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온라인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 붐을 일으킨 <프로야구 매니저>가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갔다. 새로운 시작이다. 엔트리브소프트가 지난 22일 ‘<프로야구 매니저> 비전 발표회’에서 공개한 업데이트 계획의 골자는 기존 유저들을 위한 신규 시스템과 신규·복귀 유저를 위한 혜택 추가 및 사용성 개선이다.
<프로야구 매니저>는 이제 곧 서비스 4주년을 맞는다.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겠다는 포부로 업데이트를 준비한 엔트리브소프트 심재구 개발실장, 김상혁 기획파트장을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왼쪽부터 엔트리브소프트 프로야구 매니저 심재구 개발실장, 김상혁 기획파트장.
“이제 곧 4주년. 더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사용성 개선한다.”
지난 22일 대규모 업데이트 계획을 공개했다. 내용을 살펴보니 기존 유저를 위한 콘텐츠 뿐 아니라 신규 유저들을 위한 내용이 눈에 띈다.
김상혁 기획파트장: 먼저 업데이트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전체적으로 설명하자면, <프로야구 매니저>가 나온 지 오래돼서 대규모 업데이트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했다. 곧 프로야구가 개막하는데, 이 시기에 맞춰 업데이트도 하면서 <프로야구 매니저>가 가진 비전을 보여주고 싶었다.
심재구 개발실장: <프로야구 매니저>를 쉽고 편하게 배우고 플레이할 수 잇게끔 하는 게 이번 업데이트의 취지다. 기존에 불편했던 점을 개선해 유저들이 더 쉽게 게임에 적응하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기존의 유저뿐 아니라 새로 게임을 시작하거나 복귀하는 유저를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했다.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를 위해 준비한 업데이트는 무엇이 있나?
심재구: 먼저 인터페이스(UI)와 튜토리얼을 개편한다. 그간 <프로야구 매니저>의 개선을 위해 사용성 테스트를 했는데, 결과가 충격적이었다. 구단 생성부터가 복잡해서 처음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응하기 힘들어하더라.
그래서 구단 생성을 개편하게 됐다. 앞으로는 팀별로 미리 준비한 선수카드 묶음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기 때문에 더욱 편리하다. 또, 무작위로 카드를 지급했던 이전과는 달리 처음부터 유저가 좋아하는 구단의 선수카드를 지급하면서 세트덱을 쉽게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튜토리얼 역시 게임의 필수 요소를 익힐 수 있게끔 개선했다.
김상혁: UI 개편에서는 입장화면부터 고쳤다. 메인 메뉴의 버튼도 기존에는 혼란스럽게 배치돼 있어서 선수 관리라는 말 대신 ‘선수 성장’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직관성을 높이고, ‘선수단 현황’처럼 불필요한 메뉴들은 정리했다. 앞으로는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튜토리얼이 대폭 개선되어 게임 진행에 필요한 것을 상황에 맞게 알려주게 된다.
자동으로 선수를 추천해주는 ‘추천 라인업’기능도 초보자의 적응을 위한 것인가?
김상혁: 맞다. 현재 <프로야구 매니저>에는 특정 팀이나 출신 지역 같은 공통점을 가진 선수카드를 1군으로 등록하면 ‘팀 컬러’가 발동한다. 그런데, 팀 컬러 같은 요소는 처음 게임을 접하는 유저가 사용하기에는 배워야 할 것이 많았다. 그래서 자동으로 추천 팀 컬러와 몇 장의 카드를 모았는지를 보여주고, 1군 등록까지 자동으로 해주는 기능을 넣었다.
심재구: 추천 라인업은 초보 유저를 위해 추가하는 기능이지만, 기존 유저에게도 유용할 것이다. 선수의 출신 지역에 따른 팀 컬러는 선수 정보를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으니까.
신규 유저들을 위한 혜택도 늘어나던데.
심재구: 앞으로 상시적으로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를 위한 아이템 패키지를 지급하게 된다. 신규 유저의 경우, 패키지를 열면 각종 아이템과 함께 비기너 리그에 진입하면 쓸 수 있는 패키지가 또 지급된다. 이런 식으로 상위 리그에 대한 동기를 심어주면서 아이템이라는 혜택도 주게 된다.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를 위한 아이템 패키지는 3월 27일 업데이트 이후 적용된다.
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자동으로 선수카드를 추천해 주는 추천 라인업 기능도 추가된다.
“재계약 폐지로 부담 줄었으니 카드 수집을 즐겨달라.”
신규 콘텐츠 중 가장 눈에 띄는 게 동일한 선수 카드를 활용하는 ‘스타카드’ 시스템이다.
심재구: 아무래도 기존에는 동일한 카드를 모아도 마땅히 쓸 곳이 없었기 때문에 추가하게 됐다. 교체용으로 쌓아 두고 있지만 뚜렷하게 활용하기 힘들었던 카드들을 ‘스타카드’ 시스템을 통해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코스트가 낮은 덱을 사용하는 유저를 위한 돌파구이기도 하다. 코스트가 낮은 선수카드는 획득 확률이 높은 만큼, 스타카드 제작을 시도하기 쉬울 테니까.
‘커리어 하이 카드’는 어떻게 활용하기 바라고 추가하는 콘텐츠인가?
심재구: 야구 팬들이 가진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애정을 게임에서 쏟을 수 있게 하고자 했다.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해의 능력을 다른 덱에서 쓸 수 있게 되기에 흔히 말하는 ‘구멍’을 메우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선수카드를 수집하는 데 콘텐츠가 집중되어 있는 느낌이다.
