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같은 액션 MORPG <엘소드>가 릴레이 업데이트로 유저들을 공략한다.
KOG는 지난 18일 <엘소드> 신규 캐릭터 ‘엘리시스’를 선보인데 이어 이번 여름 최고레벨 확장과 궁극기 추가, 그리고 구미호 캐릭터 ‘아라’의 신규 전직을 더할 예정이다. 그동안 <엘소드>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았던 해킹 복구 시스템도 올해 가을 안에 완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디스이즈게임은 KOG에서 <엘소드>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권오당 총괄팀장과 우원식 PM을 대구에서 만나보았다. /대구=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 “가을까지 해킹 복구 시스템 완비하겠다”
<엘소드>가 서비스된 지 벌써 6년이다.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권오당 총괄팀장: 개발팀의 철학 중 하나가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게임 내 콘텐츠를 더할 때도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 혹은 초보와 고수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한다. 아마 개발팀의 이런 노력을 유저 분들이 좋게 여겨준 덕분이 아닐까? (웃음)
우원식 PM: 낯부끄러운 말이지만 게임의 캐릭터 성이 뛰어난 것도 한 가지 이유가 아닐까 싶다. 보통 액션 게임이라면 여성 유저가 적기 마련인데 <엘소드>는 상대적으로 여성 유저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게임의 인기에 비해 유저들의 동인 활동도 활발한 편이고…. 애정을 가질 수 있는 캐릭터를 꾸준히 선보이는 것도 유저 분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엘소드>는 성인들이 좋아하는 조작감 있는 액션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귀여운 캐릭터가 공존하는 게임이다. 상반된 게임성 때문에 업데이트할 때마다 고민도 많을 것 같다.
권오당: 사실 <엘소드>는 신규 유저의 재접속률이 높은 게임은 아니다. 지적한 것처럼 화사한 외관과 달리 게임의 액션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개발 방향도 기존보다 타깃 연령을 높이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기존 유저를 제쳐놓거나 지금까지의 게임성을 바꾸겠다는 뜻은 아니다.
<엘소드>는 하드코어한 액션을 보유한 게임이고, 5년 이상 서비스한 덕에 유저들도 많이 성장했다. <엘소드>의 개발방향은 이러한 흐름을 따라 게임도 성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우원식: 그렇다고 <엘소드>가 그들만의 리그라는 식으로 오해는 하지 말아달라. 앞서 설명했지만 KOG의 개발철학은 모든 유저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다. 게임이 서비스가 오래된 만큼 신규유저 유입을 위한 준비도 꾸준히 하고 있다. 권 팀장이 말했던 게임 콘텐츠의 타깃 연령을 조정하는 것도, 그리고 얼마 전 추가된 신규 캐릭터 ‘엘리시스’도 그러한 준비의 일환이다.
‘엘리시스’라면 주인공인 ‘엘소드’와 흡사한 전투 스타일과, 그동안 신규 캐릭터의 성별을 번갈아 업데이트하던 규칙을 깬 것으로 화제가 된 캐릭터다.
권오당: 사실 엘리시스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남성 캐릭터와 함께 이번 겨울 업데이트를 목표로 개발하던 캐릭터였다. 하지만 지난해 5주년 행사를 하면서 유저 분들의 요청 중 캐릭터의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전투를 즐기고 싶다는 의견이 있어 급히 선보인 캐릭터다.
<엘소드>는 직업이 아니라 캐릭터를 중심으로 내세우는 게임인 만큼, 일부 유저들은 자신이 원하는 전투 스타일이 있음에도 캐릭터의 성별이나 모습 때문에 이를 플레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 엘리시스 업데이트는 <엘소드> 최고 인기 캐릭터인 ‘엘소드’와 유사한 캐릭터를 반대 성별로 내놓음으로써 이러한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기획되었다. 앞으로도 유저들의 요구만 충분하다면 이런 전투 스타일이 유사한 이성 캐릭터를 지속해서 추가할 계획이다.
우원식: 참고로 엘리시스 업데이트로 인해 미뤄진 미공개 남성 캐릭터도 지금 열심히 개발하고 있다. 개발 일정이 조정된 탓에 언제 선보일지 확답은 못 하겠지만, 엘리시스와 같이 기획에 들어간 캐릭터인 만큼 금방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넥슨이 해킹 복구 등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엘소드>는 시스템 구조상 해킹 복구에 취약했는데, 퍼블리셔(넥슨)의 정책을 어떻게 따라갈 계획인가?
