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게임으로서는 드물게 '모바일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로 전 세계에 도전장을 내민 게임이 있었다. 바로 조이시티가 개발한 <건쉽배틀: 토탈워페어>다. 2014년 출시되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건쉽배틀> IP의 신작으로, 최신 전투기와 전차, 구축함과 항공모함 등 육해공이 모두 등장하는 현대전 콘셉트의 게임으로 많은 밀리터리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2018년 12월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 어느덧 출시 반 년 차를 맞이하고 있는 <건쉽배틀: 토탈워페어>에 대규모 업데이트가 진행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업데이트의 이름은 '세계 대전'. 각 서버에서 1위를 차지한 연합(길드)들이 모여 다시 최강을 겨루는 서버 간 대전 콘텐츠다.
<오션 앤 엠파이어>, <캐리비안의 해적: 전쟁의 물결>,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에 이어 조이시티가 개발한 4번째 '워 게임'으로서 <건쉽배틀: 토탈워페어>는 어느 정도의 중간 성적표를 받았을까? 또 이번 업데이트는 구체적으로 무슨 내용을 담고 있을까?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디스이즈게임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조이시티를 찾았다.
조이시티의 박준승 부장(좌)과 계동균 PD(우)
<건쉽배틀: 토탈워페어>는 2018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현재 전세계 150여개 지역에서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진짜 전쟁을 담은 밀리터리 게임이라는 콘셉트 하에 실제 전쟁의 양상과 모습을 녹여내기 위해 노력했다. 각종 최신예 전투기와 전함, 각종 전차가 등장하고, 현대전의 꽃인 항공모함 역시 하나의 움직이는 전진기지로서 잘 구현되어 있어 호평받았다.
※관련기사
“건쉽배틀: 토탈워페어, 워 게임 명가 되기 위한 조이시티의 역작” (18.12.07.) 링크
#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이 완성된다.” ‘세계 대전’ 업데이트는 무슨 내용?
디스이즈게임: 이번에 '세계 대전'이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업데이트를 하게 됐다.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계동균: 세계 대전은 기본적으로 서버 간 대결이고, 상대 서버를 침공, 점령, 식민지화하는 콘텐츠다. 기획 단계에서는 서버를 하나의 국가라고 생각하고 출발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풀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방향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3개 서버를 1개 그룹으로 지정해, 각 서버에서 1위를 차지한 연합이 서로의 서버에 침공해 삼파전을 벌이는 것으로 구도를 잡았다.
기본적인 흐름을 보면, 우선 1등 연합을 가리는 통치 연합이 선정되고, 이 연합이 세계 대전에 참가하는 서버 대표 연합이 된다. 마치 국가 대표 선수처럼, 3개의 서버에 각 대표 연합이 준비 되면, 다른 서버로 이동할 수 있는 시간이 시작된다. 침공하는 서버로 이동하면 임의의 위치로 기지가 배치되고, 미리 가서 진형을 갖추거나, 수비를 준비하는 단계가 진행된다.
본격적으로 전쟁이 시작되면 서버 중앙 해역에서 전투가 벌어진다. 통치 기지를 점령해 점수를 얻고, 일정 점수가 쌓이면 최종적으로 점령에 성공하는 방식이다.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점수가 쌓이지 않도록 상대가 점령한 거점을 다시 뺏으면서 공방을 주고받게 된다.
점령에 성공하면 그다음 세계 대전이 열리기 전까지 식민지 관계가 되어 승리한 서버가 패배한 서버에 권력을 행사하게 된다. 승리 서버는 패배 서버에서 일정량의 자원을 세금으로 거둬 자기 서버의 다른 연합원에게 나누어 줄 수 있다.
실제 전쟁의 양상을 재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계동균: 그런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사실 지금 선택한 방식은 기술적 난이도가 꽤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현대전을 표방하고 있다보니, 상대의 영토를 침공한다는 감각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고, 지금처럼 실제로 상대 서버를 침공하는 형태가 몰입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 이 형태를 채택하게 됐다.
