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커맨더스>는 어떤 게임이기에 국내에서는 대중적이라고 하기 어려운 밀리터리와 메카닉을 소재로 했을까? <스틸커맨더스>의 개발을 총괄한 띵소프트 김희재 실장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띵소프트 김희재 실장
■ “북미와 유럽 노리고 메카닉을 택했다”
<스틸커맨더스>를 개발하면서 메카닉을 소재로 삼은 이유가 궁금하다.
김희재: 북미와 유럽을 노리고 근미래 밀리터리와 메카닉을 소재로 했다. <스틸커맨더스> 사전 제작을 시작한 게 지난해 8월인데, <레이지 오브 바하무트>를 플레이해 보면서 카드배틀 장르를 만들기로 했다. 이후 다른 카드배틀 게임도 많이 나왔는데, 유독 판타지 배경이 많아서 우리는 조금 다르게 접근하고자 했다.
미국 교포인 기획자가 <레이지 오브 바하무트>의 미국 내 평가를 보면서 미국 유저들은 그림보다는 시스템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려줬다. 판타지가 아닌 미국이나 유럽 유저들이 좋아하는 <메크워리어>나 <헤비메크>같은 근미래 밀리터리와 메카닉을 소재로 정했다. 게임의 깊이만 있다면 유저들이 충분히 좋아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럼 게임빌과 계약한 것도 해외 시장을 노린 것인가?
그렇다. 게임빌을 파트너로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국내 퍼블리셔 중 북미, 유럽의 하드코어 게이머 유저풀이 많다는 점이었다. 이미 <다크어벤져>나 <몬스터워로드>같은 게임이 해외에서 인기가 있지 않나? 그리고 굳이 해외 퍼블리셔를 선택하는 것보다 한국 기업인 게임빌과 함께하면 의사소통도 편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실제로 지난 13일 출시한 <스틸커맨더스>는 한국어, 일본어, 영어, 중국어 간체와 번체 등 5개 국어로 전세계 앱스토어에 선보였다. 처음부터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잡은 만큼, 글로벌 론칭을 준비하면서 게임빌 북미 지사의 의견을 많이 반영했다.
밀리터리나 메카닉 카드는 등급은 어떤 기준으로 구분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
간단하다. 우리가 보기에 더 강해 보이는 유닛에 높은 등급을 매겼다. 강해 보이는 유닛이라고 하면 보병보다는 기계화된 유닛들이 더 강한 모습이지 않나? 보병 카드 중에서도 눈에 보이기에 강한 무기를 들고 있다면 높은 등급을 주고 있다. 이렇게 시각적으로 납득 할 수 있도록 카드 등급을 배열했다.
<스틸커맨더스>에서는 카드 등급에 따라 스킬이 붙는다. 스킬은 카드 이미지를 보고 떠올릴 수 있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보병 중 스나이퍼 카드는 상대 보병을 즉사시킬 수 있는 스나이핑 스킬이 있는 식이다. 유닛의 생김새로 직관적인 역할을 설명해 주고 싶었다.
이유는 기존 판타지 컨셉의 카드배틀은 이 부분에서 직관적이지 못한 경우가 있어서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틸커맨더스>는 최대한 직관적으로 카드의 역할이나 스킬을 알 수 있게 했다.
■ “상성부터 배치까지, 전략을 강조했다”
설명을 들으니 더 궁금해진다. <스틸커맨더스>만의 특징적인 스킬들은 무엇이 있나?
<스틸커맨더스>의 카드 스킬은 병과 별로 그룹이 나누어 진다. 보병이나 전투차량, 항공기 등 병과 별 특화된 스킬 그룹이 있고, 이 그룹에 속한 유닛들은 각자 구분에 맞춰 세부적인 스킬을 나누어 갖는 식이다.
특히 기존 카드 게임들이 스킬이라고 하면 카드의 위치(진형)에 관련된 스킬은 거의 없었는데, <스틸커맨더스>에는 스플래시 대미지 줄 수 있는 스킬도 있다. 즉, 탱크의 경우, 지정한 유닛을 공격하면 주변 헥사 유닛들도 공격받는 스킬이 있다. 분대 내의 포지션에 따라서 스킬의 영향을 받도록 설정했다.
카드 분대를 설정할 때 어떻게 배치하느냐도 전략의 일부가 되는가?
그렇다. 그뿐만 아니라 병과와 스킬의 상성이 중요하다. 각 카드가 가진 스킬은 특정 병과 유닛을 타깃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 분대에 어떤 병과가 있는가 전투 결과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병과 사이의 물고 물리는 상성이 더욱 강조된다. 특히 사령관 포인트 중 ‘전술력’이 높으면 전투를 시작하기 전부터 상대 유닛을 볼 수 있어 상성에 따라 덱을 바꾸는 재미도 특징이다.
분대 구성 뿐 아니라 카드가 어떤 슬롯에 위치하느냐도 전략의 일부다.