권오당: 진작에 해결했어야 하는 문제인데 이제서야 말해 민망하다. 현재 문제가 됐던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가을쯤에는 유저 분들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8월 14일 예정된 ‘붉은 기사단 전국 쇼 케이스’ 서울행사에는 좋은 소식을 알려드릴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개발사가 서울에 있지만 KOG는 대구에 있다. 지방에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어떤가?
권오당: 역시 가장 좋은 점은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나 할까? 회사에 대구에서 나고 자란 이들이 많기도 하고, 그 때문에 이직도 적다. 대구·경북 지역의 좋은 인재들이 많이 들어오고 쉽게 떠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우원식: 물론 지방에 위치한 만큼 불편한 점이 없진 않다. 당장 <엘소드>만 하더라도 퍼블리셔인 넥슨은 서울에 있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쉽다고 하기 힘들다. 물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화비 신경 쓰지 않고 서로 간 열심히 의견을 나눈다. 한 주에도 몇 번씩 화상회의도 하고.
많은 개발사가 서울에 위치한 만큼 게임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도 서울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점에서 어려운 점은 없는가?
권오당: KOG가 대구에 잡은 지도 오래돼 이젠 불편한 점이 거의 없다. 보통 개발 과정에서 외부 시설이 필요할 때는 사운드나 모션캡쳐 작업일 경우가 많은데, 이미 내부에 해당 시설을 다 갖추고 있다. 더군다나 요즘은 기술이 많이 발달해 서울에서 작업이 필요한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거리상 불편함은 크지 않다.
우원식: 사족이지만 KOG의 사운드 작업실은 회사 어떤 시설보다 돈을 많이 들인 곳이다. 성우 더빙같이 서울에서 해야 하는 작업이 아니라면 개발에 필요한 대부분의 사운드 작업은 어느 곳에서보다 뛰어나게 할 수 있다.
■ ‘카페같은 개발사’ 대구 KOG 탐방기
우원식 PM이 호언장담한 KOG의 내부 시설은 어떤 모습일까? 디스이즈게임이 대구 KOG 사무실을 카메라로 담았다. 대구, 아니 국내 정상급 시설을 자랑하는 KOG의 속살을 감상하자.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파란 그라운드(?)가 기자들을 맞이한다. 센스 있게 한 구석에는 비닐로 된 축구공까지 놓여 있다.
사무실에는 수많은 사진이 벽면을 메우고 있다. 송년회, 워크샵 등 KOG에서 진행한 각종 행사 사진이다. ‘크라잉넛’의 공연 사진도 눈에 띈다.
사무실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KOG의 개발철학.
사무실 한편에 마련되어 있는 자전거 거치대. 한국에서 가장 덥기로 유명한 대구지만, 적지 않은 직원들이 자전거를 애용한다고 한다.
본격적인 개발 스튜디오 탐방! <엘소드>의 캐릭터인 ‘아이샤’(보이드 프린세스)가 기자를 맞이한다. 그리고 주말임에도 열심히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개발자 두 명도…. ㅠ_ㅠ
창가와 마주한 자리가 많아 전반적으로 탁 트여 있는 느낌이다.
벽면을 가득 채운 개발자들의 재기 발랄한 낙서. 퇴근하는 개발자를 붙잡는 ‘이브’의 ‘이카리 겐도’ 포즈가 인상적이다.
스튜디오에 마련되어 있는 회의실과 테스트실. 회의실에서는 회의 뿐만 아니라 KOG에서 자체적으로 여는 강연도 수시로 열린다. 그리고 테스트실에서는 은밀하게 ‘소환사의 협곡’이 열린다는 제보가…!
스튜디오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개발자들의 소지품(혹은 수집품).
그리고 한 개발자의 은밀한 사생활?
<엘소드> ‘공식’ 상품이 놓여있는 전시대.
이 우둘투둘한 천장은 뭐 하는 곳일까?
바로 KOG의 자랑 중 하나인 사운드 작업실. KOG 내부 시설 중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소리가 새거나 울리지 않게 설계하는 데 많은 돈을 들였다고….
KOG 사내 도서관. 진짜 도서관처럼 전자분류 시스템까지 마련되어 있다.
도서관 한쪽에는 직원들의 교양을 위해 옛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 마지막 사진은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Xbox와 게임큐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