대전에서 이긴 서버가 패배한 서버를 식민지화해서 세금을 걷는다고 했는데.
계동균: 패배한 서버의 유저들은 각자 기지의 자원지에서 미리 부과된 세율만큼의 세금이 차감된 양의 자원을 획득한다. 승리한 서버는 패배한 서버에 5~30%까지 다양한 세율로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때 세금 고지서도 날아온다. 당하면 당하는 대로 가만히 있어야지, 가 아니라, 현재 우리가 불이익을 받고 있고, 우리 연합과 서버가 어떤 상황에 있다고 계속 알려주는 것이다. 그래야 동기부여가 되니까.
걷어온 세금을 어떻게 할지 정하는 것도 승리 연합의 몫이다. 우리 연합만 독식할 수도 있고, 다른 연합과 함께 나눌 수도 있다. 지금은 통치 연합이 서버 내 포상과 징벌이라는 형태로 버프와 디버프를 줄 수 있다. 포상은 같은 연합원들에게 주려고 할 것이고, 서버 내 적대 관계인 연합에게 디버프를 쓰려고 할 것이다. 세금도 이와 마찬가지로 작용하면서 서버 내의 권력 구도나 역학관계에 영향을 줄 것이다.
서버간 규모라던가 양상이 많이 다른데, 기획 과정에 있어서 고려할 점이 많았을 것 같다.
박준승: 각 서버마다 분위기나, 정착된 세력 구도가 다양하다. 각 서버 하나하나가 스포츠에서의 선수들처럼 다양한 특징의 ‘라인업’이 준비 되어있다고 보면 된다. 아주 전투적인 서버도 있고, 다양한 국가의 유저들이 화합하는 서버도 있다. 진작에 서열 정리가 끝난 서버들도 있다.
이러한 서버별 강약의 차이가 단조로운 양상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1:1:1의 싸움이기 때문에, 강한 사람이 항상 이기는 단순한 흐름이 아니라 변수가 존재할 것. 매칭도 2주마다 진행되고, 어느 서버가 붙는지도 매번 달라지므로 변수가 더 다양할 것이다.
전투가 발생하는 중앙 해역에서 이동속도 저하와 같은 여러가지 제약사항이 있던데, 이러한 제약사항을 놓은 의도에 대해서도 설명해달라.
계동균: 전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강한 유저 한 둘이 가서 스펙 대결을 펼치는 것보다 연합원간의 단결을 강조하고 있다. 서버 단위에서 중요한 전투인만큼, 단순히 힘과 힘이 충돌해서 결론이 나는 형태보다는, 많은 전략과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도록 유도하고 싶었다. 유저들은 더 빠른 것을 선호하지만, 빠르면 빠를수록 전략이 개입할 여지가 줄어들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제약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서버에 이동하면 임의 좌표로 기지가 배치된다고 하는데, 운이 없으면 적 연합의 기지나 항모 근처로 배치될 수도 있지 않나? 위험한 것은 아닌가?
계동균: 침공한 기지는 다른 연합이 공격할 수 없게 되어 있고, 전투는 중앙 해역에서만 일어나기 때문에 크게 상관은 없을 것이다. 각 서버 필드 상황을 사전에 알 수 없고 고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는 비어 있는 임의의 장소에 흩어 놓을 수밖에 없었다.
다만 상대 연합이 인지하지 못한 위치에 있는 것과 아닌 것에 따라서 수비측의 대응 시기가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언제 항모를 기지에서 출발시켜 이동할 것인가, 하는 타이밍 역시 하나의 전략적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연합 사이에 일종의 눈치싸움을 벌이게 되고, 게임 밖에서도 유저간 외교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
이번 업데이트를 반기는 유저들도 많겠지만, 비교적 약세인 서버의 유저들은 우려도 있을 것 같다.
