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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T 이후 한 달이라는 시간은 온라인게임, 그중에서도 MMORPG라면 성공과 실패를 가늠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이다. 이미 수많은 온라인게임이 출시 이후 한 달이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최고 레벨에 달한 유저들이 생기고 콘텐츠 부족 문제를 겪으며, 동시접속자는 반 토막 나기 십상이다. 올해만 해도 첫 고비를 넘지 못한 온라인게임을 여러 번 지켜봤다.
그런 면에서 <에오스>의 흥행은 고무적이다. OBT 첫날 동시접속자 3만 명이라는 애매한 숫자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 동시접속자는 4만 명을 넘었다. OBT 시작 전에 밝힌 업데이트 일정도 그대로 이어가고 있고 최근에는 처음으로 ‘개념 업데이트’라는 평가도 유저들에게 받았다. 온라인게임의 ‘첫 고비’를 잘 넘긴 셈이다.
물론 아쉬움도 많다. 초반 모객이 좋지 않아 폭발적인 이미지를 주는 데 실패했고, '천골온라인'처럼 초반 실수로 얻은 나쁜 인식도 여전히 남아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더 열심히 달릴 생각이다. OBT 이후 한 달, 첫 고비를 무사히 넘긴 <에오스> 개발사 엔비어스의 김준성 대표와 이찬 개발이사를 디스이즈게임에서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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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엔비어스의 이찬 개발이사와 김준성 대표
줄지 않는 동접. 예정대로 흘러가는 업데이트
<에오스>는 지난 9월 11일부터 OBT를 시작했다. 첫날의 동시접속자는 약 3만 명. 솔직히 말해 올해 출시된 ‘기대작’ 치고는 낮은 성적이다. 다만 한 달 이후의 상황은 조금 달랐다. 10월 초를 기준으로 <에오스>의 동시접속자는 악 4만 명. 오히려 동시접속자가 증가했다.
“OBT 시작 후 지금까지 일일 동시접속자가 떨어진 적이 없어요”라는 김준성 대표의 자신만만한 말에서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콘텐츠 소모도 예상대로였다. 일부 최상위 유저만이 콘텐츠의 끝을 달리고 있고, 이조차 엔비어스가 예상한 일정보다는 ‘조금 느린 수준’이다. OBT 시작과 동시에 발표했던 두 차례의 업데이트도 밀리는 일 없이 예정대로 진행됐다. 9월 26일 파티던전과 길드단위 전장인 발할라가 추가됐고 10월 10일 첫 공격대 던전이 등장했다.
게임 내 커뮤니티도 활성화됐고 적당한 분쟁도 있다. 현재 <에오스>는 서버마다 약 3천개의 길드가 있다. 1인 길드도 많은 만큼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게임을 꾸준히 한 유저의 절반 정도는 길드에 가입해 있다. 단순히 숫자로만 보면 어디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한 달 동안의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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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컸던 천골의 실수 “계속 반성하는 수밖에 없다”
아쉬움은 당연히 많다. 가장 뼈아픈 아쉬움은 역시 ‘천골 사건’이다. <에오스>는 OBT 직후 미리 신청한 PC방 업주들에게 1,000골드 쿠폰을 제공하며 논란이 됐다. 최고레벨이 속속 등장한 지금이야 막대한 금액까지는 아니지만 OBT 첫날에는 절대로 모을 수 없는 금액이다. 덕분에 <에오스>는 <천골온라인>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결코, 해서는 안 될 실수였다고 생각해요. 온라인게임에서는 누구나 평등하기를 바라고, 출발선도 같아야 한다는 건 당연한 상식인데 그걸 깼으니까요. 지금도 계속 죄송할 따름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죄송한 마음을 가져야죠” 김준성 대표의 반성 어린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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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 중 다행으로 골드 회수는 빨랐다. NHN엔터테인먼트에서도 운영팀을 모두 동원해서 회수에 나섰고, 지급된 골드 중 99.4%를 회수했다. 나머지는 게임 내 복권 등으로 허투루 사용된 골드다.
뼈아픈 실수를 한 덕분에 이후에는 모든 이벤트를 재차 점검하는 정책을 만들었다.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이벤트가 일부 유저에게 편중된 건 아닐까? 수차례의 고민을 반복한 후에 이벤트를 진행한다. 그래도 <천골온라인>이라는 별명이 사라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같은 일만은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엔비어스의 생각이다.
MMORPG의 흥행은 결국 특징보다는 진정성
초반 홍보도 아쉽다. <에오스>의 OBT 첫날 유저 모집은 엔비어스의 기대에 못 미쳤다. 천골 사건 탓도 있지만, 특징을 제대로 어필하지 못했고 ‘대작’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탓도 컸다. 여기에는 딱히 특정 콘텐츠를 특징으로 꼽기 어려운 <에오스>의 시스템도 한 몫을 거든다.
파티나 솔로 플레이를 위한 인스턴스 던전, 룬과 보석을 활용하는 강화방식, 소울 채집과 소울 스킬, 전장, 무한던전, 전체서버의 자동파티매칭, 포만감과 음식 버프 등 다양한 시스템이 있지만 ‘이거다’ 싶은 하나의 특징을 꼽긴 어렵다. 그래픽도 크게 튀지 않는다.