심재구: 맞다. 최근에는 이벤트로 카드를 최대한 많이 지급하면서 선수카드를 쉽게 모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그 많은 카드들을 활용할 방법이 없었기에 카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추가했다.
선수카드 재계약 비용을 없앤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다양한 카드를 활용하려는 기존 유저와 복귀 유저 모두에게 부담되는 시스템이었으니까.
30일마다 게임머니(PT)를 내고 선수카드를 계약해야 사용할 수 있었던 재계약 시스템이 폐지된다. 남는 게임머니는 모두 선수카드 수집에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유저들이 모은 선수카드를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게끔 하겠다.”
선수카드를 수집하다 보면 정규 리그에 사용하는 카드 외에도 다양한 카드가 남는다. 활용 방안에 대해 생각해 본 것들이 있나?
심재구: 당연히 있다. ‘듀얼 리그’가 바로 그것이다. 듀얼 리그는 정규 리그 외에 다른 덱을 활용해 리그를 펼칠 수 있게 하는 것인데, 다양한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정규 리그에서 94년 LG 트윈스 덱을 사용하는 유저가 듀얼 리그에서는 97년 LG 트윈스 덱을 사용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 외에 듀얼 리그에 특별한 룰을 도입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예를 들면 90년대 선수 카드만 사용할 수 있는 제한이 붙거나, 김씨 성을 가진 선수만 쓸 수 있는 식으로 기존 선수카드를 활용할 수 있게 유도해 보는 거다. 앞으로 특화 서버가 추가되는 만큼, 기존 서버에서 게임을 즐기는 유저도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결국 선수카드를 모으고, 활용하는 부분에 중점을 둔 셈이다.
심재구: 아까도 말했지만, 유저가 선수카드를 최대한 많이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게끔 하는 게 개발진의 기조다. 유저들은 선수카드를 다양하게 모으고 있지만 정규 리그 외에 활용할 방법이 많지 않았다.
그리고 선수카드를 사용하기 위해 PT를 사용해야 하는 재계약이 부담으로 작용했고. 다양한 선수카드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기반 작업이 바로 재계약 시스템 폐지다. 앞으로는 기존에 모아둔 선수카드를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계속 추가할 생각이다.
커리어 하이 카드 같은 경우, 80~90년대 카드 덱보다는 10년대 카드 덱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 재평가외에 과거 연도 덱을 위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나?
김상혁: 당연히 고려하고 있는 내용이다. 커리어 하이 카드나 재평가 외의 다른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면 감독카드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현재 10년대 카드 덱을 사용하는 유저는 중계 투수를 짧게 운용하는 김성근 감독 카드 같은 것들을 많이 활용하고 있는데, 더욱 다양한 감독카드를 활용할 수 있게끔 할 생각도 있다. 예를 들면 과거 프로야구 스타일대로 선수를 운용해 80~90년대 선수카드 덱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하거나, 감독카드에 부가적인 능력을 추가하는 식으로 말이다.
현재 유저 사이에서는 <프로야구 매니저>의 선수 육성 방식이 획일화되어 있다. 시뮬레이션 밸런스도 수정할 계획인가?
김상혁: 그렇다. 현재 유저 사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게 주루 능력은 좋은데 도루 실패를 자주 기록하는 등의 문제다. 선수가 능력에 걸맞는 기록을 낼 수 있도록 전체적인 밸런스를 조절할 계획이다.
그 외에도 현재 ‘타고투저’ 현상 때문에 선수카드 육성 방식이 굳어 있는 것도 개선할 생각이다. ‘발야구’를 원하는 유저는 주력 능력을 육성하고, ‘한 방’을 원하는 유저는 장타 능력을 육성해 그에 걸맞는 결과를 낼 수 있게 할 생각이다.
“앞으로 모바일도 UI 개편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
<프로야구 매니저> 모바일 앱도 대대적인 UI 개편을 발표했는데, 어떤 점을 개선하려고 했나?
심재구: 기존의 세로 형태의 UI를 가로로 바꾼 건 사용성 개선을 위함이다. 기존의 세로 버전 UI에서는 현재 사용 중인 선수카드 정보를 보기 위해 스크롤을 아래로 내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에 가로로 바꿨다.
앞으로는 모바일 앱에서도 회원가입 및 신규 구단 창단을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모바일 앱을 위해서 PC 버전과 모바일 앱을 순환하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 앱 개편은 올해 안에 진행할 예정이다.
모바일 앱과 PC 버전을 순환하게끔 하는 것보다 모바일 앱으로만 즐겨도 무방하게 하는 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모바일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도 많이 출시되고 있으니까.
심재구: 좋은 지적이다. 모바일 버전만으로도 충분히 게임을 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고려 대상이다. 하지만 일단은 모바일 앱과 PC 버전의 순환을 먼저 시도해보려고 한다.
스마트폰으로 구단 관리를 도와주는 모바일 앱도 대대적인 UI 개선에 들어간다.
비전발표회와 업데이트가 야구 시즌 개막 직전이다. 일부러 노렸나?
심재구: 맞다.
올해도 야구게임의 경쟁은 치열할 것 같은데, 끝으로 시즌을 맞이하는 포부를 듣고 싶다.
심재구: 사실 다른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과는 경쟁이라기보다는 공생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의 출시와 업데이트 시기가 맞물리는 게 가장 큰 걱정이다. 월드컵 시즌에 살짝 보릿고개가 올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하지만, 열심히 업데이트를 준비한 만큼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얼마 있으면 서비스 4주년인데, 지금껏 게임을 즐겨준 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