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린트가 개발하고 게임빌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RPG <별이되어라!>는 이름처럼 별이 된 게임이다. 2월 18일에 출시해서 일주일 만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매출과 다운로드 순위 모두 10위권에 안착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매출 5위권에 진입해서 여전히 기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런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 개발사 플린트는 <별이되어라!>의 매력을 RPG 본연의 재미, 그리고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와 캐릭터라고 말한다. PC에서 RPG를 만들던 개발자들의 노하우를 모바일로 잘 담아낸 것이 좋은 반응으로 이어졌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플린트의 김영모 대표와 문지성 개발실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디스이즈게임 권정훈 기자
왼쪽부터 김영모 대표이사와 문지성 개발실장.
플린트는 어떤 회사인가? 소개를 부탁한다.
김영모 대표: 2013년 6월에 초기 멤버 7명으로 시작한 회사다. 멤버들은 원래 PC 온라인 RPG와 캐주얼 게임을 만들던 경력 개발자들이다. 모바일은 처음인데, 6개월 정도 <별이되어라!>의 데모 버전을 만들다가 게임빌을 통해서 서비스하게 됐다.
첫 모바일게임으로 RPG를 선택한 이유는?
김영모: 원래 잘하던 분야를 하고 싶었다. 오랫동안 RPG를 만들어 왔고, 출시했을 때 유저들이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것도 RPG라고 생각했다.
출시 후 반응이 좋다. 기분이 어떤가?
김영모: 사실 실감이 안 난다. 개발할 때도 고생을 많이 했지만, 업데이트할 때마다 그냥 바쁘고 힘들다. 출시 후에는 계속 유저 분들의 반응을 더 잘 살피려고 하고, 업데이트를 어떻게 해야 하나 늘 고민이 많다. 주위에서 간혹 잘됐다는 반응을 보이기는 하는데, 요즘 너무 ‘반짝’하는 신작도 많아서 섣불리 판단하지는 않으려 한다.
문지성 개발실장: 게시판을 통해서 유저 반응을 보면, 재미있고 신선하다는 평이 많더라. 우리가 힘을 실었던 시나리오나 콘솔게임 같은 느낌이 좋다고 공감해주기도 하고. 감성이라는 요소를 쉽게 넘기지 않고 이해해주는 게 느껴졌다. 우리가 원했던 세계를 유저도 같이 즐겨주니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별이되어라!>에서 가장 공을 들인 콘텐츠는?
문지성: 사실 공을 안 들인 콘텐츠가 있나 싶지만, 아무래도 레이드가 아닐까? RPG에서 유저들이 좋아하고 같이 즐길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했을 때 레이드가 떠오르더라. 레이드를 어떻게 재미있게 완성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고 공을 들였다.
시나리오에도 많이 신경 썼다. 모바일게임에서는 퀘스트가 거의 없다시피 하거나, 다른 던전에 가게 하는 장치 정도에 불과하다. RPG라면 주인공이 돼서 이야기를 따라가며 모험하는 느낌을 줘야 재미있지 않을까?
시나리오와 연출이 꽤 인상 깊었다. 고민이 많았을 듯하다.
김영모: 게임이든 영화든 책이든 엔터테인먼트에서 중요한 것은 감성이다. <별이되어라!>를 만들면서 처음부터 반드시 스토리를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스토리를 전담하는 팀을 따로 두고, 연출을 위한 스크립트 툴도 만들었다. 모든 개발자의 노력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RPG답게 웅장한 스토리가 펼쳐지는 것도 좋지만, 인물 개인의 이야기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캐릭터마다 독특한 설정을 넣어서 스토리가 정말 재미있다. 정말 재미있는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네.(웃음)
여하튼 모바일게임이라서 화려한 연출은 어렵지만, 적당한 반전과 흥미로운 이야기로 재미를 주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별이되어라!>는 그래픽이 주는 첫인상도 강한 편이다.