상대 유닛에 맞춰 분대 설정을 계속 바꿔야 한다면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까?
전략성을 강조하면서도 최대한 어렵지 않도록 신경 썼다. 전략성을 깊게 즐기고 싶다면 분대 설정을 바꿔가며 PvP를 하면 되고, 간단하게 즐기고 싶은 유저들은 자동설정 분대를 이용하면 된다.
자동설정 분대는 소유한 카드 중 에너지(코스트)를 고려해 최대 능력을 낼 수 있는 분대를 자동으로 구성해주는 기능이다. 보통은 자동설정 분대가 효율이 높기 때문에 사전 테스트에서도 다들 자동 분대를 쓰더라.
퀘스트, 공격, 방어 분대를 각각 따로 구성하게 한 이유는 무엇인가?
기존 카드배틀을 벤치마킹하면서 아쉬웠던 게 방어 덱을 별로 안 쓴다는 거였다. 퀘스트에는 아예 덱을 안 쓰고, 전투할 때는 공격만 하는 식이다. 그래서 공격과 방어 분대를 모두 키우도록 유도하고 싶었다.
그래서 에일리언 전투에서 방어 덱이 체력을 담당하도록 했다. 공격력만 무작정 높이면 공격과 방어를 한 번씩 번갈아 주고받는 에일리언 전투에서 효율이 떨어진다. 양쪽의 균형이 잘 맞아야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에너지를 퀘스트, 공격, 방어로 구분하고 안 쓰는 에너지를 에일리언 전투에 필요한 싸이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도록 유도해 PvP를 활성화 시키고 있다. 다만 기존 카드배틀에서 PvP에 사용하는 에너지를 레이드 전투에 사용하도록 하니 PvP가 소외 받는 경우가 많아서 보상으로 게임 내 캐시 화폐인 ‘미네랄’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스틸커맨더스>는 퀘스트, 공격, 방어 에너지가 각각 따로 존재한다. 이 중 남는 에너지를 에일리언 전투에 필요한 싸이에너지로 변환해서 쓸 수 있다.
전 세계 동시 론칭을 했는데, 공통 서버인가 아니면 국가별 서버인가?
전 세계 유저가 모두 같은 서버에서 게임을 플레이한다. 그래서 다른 국가 유저들과 같이 PvP도 가능하다. 통합 서버이기에 진정한 글로벌 출시라고 자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을 위한 길드 콘텐츠 등을 제공할 계획인가?
<스틸커맨더스>의 최종 콘텐츠는 아마도 길드전이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도 이런 부분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조만간 길드 콘텐츠를 업데이트해서 유저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PvP를 할 때에는 커맨더 포인트에 따라 상대 유닛의 일부를 미리 볼 수 있다. 더불어 경매장을 통해 얻은 카드를 거래할 수 있다.
■ 띵소프트, 모바일 게임에 도전장
김희재 실장은 원래 <피파온라인 2> 등 온라인 게임을 개발했었다. 이런 경험이 모바일 게임 게발에 도움이 되었나?
반 반이다. 도움이 안 되는 부분은 게임에 대한 접근방식이다. 나를 비롯해 대부분 PC 게임의 느낌을 모바일에서 찾으려고 한다. 결국 모바일과 PC의 조작방식의 차이를 처음부터 고려해야 하는데, 이런 개발 프로세스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도움이 된 부분은 PC 게임의 플레이타임이 모바일 게임보다 길다. 덕분에 유저들이 오랫동안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만드는 방법에 대한 접근이 용이했다. 결국 모바일에서도 이런 콘텐츠의 이용 노하우는 도움이 됐다.
첫 게임을 카드배틀 게임으로 만든 것도 이런 이유다. 터치 디바이스는 PC와 달리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리는데, 아예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려도 무방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카드배틀이라는 장르를 선택했다.
띵소프트는 앞으로도 게속 모바일 게임을 선보일 예정인가?
지금 준비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은 5개가 있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부터 하드코어한 게임까지 다양한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 장르를 설명할 수 없는 특이한 게임도 포함되어 있다. 커뮤니티를 강조한 게임인데, 어떤 게임일지 기대해달라.
마지막으로 <스틸커맨더스>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스틸커맨더스>는 우리가 해도 재미있는 카드배틀을 만들고자 했다. 모바일에서도 깊이 있는 전략을 제공하는 카드배틀을 원해서 생각할 요소를 많이 넣으려고 했다. 판타지가 메카닉 & 밀리터리 콘셉트를 정한 이유도 보기만 해도 어떤 기능인지, 그리고 강하고 약함의 여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틸커맨더스>의 진정한 재미는 에일리언 전투와 PvP다. 이를 즐겨보면 분대 설정이나 유닛 스킬을 가지고 어떤 재미를 어떻게 즐겨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모쪼록 재미있게 잘 즐겨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