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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정글, 탑, 서포터, 심지어 미드 라인까지? 올라운더로 활용된 자르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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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사랑해요4) 2021-02-19 13:29:45

자르반 4세는 2011년 3월에 출시된 <리그 오브 레전드>의 원년 챔피언 중 하나입니다. 자르반은 비교적 단순한 스킬을 가지고 있다는 한계 덕분에 지금은 비주류 챔피언의 위치로 떨어졌지만, 한 때는 프로 씬에도 얼굴을 자주 비추던 강력한 챔피언 중 하나였죠.

프리시즌 패치 이후 아이템 대격변의 혜택을 받지 못한 자르반은 하위 티어로 추락하면서 유저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자르반을 잊은 순간 '라이프' 김정민 선수가 활용한 서폿 자르반이 멋진 이니시에이팅을 통해 팀을 승리로 이끌면서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는데요.

이외로 자르반은 오랜 기간 동안 프로 씬에서 사용되면서 탑, 서포터 심지어는 미드 라인에서까지 기용되던 챔피언 중 하나였습니다. 원거리 딜러를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라인에서 활용된 셈이죠. 자르반이 출시 이후로 프로 씬에서 어떻게 활약했는지 되짚어 봅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필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

 

자르반 4세 (출처: 라이엇 게임즈)


 

# 탑과 정글의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초창기

 

자르반은 2012년 LCK가 처음 출범했을 때는 뜻밖에도 경기에서 잘 기용되지 않았습니다. 출시 직후 자르반의 데미지가 워낙 강력했던 덕분에 연이은 너프를 당하면서 평가가 많이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당시 자주 사용되던 코르키나 이즈리얼같은 원거리 딜러는 자르반의 궁극기를 쉽게 빠져나갈 수 있단 점도 컸죠. 미드 라인에서 자르반을 손쉽게 카운터칠수 있는 애니비아나 카서스가 주류를 차지했다는 점도 무시할 순 없었습니다.

하지만 곧 자르반은 다른 챔피언들의 연이은 너프를 틈타 1티어로 급부상하게 됩니다. 깃창 콤보의 범위도 지금보다 훨씬 더 컸던 데다가, 별도의 아이템을 갖추지 않더라도 강력한 CC기를 활용해 한타에서 1인분을 충분히 해 줄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단적인 예로 2013 스프링에서 자르반은 총 45번 사용될 정도로 높은 픽률을 기록했습니다. 강력한 기본 스펙을 활용해 정글뿐만이 아니라 탑 라인에서도 많이 활용되었죠. 

 

첫 출시 당시 자르반 4세의 일러스트 (출처: 라이엇 게임즈)


이런 자르반의 행보에 제동을 걸었던 가장 큰 패치는 깃창 판정 패치입니다. 2013년 10월 31일에 이루어졌던 패치를 통해 자르반의 충돌 판정 반경이 260에서 180으로 하향되면서 콤보를 사용하기가 매우 까다로워졌기 때문인데요. 그 외에도 E스킬 '데마시아의 깃발'에 있는 방어력 증가 옵션이 사라지는 등 너프가 겹치며 픽률이 급하락하게 되죠.


자르반에게 큰 타격이 된 충돌 판정 너프 (출처: 라이엇 게임즈)


# 조커 카드로 쓰였던 미드 자르반

많은 너프가 겹치긴 했지만, 여전히 깃창 콤보를 활용한 이니시에이팅 능력은 사라지지 않았기에 자르반은 프로 씬에서 계속해서 사용되었습니다.
특히, 깃창 콤보와 궁극기 '대격변'으로 이어지는 단일 콤보 데미지가 높다는 점을 이용한 미드 자르반이 대회에서 조커 카드로 나오기도 했는데요. 이를 국내 대회에서 사용한 선수로는 '사신' 오승주가 있습니다. 사신이 미드 자르반을 처음으로 기용했던 경기는 2015 LCK 서머 진에어 그린윙스와의 경기였는데요. 사신이 선택한 미드 자르반은 마지막 한타에서 코그모의 체력을 절반 이하로 깎아내는 활약을 선보이면서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미드 점화 자르반을 선택한 '사신' 오승주 (출처: OGN)

