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토즈소프트는 유저들의 세대에 따라서 대표작이 다른 게임업체다. 20대 초·중반의 유저들에게는 <확산성 밀리언아서>, 20대 후반부터는 <천년> <A3> 등의 MMORPG에 대한 향수가 강하다. 어떻게 본다면 2013년의 액토즈소프트는 모바일게임 업체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렇다고 PC온라인게임 활동을 쉬는 건 아니다. 형제회사인 아이덴티티게임즈의 <드래곤네스트>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고, 모회사인 샨다에서 만든 신작 <티르온라인>도 서비스한다. 30일 오픈 베타테스트(OBT)를 시작하는 <티르온라인>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왼쪽에서부터 액토즈소프트 임기욱 대리, 박성춘 차장.
■ 액토즈소프트 “온라인게임도 살아 있다”
<티르온라인>은 액토즈소프트에서 오랜만에 서비스하는 MMORPG다. 어떤 의미가 있나?
박성춘: 액토즈 내부에서도 많이 기대하는 신작이다. 현재 모바일게임에 편중돼 있는 시장상황에서 우리는 온라인게임도 하고 있는데,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있는 MMORPG 프로젝트로 <티르온라인>을 선정했다. <확산성 밀리언아서>가 모바일게임 유저을 타깃으로 했다면, <티르온라인>은 온라인게임 유저을 타깃으로 하는 게임이다.
한마디로 액토즈의 온라인 부문도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듯하다. 그런데 하드코어 MMORPG를 선택했다.
박성춘: <티르온라인>이 하드코어 성향이기 때문에 서비스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 자체는 하드코어하긴 하지만, 가볍게 즐길 수도 있다. 우리가 <티르온라인>을 선택한 이유는 콘텐츠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과 대만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으로 업데이트된 콘텐츠 양이 상당하다. 이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고, 또한 국내 정서에 맞게 풀어 나갈 수 있다. OBT 이후에 선보일 콘텐츠는 풍부하다. 보통 중국게임은 콘텐츠가 부족한데, 우리는 콘텐츠의 양을 먼저 고려해 걱정하지 않는다.
<티르온라인>을 선정한 두 번째 이유는 게임이 편하다는 것이다. PvP와 공성전이 중심이지만, 플레이 자체는 가볍다. 편하게 풍부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대의 유저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자체적으로 판단하건데, 유저가 게임을 선택하는 기준은 콘텐츠다. 그 다음이 그래픽인데 1시간만 게임을 해보면 <티르온라인>의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150개의 성, 500:500의 국가전 등 대규모 전투를 내세웠다.
박성춘: 하나의 월드에서 길드를 생성하면 150개의 성을 선착순으로 나눠준다. 성을 받지 못한 길드는 길드전을 통해 공성전을 하게 된다. <티르온라인>의 공성전은 성을 빼앗는 개념이 아니다. 공성전의 결과에 따라서 성의 주인이 바뀌지 않는다.
성의 소유권은 길드가 해체되거나, 성의 운영을 제대로 못하면 반납하는 방식이다. 즉 길드전을 통해 상대 길드의 세력을 약화시키고, 길드가 소유권을 상실한 성을 가져가는 형태다. 길드전을 해야 하는 이유인 셈이다.
성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게임머니가 필요한데, 성주 혼자서 자금을 모으기 힘들어 길드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공성전은 일종의 자원 쟁탈전으로 구성된다. 일반적인 공성과 수성 외에도, 수성하는 입장에서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공성하는 길드의 성을 역으로 공격해 전투를 빨리 끝낼 수도 있다.
그래도 너무 많은 성이 있어서 공성전이 매번 일어나게 되면 애매하지 않나?
박성춘: OBT 초기에는 공성전이 활발하지 않을 것이다. 일단 선착순으로 지급되는 성을 관리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길드전 자체도 어느 정도 레벨이 되어야 가능하다. 일단 OBT 시작 한 달 뒤에야 공성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참고로 수성은 길드 연합이 가능하지만, 공성은 연합이 불가능 하다. 그래서 언제나 역공의 가능성이 생긴다.
■ “중국게임은 맞다. 하지만 중국스럽지 않다”
타깃 유저는 역시 30~40대인가?
