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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재미있으면 사람은 언제고 모인다”

‘드래곤프렌즈’ 살리기에 나선 이노스파크 신재찬 대표

안정빈(한낮) 2013-10-31 17:02:26
“론칭 이후 문제가 많았던 건 사실이에요. 서버 장애는 심각했고, 이를 고치다 보니 업데이트나 이벤트도 모두 타이밍을 놓치게 됐죠. 기획단계에서 생각했던 유저들의 행동과 실제로 재미를 느끼는 부분도 달랐고요.”  <드래곤프렌즈>의 개발사인 이노스파크 신재찬 공동대표의 솔직한 이야기다.

<드래곤프렌즈> 출시 이후 2개월, 소셜게임(SNG) 끝판왕이 되겠다는 야심 찬 포부와 달리 흥행성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고, 서버부터 편의성까지 유저들의 불만도 많았다. 첫 달 매출이 흥행의 90%를 좌우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요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게임을 포기하기 딱 좋은 상황이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이 나온 건 사실이지만 이대로 등돌리고 새로운 게임부터 만드는 근성 없는 개발자가 되긴 싫었다. 숱한 게임을 만들면서 하나만 뜨기를 바라는 것도 그의 성격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결국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결심했다. 신작 만들기보다도 어렵다는 ‘구작 띄우기’의 길이다.

“전작(룰더스카이)의 초반 성적은 이것보다 더 했어요. 그래도 세 번이나 고치고 나니까 유저가 모이더라고요.” 업데이트 취재차 만난 신재찬 공동대표의 이야기다. ‘게임이 재미있으면 사람은 언제고 모인다.’ 모바일게임에서도 라이브 서비스의 힘을 믿고 있다는 신재찬 공동대표를 디스이즈게임에서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이노스파크 신재찬 공동대표


■ 첫날부터 삐걱거린 서버. 기대에 못 미친 성적

이노스파크는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한 SNG <룰더스카이>의 초기 멤버들이 설립한 개발사다. 그리고 <드래곤프렌즈>는 그들의 첫 게임이다. 그만큼 포부도 컸다. <드래곤프렌즈>는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SNG 끝판왕을 외쳤다. 다른 SNG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는 완성된 SNG를 보여주겠다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드래곤프렌즈>의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10월 30일 구글 플레이 스토어 기준으로 <드래곤프렌즈>의 인기순위는 357위, 최고매출은 79위에 불과하다. 어디를 봐도 좋다고 말할 수 없는 성적이다.

문제의 시작은 서버였다. <드래곤프렌즈>는 론칭 직후부터 서비스 장애에 시달렸다. 유저만 몰리면 반응속도가 심하게 더뎌졌고 한창 유저들이 플레이해야 할 저녁시간에도 점검이 이어졌다. 개발팀에서 당장 접속이 안 되는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계획했던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고, 처음에 짜 놓은 마케팅이나 이벤트 계획도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찾아낸 원인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하지만 결과는 뼈아팠다. “조금만 더 잘 준비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떨치기는 어렵죠.” 신 대표가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출시 첫 주는 내내 서버 문제에 시달렸다.


■ 모든 게 가능한 구조. 모든 걸 ‘해야만 하는’ 부담

기획적인 문제도 있었다. <드래곤프렌즈>의 핵심은 용용이(드래곤)와 건물의 공생이다. 용용이를 키우고, 교배하고, 강화하고, 그러다 지겨우면 건물짓기와 농장경영에 나서고, 다시 경영이 지겨우면 용용이와 함께 즐기는 구조다.

그런데 정작 <드래곤프렌즈>가 출시될 쯤에는 ‘쉽고 편한 모바일게임’이 대세가 됐다. 일일이 농작물을 심고, 일일이 구름을 움직여 비를 내려주고, 일일이 결과물을 습득해야 하는 <드래곤프렌즈>의 시스템은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눌러야 하는 것도 너무 많았고, 계산해야 하는 것도 너무 많았다. 

매직찬스를 이용해 새로운 용용이를 뽑는 재미도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저들은 매직찬스를 통해 갖고 있지 않은 용용이를 얻을 때는 기뻐했지만 이미 갖고 있는 용용이가 나오거나 매직찬스에 실패한 용용이는 ‘꽝’으로 치부했다. 개발팀에서 적잖게 당황한 부분이다.

준비된 용용이 수는 많지만 다들 도감을 채우는 데만 집중하다 보니 용용이 하나하나에 가는 관심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용용이와 놀 수 있는 수단도 없었고 설상가상으로 서식지나 비행장에 배치한 용용이는 스카이뷰 모드 등을 통해 따로 관찰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결국 대부분의 남는 용용이는 동면연못으로 들어갔고, 새로운 용용이를 뽑거나 과도한 터치 조작에 지친 유저들은 게임을 떠났다. 이노스파크에서 지금까지 파악한 <드래곤프렌즈>의 문제점들이다. “각각의 콘텐츠만 떼어 놓고 보면 완성도가 높은데 정작 섞었을 때의 밸런스가 중요했던 것 같아요.” 신 대표의 이야기다.

결국에는 삭막한 관리대상이 되는 용용이와 건물들. 한계를 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 소통에서 찾은 해답. 작은 아이디어 하나에 유저들은 환호하더라

해답은 생각보다 간단한 곳에서 나왔다. 유저와의 소통이다. 게임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한 개발팀은 공식 카페를 시작으로 관련된 게시물이 있는 곳은 전부 찾아보며 유저들의 의견을 확인했다. 개발자의 생각을 남기고 유저의 반응을 묻는 소통에도 집중했다.

