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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왕 창유 게임사업 총재, “한국 온라인게임 싹쓸이는 이유가 있다”

에오스, 아스타, 블레스, 블랙쉽, KUF2는 최고의 퀄리티를 자랑할 수 있는 콘텐츠

임상훈(시몬) 2014-07-17 13:37:14

2013년 하반기,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계의 큰 이슈가 하나 있었습니다. 중국의 대형 퍼블리셔 창유가 1~2달 사이 국내 주요 온라인게임의 중국 판권을 거침없이 사갔죠

 

업계 표현을 빌리면, “싹쓸이”였습니다. 그 리스트에 오른 게임들은 이렇습니다. <에오스> <아스타> <블레스> <블랙쉽> <카발 2> <KUF 2> <히어로> . 제가 1999년부터 게임계 언저리에 있었지만, 처음 겪는 무척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이 거침없는 계약을 주도한 인물이 있었습니다. 창유의 게임사업 부문을 이끌고 있는 사이먼 왕 총재(Simon Wang, 王 一)였죠. 한 번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저도 영어로는 사이먼으로 불리니까요. 기회가 왔습니다.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창유가 개최한 게임플러스

 

창유의 온라인게임 신작을 주요 파트너와 매체에 공개하는 행사였죠. 사이먼 게임사업 부문 총재가 창유가 지난해 계약한 한국 게임 등을 소개했습니다행사가 끝난 뒤, 중국 기자들과 기자회견을 마친 사이먼 총재를 만났습니다. 드디어, 사이먼(시몬)이 사이먼을 만났습니다. /베이징=디스이즈게임 시몬(임상훈 기자)

 



창유 게임사업 부문 총재 사이먼 왕(Simon Wang, 王 一)

 

 

디스이즈게임: 요즘은 들리는 중국 시장 소식은 대부분 모바일게임 쪽이다. 온라인게임 시장에 대한 이야기가 쏙 들어갔다. 어떻게 된 상황인가?

 

사이먼 왕 총재(이하 사이먼): 온라인게임은 아직 큰 시장규모를 가지고 있고, 그 산업규모도 유지되고 있는데, 신규로 대대적으로 론칭하는 게임이 없다. 2012년 이후 그렇게 한 게임이 2개밖에 없었다.

 

사실, 2~3년 전에는 이런 상황을 상상도 할 수도 없었다. 온라인게임 시장규모가 이렇게 큼에도 이렇게 론칭이 안 되는 이유가 무얼까 분석해봤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재정적으로 온라인게임은 투자회수 주기가 길다. 몇 년 걸린다. 그래서 투자 부문에서 부담 느낀다. 단순히 투자회수 이슈가 돈에 관한 문제만은 아니다. 개발자들의 젊음과 청춘을 투자했을 때 얼마나 일찍 결과를 볼 수 있느냐 같은 사람의 문제도 연결돼 있다. 온라인게임을 몇 년 간 개발하는 과정은 수행과 같은 것 같다.

 

덕분에 업계 분위기로 보면 모바일게임이 불과 1년이라는 시간 만에 온라인게임을 꺾는 기세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게임을 아직까지 고수하는 게임회사는 중국 업계 TOP 5 안에 들어가는 회사 정도다. 엄밀히 말하면 3개 정도 회사만 온라인게임에 큰 비중을 두고 하고 있고, 나머지 회사들은 모바일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 사람, 에너지, 기획 등을 봤을 때 모바일게임이 회수가 빨라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차이나조이 때 한국업체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부스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습니다. 중국 주요 메이저업체들이 모바일로 전향한 탓이었죠. 한국 온라인게임 전반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이 뚝 떨어졌 있었습니다. 부스에 참가했던 업체 관계자들은 집단적으로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한국 온라인게임 역사상 처음 겪는 일이었죠. 몇 달 뒤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창유가 나선 이후였죠.)

 

 

디스이즈게임: 그런 와중에 지난해 하반기 한국 온라인게임을 무척 많이 소싱했다. 창유 역사상 이런 적도 없었다. 1999년 이후 이 업계에 있었지만, 처음 있었던 일이다. 확실한 전략이 있었던 것 같은데.

 

사이먼: 하하하. 그 부분은 우리 회사의 전략적인 움직임이 맞다. 지난해 6~7월 책임 임원으로 한국에 들어가기 전에, 한국 시장, 기타 해외시장, 중국 시장을 분석했다. 다들 모바일게임으로 움직이는 것을 봤을 때, 향후 온라인게임의 개체 수가 별로 없겠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이 기회에 얼마 남지 않은 온라인게임을 확보하자고 전략을 세웠고 추진했다.

 

당연히 많이 계약을 했지만, 우리 나름의 기준은 있었다. 중국에서 성공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게임을 선택했다. 온라인게임을 창유가 다 싹쓸이한 것도 아니다그때 온라인게임을 계약하면서 ‘온라인게임에서 경쟁이 없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퍼블리셔들의 의지가 약해져 있는 상황이었다.

 

(2013년 말 기준, 중국 게임퍼블리셔 순위는 텐센트, 넷이즈, 창유, 샨다, 완미세계 순입니다. 텐센트는 <블레이드&소울> <아키에이지> 등 대작 게임을 소싱한 이후 모바일게임 쪽에 주력하는 중입니다. 지난해 한국에 사무실을 낸 넷이즈가 관심을 갖는 타이틀 역시 모바일게임이었습니다. 과거 한국 MMORPG를 가장 많이 소싱하던 샨다도 현재는 모바일게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죠.)

 



디스이즈게임 한국 게임과 계약을 추진할 때 ‘중국에서 성공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게임을 선택’했다고 했다. 중국에서 성공 가능성은 어떻게 검토하는가?

