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게임즈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MMORPG <블레스>가 1차 CBT를 마치고 2차 CBT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블레스 스튜디오는 당연하게도 1차 CBT의 개선사항 반영과 2차 CBT 콘텐츠 준비로 바쁘다.
사실 <블레스>의 1차 CBT 평은 좋지 않았다. <블레스>가 추구하는 ‘다양한 취향의 유저가 공존하는 세계’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고, 콘텐츠는 그리 많지 않았다. 유저의 불평은 오히려 당연했다. <블레스>의 1차 CBT에서 지적받은 것 중 하나는 콘텐츠의 양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 명의 유저가 즐기기에 자신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만 즐기면 그리 많은 콘텐츠가 아니었다. 개발진 입장에서는 10개 종족에 서로 다른 스토리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데, 유저 입장에서는 전체 콘텐츠의 10% 정도나 즐기는 셈이다. 하지만 또 이런 콘텐츠를 준비해야 하는 게 <블레스> 개발진의 목표이자 숙명이기도 하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창유의 게임플러스 2014 행사장에서 만난 한재갑 PD는 여전히 “서로 다른 취향을 가진 유저들이 자신이 즐기고 싶어하는 콘텐츠만 즐겨도 풍부하다고 느낄 만큼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하는 게 목표다”고 했다. /베이징(=중국)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네오위즈게임즈 블레스스튜디오 한재갑 PD.
“1차 CBT를 통해 유저가 원하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 맞추겠다”
1차 CBT를 마치고 2차 CBT를 준비하고 있는 <블레스>. 사실 1차 CBT에서 보여준 콘텐츠는 적었고, 전체 구조 중 일부만 보여줬을 뿐이다. 유저들에게 받은 피드백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현재 <블레스> 개발진은 1차 CBT때의 피드백을 종합해 개선사항을 반영하고 있다. 한재갑 PD가 CBT를 통해 느낀 점은 ‘유저의 수준이 높다’는 점이다. 내부에서 생각하던 것보다 유저들은 <블레스>의 1차 CBT에서 더 높은 수준을 원했고, 개발진은 그에 맞춰서 내놓아야 한다는 점도 알았다.
1차 CBT를 통해 얻은 수확은 이뿐만이 아니다. 전투와 퀘스트에서도 유저들이 더 빠른 속도감과 자극을 원한다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전투 밸런스나 타격감, 피격 반응이나 그래픽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개발 작업이 한창이다.
스킬 덱 시스템도 현재 개선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1차 CBT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스킬 덱 시스템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단계까지 사용한 유저가 많지 않았다. <블레스> 개발진은 ‘스킬덱 시스템이 불편하기 때문이다’는 결론을 내리고, 편의성을 개선하고 있다.
물론, 스킬을 모아가며 핵심 스킬을 찾아 스킬 덱을 구성하는 재미요소를 내세우기에는 1차 CBT에서 공개한 스킬 개수가 적었던 점도 있다. 일단 2차 CBT에서는 스킬의 개수를 무작정 늘리기보다는 핵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키 스킬을 확실하게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좀 더 나아가서는 전투의 재미를 살리기 위해 스킬을 맞아주는 몬스터의 AI도 개선시키고 있다. “유저가 타격감이 없다고 하면 타격감이 없는 거고, 불편하다면 불편한 거죠. 유저가 원하는 방향에 맞춰서 수정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이유다.
결국 한재갑 PD가 말하는 개선 방향은 하나다. 유저의 눈높이에 최대한 맞게끔 하는 것. CBT를 하기 전에는 내부에서도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다’며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있었지만, CBT를 통해 유저 반응을 얻으며 ‘유저가 원하는 대로’ 개발한다는 목표 아래 개발 방향을 통일할 수 있었다. 1차 CBT의 뼈아픈 피드백으로 얻은 수확이다.
<블레스> 2차 CBT, 하이란 세력과 PvP 콘텐츠 선보인다
<블레스>가 2차 CBT에서 공개해야 하는 콘텐츠는 크게 북쪽 대륙의 세력인 ‘하이란’이다. 1차 CBT 때 공개했던 ‘유니온’만큼의 콘텐츠 이상을 보여줘야 한다. <블레스> 개발진이 목표로 삼고 있는 2차 CBT 최고 레벨도 1차 CBT보다 높은 30레벨 중 후반 수준이다.
