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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배, 남구민, 한원탁의 게임음악을 한 자리에서 듣는다! “큐라레: 마법도서관”

김용하 디렉터, 현승수 기획자, 박진배 사운드 디렉터, 남구민 사운드 디렉터

실리에 2014-03-11 15:16:23

“들으면 들을수록 더 듣고 싶어지는 게임입니다. 반드시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끼고 플레이해주세요.”

 

아이오(IO)스튜디오의 김용하 디렉터가 카드 RPG <큐라레: 마법도서관>(이하 큐라레)을 설명하는 말이다. 카드 게임이라고 하면 흔히 예쁘고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카드가 떠오른다. 하지만 김 디렉터는 <큐라레>가 눈만큼이나 귀를 즐겁게 하는 게임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그럴 만도 하다. <DJMAX> 등 리듬 게임을 비롯해 다양한 게임 음악 활동으로 유명한 박진배(구 ESTi), 남구민(Nauts), 한원탁(TAK)이 <큐라레>의 사운드를 맡았다. 또한, 김현심, 김현지, 이계윤, 박신희와 같은 탄탄한 성우진이 캐릭터 음성을 녹음했다.

 

멤버만 화려한 것이 아니다. 한때 은퇴설(?)이 돌았던 박진배 작곡가는 <큐라레> 사운드 작업을 “내 게임 음악 인생의 전환 포인트”라며 열정을 표했다. 다른 스태프들도 캐릭터의 개성을 더 생동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 음성과 배경 음악 하나하나에 혼을 담았다고 한다. 

 

디스이즈게임은 <큐라레> 개발을 총괄한 김용하 디렉터와 사운드 제작을 맡은 박진배 사운드 디렉터, 남구민 사운드 디렉터, 현승수 기획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권정훈 기자


 

왼쪽부터 현승수 기획자, 박진배 사운드 디렉터, 김용하 디렉터, 남구민 사운드 디렉터.

 

먼저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현승수 기획자: 아이오스튜디오의 잡부다. (웃음) 기획자면서 코딩과 아트, 그리고 내부 사운드를 담당하고 있다.


김용하 디렉터: <킹덤언더파이어> <샤이닝로어> <마비노기> 등 MMORPG를 주로 만들었다. 아이덴티티게임즈에서 게임을 하나 만들다가 프로젝트가 취소된 후로, 나와서 모바일게임 프로젝트를 맡았다. 모바일이 더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출시 전에 접히지는 않겠구나 싶더라. 

 

윗분들이 접자는 말을 꺼내기 전에 만들어서 내버리면 되니까. (웃음) 개인적으로 모바일게임을 많이 했는데, 그때 가장 재미있게 하던 장르가 카드 게임이라서 이 장르에 도전했다.
 

박진배 사운드 디렉터: 닉네임 ESTi를 썼던 작곡가고 <DJMAX>로 많이 알려졌다. 다양한 작품 활동을 했으며, 게임시장 자체가 모바일 쪽으로 많이 움직이다 보니 활동을 하게 됐다. 최근에는 <명랑스포츠>에서 작업을 했고, 이번에는 <큐라레>에 작곡가로서 참여했다.


남구민 사운드 디렉터: 닉네임은 Nauts다. 소프트맥스에서 <테일즈위버>의 음악을 제작했고, 지금은 애니메이션과 게임 음악을 병행하고 있다. 박진배 씨와는 여러 번 같이 일해오던 사이인데, 이번에 다시 뭉치게 됐다. 
 

사실 사운드 작업을 같이 한 친구가 한 명 더 있는데, 한원탁이라고 닉네임으로 ‘TAK’을 쓴다. 2013년 여름에 폭풍같이 <큐라레> 사운드 작업을 하고 국방의 의무를 하러 갔다. (ㅠㅠ)


카드 게임이라고 하면 ‘보는 게임’이라는 인상이 강한데, 사운드를 강조하는 이유는?


김용하: 게임을 제대로 만든다면 음악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욕심이 났다. 박진배 씨는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꼭 같이 일하고 싶은 분이어서 연락을 드렸는데, 다른 분들까지 같이한다고 해서 게임을 정말 잘 만들어야겠다는 동기 부여가 됐다.


현승수: 통계를 보면 모바일게임을 할 때 음악을 꺼놓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점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사운드를 켜놓고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이어폰을 꽂지 않으면 손해 볼 것 같은 게임이 되도록.


