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매출 34위. 인기순위 109위. 출시 후 약 4주가 지난 <히어로스퀘어>의 성적이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판타지러너즈>(매출 15위, 인기 1위)나 <말달리자>(매출 14위, 인기 20위)에 비하면 썩 좋은 성적은 아니다. 그것도 위메이드에서 미드코어의 첫 타이틀로 내세운 게임인 점을 고려한다면 더더욱.
하지만 <히어로스퀘어> 개발팀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인기순위보다 매출순위가 3배 이상 높을 만큼 유저 잔존률이 높고, 업데이트에 따른 반응도 좋다. 사전예약을 제외하면 대대적인 홍보도 시작하지 않았다. 매출 구조 역시 많은 돈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게임특성 탓이 크다.
오랜 기간 서비스를 이어가야 하는 미드코어게임인 만큼 당장의 매출과 인기보다는 유저 잔존율과 업데이트에 따른 긍정적인 반응이 더 중요했다는 게 위메이드 이준석 테크니컬디렉터의 이야기다. 다만 코어유저를 앞으로도 꾸준히 만족하게 해줄 필요가 있고, 앞으로는 신규 유저의 영입도 중요하다.
그래서 <히어로스퀘어> 개발팀이 택한 전략은 ‘장기전’이다. 8월 말 최고 레벨 상향부터 10월에는 PVP, 12월에는 레이드 시스템의 추가까지. 온라인게임 이상의 업데이트를 이어가겠다는 <히어로스퀘어>의 이준석 테크니컬디렉터와 정현우 선임연구원을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왼쪽부터 <히어로스퀘어>의 정현우 선임연구원과 이준석 테크니컬디렉터.
<히어로스퀘어>를 출시하고 한 달이 지났다. 현재 상황부터 이야기해보자.
이준석 디렉터: 음. 일단 좋은 점은 유저 반응이 좋다. 게시판 반응도 좋고. 그리고 유저 잔존율이 정말 높다. 유저당 매출도 높은 편인데… 아무튼 이런 부분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미드코어 게임을 이끌어 나가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니까.
잘 되지 않은 부분은 신규 유저의 유입이다. 쉽게 다가오기 어려운 장르라고 애초에 생각하기도 했고, 대대적인 홍보도 부족한 탓인지 신규 유저를 확 끌어오지는 못하고 있다. 완성도가 낮은 건 확실히 아닌데, 다른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사전예약을 제외하면 특별히 대대적인 홍보를 한 적도 없어서,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업데이트가 꽤 잦은 편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준석: 지금까지 사실상 매주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개발자의 당연한 의무라 생각하는데, 일단 출시 후 두 달 동안은 매주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 개발자도 사람인데 각종 버그나 개발과정에서 실수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그런 부분 빨리 고쳐야 신뢰를 줄 수 있다. 그리고 초반에 그만큼 많은 피드백이 오기도 하고. 게임을 기획할 때부터 했던 생각도 미드코어게임이라면 유저들과 소통하며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히어로스퀘어>는 지금까지 어떤 부분들을 고쳤나?
정현우 선임 연구원: 일단 스태미나다. 게임을 출시했을 때 스태미나를 워낙 짜게 줬다. <히어로스퀘어>의 기본은 소셜이고, 전투만 계속하면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고 판단해서 결정한 일인데 유저 입장에서는 전투가 더 재미있다 보니 불만이 많았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억지로 막은 느낌? 그래서 곧바로 패치했다.
서큐버스와 던전 난이도도 낮췄다. 유저들이 막히는 구간이 많아서 레벨6과 레벨13 구간에 퀘스트를 포함해서 즐길 거리도 많이 넣었다. 원래는 유저들이 좀 쉬어가라고 만든 구간인데 다들 안 좋아하더라. 목적이 사라졌다고 비판만 들었고, 그래서 딸기나 쌀 구하기 등 조금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퀘스트를 추가했다. 여전히 쉬어가는 구조지만 목표는 잃지 않도록 재구성했다.
8월 12일 기준 <히어로스퀘어>의 성적.