덕분에 <에오스>는 OBT 이전부터 많은 질문공세에 시달렸다. 요즘 선보이는 여타 MMORPG와 달리 ‘특징’을 찾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NHN엔터테인먼트에서도 <에오스>의 홍보문구를 정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을 정도다.
그때마다 김준성 대표가 말한 건 MMORPG의 ‘정론’이다. 특정한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다수가 모여있을 때 즐겁고, 혼자서 이것저것 할 게 많아서 재미있는 게임’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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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가 정말 멋진 빌딩 하나 짓는다고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 빌딩 하나를 지을 돈이면 편의점이고 문구점이고 식당이고 많이 만들 수 있는데. MMORPG도 결국은 사람이 계속 살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주는 게 먼저라고 봐요”
김준성 대표를 취재하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이야기다. 결과적으로 득과 실이 있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특징을 어필하고 많은 사람이 찾아 오게 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찾아온 사람이 떠나지 않고 눌러앉는 게임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
“왜 재미있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꾸준히 접속하게 되더라는 반응이 많아요. 그게 MMORPG에는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김준성 대표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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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게임 내 정보 해결이 급선무. 편의성 올리는데 집중할 것
유저적응 문제도 <에오스>의 해결과제다. 지금의 <에오스>에서는 최고 레벨 이후 유저의 적응이 어렵다. 최고 레벨까지는 시키는 대로만 플레이해도 큰 어려움이 없지만, 최고 레벨에 도달하는 순간 솔로던전과 파티던전, 무한던전 등 여러 개의 선택지가 생긴다.
구성대로라면 영웅등급의 솔로던전에서 아이템을 쌓은 후 솔로 무한던전에 도전하고, 다시 파티던전 순서로 진입하는 게 맞지만 이를 마땅히 알려줄 가이드도, 커뮤니티도 없다.
던전 숙련도에 따른 폐쇄적인 파티 구성도 엔비어스의 고민이다. 콘텐츠는 다양한데 정작 게임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다 보니 ‘아는 사람들끼리만’ 엮이는 현상이 많다.
“사실 내부에서는 공략이 충분히 끝난 유저들이 다른 유저들에게 자신의 실력도 뽐낼 겸 서로 도울 거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예전에 MMORPG에서는 분명 그랬던 것 같은데 그 사이 세상에 많이 달라졌더라고요(웃음)” 이찬 개발이사는 쑥스러운 표정으로 이렇게 답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업데이트와 별개로 최고 레벨 이후의 편의성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미 10월 10일 솔로 무한던전의 아이템 획득확률을 2배가량 올렸고, 몬스터 개체를 줄여서 시원시원한 플레이가 가능토록 했다.
최고레벨 이후 헷갈리는 진행순서도 홈페이지 가이드나 보다 자세한 게임 내 안내를 통해 풀어낼 생각이다. 콘텐츠 분량이 충분한 만큼 후발주자가 보다 빨리 따라올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 중이다.
공격대 던전 강화 후 신규 캐릭터 공개. 연말을 기대해 달라
<에오스>는 일단 10월 10일 업데이트를 끝으로 OBT 이전에 공개했던 계획들을 모두 마쳤다. 이후에는 OBT 과정에서 드러난 부족한 편의성을 살리면서, 유저들이 계속해서 목적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들을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콘텐츠는 약 2주 단위로 업데이트되며 굵직한 업데이트로 시즌 1.2 업데이트와 1.5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1.2 업데이트에서는 공격대 던전이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거대한 던전에서 여러 우두머리가 연이어 등장하는 공격대 던전이다.
이후 1.5 업데이트에서는 시즌1을 마무리 짓는 스토리 진행과 함께 마지막 보스가 위치한 공격대 던전, 신규 캐릭터 등이 등장한다. PVP를 좋아하는 유저들을 위해 새로운 전장을 추가하고 개인별 평점 시스템도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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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건 아직 많아요. 계획도 충분하고요. 그래서 앞으로는 개발방향을 정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에오스>의 업데이트 방식에 대한 이찬 개발이사의 답변이다.
엔비어스에서는 현재 지난 9월 26일 업데이트된 길드단위 전장 ‘발할라’의 추세를 지켜보는 중이다. 상시 열려 있는 거대한 지역인 발할라는 전쟁 길드원만 입장이 가능하며, 희귀 제작재료인 용맹의 정수를 대량으로 얻을 수 있다.
다만 발할라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길드와 비슷한 랭킹의 길드 3곳에 전쟁을 선포해야 한다. <에오스>에서 전쟁을 선포한 길드는 대도시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치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비슷한 랭킹의 길드 3곳에 전쟁을 건다는 건 생각만큼 편한 일은 아니다.
과연 유저들이 발할라의 매력적인 보상을 위해 얼마나 전쟁을 택하게 될 것인지, 그 과정에서 어떤 재미가 발생할 것인지, 아니면 스트레스가 더 클 것인지. 엔비어스에서는 이를 확인한 후 <에오스>의 길드 콘텐츠 방향을 정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김준성 대표에게 <에오스>의 목표에 대해 물었다. “당장 뭔가를 기뻐하는 것보다는 3개월 정도 지나서 크리스마스 때 성적을 보고도 웃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싶어요. 그때까지도 많은 유저들이 남아있도록 해야죠” 김준성 대표의 솔직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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