그 결과 작은 것 하나로도 유저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대표적인 예가 매직찬스 되돌리기다. 매직찬스 실패를 통해 유저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걸 알고 난 후 신 대표는 개발자 노트에 하트를 이용해 매직찬스를 되돌리는 시스템을 언급했다. 단순한 아이디어 수준의 메모였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게임을 출시할 때도 못 들었던 천재라는 소리까지 들었다니까요.” 신 대표는 쑥스럽게 덧붙였다. 일단 지금까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부터 만족시키자는 계획을 세웠고, 문제점들도 하나씩 수정에 나섰다. 초기 론칭을 실패한 게임은 다시 올라오기가 쉽지 않은 만큼 긴 호흡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기회를 노리자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번 업데이트가 그 첫 번째 호흡이다.

용용이와 편의시설 증축이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의 목표다.


■ 편의성과 감정교류에 집중. 용용이 놀 거리를 늘린다

문제를 확실히 파악한 만큼 업데이트 방향도 뚜렷해졌다. 편의성을 개선하고 용용이와 함께 놀 수 있는 무언가를 더해서 감정적인 교류를 늘려 나간다. 이를 위해 먼저 3개의 편의성 건물이 추가된다.

게임 중반 이후 일일이 농장을 터치하고 작물을 골라서 심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농가에서 농장을 터치했을 때 자동으로 심을 작물을 정할 수 있으며, 작물 혹은 나무마다 비를 내려주는 불편함을 덜기 위해 비구름 제단이 추가된다. 비구름 제단에서는 일괄 비내리기 기능으로 섬 전체에 비를 내려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무서에서는 섬의 모든 작물이나 건물을 수확하는 게 가능하다. 

이노스파크에서는 이 3개의 건물이 추가되면 농장경영에서 받는 스트레스의 대부분이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상을 하나 보자.

용용이와의 감정교류를 위해 미니게임도 추가된다. 이번에 추가되는 ‘멜로디 팡팡은 용용이들에게 노래를 들려주며 하늘에서 떨어지는 하트를 얻는 미니게임이다. 용용이를 이용한 미니게임은 이번 업데이트에서 반응을 본 후 점차 다양한 방식으로 추가될 계획이다.

앞에서도 설명한 매직찬스 되돌리기 기능을 통해 과도하게 용용이를 만들고, 남는 용용이는 동면연못이나 상점에 버려지는 일도 막는다. 같은 용용이를 강화하거나, 동물교배만 가능한 교배장을 하나 더 추가해서 새로운 용용이를 뽑느라 바쁜 유저들도 동물교배나 용용이 강화처럼 잊혀지기 십상인 콘텐츠를 즐기도록 할 계획이다.

“당장 눈길을 끄는 파격보다는 지금 게임을 재미없게 만드는 요인들을 제거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긴 호흡을 말한 것도 그 때문이고요.” ‘생각만큼 파격적인 업데이트는 아니다’는 질문에 대한 신 대표의 답변이다.


■ 재미를 이길 마케팅은 없다. 재미만 갖추면 언제고 게임은 뜬다

문득 궁금증이 들었다. 짧은 기간에 다수의 모바일게임을 쏟아붓고 ‘하나만 떠라’ 외치는 게 당연시되는 시대다. 초반 흥행에 실패한 모바일게임이 성공하려면 기존의 몇 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개발력도 있는 이노스파크라면 <드래곤프렌즈>에 매달리기보다는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는 게 낫지 않을까?

“<룰더스카이> 론칭 후 2달이 지났을 때는 사실 지금보다 성적이 더 안 좋았어요.(웃음) 그리고 많은 개발자들이 신규 게임을 만드는 게 더 쉬울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오해입니다. 만드는 건 쉬울지 몰라도 그렇게 만들어서 성공하는 건 여전히 어렵죠.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고요.”

신 대표는 온라인게임의 라이브 업데이트 개념을 예로 들었다. 온라인게임은 초반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오랜 기간에 걸쳐 성공을 이끌어낸 사례가 많다. 라이브 서비스를 통해 유저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고, 그러면서 입소문이 나고, 차츰 사람을 늘려 나간 경우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새롭게 추가되는 건물들.

반면 모바일게임은 초창기 론칭에 실패하면 너무 쉽게 버려지는(포기되는) 경향이 있다. 신 대표는 이를 카카오 게임하기에 너무 몰입하고 길들여진 탓으로 봤다. 겨우 1년 만에 모바일게임 시장이 레드오션이니, 포화니 하는 비관론이 나오는 것도 서비스를 지속할 정답을 찾아 나가기보다는 폭발적인 초반 흥행에만 매달리는 게임시장의 분위기 탓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럼 그는 어떤 방법을 택할 생각일까?

“일단은 기존 유저들부터 만족시키는 작업을 하려고요. 기존유저가 만족을 못하는데 새로운 유저를 넣어봐야 뭐가 되겠어요? 질이 좋은 상품, 만족도가 높은 상품이 잘 팔린다는 건 마케팅의 기본이니까요. 이제 유저들의 파악도 끝냈고요.”

원론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이미 충분한 유저 데이터를 얻은 만큼 남아 있는 유저부터 만족시킨다. 재미있는 게임은 어떤 경로로든 알려지고 뜬다. 신 대표가 믿는 ‘라이브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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