계동균: 열세 서버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부분은 실제로 많은 유저분들이 걱정해주셨다. 사실 초식 서버의 1등과 육식 서버의 1등은 비교가 안 된다. 초식 서버에서 플레이하는 유저분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었던 것인데, 그런 부분이 침해 받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적절치 못한 매칭’에 대한 걱정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준승: 어찌보면 각 서버 하나 하나가 생태계다. 오픈 시기도 다 다르고, 그래서 성숙도의 차이도 있다. 6개월된 서버와 어제 생긴 서버가 맞붙으면 당연히 상대가 안된다. 그래서 매칭은 기본적으로 랜덤이지만, 최소한의 가이드라인 안에서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초식 서버들이 있다면 약한 육식 서버의 연합과 매칭하는, 얼룩말과 기린이 싸우게 한다는 식으로. 신규 서버, 젊은 서버는 참가를 제한한다. 가능하면 서로 싸우는 서버들끼리 동일한 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계동균: 시스템 안정성과 관련된 문제를 우려하는 분들도 있었다. 마치 영화에 나오는 ‘앤트맨’처럼 ‘양자영역’에 갇히면 어떻게 하지? (웃음) 남의 서버에 가서 돌아오지 못하고 미아가 되면 우릴 구제해주기는 하나.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고, 기술적으로도 안정성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른 게임을 보면 서버간 전투를 하는 지역을 별도로 만들어 분리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번 세계 대전 콘텐츠는 상대 영토에 실제로 가서 싸우는 것이기 때문에 더 실감나고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박준승: 시뮬레이션 게임(이하 SLG)이라는 장르 자체가 만들어 놓은 콘텐츠를 공략, 소비하는 게임과 결이 다르다. 처음엔 혼자 성장하고 친구와 경쟁하지만 나중엔 유저들이 집단을 만들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그 집단들끼리 서로 경쟁하는 것이 핵심 콘텐츠다.
그동안 다른 SLG에서도 서버 내 경쟁을 어떻게 전체 서버로 확장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갈렸다고 본다. 대립과 갈등의 체감이라는 차원에서 가상의 영역일 때보다 해당 서버로 이동해 직접 전투를 하는 느낌일 때 더 실감이 날 것이라고 봤다.
시스템적으로는 서버를 통치하는 연합들끼리의 전투이기 때문에, 통치 연합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들한테는 남의 일이 될 수도 있지 않나.
계동균: 서버 가운데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참가자가 아닌 다른 연합들도 볼 수 있을 것이고, 지금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그 외에도 우편으로 전쟁과 관련된 편지가 날아오는 등 여러 방식으로 세계 대전 콘텐츠를 체감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박준승: 우리 서버 대표 연합이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서 나에게 불이익이 올 수도 있다는 사실도 그 자체로 체감 요소이며 동기 부여가 될 것으로 본다. 1위 연합이 세계 대전을 진행하느라 힘이 빠진 사이 2위, 3위 연합이 힘을 합쳐서 쿠데타를 시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한 서버 안에서 서열이 정리되어 있지만, 이제는 1등이 그냥 맘 편하게 통치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눈치를 봐야하는 구도가 됐다. 이런 식으로 서버 통치 연합이 아닌 유저들에게도 세계 대전은 의미있는 콘텐츠가 될 것이다.
강한 연합에 대항하는 열세 연합들이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승리를 노려볼 수 있는 요소나 장치들도 필요하지 않나.