2차 CBT가 다른 게임에 비해 늦어지는 이유다. 단순히 따지면 1차 CBT의 두 배가 넘는 분량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차 CBT에서 콘텐츠 양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던 만큼, 당초 계획하던 것보다 2차 CBT 콘텐츠 양을 늘리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2차 CBT에서는 <블레스>가 생각하고 있는 엔드 콘텐츠의 일부인 RvR과 PvP 전체 구조와 재미를 검증하는 게 목표다.
“쇼케이스에서 설명했던 내용 중 뭘 먼저 공개할까 고민했습니다. 결국은 RvR의 큰 구조 중 일부를 앞당겨 보여주려고요. 가장 먼저 길드 단위의 콘텐츠와 공성전 같은 콘텐츠를 앞당겨 보여줄 생각입니다”
RvR구도는 단순히 이득만을 놓고 싸우는 게 아니라 명예 등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하도록 렐름 내에서도 대립하고, 경쟁하게 만든다는 목표다. 그러면서도 높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은 마치 국회의원처럼 렐름의 생존을 책임져야 하는, 순환형 구조로 만든다는 게 한재갑 PD의 설명이다. 현실 세계와 유사하게 해서 받아들이기 쉬우면서도 다양한 욕구가 부딪히는 세계를 만들겠다는 목표.
더불어 2차 CBT부터 차차 공개될 콘텐츠 중 하나는 ‘커스터마이징’이다. KGC에서 여성 캐릭터를 화장시킬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으로 눈길을 끌었던 만큼, 다른 게임과의 차별점으로 내세우려는 것이다. 다만, 처음부터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고, CBT를 거치며 조금씩 공개하며 업그레이드한다.
2차 CBT에 공개되는 하이란 진영
하이란 진영의 종족 중 하나인 실반 엘프
“원하는 콘텐츠만 즐겨도 충분히 많다고 느껴야 한다”
“다양한 욕구와 취향을 가진 유저를 만족시키기 위해 그만큼 거대하고 즐길 거리 많은 MMORPG를 만들겠다”
한재갑 PD가 <블레스>를 처음 발표하면서 했던 말이고, 지금도 여전히 강조하고 있는 말이다. 두루뭉술한 표현처럼 들리고, 실제로도 두루뭉술한 표현이긴 하다. 한재갑 PD에게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MMORPG를 즐기는 유저는 다양한 취향과 개성이 있습니다. PvP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파티 플레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솔로 플레이를 즐기는 사람도 있죠. 결국, 유저들은 취사선택해 원하는 콘텐츠를 즐기게 될 텐데, PvP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PvP 콘텐츠가 충실해야죠. PvP 외에 다른 콘텐츠가 많다면 그 유저는 즐길 수 없는 게임이잖아요”
결국, ‘모든 유저가 느끼기에 즐길 거리가 많은 게임’이 <블레스>가 추구하는 목표다. 그러기 위해 다양한 욕구가 공존하는 세계, 매우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개발진은 이런 목표를 천명한 이상, 스스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단적인 예로 <블레스>에 등장하는 종족은 10개. 각각 다른 스토리와 퀘스트를 따라 서로 다른 시네마틱 영상을 보게 된다. 그 와중에 스토리를 글로 읽지 않는 유저를 위한 상황 제시도 충분히 해 줘야 하고, 전투는 재미있게, 모든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연결되게 만들어야 한다.
한재갑 PD는 스스로 도 가시밭길을 자처했다면서도, 앞으로 서서히 유저의 눈높이를 맞춰가겠다고 강조했다.
“게임의 퀄리티를 결정하는 건 유저고, 절대 놓칠 수 없습니다. MMORPG는 모두 다 잘 해야 하는데, 1차 CBT에서는 크게 만족시켜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이 더욱 많죠. 각자의 취향에서 즐길만한 콘텐츠가 많으면서 재미있어야 하니까요. MMORPG 개발이라는 게 그런 거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