 

사이먼: 정통 MMORPG의 경우, 두 가지를 본다. 먼저 개발사의 자금력이 충분한지를 살핀다. 대형 온라인게임을 만들려면 몇 년을 버텨야 한다. 두 번째는 개발조직의 인력을 본다. 핵심인원이 충분한 경험이 있는지, 콘텐츠를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를 주목한다.

 

정통 MMORPG가 아닌 경우 창의성 있는 게임을 찾는다. 하지만, 색다른 게임은 많지 않고, 창의적이라고 해도 진정으로 창의성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MMORPG가 아닌 게임을 계약한 사례가 적다

 

우리가 계약한 KOG 게임들은 두 번째 유형이다. KOG는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사 중 하나다. 게임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가져가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게임이 잘 안 나왔어도, 고치고 고쳐서 끝까지 가져가는 회사였다. 그래서 깊은 파트너십을 맺었다

 



(해외 퍼블리셔의 경우, 한국 개발사가 게임을 포기해버리면, 난감한 경우에 빠집니다. 계약금을 줬고, 조직과 인력을 세팅하고, 마케팅까지 했는데, 정작 게임이 안 나오거나 업데이트를 안 하면 퍼블리셔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거든요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개발사가 게임을 만들었는데, 퍼블리셔가 별다른 이유 없이 론칭을 안 하는 경우죠. 국내에는 잘 안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필드에 남아있는 해외 퍼블리셔는 전자와 같은 ‘먹튀’의 케이스를 무척 우려합니다.)

 

 

디스이즈게임: 지난해 하반기 광폭의 행보를 보였고, 올해 이런 행사(게임플러스 2014)를 가질 정도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목표를 이야기해달라.

 

사이먼: 매출 같은 재무적인 목표는 중요하기는 하지만, 2차적인 것 같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 유저들에게 ‘최고의 퀄리티를 자랑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퍼블리셔가 되는 것’이다. 그게 첫 번째 목표다. 중국 유저들이 플레이하면 참 좋을 것 같은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후, 해외 퍼블리셔들이 가장 선호하는 중국 파트너가 되는 것이 두 번째 목표다. 그렇게 하면 전세계의 가장 휼륭한 게임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디스이즈게임: 해외 퍼블리셔들이 선호하는 중국 파트너가 되려면 창유만의 매력이나 장점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알려달라.

 

사이먼: 먼저, 지금 하고 있는 퍼블리싱 일에 대해 열심히 하고, 진심으로 게임을 중요하게 대하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는 당연히 프로페셔널함이다. 여기서 창유가 어떤 플랫폼이나 매체를 가지고 있고, 유저풀이 얼마나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건 두 번째 이야기다

 

첫 번째는 이 일을 열심히, 제대로 하려는 의지. 두 번째는 그런 의지를 실행으로 옮기를 수 있는 회사의 자금력이다그리고 현재는 온라인게임의 경우 국제적인 협업의 영역에서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도 선택할 수 있는 게임이 별로 없고, 한국 업체도 선택할 수 있는 중국 회사가 많지 않다.

 

 

디스이즈게임: 방금 전 중국 기자들과 기자회견에서 한국 온라인게임에 대한 비판들이 많이 나왔다. 한국 게임이 가진 약점과 이를 보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의견을 달라. 특히 콘텐츠 부족이나 커뮤니티 요소의 약점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사이먼: 사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할 수 있다. 성공하는 중국산 게임들이 한두 개가 아니고, 그런 게임들은 콘텐츠 양과 커뮤니티로 승부하고 있는데, 그런 게임들을 플레이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부분을 알면, 한국 개발사의 개발력이 그것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에오스>가 말씀드린 부분에서 큰 장점을 가진 게임이다. 콘텐츠량과 업데이트 속도에서 좋은 개발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게 <에오스>가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성공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디스이즈게임: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한국 온라인게임 회사들을 집중적으로 많이 만났다. 기억에 남는 재미있었거나 즐거웠던 에피소드가 있는가?

 

사이먼: , 대구 KOG를 방문했을 때 대구의 유명한 갈비와 매운찜을 함께 했다. 현지 음식들도 즐겨 먹었고, 이종원 대표님으로부터 회사 경영 및 한국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받았던 점이 기억에 남는다처음 대구를 내려갔고, 처음 만나자마자 이 대표님과 20분 정도 이야기한 후 KOG의 게임 3개를 계약했다. 대화를 나누고 나서 ‘여기와는 꼭 파트너십을 맺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김학규 IMC게임즈 대표님도 한국에서 무척 유명하고, 게임개발도 오래 하셨는데, 현재도 직접 게임개발에 참여하는 모습이 무척 감동적이었다. 김 대표님이 회사를 경영하는 경영철학도 배울 만했다. <최강의 군단>(에이스톰)의 김윤종 대표도 정말 대단하신 분 같았다. 한국에서 언제나 새로운 게임에 도전하는 분이셨다.

 

다른 메이저회사의 경우, 워낙 훌륭한 분들이 많지만 워낙 잘 알려지셔서…. 재미있는 부분은 한국인과 거래를 하려고 하면, 반드시 술을 마셔야 한다고 익히 들었는데, 작년에 한 번도 술을 안 마시고도 모든 계약을 했다

 


 

 

디스이즈게임: 한국 게임업계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

 

사이먼: 우선 디스이즈게임 덕분에 한국 소식을 많이 듣고 있다. 잘 보고 있다. 고맙다.

  

한국에 게임업체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창유가 앞으로도 온라인게임에 대해 지금처럼, 아니 지금보다 더 많이 할 것이니까 앞으로도 좋은 게임을 가지고 창유를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당연히 창유가 온라인게임만 한다는 것은 아니다. 오늘 이 자리는 게임플러스 행사가 열리고 있으니까 온라인게임에 관한 말씀을 주로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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