수정한 목록만 정리해도 거의 갓 출시한 온라인게임 수준의 업데이트다.
이준석: 대략 고친 부분이 이 정도고. 여기에 작은 버그까지 포함하면 끝도 없다. 너무 많아서 다 정리하기도 쉽지 않은 수준이다. 덕분에 실수도 했는데, 초기에 적을 6번 베는 무사의 천본앵 스킬이 공격마다 대미지 100을 추가해주는 아이템과 만나면 엄청난 효과를 주는 버그 아닌 버그가 있었다.
출시 직후부터 알고 있던 부분인데, 스태미나 등 다른 부분이 많아서 수정이 늦어졌다. 근데 하필 무사의 그 스킬을 수정한 시기가 ‘닌자’와 ‘창병’이 업데이트된 때다. 당연히 무사를 구입했던 유저들은 분노했다. 닌자와 창병을 더 팔기 위한 음모(?)라는 이야기도 돌았고.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패치노트에서 무사의 버그 수정 이야기가 빠졌다. 목록이 하도 많다 보니 줄인 모양인데 하필 그게 빠져서… 괜한 오해로 피해를 입은 유저분들에게는 죄송할 따름이다. 의사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낀 부분이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수준의 업데이트를 이어나가게 되나?
정현우: 일단 8월 계획은 모두 준비한 상황이고, 9월과 10월의 세부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워낙 정신이 없다 보니 중장기 계획을 세울 시간이 좀 부족하다. 일단 급한 버그는 어느 정도 정리된 만큼 2주 단위 업데이트 체제를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의 업데이트는 대부분 클라이언트에서만 패치하면 되는 부분이라 따로 심의를 받을 필요가 없었는데 앞으로는 콘텐츠가 추가되다 보니 매번 애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심사에만 1주일 정도를 잡아야 하다 보니 매주 업데이트는 무리가 있다.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업데이트 내용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1주마다 하던 걸 2개씩 묶어서 2주마다 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럼 앞으로 어떤 업데이트가 진행되나?
정현우: 8월 13일과 8월 말, 두 번에 걸쳐 대규모 업데이트가 진행된다. 아이템 획득률을 높이고 퀘스트도 더 보강된다. 유저들이 불편해하는 부분이다.
아이템 제작도 더 많아진다. 사실 여기에 대해 할 말이 좀 많은데 <히어로스퀘어>에서 직업과 상관없이 아이템을 장착할 수 있는 이유가 아이템 데이터 때문이다. 직업별로 아이템을 만들었다가는 지금도 긴 로딩시간이 더 길어진다. 최적화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이 직업별 아이템을 너무 많이 원하더라. 그래서 목록이 늘어나더라도 아이템을 늘리자고 판단했다.
전투 버그도 고쳤고, 소셜 기능을 위한 에너지도 2배 빠르게 충전되도록 변한다. 여기에 광복절을 맞아서 몬스터 처치해서 얻은 태극기로 새로운 건물을 짓는 등, 호국선열을 위하는 한국형 이벤트도 진행될 것이다. 하트 상점의 목록도 개편된다.
8월 말에 추가되는 변종 기사와 변종 궁수. 기존 영웅과 다른 콘셉트를 보여준다.
8월 말 업데이트에 대해서 보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정현우: 최고 레벨이 확장된다. 일단 8월 말에 30레벨로 상향된다. 그리고 영웅 2종도 추가된다. 레벨이 풀리니까 당연히 던전과 몬스터도 추가될 거고. 추가로 소셜랭킹을 넣으려고 한다. 친구들끼리 해당 주간에 모은 하트를 겨루는 랭킹이다. 여기에 친구 마을을 쉽게 방문하거나 영웅 이름을 바꾸고, 인벤토리를 늘리는 등 편의성을 위한 요소들도 많이 들어간다.
전반적으로 쉽고 편하게 만드는 부분이 많아 보인다.
정현우: 사실 지금은 어렵고. 좀 꽉 조여 있는 부분도 많으니까. 지금까지 살아남은 유저들은 RPG에 익숙하면서도 끈기가 있는 유저들이다. 마녀의 가마솥을 연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건 우리도 잘 안다.(웃음) 지문이 닳아 없어진다는 등 많은 이야기도 듣고 있고.