김영모: 게임을 만드는 데 핵심적인 것 중 하나가 그래픽이라고 생각했다. 첫눈에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대전제였다. 따뜻한 분위기와 동화적인 감성, 그리고 회화적인 느낌이 들게 하자고 공을 많이 들였다. 나도 원화가 출신이고 그래픽팀과 오래 호흡을 맞춰온 덕분에 이 부분은 자신이 있었다.
김영모: 내가 제일 어렵지 않았나?(웃음)
문지성: RPG를 만들면서 방대하게 퍼트리는 것은 많이 해봤지만, 그것을 모바일에 맞게 농축시키는 것은 경험이 없어서 고민이 많았다. 대부분 유저가 모바일게임에서 간편함을 찾는다. 유저들이 쉽게 따라오면서도 질리지 않고 재미를 계속 찾을 수 있는 부분을 구현하는 것이 어려웠다.
김영모: 큰 개발사는 모르겠지만, 작은 스타트업은 중간에 게임을 엎는다는 것이 여간 큰일이 아니다. 처음에 결정한 것을 그대로 따라서 만들도록 기획을 바꾸지 않았던 것이 어려우면서도 잘한 일인 것 같다.
앞으로의 업데이트 계획은?
김영모: 3월 중에 아레나를 업데이트하고, 다음은 대규모 업데이트로 ‘길드’ 콘텐츠를 넣을 예정이다. 이어서 새로운 구역과 스토리를 담은 시즌2가 나온다.
캐릭터도 여건이 닿는 한 빨리 업데이트하고 싶다. SSS 등급 캐릭터는 품질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서, 작업에 시간이 좀 걸린다. 목표는 2주에 한 번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아레나와 길드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해 달라.
문지성: 아레나는 내 캐릭터와 동료로 다른 유저 파티의 인공지능(AI)과 대결하는 PvP 콘텐츠다. 대결 결과로 랭킹을 산정해서 코스튬 등 좋은 보상을 제공할 예정이다.
길드는 커뮤니티 시스템이다. 여러 유저들이 모여서 놀 거리를 만드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지금도 친구 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길드 시스템을 통해 더 몰입감 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길드 전투와 길드 PvP 등의 콘텐츠가 같이 들어갈 예정이다.
차기작에 대한 계획은 없나?
김영모: 일단은 <별이되어라!>에 집중하고 싶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이 게임을 안정적으로 서비스하고 싶다. 충분히 우리의 게임과 이름을 알리고 나서 차기작에 대해 생각해도 좋지 않을까? 사실 차기작을 만들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여력이 안 된다.(웃음)
게임 출시 후에도 여전히 여력이 없나?
김영모: 밤을 새우는 건 당연하고 출근할 때 1주일치 짐을 싸들고 온다. 회사에 개인 ‘라x라x’ 침대도 하나씩 다 있다. 다른 건 몰라도 고생 하나는 우리 회사가 1등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의 자랑거리가 고생이라니 슬프다.
김영모: 일하는 것은 분명 힘들지만, 회사의 장점은 많다. 게임업계에서 15년 정도 개발을 해왔지만, 인성이나 프로젝트를 대하는 마음은 지금 멤버들이 최고다. 그래서인지 조직원 간의 신뢰도가 상당히 높다. 프라이드와 승부욕도 강하다.
모든 멤버가 ‘이것은 내 게임이다’고 생각하고 일을 하는데, 이것은 결코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다. 아직도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할 수 있다는 낭만을 가지는 게 쉽지는 않잖나. 말하고 보니 누가 들으면 악덕 사장이라고 하겠다.(웃음)
마지막으로 디스이즈게임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문지성: 게임을 있는 그대로 재미있게 즐겨달라. 재미있게 즐겨주시면 그만큼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업데이트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그리고 우리도 직접 유저 입장에서 플레이하고 있으니 확률 조작은 절대(!) 하지 않는다. 처음 정한 대로, 눈에 보이는 대로 적용해 놨다. 업데이트할 때마다 확률을 조작했다는 오해를 받는데, 정말 가슴이 아프다.(ㅠㅠ)
김영모: 요즘 유저들은 게임이 상당히 빠르게 변화하기를 원하는 것 같다. 조금만 믿고 기다려주면 유저 분들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