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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몬스터헌터 월드는 완벽에 가까운 게임이나, PSN이라는 치명적 결함이 있다

반세이(세이야) 2018-01-29 17:46:45

지난 금요일, <몬스터헌터: 월드>(이하 몬헌 월드)를 하기 위해 바람처럼 퇴근했다. 한국에 출시된 마지막 시리즈인 4G 이후 근 3년 만에 만나는 <몬헌> 신작이었다. 이 순간을 위해 플레이스테이션4 Pro와 4K TV도 장만했다. 자취러인만큼 주말 간 게임에 집중하기 위해 미리 먹거리도 장 봐 두고 집안일도 모두 해치웠다. 

 

 

널 만나기 콩시 콩콩분 콩콩초 전부터 두근거려 

 

 

먼저 게임을 맛본 베타 테스터들이 극찬을 이어가고 있었다. 벌써부터 GOTY(Game Of The Year, 올해의 게임) 최다 수상을 점치는 목소리들이 나왔다. 기대감이 차올랐다. 발매 다음 날엔 '<몬헌 월드>가 플레이스테이션 판매고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내용의 외신이 나왔다.

 

실제로 만나본 게임은 예상보다 훨씬 훌륭했다.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던 특유의 불편함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은 물론, 기존 유저들도 만족할 만한 콘텐츠적 성과가 보였다. 닌텐도의 조그맣고 거친 화면을 보며 플레이하다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연출과 그래픽을 체험하니 눈앞에 별세계가 펼쳐졌다. 월요일 새벽, 출근을 위해 게임을 껐을 때 플레이 타임은 40시간을 바라보고 있었다.  

 

 

# “님들, 지금 PSN* 접속 되세요?”

 

황금 같은 주말이 끝나가던 월요일 새벽, 나는 게임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납품 퀘스트를 하기 위해서였다. 자의는 아니었다. 용산룡 '조라 마그다라오스' 소재로 방어구를 만들고 싶었지만 온라인 멀티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 이미 일요일(28일) 저녁 10시부터 PSN 접속이 불가능하다는 지인들의 아우성이 이어졌다. 

 

* PSN: PlayStation Network

 

 

<몬스터헌터 월드> 커뮤니티에도 관련 문의가 이어졌다.

 

 

접속 오류는 처음이 아니었다. <몬헌 월드>가 발매된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 내내 간헐적으로 접속 장애가 이어졌다. 접속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밤 10시쯤부터는 더욱 극성이었다.

 

실제로 접속 장애 등 게임 서버 현황을 제보받는 사이트 'Downdetector'의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 일본 페이지에는 28일 밤 10시, 총 1,079건의 접속 장애가 제보됐다. 미국 페이지도 같은 시간, 총 1082건이 제보됐다. 독일에서는 3,712건이 제보됐다. 

 

한국에서도 해당 시간에 접속 장애를 호소하는 유저들이 많았으니(실제로 기자가 겪기도 했다) 한국만 피해 간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사이트에 찾아와서 유저가 직접 제보하는 시스템인것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 

 

28일 밤 11시, PSN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 장애 알림이 떴고 서버가 잠시 안정화되는 듯했다. 그러나 29일 자정이 되자 다시 제보 수가 치솟았다. 일본은 582건, 미국은 2,127건, 독일에서는 3,418건이 제보됐다. 장애 제보는 새벽 내내 이어졌다. 각 국가 페이지에는 불편을 호소하거나 소니를 조롱하는 댓글이 수없이 달렸다.

 

 

 28일 밤 Downdetector에 제보된 각 국가별 PSN 접속 장애 수

 

 

 # 멀티플레이만을 위해 별도로 상품을 구매해야, 그러나 서비스는...

 

PS4 게임의 온라인 멀티플레이 시스템은 조금 독특하다. 온라인 멀티플레이를 하려는 유저는 'PSN+'라는 월 정액 상품을 구매해야 한다. 이 상품은 게임과는 별도로 소니가 판매한다. 무료 게임 혜택 등도 있지만, 이 상품을 구매하는 유저들의 주요 니즈는 온라인 멀티플레이다. 구매하지 않을 경우 <몬헌 월드> 기준으로 멀티플레이 자체를 막지는 않지만 구조 신호 퀘스트에 참여할 수 없는 등의 제약이 있다. 

 

게임은 개발사가 만들되 온라인 멀티플레이 상품은 소니가 판매한다면 이렇듯 접속 장애에 대한 책임 소재는 어디에 있을까? <몬헌 월드>와 PS Store의 한국 사업자인 SIEK(Sony Interactive Entertainment Korea, 이하 소니 코리아)는 디스이즈게임과의 통화에서 ‘서버 관리 부서로부터 따로 보고된 오류는 없으며, 보상 관련해서도 논의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PS4에서 온라인 멀티플레이를 즐기려면 PSN+를 반드시 구매해야 한다. 

 

 

다만 <몬헌 월드> 플레이어들이 접속 장애를 겪고 있는 동안 다른 게임들은 정상적으로 온라인 멀티플레이가 가능했던 점을 보면 몇 가지 가설을 세울 수는 있다. 가령, 웹에서 떠도는 ‘서버는 개발사가 관리하고 소니는 계정만 관리한다’는 소문도 그중 하나다. 이용자를 100명 수용할 수 있는 서버를 구축해 뒀다면 100명 이후에 접속하려는 유저는 접속 장애를 겪는 것이다. 

 

실제로 <몬헌 월드>에서 나타났던 접속 장애도 이와 비슷하다. 이미 멀티 플레이를 즐기고 있는 유저는 계속해서 플레이가 가능했고 신규 접속자나 재접속자는 접속 장애를 겪었다. 물론 가설이다. 소니 코리아는 이와 같은 서버 관리 책임 소재에 대해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책임 소재는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유저)만 존재하는 형국이다. 

 

 

게임이 가장 재미있는 시간, 월요일 새벽 1시 

 

 

# 돈 낸 만큼 제대로 된 서비스 제공하고 문제 상황 시 적극 소통해야

 

2018년에는 <몬헌 월드>를 시작으로 <드래곤볼 파이터즈>, <다크소울 리마스터>, <원피스 월드 시커> 등 콘솔 대작들이 연이어 출시된다. 반다이남코나 인트라게임즈 등 관계사들의 콘솔게임 점유율 확대를 위한 노력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온라인 멀티 플레이가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인 게임에서, 더군다나 온라인 멀티 플레이만을 위한 상품까지 추가로 구매했는데 별도의 공지도 없이 연이은 접속 장애가 일어나는 것은 조금 곤란한 일이 아닐까. 유저 입장에서는 책임 소재나 서버 이슈 등 복잡한 문제까지 고려할 필요가 없다. 단순한 문제다. 돈을 내고 상품을 구매했으니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구매한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즉각적 안내와 적절한 보상을 제공해야 함도 물론이다. 

 

듣도 보도 못한 ‘온라인 멀티 플레이 월 정액 상품’까지 구매하면서 게임을 즐기려는 유저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개발사와 소니 양측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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