박성춘: 음… 최근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로부터 할 만한 MMORPG가 없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다. 실제로 신작 MMORPG 자체도 많이 줄었고. 우리는 성인용 게임으로 20대 초반부터 모든 유저들을 타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1~3차 테스트를 진행해 본 결과 2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까지 다양한 유저들이 있었다. 폭넓게 본다면 <리니지>와 <뮤>를 좋아했던 유저들이 <티르온라인>을 좋아하는 것 같다.
풀3D 그래픽의 최신 게임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유저들이 많다. 이를 고려해 <티르온라인>은 2.5D(쿼터뷰)부터 회전이 가능한 2.8D, 그리고 3D도 지원한다. 아무래도 나이가 조금 있는 분들도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중국게임이라는 점에서 선입관을 가질 수도 있다.
박성춘: 기존의 중국게임들을 벤치마킹해 보면 대부분 유저들이 불만을 갖는 대상은 콘텐츠였다. 부족한 콘텐츠에 따른 서비스 조기 종료 문제. 그리고 너무 강한 중국색을 게임에서 드러내는 부분에서도 유저들이 거부감을 느끼는 듯하다. 버그에 대한 너무 늦은 대응도 문제라고 파악했다.
일단 <티르온라인>에서 보여줄 콘텐츠는 굉장히 많다. 이에 따른 장기적인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액토즈소프트는 <천년> <A3> 등도 꾸준히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 조기 종료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또한 <티르온라인>은 중국 특유의 무협게임이 아니다. 현지화 과정에서 서양 느낌의 판타지게임으로 만들었고, 중국스러운 아이템 명칭도 모두 바꿨다. 샨다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버그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현지 개발사에 한국 전담 인원도 있어서 국내 서비스 수준의 대응이 가능하다.
특히 액토즈소프트의 대표가 샨다의 게임부문 대표(총재)이기도 하다.(웃음)
현지화의 경우는 성우 녹음까지 마쳤다. 중국게임이라는 느낌을 희석시키기 위함인가?
박성춘: 번역에 3개월, 이를 통한 현지화에 6개월을 투자했다. 양이 많아서 일부 오류가 있을 수는 있다. 웹게임의 10배 정도 되는 분량인데, 최대한 국내 정서에 맞게 작업했다. NPC와 같은 경우는 유럽 스타일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솔직히 성우의 더빙 분량이 많은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성우를 기용한 것도 현지화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총 12명의 성우가 녹음에 참여했는데, 서유리, 박희은 등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들었던 목소리를 <티르온라인>에서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티르온라인>은 복고풍 MMORPG라고 봐도 무방할 듯한데, 노린 것인가?
박성춘: 그래픽만 보면 복고풍으로 볼 수 있지만, 콘텐츠로 보면 최근 게임에 비해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일단 할 것이 많다.
인스턴스 던전의 경우 개인과 파티 던전으로 나눠져 있다. 개인 던전의 경우도 자신의 레벨에 맞춰서 다시 조정되는데, 아이템도 이에 맞춰서 나온다. 콘텐츠가 사장되는 게 아니라 선순환이 이뤄진다. 그렇다고 던전의 수가 적은 것도 아니고 엄청나게 많다.
아이템에 순위를 매기고 실시간으로 서버 순위를 확인한다. 아이템 위주의 게임이라고 이해해도 되나?
박성춘: 아이템은 물리와 마법으로 구분해서 평가한다. 물론 좋은 던전에 가서 좋은 아이템을 획득하면 순위가 오를 수 있다. 그런데 <티르온라인>에서는 장비를 키울 수 있다. 한마디로 아이템이 경험치를 먹는다.
다시 말해서 파밍해서 좋은 아이템을 얻는 것보다, 아이템과 같이 꾸준히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파밍 스트레스도 없다. 흰색 기본 아이템도 동일한 아이템 3개를 합성하면 상위 등급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합성하면 옵션은 랜덤하게 생기는데, 여기에 자신이 성장시킨 아이템을 합성해 더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 “유저 편의성을 강조한 편한 게임”
결국 아이템의 현금거래를 유도하는 시스템 아닌가?
박성춘: 성인게임이다 보니 현금거래는 있을 것이다. 다만 아이템 순위가 현금거래를 유도하기 위한 시스템은 아니다. 아이템을 구입해도 사용기간에 따라서 효율과 수준이 바뀐다. 고정된 값이 아니라 얼마나 성장했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모든 아이템은 1일 1회만 거래할 수 있다. 덕분에 해킹이나 계정도용 등의 문제가 발생해도 하루 안에 신고가 들어오면 범인 색출은 물론 아이템 회수도 충분히 가능하다.
