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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 콘텐츠 제작에 지름길은 없다”

글루 모바일 베이징 스튜디오 쿤 왕 ‘이터니티 워리어 3’ PD 인터뷰

김진수(달식) 2014-11-13 11:50:05
최근 모바일게임 개발사, 퍼블리셔들이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세계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세계 시장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세계 각국의 개발사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고, 그 중 중국 개발사와 개발자의 성장도 눈에 띈다.

여러 국가에서 성공한 게임, 그리고 중국 개발자가 만든 모바일게임이라는 사례를 찾아보면 대표적으로 <이터니티 워리어 3>가 눈에 띈다. 1, 2편으로 쌓아온 경험과 팬, 그리고 글루 모바일의 배급력을 앞세워 전세계 4,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면서 여러 나라에서 성공한 모바일 액션 RPG가 됐다.

이렇게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이터니티 워리어>는 글루 모바일 베이징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게임이다. 달라진 중국 개발자들의 위상을 보여주듯, 글루 모바일 베이징 스큐디오 쿤 왕 PD는 KGC 2014 강연대에 서 모바일 액션 RPG 개발 노하우를 공개하기도 했다. (☞ 관련기사)

이제 중국 개발자와 한국 개발자들은 세계 무대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대가 됐다. 그렇다면 쿤 왕 PD가 생각하는 중국 개발자들의 장점과 개발 방식, 그리고 글로벌 서비스 노하우는 무엇일까? KGC 2014에서 강연을 마친 쿤 왕 PD를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왼쪽부터 글루 모바일 베이징 스튜디오 웬쿠이 양 리드 디자이너, 쿤 왕 프로듀서.


“<이너티니 워리어 3>는 하드코어 액션 RPG, 타격감이 가장 중요”


KGC를 통해 한국에서 만나서 반갑다. 먼저 <이터니티 워리어 3>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글루 모바일 베이징 스튜디오 쿤 왕 PD: <이터니티 워리어 3>는 글루 모바일의 모바일 액션 RPG로, 하드코어한 액션과 다양한 콘텐츠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게임이다. 전세계 4,000만 다운로드 이상을 기록했고, 지난 9월에는 3.0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더욱 많은 콘텐츠를 준비했다.


KGC 강연을 들어보니, 액션 RPG 개발 노하우를 꽤 쌓았더라. 한국 개발자들이 당신의 강연을 듣고 중국의 개발력을 다시 보게 됐을 것 같다.

쿤 왕 PD: 글루 모바일의 노하우가 많이 도움됐다. 내가 베이징 스튜디오에서 일하고 있지만, 미국 본사의 의견을 많이 수용하고 있다. 개발 프로세스나 기술은 글루 본사 측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다.



KGC 2014에서 강연을 했던 쿤 왕 PD.


<이터니티 워리어 3>를 개발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나? 액션 RPG는 스킬, 성장, PVP 등 신경 써야 할 게 너무나도 많다. 액션 RPG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

쿤 왕 PD: 액션 RPG 하드코어 유저들이 느낄 컨트롤의 재미와 타격감이다. 특히 타격감을 살리는 데 가장 오래 걸렸다. 베는 공격의 경우, 처음 치는 느낌과 베고 나올 때의 느낌을 살리는 게 어렵더라. 여기에 대상의 재질에 따라 달라지는 타격감을 표현하는 데 오랜 시간을 투자했다.

다른 경쟁사 게임을 보면, 타격 후 화려한 그래픽 이펙트, 파티클 이펙트, 카메라 흔들림으로 타격감을 표현하더라. <이터니티 워리어 3>는 그런 걸 배제하고 애니메이션 등에서 타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그게 경쟁사 게임보다 뛰어난 점이라고 생각한다.


‘타격감’에 강점이 있다고 했으니, 타격감을 살리는 노하우가 궁금하다. 특히나 한국과 중국 유저들이 중요시하는 게 타격감이다.

