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VR(가상 현실)이 너무 좋고 게이밍 환경의 다음 플랫폼을 선도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국내 기업에도 VR의 비전과 뜻을 전달하고 싶다. 많은 회사들이 가상 현실(VR)에 도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얼마 전 소규모 게임 개발사를 설립해 화제가 된 인물 둘이 있다. 바로 오태훈, 제임스 정 대표다. 오 대표는 인피니티 워드에서 리드 아티스트로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총기 디자인을, 제임스 정 대표는 <콜 오브 듀티> 프랜차이즈 개발을 맡아왔다.
이들이 오랜 시간 몸담았던 인피니티 워드를 떠난 이유는 다름아닌 VR 게임 개발을 위함이다. 새로운 도전은 개인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지만 힘든 여정이다. 하지만 두 대표는 멋진 게임을 위해 도전을 택했다.
목표를 달성했으니 이제는 꿈을 향해 다시 뛴다
오 대표는 “인피니트 워드에 입사 후 목표를 10년 근속, 100개의 총기 디자인으로 정했다. 10년 후 그 목표를 달성했고, 다음 단계를 생각하던 도중 게임업계 이슈인 VR을 접하게 됐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서 회사를 나왔다”고 말했다.
그가 창업한 리로드 스튜디오는 15명 남짓한 구성원이 모였다. 인원은 적지만 모두 잔뼈가 굵은 베테랑으로 이른바 소수정예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한 분야의 장인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그리고 그들 모두는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었다.
<모던 워페어>를 개발하던 당시 인피니티 워드의 프로듀서를 맡았던 피트 블루멜(Pete Blumel), <모던 워페어3>와 <콜 오브 듀티 고스트> 개발에 참여한 호겐 첸(Hougant Chen), 디즈니에서 25년 간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한 닉 라니에리(Nik Ranieri) 등이 뜻을 함께했다.
픽사 게임즈, EA 출신 개발자도 있다. 두 공동대표는 구성원들에 대해 ‘전설들’이라며 그들을 높였다.
"가상현실은 계속 발전하는 단계. 우리만의 접근법이 있다"
그들은 VR 기술이 과거에 비해 표현력, 문제점 등이 개선되고 있으며 나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으로 여겨졌던 어지럼증도 90헤르츠까지 영상주기를 높여 화면 겹침 현상을 개선, 매우 자연스럽게 구동된다고 밝혔다. 해상도도 1,440 픽셀까지 향상됐다.
제임스 정 대표는 “VR기기를 써 볼 때마다 이슈가 됐던 것은 개발사에서 수시로 개선하고 계속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VR에 대한 접근 방법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과거 선보였던 VR 기술 적용 게임들이 이질감을 나타냈던 이유는 개발 초기 단계에서 VR 기술을 계획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제임스 정 대표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VR 기술을 적용한 게임을 만들어야 부작용을 없앨 수 있다. 처음부터 그렇게 계획한다면 Non-VR 버전(VR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버전)은 컨버팅하기 쉽다”고 말했다. 회사는 그래픽에 집중하기 보다는 게임플레이의 퍼모먼스와 게임성에 더 치중하는 인피니티 워드의 정신에 입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태훈, 제임스 정 대표는 VR 게임에
대해 시험차원으로 하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고 밝혔다. 그들은 “플랫폼이
시작하려면 킬러 타이틀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VR 업체와
게임사 간 간격이 있었지만 이제는 거의 줄어들었으며, 리로드 스튜디오는 VR 데모 개발사가 아니라 VR에 특화된 게임을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 플랫폼이 성공할 때까지 끝까지 가겠다는
의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리얼 엔진 4를 이용한 VR 슈팅 개발 중, 올해 연말 공개 예정
리로드 스튜디오는 언리얼 엔진 4를 활용, VR을 적용한 차세대 슈팅 장르를 개발 중이다. 곧 티저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며 트레일러 영상은 연말 선보일 예정이다. 플랫폼은 모든 메이저 기기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타이틀은 VR 버전과 Non-VR 버전 등 둘로 나뉘어 발매된다. 기존 VR의 단점을 개선하고 장점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리로드 스튜디오의 목표다. (☞리로드 스튜디오 티저영상 보러가기)
제임스 정 대표는 “리로드 스튜디오의 게임을 보고 콜 오브 듀티를 개발했던 사람들이 출시하는 게임이라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최선을 다해 개발 중이며, 팬들이 바랐던 모든 것을 담아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태훈 대표도 개발 중인 게임을 통해 “유저가 관중의 입장이 아닌 액션이 일어나는 그 곳에 있는 체험을 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들은 VR이 나중에 모든 집에 한 대씩 있을 만큼 보급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임 이외 다방면에 밀접하게 연관될 것이라는 얘기다.
타
산업에서도 이러한 전망은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도 삼성전자에
방문해 VR기기에 대한 논의를 했으며, 지난 3월 20억 달러에 VR 업체 ‘오큘러스VR’을 인수, 향후 VR에 전폭적인 지지를 밝히기도 했다.
리로드 스튜디오는 VR 기술과 관련해 자사의 게임 출시와 더불어 VR 업체와 국내 게임사 간 연결고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인으로서 한국 기업에 VR에 대한 비전과 뜻을 전달하고 많은 회사들이 도전해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사가 개발한 오픈소스도 추후 공개해 많은 이들이 개발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할 계획이다. 11월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