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 게임즈’는 게임 엔진으로 유명한 유니티가 운영하는 게임 퍼블리싱 브랜드다. 지난해 12월 KGC 2013에서 공개된 게임 퍼블리싱 사업의 정식 명칭으로 전세계 유니티 사용자가 만든 게임의 론칭과 마케팅, 해외진출을 돕는다.
기본적으로 전 세계에 위치한 유니티 파트너와의 연계가 눈에 띈다. 현재 유니티 지사는 27개국, 유니티 러닝센터는 71개 국에 진출해있다. 여기에 유니티 개발사들이 포함된 국가를 함치면 유니티 네트워크는 거의 모든 IT 산업이 있는 국가에 버금간다.
유니티는 이런 네트워크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과연 엔진 개발사가 운영하는 퍼블리셔는 다른 퍼블리셔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디스이즈게임은 최근 방한한 유니티 게임즈의 오렌 트벌스키 사업총괄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디스이즈게임 주재상 기자
왼쪽부터 오렌 트벌스키 사업총괄, 강범희 퍼블리싱 팀장,
에릭 황 게임 퍼블리싱 매니저.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트벌스키 사업총괄: 유니티 게임즈의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오렌 트벌스키라고 합니다. 유니티에서는 3년 정도 근무했고요. 그동안 게임과 모바일 산업 분야에 종사해 왔습니다. 예전에 모바일 OS 회사에서 근무하던 시절부터 한국 관련 업무를 맡아왔습니다. 한국과 인연을 맺은지도 벌써 8년 됐네요.
게임 엔진으로 유명한 유니티가 퍼블리싱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트벌스키: 유니티 엔진을 이용하는 개발자들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게임이 성공하려면 게임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홍보, 배포, 재무, 모니터링 등 게임개발이 완료된 이후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대해 “유니티가 나서서 해결해 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아왔고, 이를 계기로 퍼블리싱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유니티 게임즈란 이런 것이다!’라고 콕 찝어 설명한다면?
트벌스키: 개발자의 창의성을 존중하며, 상생으로 나아가는 퍼블리셔입니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한 비즈니스모델보다는, 유니티 엔진을 이용하는 개발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에 가깝죠. 27개 지사의 글로벌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퍼블리싱하는 게임의 글로벌 시장 성공 가능성을 끌어올릴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모바일에만 국한하지 않고, 개발사들이 PC나 콘솔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멀리 내다 보려고 합니다.
세계 각국의 파트너사와 협력을 통한, 게임에 적합한 시장 발굴이 유니티 게임즈의 강점.
유니티 게임즈와 다른 퍼블리셔의 차이점이 있다면 대표로 몇 가지만 이야기 해주시죠
트벌스키: 한국에서는 유니티 엔진이 모바일게임 엔진으로 많이 알려졌는데, 사실 PC나 Xbox, 플레이스테이션도 지원하는 멀티 플랫폼 엔진입니다. 즉, 스팀이나 콘솔로도 게임을 출시할 수 있습니다. 만약 글로벌 온라인 마켓으로 유명한 스팀으로 게임을 출시하고 싶은 한국 개발사가 있다면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세계 27개 지사에 있는 유니티의 게임 매니저들과 수많은 파트너 개발사의 정보를 바탕으로 게임의 주요 고객층을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 게임은 중국, 저 게임은 일본에 어울려’처럼 단순한 지리적 구분을 넘어서 남성향인지, 여성향인지, 도시 또는 외곽 지역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인지 같은 것들 말이죠. 이런 분석을 통해 특정 게임에 가장 잘 맞는 시장을 찾아내 게임을 배급할 것입니다.
현재 사업 진행, 예를 들어 퍼블리싱이 결정된 게임이 있나요?
트벌스키: 유니티 US에서 퍼블리싱을 확정한 게임은 두 개가 있고, 조만간 공개할 예정입니다. 한국 지사에서도 활발하게 논의 중이며, 퍼블리싱 물망에 오른 한국 게임들을 어떤 시장에 출시하면 좋을 지 전 세계 유니티 지사에 있는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유니티 게임즈는 퍼블리싱을 고려하는 개발사에 대한 요구 사항이 궁금합니다.
트벌스키: 인디나 중견, 대형으로 구분되는 개발사의 규모나 개발 능력보다 그들의 게임이 지닌 혁신성과 창의성을 우선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도 이런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사들과 함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예정입니다.
유니티 엔진은 소규모 개발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혹시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진행할 계획이 있나요?
트벌스키: 지금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다만, 우리 회사의 모토인 ‘개발 민주화’에 맞춰서 소규모 개발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계속 모색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원천 기술인 엔진 개발사가 퍼블리싱까지하면 개발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겠냐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하는데요.
트벌스키: 유니티에는 게임산업 종사자 출신이 많습니다. 그래서 사원들의 게임 개발에 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라 우려할 만한 사항은 아닌 것 같아요. 퍼블리싱에 관련된 인재는 물론, 엔진 기술자들 역시 마찬가지로 지금도 경험이 풍부한 인재들을 계속 영입하고 있습니다. 여담으로 어떤 개발자는 자신이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하다 발견한 엔진의 문제점을 직접 고치기도 하더군요. 바로 스카우트했죠. (웃음)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메신저 플랫폼의 영향력이 큽니다. 유니티 게임즈가 주목하고 있는 플랫폼이나 관련 정책이 있나요?
트벌스키: 우리는 국내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먼저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미리 메신저 플랫폼 탑재를 결정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메신저 플랫폼에 완전히 닫혀있는 것은 아니고요. 메신저 플랫폼에 탑재했을 때 최고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게임도 있고, 자체 서비스가 더 유리한 게임이 있지 않은까요? 정책적인 접근보다는 우리가 서비스할 게임에 가장 잘 맞는 서비스 형태를 먼저 고려하고 있습니다.
개발사와의 수익 배분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트벌스키: 게임마다 퍼블리셔의 역할이 다른 만큼, 배분률을 몇 대 몇이라고 못박아 말하기는 어렵습니다.다만, 개발자와 플랫폼간 이견을 엔진 개발사 출신인 저희가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잘 조율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수익 배분 비율로 가려 합니다.
유니티 게임즈가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 순환 과정.
올해 유니티 게임즈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트벌스키: 유니티 엔진을 이용하는 개발자들의 성공 스토리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최우선 목표입니다.
유니티 엔진을 이용하는 개발자들이나 배움을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트벌스키: 유니티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우리와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정보도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유니티 게임즈도 우리와 소통하는 개발자들에게 최대한 도움을 주려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배움을 시작하는 학생들은 자신이 다른 개발자와 비교했을 때 어떤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그러면 성공할 수 있는 빠른 길로 이어질 것입니다.
혹시 일본 유니티의 ‘유니티쨩’과 같은 캐릭터를 국내에서도 활용할 계획은 없는 건가요?
트벌스키: 우리도 ‘유니티쨩’을 매우 좋아합니다. (웃음) 일본에서만 사용하고 있지만, 같은 유니티 식구가 만들어낸 캐릭터이기도 하니까요. 아직 캐릭터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진 않았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유니티쨩’처럼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을 전 직원이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