RPG에 익숙하지 않으면 접근이 어려운 게임인데 단순히 RPG에 익숙한 것만으로도 살아남기 어렵다는 건 문제가 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좀 많이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다. 대표적으로 불만을 더 적극적으로 듣기 위해 게임 내에서 공식게시판 작성도 가능하게 바뀐다.
차라리 RPG나 SNG 중 하나만 택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없나?
이준석: 원래 두 개 다 하는 게임으로 만든 것이라 아쉬움은 없다. 이 부분을 건들면 <히어로스퀘어>만의 매력이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처음에는 마을이 크고 전투 비중이 작은 <바이킹 아일랜드> 정도였다.
이후 마을과 전투가 5:5 혹은 7:3으로 전투를 많이 할 수 있도록 바꾸자고 개발팀 내부에서도 갑론을박을 많이 했다. 프로토타입도 만들고. 그 결과로 지금의 ‘마을 4, 전투 6’의 비중을 잡았다. 마을에 전투를 붙이자고 했을 때부터 핵심은 전투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전투를 좋아하는 유저들이 소셜에서 막혔다. 태생적 한계다. 두 장르를 합쳐서 적절하게 섞는 것은 성공했는데 뭔가 ‘짬짜면’ 같은 존재가 된 듯하다.(웃음) 그래서 편의성과 더불어 소셜을 강화해서 그 부분에서도 재미를 줄 생각이다. 유저 의견을 반영해서 양쪽의 비중을 고쳐나갈 수는 있어도 어느 한쪽을 버리는 건 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농장경영보다는 RPG를 좋아하는 유저가 많다.
그래서 유저가 많이 남아야 했고, 업데이트 반응에도 민감한 건가?
이준석: 맞다. 사실 <히어로스퀘어>는 다른 모바일게임에 비해서 굉장히 안정적이다. 출시 이후에 동시접속자 수가 계속 늘어나는 게임은 몇 없을 거다. 꾸준히, 오래 서비스하겠다는 계획에서 보면 긍정적이다. 그만큼 유저 한 명, 한 명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시스템 버그로 특정 지역에 갇히면 일일이 클라이언트를 건드려서 풀어드리고 있고, 대응도 실시간으로 하고 있다.
매출 부분은 좀 아쉽지 않나?
이준석: 매출과 관련해서는 아주 억울하다.(웃음) 방문할 때마다 미라클(캐시)을 주고 있고, 다른 게임처럼 뽑기에 모든 걸 의존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어느 정도 캐시 아이템을 구입하면 편해지는 건 맞지만, 어느 정도 이상은 지를 필요가 없는 게임이기도 하다. 레벨 20 이후는 제작 아이템으로도 많은 부분을 해결하니까.
개발팀 내부에서는 나름 착한 유료화를 하고 고민까지 하는 부분인데, 초반에 결제 유도가 좀 있다 보니 어째 돈을 더 많이 쓰는 게임처럼 포장돼버렸다. 오랜 서비스를 위해 만든 게임인데…. 억울했다.
앞으로 업데이트되는 부분을 이야기하자면?
정현우: 일단 8월 이후의 대략적인 그림을 그리자면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PvP와 친구의 캐릭터를 빌려와서 즐기는 레이드다. 원래는 레이드가 먼저 도입될 예정이었는데 유저들의 성향을 보니 PvP가 더 필요해 보였다. 그래서 10월을 목표로 PvP 시스템을 추가하고 있다. 12월에는 레이드 시스템이 들어갈 거고, 내년에는 일본 서비스도 준비해야 한다.
이준석: 사실 매출 부분에서도 고민이 있긴 한데 결제로 모든 게 해결되는 게임처럼 만들지는 않을 거다. 온라인게임처럼 돈을 내는 만큼 캐릭터든 아이템이든 무언가의 콘텐츠를 가질 수 있는 방식이 될 거다. 그 부분은 믿고 찾아주셨으면 한다. 유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장기적으로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게임을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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