쿤 왕 PD: 물체를 벨 때 살짝 멈추는 느낌이 들게끔 동작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인데, 충분하지는 않다. 핵심은 타격하는 대상에 따라 다른 느낌이 들어야 한다. 얇지만 강한 물체는 작은 경직을 주고, 두꺼운 것을 자를 때는 베는 속도가 느렸다가 다시 빨라지는 효과를 줬다. 

<이너티니 워리어 3>에서는 재질에 따라 애니메이션을 다르게 했고, 베는 힘에 플레이어가 뒤로 밀리도록 했다. 말로 설명하면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 매우 많은 시간을 들였다. 물체별로 각각 세부 수치를 조절하는 데, 플레이 테스트 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고쳤다.

쿤 왕 PD가 개발 총괄을 맡은 <이터니티 워리어 3>.


“한국, 중국은 PVP콘텐츠가 인기, 미국 유저는 골고루 즐긴다”


전세계 4,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게임이니, 서비스 성과가 궁금하다. 특별히 인기를 얻은 국가가 있다면 어디였나?

쿤 왕 PD: 매출 기준으로 본다면 가장 성공했던 곳은 미국, 중국, 그다음 한국 순이다.


의외라면 의외다. 베이징 스튜디오 작품이니 당연히 중국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뒀을 줄 알았는데.

쿤 왕 PD: DAU로 따진다면 중국 유저가 정말 많다. 중국 서비스의 경우, 현지 퍼블리셔와 손을 잡고 서비스하지만, 중국은 결제율이 미국에 비해 낮다. 중국 모바일게임 유저는 게임에 돈을 쓰는 일을 생각보다 덜 익숙하게 느낀다.

<이터니티 워리어 3>는 <디아블로> 시리즈와 비슷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개발한 게임이었다. 아무래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만든 게임이다 보니 아시아 특징에 맞춘 게임보다는 성과가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외국계 회사의 중국 내 성적으로는 세 손가락 안에 들 것이다.


실제 서비스를 해 보면 국가별로 유저들의 성향이 좀 다를 것 같다. 미국, 한국, 중국 유저들은 어떻게 다르던가?

쿤 왕 PD: 미국은 액션 RPG라는 장르가 상당히 성숙해있는 시장이다. 유저들이 게임 내 콘텐츠를 정말 두루두루 즐긴다. 각 콘텐츠에 쓰는 시간이 비슷하다. 한국과 중국 유저들은 경쟁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랭킹에 이름 올리는 걸 좋아해서 토너먼트와 PVP에 쓰는 시간이 많다.


국가별 유저 성향은 다른데, 여러 국가에 동시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럼 업데이트할 때 다양한 콘텐츠와 PVP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맞춰줘야 하지 않겠나? PD로서 어떻게 콘텐츠 균형을 잡고 있나?

쿤 왕 PD: <이너티니 워리어 3>를 맡은 두 명의 디자이너 중 베이징에 있는 사람은 중국, 한국을 위한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고, 본사에 있는 디자이너는 아시아 외 지역을 총괄해 작업한다. 또 현지 운영팀과 CS를 통해 유저의 만족감을 계속 살펴보는 것도 비결이었다.

이벤트의 경우, 중국과 한국은 신년이나 추석 같은 큰 연휴 기간이 비슷해서 챙기기 쉽다. 또 미국 등 서구 지역은 할로윈 같은 명절을 비슷하게 챙기니, 아시아와 그 외 지역으로 나누면 서비스하기 편하더라.




“한국 게임,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현지에 맞춘 채널과 운영 선보여야”


최근 한국에서도 모바일 액션 RPG가 인기다. 한국에서 개발한 게임들도 플레이해봤나?

쿤 왕 PD: 최근에는 <블레이드 for Kakao>를 플레이해봤다.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고, 그래픽도 뛰어나다.