궁극기 콤보로 마지막 한타 시작부터 코그모를 전장에서 이탈시키며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사신의 미드 자르반은 1년 후 다시 LCK에서 나와 활약했는데요. 아지르를 상대로 나온 미드 자르반은 탑 3 대 3교전에서 자르반의 '황제의 진영'을 궁극기 '대격변'으로 무시하는 슈퍼 플레이를 성공시키면서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었고, 마지막 한타에서도 정글 그레이브즈와 같이 상대 핵심 딜러진을 잘라내면서 크게 활약했죠.

 

'황제의 진영'을 '대격변'을 활용해 뛰어넘은 자르반 (출처: OGN)

 

 

# 잊힐 만 하면 활약하는 자르반

2017년에는 연구를 통해 자주 사용되지 않던 탑 자르반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북미 서버 랭크에서 한 유저가 W스킬 '황금빛 방패'를 먼저 마스터한 이후 '착취의 손아귀'를 활용해 우월한 딜 교환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기 때문인데요. '럼블'같은 당시 1티어 탑 챔피언을 카운터할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황금빛 방패의 기본 보호막량이 너프되기 전까지 자르반은 탑 라인에서 간간이 등장해 쏠쏠한 활약을 펼쳤죠.
그 이후에는 자르반이 깃창을 통해 아군 원거리 딜러에게 공격력 속도 버프를 줄 수 있는 특성과, 많은 아이템 없이도 상대 원거리 딜러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통해 최상위권 정글러로 활약했는데요. 2017년 롤드컵에서 앰비션 '강찬용' 선수가 보여준 자르반은 결승전에서 팀을 하드 캐리하며 우승 스킨까지 얻어냈죠.

 

유명한 1깃창 2에어본 (출처: 라이엇 게임즈) 

 

콩콩이 룬을 활용한 자르반 서포터도 이미 2019년부터 프로 대회에 간간히 등장하곤 했습니다. 2019 LCK 스프링에서 아프리카 프릭스의 '스피릿' 이다윤 선수가 진에어 그린윙스를 상대로 선택해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경기를 승리로 가져갔죠.

자르반이 너프를 통해 다시 고인급 챔피언으로 추락했던 2020시즌에서도 자르반은 조커 카드로 등장해 활약을 펼쳤습니다. 가장 단적인 예는 LPL 팀 '쑤닝'에서 정글러로 활약하고 있는 '소프엠' 레꽝주이 선수가 있는데요. 2020 롤드컵에서 소프엠은 본인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기사의 멩세'를 선택하는 난입 자르반을 활용해 상대를 집요하게 괴롭히면서 강팀 'TES'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난입을 활용해 상대방을 집요하게 괴롭히며 승리를 가져간 소프엠의 자르반 (출처: 라이엇 게임즈)

 

 

# 이번 시즌 자르반은 부활할 수 있을까?

자르반은 현 시즌에서는 과거만큼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러 아이템이 추가되면서 많은 챔피언들이 자르반의 궁극기 범위에서 벗어나기가 쉬워졌지만, 정작 자르반은 새롭게 추가된 신화 아이템과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자르반은 솔로 랭크에서도 승률 49.15%, 픽률 3.51%로 정글러 중 4티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LCK 에서도 간간이 정글 자르반이 나오긴 했지만, 1승 1패의 성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죠.

하지만 위에서 나온 사례처럼 조금 더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자르반은 다시금 부활해 주류 챔피언으로 부상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LCK에서는 젠지의 '라이프' 김정민 선수가 자르반 서포터를 활용해 라이벌 팀 T1을 격파하는 혁혁한 전과를 세우며 서포터 자르반을 유행시키도 했으며, LEC에서는 아군 광역 딜러와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4승 3패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자르반은 부활할 수 있을까? (출처: 라이엇 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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