김용하: 사운드 작업을 하는 분들께 이어폰을 꽂고 플레이했을 때 깜짝 놀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게임에서 이런 음악이 나오는구나’라고 듣고 놀랄 만큼 개성 있는 음악을 부탁했고,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




<큐라레>의 사운드 작업을 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박진배: 지금까지는 모바일게임에서 음악을 정의하지 않았던 것 같다. 모바일이든 콘솔이든 똑같이 플레이어의 시간을 쓴다. 많은 시간을 들여서 플레이하는 게임에서 꾸준히 들을 만한 음악을 만들자고 의미를 담아보려 했다.


이제 온라인게임에서는 사운드가 꽤 중요한 요소가 됐지만, 예전에 <테일즈위버>에서 사운드 작업을 할 때만 해도 ‘누가 온라인게임에서 음악을 듣느냐?’고 했다. 모바일게임에서도 음악의 개념을 바꾸고 싶었고, 누군가 그런 계기를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번 <큐라레>로 그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모바일게임에서 음악의 개념을 바꾸는 계기로 <큐라레>를 선택한 이유는?


박진배: 게임의 플레이 타임이 짧으면 아무리 의미를 부여하려 해도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30초, 1분 등 짧은 시간의 제한이 있는 퍼즐 게임에서 음악은 시간 죽이기 요소일 뿐이다. <큐라레>는 카드 게임이지만, RPG에 가까워서 의미부여가 수월했다. 


그래서 카드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에 맞는 요소도 많이 넣었다. 게임 음악에 대한 피드백은 거의 나오지 않는 편인데, <큐라레>를 통해 그런 부분도 나왔으면 좋겠다.


남구민: 앞서 말한 것은 사운드 팀의 의지가 있어도 게임 개발팀이 못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다. 정말 고맙게도 개발팀이 작업 결과물을 좋게 받아 들여줘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 성우들도 캐릭터에 맞게 더 개성 있고 특이하게 연기하고 싶다고 말하면 의견을 충실히 수렴해 준다. 이런 크리에이티브한 환경이 좋았다.


현승수: 여러 사람이 모여서 개발할 때, 개인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고 믿는다. 그래서 최대한 각자의 개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작업을 했다. 이건 사운드뿐 아니라 일러스트에서도 다양한 결과물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에 들어간 곡은 모두 몇 곡이나 작업했나?

 

박진배: 20곡 정도 된다. 곡당 2분은 족히 넘어가니 어지간한 앨범 분량이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음반 작업을 하자는 느낌으로 했다.


그 정도 분량이면 실제로 앨범이나 사운드 트랙을 발매해도 좋을 것 같은데?
 

김용하: 게임에만 넣기에 아까운 곡이 많다. OST를 소량 제작하는 정도는 생각하고 있다. 얼마나 팔릴지 알 수 없어서 정식 음반으로 발매하기는 어렵겠지만, 유저 여러분의 성원이 있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박진배: 게임 시장이 모바일로 넘어가면서 게임 음악 부분이 주춤하는 것 같다. 게임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부분이 다시 부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게임 음악을 찾는 유저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다른 게임에서는 보컬곡도 만들었는데, <큐라레>에는 보컬곡이 없나?


박진배: 아쉽게도 지금은 보컬곡이 없는데, 개인적으로는 보컬곡이 들어간 O.S.T.를 꼭 내고 싶다. 유저 여러분이 성원을 많이 보내주시면 반드시 만들겠다. (웃음)


20여 곡 모두에 애정이 깊겠지만, 그중에서도 유저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곡이 하나 있다면?


박진배: 지금은 군대에 간 한원탁의 곡인데, <큐라레>에서 이 친구의 곡이 빛이 난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무엇보다 가사는 없어도 들어주기 바란다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곡이다. 그래서 우리가 가장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게임 음악에도 어느 정도 주기가 있는데, 가장 현재 시점에서 트렌디한 곡이라서 많은 유저가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프로모션 영상과 튜토리얼 탐색 파트에 삽입돼서 게임의 첫인상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유투브 영상을 보고 작곡가가 누구냐고 묻는 유저도 있었다.



<큐라레>는 캐릭터의 개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캐릭터를 표현한 테마곡도 있나?


김용하: 처음에는 캐릭터 테마곡을 우선하려 했지만, 우선 순위를 정하다 보니 캐릭터보다는 스테이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것도 유저들의 성원이 있다면 캐릭터 테마 음악을 꼭 만들고 싶다.