최근 한국에서는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원하는 회사가 많다. 하지만 아직 중국에서 성공을 거둔 예는 많지 않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쿤 왕 PD: 내 생각에는 한국 개발자나 개발사가 중국보다 떨어지는 건 전혀 없다. 그래픽이나 디자인 면에서는 한국이 더 뛰어나다. 단지 중국인이 중국 모바일 시장에 더 깊이 접근할 수 있었다고 본다. 한국 온라인 게임이 중국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중국 개발자들이 만든 온라인 게임이 중국 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걸 보면 퍼블리싱 채널과 해당 지역에서의 CS나 라이브 운영을 갖출 수 있어야 성공하는 것 같다. 현지에 맞춘 서비스 말이다. 그 외에 단순히 한국과 중국 개발자를 비교하면 중국 개발자는 일하는 ‘속도’ 면에서 비교우위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중국 유저들의 반응을 보면, 한국 게임은 겉보기에는 뛰어나지만 결국 반복 콘텐츠로 귀결되어 지루하다는 반응이더라. 결국 짧은 시간 내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 선보이는 게 중요해지는 셈인데, 콘텐츠를 빠르게 만들어내는 다른 노하우도 있나?

쿤 왕 PD: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정도 선(같은 모델에 변화주기)이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한다. 이 이상은 유저도 이해해주기 어렵다고 본다.사실, 반복적인 플레이를 유도하는 건 우리도 마찬가지다. 콘솔 게임을 보면, 반복 없이 20시간 정도를 플레이하게 만드는 게 한계다. 

온라인 속성을 가진 게임인 이상, 반복 없이 두 달 이상을 플레이하게 만들 수는 없다. 결국은 이걸 얼마나 재미있게 풀어내느냐가 문제라고 본다.


KGC 2014에서 쿤 왕 PD가 공개했던 제작 노하우. 기본 모델링에 추가 장식을 더해 다른 몬스터로 만들어냈다.


개발자들이 야근하면서 콘텐츠를 많이 만들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한국 게임 개발자들은 9시 출근, 2시 퇴근하면서 일하고 있는데.

쿤 왕 PD: 그런가? 중국 개발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9시 출근, 2시 퇴근에 시달리면서 2~3년 경력 쌓고 이직하거나 새 회사를 차리는 게 현실이다. 다행히 글루 모바일은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해주는 편이라 일하기 좋다. 

우리도 마감 직전에는 바쁘지만, 개인의 삶을 존중해주는 문화 덕분에 다들 오래 일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나도 그렇고, 베이징 스튜디오 개발자들은 다들 아저씨들이다. (웃음)


마지막으로 좀 어려운 질문 하나 하겠다. 앞으로의 모바일 액션 RPG는 무엇이 달라질까?

쿤 왕 PD: 액션 RPG 내에서도 장르가 세분될 것 같다. 액션 RPG 유저가 미드코어에서 하드코어 유저들이 대부분이라 전체 유저 중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은 시장이다.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면 캐주얼하게 만들 거고, 우리는 액션 자체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이런 세분화가 하나의 흐름이 될 것 같다.

다음은 소셜요소가 많이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요즘 나오는 모바일 액션 RPG는 혼자 플레이하는 게임이 대부분이었는데, 점점 더 소셜 기능을 넣는 게임이 많이 나오고 있다. 예전 온라인 RPG처럼 길드 대 길드 같은 콘텐츠를 넣는 게 추세다.

마지막으로는 유명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나는 이 시장이 앞으로도 큰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카드배틀 게임을 예로 들면, 중국에서도 <삼국지>같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IP를 사용한 게임이 많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도 액션 RPG에서 이런 시도가 많이 나올 것 같다. 

유명 IP는 한국에서 1인 개발자가 만들었다던 <언데드 슬레이어>가 좋은 예가 될 것 같다. <삼국지>라는 소재를 활용해서 중국에서 매출 순위 10위권에 들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런 게임들이 앞으로 많이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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