계동균: 유저들은 어느 연합들이 참전하는지 미리 알 수 있고, 연합 사이에는 어느 정도 서열이 정해져 있다. 세계 대전에 그룹으로 3개 연합이 묶여 전투를 치르는데, 가장 약한 연합은 2등 연합과 미리 연락해서 1등 연합에 함께 대항하자는 식으로 외교 활동을 할 수도 있다. 함께 1위를 무너뜨리고 나면 우리 사이의 싸움에서는 양보하겠다, 하는 식으로 2위를 노려볼 수 있는 것이다. 공격과 수비가 동시에 이루어져 병력이 분산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박준승: 압도적 전력을 가진 1위 연합은 그동안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을 것이고, 그쪽 서버에 이 연합을 미워하는 사람들도 있을 확률이 높다. 이럴 때는 미리 내가 공격할 서버의 2, 3, 4위 연합에 연락 해서 내란을 유도하는 정치적 활동도 할 수 있다.
이런 식의 외교 활동은 세계 대전 패치 이전에도 한 서버 내에서 자주 있었던 일이기도 하다. 이게, 서버간 대전으로 확장되면 더 다양한 일들이 벌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사실 이전에는 한번 1위 연합에 밉보이면 계속해서 괴롭힘을 당해도 손쓸 방법이 없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외세’라는 변수가 생겨서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계동균: 시스템적 부분에서는 점령전 지역은 중앙 통치기지와 주변 건물 6개로 나뉘어 있는데, 가운데만 먹는다고 점수를 쌓는게 아니라, 각각의 건물이 주는 버프, 디버프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타워를 어떻게 점령하느냐에 따라 싸움의 양상이 달라질 것이다. 주변 타워를 먼저 공격하는 측도 있을 수 있고, 가운데부터 점령하는 서버도 있을 수 있다. 그밖에 통치연합이 행사할 수 있는 버프와 디버프를 어떻게 행사하느냐에 따라 용병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있으리라 본다.
서버간 대전의 동기 부여를 의도한 콘텐츠도 있을 것 같다.
계동균: 우선 세계 대전 참여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유저들에게 전쟁이 일어날 것이니 미리 대비하고 성장하라고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그런 메시지는 앞으로도 계속 제공할 것이고, 전쟁의 존재를 유저들이 계속 의식하고 느끼면서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단순히 버프나 디버프로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유저 경험의 차원에서 감정적인 부분도 매우 중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버 목록에서도 어느 서버가 어느 서버를 지배하고 있는지 볼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우편을 통해서 어느 서버가 어느 서버를 지배하고 있다고 알려주는 등, 서버 사이 역학관계를 플레이어가 알 수 있게끔 유도할 것이다.
그 외에도, 이긴 연합은 기지 외형을 변화시켜주거나 이름에 장식을 제공하는 등 명예와 관련된 콘텐츠도 추가될 예정이다. 반대로 진 연합은 채팅창에 패배자라는 낙인을 찍어주는 부분도 고민해보고 있다. 하위 유저들은 패배자 낙인이 이탈 요인이 될 수도 있지만, 상위 유저들한테는 복수라는 명목으로 동기부여가 되리라 본다.
최상위권 연합에 속하지 않은 유저들 입장에서는 신선놀음처럼 보일 수도 있고, 세금 납부 같은 경우엔 이탈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신규 유저나 라이트 유저들을 배려하는 콘텐츠는 없나?
박준승: 이 장르의 특징 중 하나는 유저 계층이 명확하다는 거다. 이번 콘텐츠는 최상위 계층이 가장 액티브하게 즐길 것이고, 중위권은 아마 관람하는 위치에 있을 것이다. 초식, 저레벨 유저는 애초에 전투가 벌어지는 중앙 해역에 갈 일이 없다. 세금 납부 역시 라이트 유저가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는 아니리라 본다. 자원지 채집 외에도 자원을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이 여러가지 있다. 레이드도 있고, 필드에서 사냥하며 자원을 획득할 수도 있다.
지금은 없지만 물론 나중에는 통치 연합이 아닌 다른 연합원들도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추가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최상위권 유저가 아니더라도 이벤트에 참여하고 이득을 얻을 수 있는, 통치 연합 사이의 승패를 넘어 서버 사이의 승패를 가르는 콘텐츠가 되도록 만들 계획이다.
