)와 인터셉트(intercept)를 세웠다. 이후 그는 다양한 게임업체들과 활발하게 공동작업을 진행 중이다.
오는 3월 7일 일본에서 발매되는 PS Vita용 ‘초마법 배틀 액션’ <소울 새크리파이스> 역시 그 결과물 중에 하나. 대만 타이베이 게임쇼에서 그를 만나 발매를 앞둔 <소울 새크리파이스>에 대해 들어 봤다. /타이베이(대만)=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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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콤셉트 이나후네 케이지 대표, 토리야마 테루유키 SCE 어소시에이트 프로듀서.
<소울 새크리파이스>를 보면 뭔가 서양식 RPG 요소가 강하게 느껴진다.
이나후네 케이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일본에서 만들어온 RPG의 좋은 점은 남겨 두고, 서양에서 통용되는 특징 있는 게임을 개발하고 싶었다. 서양계 RPG 같다고 느낀다면 성공인 것 같다.
그럼 어떤 부분이 일본게임의 장점인가? 또, 서양에서 배운 장점은?
이나후네 케이지: 크게 요약하면 표면적으로는 리얼한 캐릭터나 일러스트, 배경이 있는데, <소울 새크리파이스>에서는 리얼한 판타지를 그리는 서양에서 통용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기존에 있던 만화나 애니메이션스럽지 않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안에서 흐르는 내용을 보면 만화스럽고, 애니메이션적인 부분도 녹여냈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자기의 영혼을 걸고 싸운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그런 내용 면에서는 만화스럽고 애니메이션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고 게임을 만들었다.
게임의 콘셉트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한 것은 무엇인가?
이나후네 케이지: 콘셉트를 지켜 나가는 게 중요하다. 세계관이나 게임에 들어가지 않는 목적 등을 모든 스태프와 공유하고 만들어 나가는 데 중점을 뒀다. 예를 들어 마법이라고 해도 마법사의 이미지가 서로 다르지 않은가. 굉장히 많은 스태프들이 모여서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희생’과 ‘구원’ 같은 콘셉트를 공유하고 통일하기 위해 정말 몇 번이고 이야기했다. 특히 시각적인 자료를 많이 만들어서 콘셉트를 공유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토리야마 테루유키: 아시는 바와 같이 SCE, 마벨러스, 콤셉트 세 회사가 함께 힘을 합해 만드는 게임이다. 콘셉트를 공유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서 각 회사 스태프가 모여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그렇게 하나하나 맞춰 나가면서 작업했다.
타이베이 게임쇼 스테이지에서 특별합작기획이 발표됐다.
타이베이 게임쇼 스테이지 이벤트를 보니 <사무라이&드래곤즈>와 합작기획을 발표하더라.
토리야마 테루유키: <소울 새크리파이스>의 캐릭터들이 <사무라이&드래곤즈> 안에 들어가서 싸우게 되는 이야기다. 조만간 세가에서 공지가 나갈 테니 그쪽을 확인해 주시기 바란다.
영상을 보면 그림자 속으로 달린다거나, 쇠사슬을 던지고, 신체의 일부가 거대해지는 등 어딘지 익숙한 장면들이 많이 보인다. 평소에 어떤 작품을 보며 영감을 얻었나?
이나후네 케이지: 일단 마법사 같은 이미지를 떠올린 건 기본적으로 생각하던 것과 일본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특히 <드래곤볼>을 좋아하는데 <드래곤볼>에 나오는 멋진 액션을 어떻게 하면 게임으로 만들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 <드래곤볼>에서 나오는 움직임도 굉장한 마법들을 이용하면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마법 이외에도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쓰는 방법들을 많이 고민했다.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거기서 영감을 얻었다. 모든 스태프가 일본인이어서 더 쉬웠던 것 같다.
특별한 PS Vita 본체가 동봉된 <소울 새크리파이스> 프리미엄 에디션도 나온다.
이나후네 하면 <록맨>을 빼놓을 수 없다. 새로운 게임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록맨> 같은 게임을 떠올렸는데 전혀 다른 것이 나왔다.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됐나?
이나후네 케이지: 나는 <록맨>을 만들었고, <귀무자>를 만들었고, <데드라이징>을 만들었다. 그런데 보면 알겠지만 전부 다르다. 그래서 <소울 새크리파이스>를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이나후네다운’ 게임일 거다.(웃음)
PS Vita로 개발 중인데 어렵거나, 반대로 수월한 점이 있다면?
이나후네 케이지: 개발 중 고생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경우가 많은데, 고생한 이야기는 정말 많지만 신기하게도 이번 작품을 만들 때는 전혀 고생하지 않았다. 세 회사가 같이 만들기도 했지만 처음에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 부분은 모두 만들었다. 물론 만드는 과정에서 SCE가 어려운 부분은 많을 수도 있겠지만,(웃음) 성공하기 직전의 분위기다.
그런데 정식으로 말 안 한 거 있지 않나? 한국에서 이거 꼭 물어볼 거라고 생각한 게 있는데 왜 아무도 물어보지 않나?(웃음)
다들 중문화하니까 그냥 한글화도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나후네 케이지: 정식으로 말한 게 아니잖나. 물어봐 달라.
그럼 물어보겠다. 한글화는?(웃음)
이나후네 케이지: 토리야마 씨가 말할 거다.(웃음)
토리야마 테루유키: SCE에서 체험판을 내고 앙케이트를 받았었는데, 그중에서 한글판을 내달라는 답이 많았다. 그런 의미로도 한글화를 결정했다. 한글판은 올해 여름에 발매된다.
이나후네 케이지: 일단 SCE의 기분을 살피느라 말하는 건 아니고,(웃음) PS Vita는 단점이 없다. 그래픽도 보면 알겠지만 깨끗하고 아름답다. 네트워크도 멀티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것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아날로그 스틱이 2개니까 조작도 다양하게 구현이 가능하다.
PS Vita 고유의 기능은 얼마나 활용했나?
이나후네 케이지: PS Vita에서 이 기능을 써야 한다고 해서 무리하게 만든 시스템은 없다. 다만 해당 장면에 어울리는 기능은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토리야마 테루유키: 소니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이런 기능, 저런 기능을 사용해서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보다는 PS Vita에서 가능한 가장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 면에서 우리도 기술을 서포트하는 팀이 있어서 안 되는 부분 등은 다 지원했다. 그 결과, 충분히 좋은 완성도의 게임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일본 발매 후 한국과 대만 등에서도 나올 예정. 한글화도 확정됐다.
끝으로 <소울 새크리파이스>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토리야마 테루유키: 정말 재미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있으니 마법배틀 등을 친구들과 함께 즐겨 주기 바란다.
이나후네 케이지: 일단 캡콤 때부터 한국 유저들과 기자들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한국 유저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쭉 해왔기 때문에, 한국 유저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지 못하면 한국에 출장을 못간다. 그러면 신오오쿠보에서(도쿄 한인타운) 한국음식을 맛볼 수밖에 없다. 얼마 전에도 신오오쿠보에서 김밥을 먹고 왔다. 한국 유저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 생각이다. 한글화도 결정된 만큼 좋은 게임으로 나올 테니 많이 기대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