박진배: 처음 의뢰를 받았을 때는 사서마다 테마 음악을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당장은 캐릭터 하나보다는 큰 그림을 먼저 그리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나중에는 캐릭터 송이나 테마 음악도 가능할지 모르겠다. 사실 <큐라레>의 핵심 요소는 성우의 풀 보이스로 캐릭터 개성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이 작업을 하기 전에는 음악과 목소리가 별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단 목소리로 뭔가 말해주는 걸 듣다 보면 음악도 들리더라. 그러다 보면 듣는다는 행위를 기대하게 되고, 여러 가지 디테일한 사운드도 들린다. 

 

한원탁(TAK)이 작업한 <큐라레> 메인 테마 <The Q Field>.




캐릭터 음성은 다른 게임에서도 다수 지원한다. <큐라레>만의 특징이 있다면?


남구민: 다른 게임보다 캐릭터 설정이 충실하다. 단순히 일러스트를 보고 생김새만으로 구별하는 것과는 다르다.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등 세부적인 설정에 음성이 가미돼서 상상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박진배: 예전 게임에서 성우는 마케팅 요소가 강했던 것 같다. ‘우리 게임에 유명한 성우가 녹음했어요.’라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큐라레>는 마치 콘솔 게임처럼 캐릭터성을 살리는 것에만 집중했다.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서 모든 스태프가 발 벗고 나섰다. 이런 프로젝트는 상당히 드물다.


현승수: 성우분들도 캐릭터 연기에 상당히 몰입했던 것 같다. 사실 캐릭터가 애매하거나 어울리지 않는 캐스팅일 때에는, 성우들도 녹음 분량 채우는 정도로 일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큐라레>에서는 캐릭터를 보고 성우를 섭외해서 시너지가 잘 났던 것 같다.

 

 

성우는 몇 명이 참가했나?

김용하: 사서마다 한 명씩 총 4명이 녹음했다. 김현심, 김현지, 이계윤, 박신희 성우다. 먼저 캐릭터에 맞는 목소리의 성우를 찾고 그중에서도 조금 인지도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결정한 멤버다.
 

<큐라레> 성우 메이킹 필름

 

[새 창에서 영상보기]


 

성우들이 작업한 결과물은 만족스러웠나?
 

김용하: 우리는 당연히 만족스러웠고, 유저들도 상당히 좋아하더라. 처음에는 성우 녹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할까말까부터 시작해서 한다면 어디까지 할지, 아니면 풀보이스로 할지. 유저들이 좋아할지도 어떨지도 모르겠고 개발비나 개발기간도 고려해야 했다. 


용량 문제도 있어서 일단 최소 분량만 넣어보자고 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나머지 부분도 추가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웃음)


박진배: 사실 검증이 안 된 부분이라서 성우 목소리가 들어가면 그냥 ‘좀 호화롭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정도 캐릭터성이면 목소리가 들어가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 같더라. 튜토리얼에 풀 보이스가 들어갔는데, 어느 시점부터 음성이 안 나오니까 버그라고 제보가 오더라. 일본에는 원래 풀보이스를 지원하는 게임이 많은데, 한국에서도 이런 요구가 있다는 걸 알았다. 


현승수: 혹자는 일본 성우와 비교해서 한국 성우가 떨어지지 않냐고 말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성우들도 정말 대단한데, 게임에 녹아들지 못한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남구민: 그건 십중팔구 캐스팅이 잘못된 경우다. 그냥 아는 사람을 통해 네트워크로만 섭외를 하다 보니 캐릭터가 성우와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캐릭터와 성우의 목소리 매칭이 잘 되면 캐릭터가 확 살아난다. 게다가 성우도 캐릭터에 몰입하면 원하는 연기에 대해 스스로 의견을 내고, 그런 커뮤니케이션이 확실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 <큐라레>에서는 이 부분이 잘 돼서 오랜만에 정말 재미 있게 작업을 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용하: 들으면서 플레이하면 더 재미 있는 사운드를 넣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들으면 더 듣고 싶어지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플레이하면서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꼭 끼고 해주셨으면 좋겠다.


현승수: 개성 넘치는 개발자와 아티스트들이 최대한 자기 능력, 재능, 아이디어, 그리고 즐거움을 반영해서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런 것들이 유저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 


박진배: 일단 소리를 켜면 못끄도록 할 자신이 있으니, 꼭 켜고 플레이해주기 바란다. 계속 플레이하다 보면 더 들을 거리가 많을 것이다.


남구민: 소리를 켜고 했을 때의 즐거움이 얼마나 배가되는 지 한번 느껴보시기 바란다. 들어보면 결코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남구민(Nauts)이 작업한 로비 테마 <Qurare Magic Library>.


 

박진배(ESTi)가 작업한 전투 준비 테마 <Prepare for Bat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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