세계 대전 추가 이후 패치의 방향성은?
계동균: 지금까지 일관된 방향성이 있다면, 연합원들끼리는 협력해서 성장하고, 다른 서버, 다른 연합의 강자들과는 싸우도록 유도하는 것이 기본적인 기조였다. 앞으로도 이 방향으로 콘텐츠의 확장을 이뤄 나갈 것이다. 연합원이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콘텐츠도 추가하고, 서버간 대결 형태도 다양하게 제공할 예정이다.
# <건쉽배틀: 토탈워페어>가 걸어온 길, 그리고 미래
국내에서는 15일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반응은 어떤가?
박준승: 론칭 초기에 설치했다 이탈한 유저들이 많이 돌아왔고, 지금 예약자 수는 30만 명 정도다. 신규 유저를 급격히 모아보자는 관점은 아니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글로벌 서비스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났는데, 지금까지의 기간은 소프트 론칭 기간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이 완성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마케팅 볼륨도 늘려갈 예정이다. 기존 유저분들께는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같이 게임을 만들어왔다고 할 정도로 많은 피드백을 주셨다. 건강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12월 글로벌 서비스 시작 이후 성과는 어느 정도였나?
박준승: 지난 6개월간은 마케팅에 크게 비용을 들이지 않았는데, 30여개 국가에서 매출 순위 100위 안에 진입했다. 그동안 서비스 했던 게임들과는 다른 국가 분포들을 보이기도 했다. 전쟁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 자체가 서구권에서 더 인기있는 장르인 점도 작용한 것 같다. 한국 외 다른 국가에서의 경험을 쌓고 있다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주로 어떤 국가에서 반응이 괜찮았나?
박준승: 러시아와 독일에서 반응이 좋았다. 자랑은 아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이 장르로는 한국 게임사중 가장 높은 성적이다. 이전에 출시한 <캐리비안의 해적>과 달리 유명 IP에 많이 의지하지 않고 게임성으로 승부한 부분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벌서 4개째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들었으니, 관련 노하우가 많이 쌓였을 것 같다.
박준승: 크게 3가지 측면에서 노하우가 쌓였다. 비즈니스 모델, 밸런스, 그리고 마케팅이다. 같은 장르의 게임을 4개째 하다 보니 밸런스가 많이 좋아졌고 내부 피드백의 질도 상승했다. 특히 마케팅은 동일한 팀이 진행해왔기 때문에 노하우 집약도가 가장 높다.
최근 페이스북이나 구글과 네트워킹을 하며 들은 바에 따르면 아시아 SLG중에는 독보적인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최상위의 위치에 와있다고 생각한다. SLG 하면 중국, 미국, 이스라엘의 몇 개 회사가 꼽히는데, 그 정도 위치까지 가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서비스를 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박준승: 우리 게임의 중심은 여전히 사람인데, 여기 국가라는 변수가 추가됐다. 아까 언급된 시차 같은 부분도 재미 요소라고 생각한다. 스타크래프트 같은 게임을 해도, 방어진이 구축된 곳에 가지 않고 빈 곳을 노리는 것처럼, 시간대도 하나의 약점이 될 수 있다. 작전 계획을 짤 때, “모스크바는 지금 몇 시죠?”하고 묻기도 한다.
한국이 아무리 게임 많이 하고 과금 유저가 많다고 해서 한국 유저만 노려서는 게임이 재미가 없어질 것이다. 다양한 커뮤니티가 곧 재미가 되고, 국가별로 다양한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국가별로 게임을 즐기는 양상도 다를 것 같은데.
박준승: 현실 밀리터리 콘셉트라 그런지 영국에서 반응이 좋다. 영국 국적의 항공모함 엘리자베스가 등장하기도 하고. 주로 밀리터리 문화에 대한 대중적 호감을 가진 나라들에서 반응이 좋은 것으로 보인다.