자동사냥 시스템도 너무 잘되어 있다. 이를 활용하는 이유가 특별히 있는지 궁금하다.
임기욱: 사실 국내에서는 매크로에 대한 인식이 안 좋은 편이다. 우리도 해당 시스템을 넣느냐, 빼느냐를 놓고 많이 고민했다.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피드백을 받았는데, 유저들은 오토 시스템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으로 싫어하는 이유는 상대적인 박탈감이다. 하지만 <티르온라인>은 시스템적으로 누구나 오토를 활용할 수 있다. 물론 25레벨 이전에는 사용할 수 없고, 하루 8시간이라는 제한이 있다. 또한 PvP가 가능하다 보니 무작정 사용하다가는 상대에게 당할 수도 있다.
일단 오토 시스템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수준에서 보조 플레이에 활용할 수 있는 정도다. 식사를 하거나, 화장실에 갈 때와 같이 플레이를 중단하지 않는 정도에서 사용하면 좋다. 또한 모든 매크로 활용을 감안해 게임을 만들었기 때문에 콘텐츠 소모에 대한 우려도 없다.
부분유료로 서비스할 예정인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박성춘: 부분유료로 캐시 아이템을 판매한다. 그런데 무조건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인스턴스 던전 등에서 캐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부분유료화지만, 돈을 쓰지 않고 열심히 플레이하면 캐시 아이템을 얻어서 과금 유저처럼 즐길 수도 있다.
예전과 달리 처음부터 게임을 편하게 하고 싶어하는 유저들은 초기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즉 게임을 보다 쉽게 즐기고 싶어하는 유저들이 결제를 한다. 이들을 위해 아이템 판매도 플레이 유형에 따라서 세 가지 패키지로 만들었다. 자신의 필요에 따라 아이템을 구매하면 패키지에 따라서 30% 할인받는 것도 있다.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피드백을 받았을 텐데, 이에 따른 조치를 하고 있나?
임기욱: 그래픽이 좋다 나쁘다를 따지는 유저들이 있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어쩔 수 없는 문제다. 실제로 플레이하지 않고 떠나는 유저도 있었다. 물론 이 정도 그래픽이면 할 만하다는 유저들도 많다. 이들은 직접 해보니 플레이가 편하다, 묘한 경쟁심이 불타오른다 등의 호응을 보였다.
공통적으로 게임 내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는 불만이 있었다. 콘텐츠가 방대하다 보니 퀘스트나 전직 등의 설명과 아이템의 활용도 등 어떻게, 무엇에 사용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OBT에 맞춰 위키 형식의 정보 페이지를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게임 정보를 동영상 등으로 알려줄 것이다. 지금은 테스트 기간 동안 유저들이 가장 궁금해 했던 정보를 준비했다. 위키 방식이라서 유저들도 이런 정보를 스스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앞서 장기적인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는데, 앞으로 일정은 어떻게 되나?
박성춘: 30일 OBT를 기점으로 다음 날 유료화할 예정이다. 부분유료화다 보니 이를 원하는 유저도 많고, 부담되지 않도록 준비하고자 한다. 일단 OBT에서는 65레벨까지 콘텐츠를 제공하고, 7월 중순에 신규 캐릭터를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이어서 9월과 12월에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유저들이 얼마나 게임을 즐기는가에 따라 일정은 조정될 수 있다. 콘텐츠 소모 속도에 맞춰서 업데이트 일정을 탄력적으로 변경할 것이다. 이들 업데이트는 현지화도 거의 마무리돼 있다.
마지막으로 OBT를 맞아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성춘: 고객과 길게 호흡하면서 <티르온라인>의 서비스를 만들어 가고 싶다. <A3>와 <천년>을 통해 길게 가져가는 호흡을 <티르온라인>에서도 이어가고 싶다. 잠깐 반짝 하는 게임 서비스로 실망시키지 않을 테니 안심하고 한번 와서 즐겨봤으면 좋겠다.
임기욱: 생활의 활력소가 되는 게임으로 자리 잡고 싶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가볍고 즐거운 게임으로 준비했다. 절대로 ‘먹튀’하는 게임은 아니다.(웃음) 절대로 단기간에 서비스를 종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운영도 확실하게 준비한 만큼 편하게 즐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