유저들의 플레이 성향은 서버마다도 다르고, 서버 안에서도 국가마다 다르다. 서버가 생태계라는 말이 딱 맞다. 유저들이 덜 공격적인 초식 서버에서는 러시아 유저들도 초식이 된다. 한국 유저들이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서버에서는 러시아 유저들도 매우 호전적이다. 대표적으로 러시아 연합과 한국 연합이 전면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서버가 있는데, 한국과 러시아의 시차 때문에 서로 3교대로 인력을 나눠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한국인들이 활동을 많이 하는 시간대에 그쪽도 공격이 거세다.
현실에서 역사적으로 앙숙인 나라가 사이가 안 좋은 점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당연히 예상했겠지만, 한국과 일본이 눈에 띌 정도로 엄청나게 싸운다. (웃음) 대부분의 한국 커뮤니티가 우선 일본 유저들부터 먼저 공격하자는 느낌이다. 이번 세계 대전 콘텐츠에 있어서도 서로 다른 국가들끼리 매칭이 되고, 3개 서버가 서로 다른 국가로 매칭이 된다면 재미있는 양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흥미로운 유저 문화가 하나 있는데, 많은 연합들이 외국어 능력자들을 채용한다. 러시아 전공한 학생을 초빙해서 키워주고 외교관으로 활용한다. 이 사람들이 러시아 연합에 들어가서 전략적 스파이 활동을 하기도 한다. 대체로 러시아어나 독일어를 할 줄 아는 유저들이 몸값이 비싼 편이다.
실제 해군에서 복무하고 계신 분이 플레이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어떤 분은 진짜 군 생활이 생각나는 수준의 외교 보고서를 작성해 올리기도 한다. "오늘도 제군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며 회의를 끝내는데 군대 느낌이 물씬 났다.
마케팅 부분에서 앞으로의 방향성이 있다면?
박준승: 한국보다는 글로벌 단위 모객에 집중하다 보니 아직까지 눈에 보이는 브랜딩 액션은 적은 편이다. 장기적으로는 유저 풀이 만들어지고 나면 주요 국가에서 유저 간담회를 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TV 광고를 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고, 해외에서 디지털 중심 마케팅을 할 것 같다.
<캐리비안의 해적>의 경우 올해 서비스 3년 차고, 일본에서 유저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여기 참가했던 유저들이 딱히 시키지 않았는데 로컬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교육회를 하기도 했다는 점이다.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식의 커뮤니티를 만들어주고 지원하는 부분도 고려하고 있다.
그동안 서비스 과정에서 유저들의 의견이나 기타 통로를 통해 문제로 지적된 부분들이 있을 텐데, 이에 대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고쳐나갈 것인가?
계동균: 주로 렉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사실은 거의 버그에 가까웠고,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이 외에도 부족했던 부분에 대한 유저 피드백이 많았고, 기술적인 이슈나 밸런스에 대한 의견들 지속적으로 고쳐왔다.
앞으로 어떤 것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피드백도 많이 받는데, 사실 이미 만들어 놓은 것들이 꽤 있다. 말하자면 미리 재고를 좀 쌓아놓은 것인데, 지금은 안 들어가 있는 다른 국가 유닛들도 하나씩 추가하는 식으로 더 다양한 국가의 유닛들이 추가될 예정이고, 그런 부분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끝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박준승: 앞서 지난 기간을 소프트 론칭 기간으로 생각한다고 말씀드렸는데, 6개월간 하다 보니 유저분들이 “우리가 QA 직원이냐, 월급을 내놔라”라고 말씀하시기도 한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지금까진 한정된 콘텐츠였지만, 이번 업데이트는 브랜드 론칭이라고 할 만큼 자신감 있게 준비해 진정한 SLG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계동균: 기술적 난이도가 꽤 높았고 허들도 많았지만, 오랜 기간 준비한만큼 SLG 엔드 콘텐츠의 진정한 재미를 느껴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